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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랑(醉郞)
작품등록일 :
2024.08.08 07:21
최근연재일 :
2024.09.15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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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9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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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4화 백할머니 전설의 시작(1)

DUMMY

4화 백할머니 전설의 시작(1)


백연희였다.


「백연희: 도선생님, 안녕하세요. 정말 오랜만에 보는 것 같아요.」

“반갑습니다, 백연희 님. 좋은 일이 있으신가요? 활기가 넘치는 것 같아요.”

「백연희: 몇 개월 만에 도선생님이랑 이야기하는 거잖아요. 게다가 전쟁도 끝나서 서울로 올라가기로 했어요.」


백연희는 여전히 50년대에서 접속해 왔다.


“서울로 올라가신다니 좋은 곳에 정착하시면 좋겠네요.”

「백연희: 고마워요. 으음······ 그리고 이건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 건데요?」


그녀는 뜸을 들였다.


“뭔가요? 맘 편히 물어보세요.”

「백연희: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데 정말로 미국에 계신 건가요?」

“저는 제 입으로 방송하는 곳을 말한 적이 없는데요?”

「아, 그렇네요. 아쉽네요. 이번에 미국에 가면 만날 수 있을까 했는데.」

“저는 시청자와 직접 만나지 않아서요. 사생활을 존중해주시면 좋겠어요.”

「백연희: 사, 사생활이요? 어려운 단어네요.」


아무래도 백연희가 사는 시대에는 낯선 단어인 듯했다.


「백연희: 그리고 보니 미국에는 텔레비전(TV)이라는 제품이 있더라고요. 우리나라에서는 구경도 하지 못하는 건데. 그게 있으면 도선생님의 얼굴을 보며 대화할 수 있나요?」


그녀의 말에 살짝 당혹스러워졌다.

라디오로 접속이 되는 데 TV로 접속 못할 리가 없었다.

그렇다면 TV에서 내 얼굴을 볼 수 있을 가능성이 컸다.


‘괜찮으려나?’


백연희만 생각하면 나쁠 건 없었다.

그녀는 지금으로부터 한참 전에 별세했으니까.

하지만 지금처럼 떨어져 있는 시대가 아닌, 가까운 시대의 사람이 방송에 들어온다면?

여러 가지 곤란한 일이 벌어질 수 있었다.


‘내 등급이 초보 스트리머였지?’


현재 모은 포인트는 1,100pt였다.

아직 1,900pt를 더 모아야 일반 스트리머가 될 수 있었다.

스트림헤이븐에서 포인트를 모으는 방법은 여러 가지였다.


‘방송 시간을 채운다. 하지만 가장 확실한 건.’


후원을 받아서 수수료를 많이 내면 그만큼 포인트를 쌓을 수 있었다.

방송 시간은 차차 해결될 문제였다.

그러니 후원을 받아서 수수료를 많이 내는 게 가장 빠른 길이었다.


“TV를 가져와서 저와 연결될지는 알 수 없죠. 하지만 그걸 통해서 세계 경제 흐름을 알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요?”


「백연희: 세계 경제의 흐름을 읽는다니 좋은 말이네요. 정부에서 고관대작 놀이하는 사람들도 도선생님처럼 현명했으면 좋을 텐데. 그러지 못하니 건국국채를 발행해서 강제로 할당하는 짓을 하는 거겠죠.」


건국국채?

급히 검색했다.


‘1950년부터 63년까지 발행했던 국채로 국민과 금융기관, 기업체에 강제로 할당했던 거구나.’


이렇게 되면 당연하게도 강제로 건국국채를 떠안은 쪽에서는 시장에 헐값에 내놓게 됐다.

당연히 건국국채에 대한 민심이 좋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백 할머니의 전설적인 투자 중에 건국국채도 있던 것 같은데?’


그렇다면 누가 말하지 않아도 백연희는 건국국채로 큰돈을 벌게 분명했다.

당연히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말이 그녀 입에서 나올 줄 알았다.


「저는 관심을 가지지 않기로 했어요.」

“예?”


순간 채팅창에 글이 잘못 올라온 줄 알았다.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백연희: 어차피 시장에 헐값으로 풀려서 가지고 있어봤자 소용없을 거예요. 상환기간까지 돈이 묶여서 오히려 손해라고요.」

“흐음······”


아무래도 누군가 잘못된 바람을 넣은 듯했다.


“혹시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해봤나요?”


대다수, 아니 모든 기업이 그녀와 말과 같은 선택을 한다.

하지만 백연희는 그들과 다른 선택을 했기에 백 할머니라는 전설의 투자자가 될 수 있었다.

갑자기 그녀답지 않은 선택을 한 이유가 궁금했다.


「백연희: 사촌오빠랑 상의해 봤어요. 사촌오빠도 저랑 같은 의견이더라고요.」


사촌오빠?

백 할머니의 사촌오빠라면 백정엽 장군?

한국전쟁에서 이름을 알린 장군으로 군부의 핵심 인물이었다.


‘하지만 백정엽의 말을 어째서 듣는 거지?’


백 할머니로 검색해 봤을 때 백정엽 장군과 원수까지는 아니어도 소원한 사이였다.

백연희가 백정엽 장군의 말을 따를 이유가 없었다.


“사촌오빠와는 꽤 친한가 봐요?”

「백연희: 사실 얼마 전까지는 사이가 좋지 않았어요. 그런데 강도가 든 이후로 여자 혼자 사는 게 위험하다고 많이 도와줘서 꽤 친해졌어요.」


아무래도 김복남이라는 강도의 존재가 원래대로라면 서먹서먹했을 백정엽과 사이를 좋게 만든 듯했다.


‘백정엽이 비즈니스적 안목이 있던가?’


그의 정보를 검색해 봤다.

평생을 군 복무했고, 전역 이후로는 외교관, 나중에는 공기업 사장으로 활동했을 뿐이었다.

어쨌든 백정엽의 말에 따르는 건 큰돈을 날리는 일이었다.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게 어떨까요?”

「백연희: 도선생님은 반대이신가요?」

“남들과 똑같이 생각하고 행동해서 큰돈을 벌었나요?”

「백연희: 그건 확실히······」


백연희가 강도에게 죽을 뻔한 걸 구해주고, 일본제 페니실린 매입을 권해서 큰돈을 만지게 해줬다.


‘그런데 나보다 백정엽을 더 믿는다고?’


솔직히 뜻밖이었다.

하지만 내가 강력하게 권하자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백연희: 한 번 더 생각해 볼게요.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 제가 일이 있어서.」

“신경 쓰지 않고 가보셔도 괜찮아요.”

「백연희: 오늘도 즐거웠어요. 감사의 뜻으로 1만 환을 후원할게요.」

“후원금치고는 너무 많아서 부담스러워요.”

「백연희: 무슨 소리예요. 저는 더 후원을 드리고 싶지만, 도선생님과 오래 소통하고 싶어서 참는 거예요.」


엄청난 돈을 후원하면 내가 방송을 안 할 수 있다고 걱정하는 듯했다.

그나저나 1만 환이면 50년대에도 몇 달 치 월급에 해당했다.

이런 거금을 후원하는 건 고마우면서도 부담스러웠다.


‘가만?’


그때 좋은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백연희: 예?」

“저에게 후원할 그 돈으로 건국국채를 사주시죠. 이익이 난 만큼 후원해 주시면 됩니다.”


건국국채에 투자하라고 말만으로는 백연희를 설득할 수 없다.

후원할 돈으로 건국국채를 사면 나도 함께 부담을 지는 것이었다.


‘어차피 이익이 날 게 뻔하니까. 불어난 후원금이 들어오면 스트리머 등급도 빨리 올릴 수 있어.’


다만 내 생각을 모르는 백연희는 걱정이 되는 듯했다.


「백연희: 그러면 손해를 볼 텐데요?」

“나중에 손해가 난 만큼 제하거나, 아예 안 주셔도 됩니다.”

「백연희: 그만큼 자신있다는 거군요?」

“백연희 님에게 일본제 페니실린 매입을 권한 게 저였잖습니까?”


나에게는 며칠 전 일이었으나, 그녀에게는 1년 전 일이었다.


「백연희: 그렇게 자신있으시다니, 도선생님의 말씀에 따를게요.」


똑똑-


“오빠, 들어갈게.”


그때 승아가 형식적인 노크한 후 고개를 내밀었다.


“형철이 오빠한테 전화. 오빠가 전화를 안 받는다는데?”

“그래?”


내 휴대전화를 확인하니 형철이에게 몇 번의 전화가 와있었다.


“내가 전화한다고 해.”


승아에게 선물한 예쁘고 귀여운 장식이 달린 휴대전화로 형철이의 우악스러운 목소리를 듣고 싶지 않았다.


“알았어. 그리고 내일 엄마한테 가져갈 거 가방에 넣어놨어. 간병하시는 분에게 주면 될 거야.”

“그래, 알았으니까 너는 수학여행을 맘껏 즐기고 와.”

“응, 고마워.”


승아는 어머니가 병원에 입원한 탓에 1학년 수학여행을 갈 수 없었다.

이번만큼은 수학여행을 즐겼으면 했다.

녀석은 쑥스러운 듯 대답하고 내 모니터를 힐끔 보고는 문을 닫았다.


몇 번이고 확인했는데 승아에게는 내 방송이 평범한 인터넷 방송처럼 보였다.


처음 안내 메시지의 PS에 있던 글처럼 다른 사람에게 내 방송 내용은 특별하게 인식되지 않았다.


잠시 후 형철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역 앞 호프에서 보자고?”


갑작스러운 녀석의 말에 오랜만에 회포를 풀 겸 약속된 장소로 나갔다.

안쪽 자리에서 기다리던 녀석은 내가 앉자마자 입을 열었다.


“그린란드 TV랑 버즈팝에서 너한테 걸었던 출연 금지를 해제했어.”


녀석의 말에 맥주를 한 모금 들이켰다.


‘쓰다.’


맥주가 썼다.


“축하한다. 이제 다시 방송할 수 있어.”

“그래? 좀 갑작스럽네.”

“그동안 그린란드 TV랑 버즈팝이 일을 안 한 거야. 네가 아무 잘못 없다는 게 밝혀진 게 언젠데 이제야 방송 금지를 풀다니.”

“솔직히 평생 안 풀릴 줄 알았는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자, 형철이는 뜻밖이라는 표정이었다.


“최 이사 일파 때문에 그래? 그 작자들 모두 물러났어.”

“최 이사 일파가? 그래서 방송 금지가 풀린 거구나.”


그동안 방송 금지를 충분히 풀 수 있었음에도 최 이사의 눈치를 보느라 안 풀어줬다는 소리였다.


“방송 금지가 풀린 건 잘된 일이야. 네 재능이면 다시 옛날처럼 메이저 체급으로 올라갈 수 있을 거야.”

“말처럼 쉽지 않아.”

“넷닌자 크루 때문에 그래?”


고개를 끄덕였다.

애당초 내가 인터넷 방송에서 퇴출당한 건 넷닌자 크루가 벌인 일이 원인이었다.

넷닌자 크루는 합방 중 지나친 갑질과 가학적인 내용으로 비난을 받았다.


한국 인터넷 스트리밍 업계에 많은 영향력을 가진 최 이사가 그들을 두둔하면서 나섰다.

그리고 넷닌자 크루를 향한 비난의 화살을 돌리려고 피해자인 스트리머에게 억울한 누명을 씌웠다.

보다 못한 내가 나섰고, 그때 이후로 나에 대한 모함과 억지 논란이 쏟아졌다.


과거에 드립을 친 영상이 인성 논란으로 번졌고, 친구들과 장난친 내용이 갑질로 변했다.

온갖 억까와 논란, 헛소문이 퍼졌고 나중에는 마약을 한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나에 대한 신상 털기가 시작됐고, 승아는 아무 잘못 없이 학교에서 왕따를 당했다.

기다렸다는 듯이 그린란드 TV와 버즈팝은 나를 방송 금지했다.


다른 논란들로 나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희미해지고, 넷닌자 크루의 잘못이 명확하게 밝혀질 때까지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결국 넷닌자 크루의 잘못이 밝혀졌으나, 놈들 크루에서 두 명이 퇴출당하는 선에 그쳤다.


‘동료를 위해 나섰던 내 방송 금지 조치는 풀리지 않았지.’


최 이사의 치졸한 복수라는 걸 모두 알았지만, 그가 인터넷 스트리밍 업계에 가진 영향력으로 인해 대부분 침묵했다.


‘그래도 이 녀석과 여러 동료가 탄원서를 쓰면서 노력해 줬는데.’


내 방송 금지는 풀리지 않았다.


‘최 이사가 그린란드 TV에서 물러난 이후에야 방송 금지가 풀렸다는 건가?’


그러나 최 이사 아래서 승승장구하던 넷닌자 크루는 그린란드 TV에서 최고의 뷰어쉽과 규모를 자랑했고, 다른 회사인 버즈팝에도 영향력을 발휘했다.

그들은 이제 인터넷 방송판에서 범접할 수 없는 대형 크루였다.


형철이는 맥주를 쭉 들이켠 후 잔을 거칠게 내려놓았다.


“넷닌자 크루는 여전히 잘 나가지. 하지만 최 이사의 비호가 없으면 예전처럼 막 나가지 못할 거야. 그리고 그쪽이랑 얽히지 않고도 방송을 할 수 있어.”


녀석 말대로 그렇게 방송할 수 있었다.

물론 그런 외딴섬 방송의 한계는 뻔했다.

그 가장 좋은 예가 눈앞에 있다.


형철이는 ‘킴구루’라는 닉네임으로 방송했으나, 나와 친했었고 넷닌자 크루에 반감을 드러내서 합방이나 대형 콘텐츠에서 철저하게 소외당했다.


“그리고 전에 방송 장비 다 버렸다고 했지? 내가 쓰던 거라도 줄 테니까 가져가라.”

“괜찮아, 어머니가 깨끗이 보관해 주셨더라.”

“다행이다. 그러면 내일이라도 방송하면 되겠다.”

“그린란드 TV나 버즈팝에서 방송하지 않을 테니까.”

“무슨 소리야?”

“이제 와서 방송 금지를 풀어줘봤자 아무런 감흥이 없어. 거기서 방송할 일은 없을 테니까.”

“네 방송 재능을 낭비할 생각이야?!”


녀석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쉿! 여기 사람이 많아.”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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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8화 건드리지 않으면 물지 않는다(2) +4 24.08.13 4,650 98 14쪽
7 7화 건드리지 않으면 물지 않는다(1) +2 24.08.12 4,686 101 12쪽
6 6화 백할머니 전설의 시작(3) +9 24.08.11 4,751 107 11쪽
5 5화 백할머니 전설의 시작(2) +6 24.08.10 4,778 103 12쪽
» 4화 백할머니 전설의 시작(1) +5 24.08.09 5,050 104 12쪽
3 3화 수상한 인터넷 방송(3) +4 24.08.08 5,215 109 12쪽
2 2화 수상한 인터넷 방송(2) +3 24.08.08 5,624 107 11쪽
1 1화 수상한 인터넷 방송(1) +7 24.08.08 7,229 11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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