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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랑(醉郞)
작품등록일 :
2024.08.08 07:21
최근연재일 :
2024.09.15 22:27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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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6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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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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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11화 화재(2)(수정)

DUMMY

11화 화재(2)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평생 본 적도 없는 거금이었다.


‘여기서 수수료를 떼면?’


40%의 수수료를 제해도 250억 가까이 되는 돈이 들어왔다.

백연희가 60년대 초반에 가졌던 자산만큼 큰 금액이었다.

한국에 100억대 부자가 꽤 많다고 해도, 그걸 현금으로 가진 사람이 얼마나 될까?


‘당장 정산 버튼만 클릭하면······’


250억 가까이 되는 돈이 내 계좌로 들어온다.


“좋아, 이 돈으로 뭘 할지 생각하자.”


지금 당장 필요한 건 기획사가 들어갈 건물이었다.


‘그래 건물을 사자.’


어차피 백연희가 땅으로 후원했으니, 건물을 사는 게 좋을 듯했다.


**


“재발이 없게 하는 치료법이 있다는 겁니까?”


어머니의 수술 예후는 생각보다 낙관적이지 않아서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만약을 대비해서 어머니의 입원이 길어졌다.

수술이 끝나고 한 달 정도 지났을 때 의사가 췌장암의 재발 위험을 획기적으로 없앨 수 있는 치료법을 소개했다.


“개인화 암 백신 플랫폼입니다.”

“개인화 암 백신 플랫폼이요?”

“개인······ 뭐라고요?”


승아와 내가 동시에 이름을 중얼거렸으나, 이름조차 말하기 어려웠다.

의사는 당연하다는 듯 친절하게 설명했다.


“환자의 혈액샘플을 채취한 후, 고속 시퀀싱 기술을 사용해서 암세포의 유전자 프로필을 분석합니다.

그 후 분석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AI를 활용해서 암세포를 표적화할 수 있는 mRNA 백신을 설계하는 겁니다.

이 백신은 개별 환자에게서 추출된 특정 암유전자의 변이체를 기반으로 설계됩니다.

따라서 투여된 백신은 환자의 면역체계를 재프로그래밍해서 암세포만을 인식하고 공격하도록 유도합니다.

따라서 암세포는 환자의 면역 시스템이 철저하게 제거하며, 재발 위험이 사실상 없어집니다.”


무슨 소린지 하나도 모르겠다.

혹시나 해서 승아를 돌아봤다.


“?”


녀석의 머리 위에도 물음표가 떠 있었다.

어쨌든 암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일은 없었다.


“왜 이런 치료법이 있는 걸 지금 알려주는 겁니까?”


의사는 안경을 고쳐 썼다.


“새로운 치료법이라서 비용이 많이 듭니다. 그래서 권하기가 조심스러웠습니다. 이 치료법을 개발한 백도 재단도 가격을 낮추고 싶어 하지만, 아직 도입 초기이고 개인을 위한 맞춤 신약을 만들어야 해서······ 가격이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백도 재단에서 만들었다고요?”

“예, 국내외를 불문하고 가장 선진적인 암치료법 연구를 하는 곳입니다. 언론에서도 몇 번 소개돼서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러자 승아가 손뼉을 쳤다.


“맞아요. 들어본 것 같아요.”


여동생과 달리 나는 언론에서 그 이름을 들은 적 없었다.

하지만 다른 경로로 들어본 이름이었다.


**

「백연희: 이렇게 하죠. 도선생님께서 반을 지원하고 제가 반을 지원할게요.」

“굳이 그럴 필요는 없어요.”

「백연희: 대신 재단명에 제 이름도 넣을게요. 우리 둘의 성을 합쳐서 백도 재단이라고 하면 괜찮겠네요.」

“백도 재단이라니······ 이름 좋네요.”

**


내가 백연희에게 세워달라고 부탁했던 암치료 연구재단이었다.

어머니의 치료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서 부탁했었다.

하지만 머릿속으로 생각하던 일이 막상 눈앞에 닥치자 얼떨떨한 기분이었다.


‘내가 원하던 최상의 결과다.’


어머니의 예후를 좋게 하고, 췌장암 재발을 없앨 수 있다면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비용은 얼마나 들어도 상관없습니다.”

“흠흠······ 기본비용으로 5억 정도 들어갈 겁니다. 환자의 유전자 변이가 복잡해서 백신 설계가 어려우면 추가 비용이 들 수 있지만, 그런 일은 없을 듯합니다.”


의사의 입에서 치료비용이 나오자, 승아의 입이 벌어졌다.


“5, 5억이요? 거기에 추가 비용이 들 수도 있다고요?”


솔직히 큰돈이었으니 놀라는 게 당연했다.


“치료를 부탁합니다.”


얼마 전이었으면 모를까 지금 나에게 5억은 그다지 어려운 금액이 아니었다.

추가 비용이 더 나와도 상관없었다.


“오, 오빠. 그런 큰돈이 있어?”

“어머니의 건강을 위해서라면 큰돈이 아니야.”

“오빠, 정말 대단해!”


녀석이 순수하게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나 역시 기분이 좋았다.

의사의 말대로 개인화 암 백신 플랫폼이라는 치료를 받기로 했다.


**


어머니가 건강해질 날도 멀지 않았다는 생각에 가벼운 마음으로 스트림헤이븐에 접속했다.


띠링-


기다렸다는 듯이 시청자가 접속해 왔다.


“안병훈?”


낯선 이름이었다.

시청자도 마찬가지인 듯 당혹스러워하는 채팅이 올라왔다.

「안병훈: 어······ 이건 뭐야? 그리고 화면에 보이는 당신은 누구야?」


아무래도 새로운 시청자는 내 방송 화면을 볼 수 있는 사람인 듯했다.


‘언제 적 사람이지?’


어떤 디바이스로 접속한 걸까?

궁금할 때 물으라고 있는 게 매니저 슬라임이었다.


「매니저 슬라임: 현재 시청자께서는 흑백 브라운관 TV로 접속하셨습니다.」


흑백 브라운관 TV?

그렇다면 1960년대 중반에서 70년대 초중반일까?


「매니저 슬라임: 1970년대 초반입니다.」


물어보자마자 바로 대답해 주는 매니저 슬라임을 속으로 칭찬했다.


“시청자 여러분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는 방송. 사짜 도선생의 상담 방송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내 방송의 장기라고 할 수 있는 편안한 미소를 지었다.


「안병훈: 와- 역시 서울은 달라. 텔레비전에서 이런 거도 나오고······ 무슨 원리인지 모르겠지만······」


백연희 때도 느꼈던 위화감이 느껴졌다.


“당황하실 필요 없습니다. 방송국에서 새롭게 시도하는 소통방송입니다.”

「안병훈: 와······ 대단하군요. 지금 내 말을 알아듣는 건가요?」

“물론이죠, 미국의 최신 기술을 활용한 방송이니까요.”

「안병훈: 역시 미국! 대단하군요.」


백연희가 그랬듯이 안병훈도 내 방송을 손쉽게 받아들였다.


‘깊이 생각하지 말자.’


나는 이걸로 방송하고 그걸로 가족을 건사할 수 있으면 되니까.


채팅창의 접속자 이름을 재빨리 클릭했다.


‘정보가 뜬다.’


안병훈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으나 나름 굵직한 족적을 남긴 사업가였다.


‘중학교 졸업 후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다가 특유의 성실함으로 돈을 모은 후 명동에 일식집을 오픈······ 화재로 일식집이 잿더미가 된 후 몇 년간 절치부심한 끝에 [평원의 집], [홀리데이 인 코리아] 등 극장식당을 오픈한 후 코미디 황제 이수일, 가왕 조영필 등을 출연시키면서 재기에 성공? 이후 의류업, 부동산업 등으로 승승장구했으며 재벌 회장들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내는 걸로 유명했다. 농구단 창단, 방송국 인수 등으로 많은 화제를 뿌렸으나 1997년 외환위기의 여파를 이기지 못하고 그룹이 해체됐고 본인은 야인으로 돌아갔다.’


시청자 정보만으로도 대단한 사람이었다.


“요즘 장사는 잘 되시나요?”

「안병훈: 장사? 난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그가 시치미를 뗐다.

아무래도 이 상황을 자연스럽게 인식하는 것과 처음 만난 것과 마찬가지인 사람을 믿는 건 별개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제가 왜 사짜 도선생이라고 불리는지 아십니까?”

「안병훈: 왠지 구라가 심해서 친구들이 놀리려고 부르는 별명 같습니다.」


와- 날카로운걸?

하지만 여기서 그런 이유를 대면 안 됐다.


“아닙니다. 사실 제가 사람의 앞날을 기가 막히게 봅니다.”

「엥?」


안병훈의 어이없어하는 표정이 보이는 듯한 채팅이었으나, 뻔뻔하게 밀고 나갔다.


“제가 시청자님의 앞날을 보니, 오늘 밤 화기의 침범을 받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 화재를 조심하셔야 합니다.”

「안병훈: 화재? 하하하, 서울 사람은 말을 재밌게 하는군요. 이런 식의 방송은 처음이라 신기하군요. 시간 될 때 다시 보죠.」


말을 마치자마자 그의 접속이 끊겼다.


‘안 믿는 건 당연하지.’


갑자기 TV에 나온 사람이 화재를 조심하라는데 믿는 사람이 이상했다.

중요한 건 내가 이 말을 했다는 것이었다.


‘어차피 화재가 나는 건 기정사실이니까.’


**


“화재라니 재수 없게.”


안병훈은 거칠게 TV를 껐다.

미국 기술을 활용한 방송이라니 처음에는 신기했다.

시청자의 말을 알아듣고 대화를 나누는 방송이라니.


아직 젊은 그로서는 처음 보는 기술이었다.

하지만 가게에 화재가 날 거라는 재수 없는 말에 신기함이고 뭐고 사라졌다.


방송을 껐지만 찜찜함이 사라지지 않았다.


“혹시 모르니까 어디 불날만한 곳 없나 돌아봐.”


그는 가게에서 숙식하는 직원에게 외쳤다.

“별다른 이상 없습니다.”


성실한 직원의 말이었기에 안병훈은 안심하고 잠들었다.

그리고 그는 평생 이 일을 후회하게 된다.


-불이야!!!


급히 눈을 뜬 안병훈은 시커먼 연기와 화염에 휩싸인 방안을 보며 절망했다.


“제가 시청자님의 앞날을 보니, 오늘 밤 화기의 침범을 받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 화재를 조심하셔야 합니다.”


정체불명의 방송에서 들었던 말이 머릿속을 스쳤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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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7화 건드리지 않으면 물지 않는다(1) +2 24.08.12 4,686 101 12쪽
6 6화 백할머니 전설의 시작(3) +9 24.08.11 4,751 107 11쪽
5 5화 백할머니 전설의 시작(2) +6 24.08.10 4,778 103 12쪽
4 4화 백할머니 전설의 시작(1) +5 24.08.09 5,050 104 12쪽
3 3화 수상한 인터넷 방송(3) +4 24.08.08 5,215 109 12쪽
2 2화 수상한 인터넷 방송(2) +3 24.08.08 5,624 107 11쪽
1 1화 수상한 인터넷 방송(1) +7 24.08.08 7,229 11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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