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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랑(醉郞)
작품등록일 :
2024.08.08 07:21
최근연재일 :
2024.09.15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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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7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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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2화 화제(3)

DUMMY

12화 화제(3)


**

안병훈이 눈을 뜬 건 병원에서였다.

그는 자신이 힘겹게 마련한 기반이 모두 사라졌음을 알았다.


“하······ 하하하······”


어이없어서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사짜 도선생의 말을 들었어야 했어······’


다행히 사망자는 없었으나, 그는 모든 걸 잃었다.

퇴원했을 때는 돌아갈 곳도 없었다.

모든 걸 내다 팔아서 간신히 골방 하나를 얻었다.


‘이것만은 팔 수 없어.’


모든 걸 팔았으나, 텔레비전은 절대로 팔 수 없었다.


‘이게 있어야 사짜 도선생을 만날 수 있어.’


자기 가게에서 불이 날 거라는 걸 맞춘 그였다.

그러니 이 지옥 같은 상황에서 벗어날 방법을 알 수도 있었다.


퇴원한 후 텔레비전을 켜고 사자 도선생의 방송을 찾았다.

그러나 아무리 채널을 돌려도 사짜 도선생의 방송은 안 나왔다.

안병훈은 폐인처럼 지내면서도 텔레비전에 매달렸다.

주변 사람들은 화재로 모든 걸 잃은 그가 미쳤다고 수군거렸다.

한 달, 두 달, 석 달 정도 시간이 지나 안병훈이 정말 미쳐버리기 직전에 사짜 도선생의 방송국에 들어갈 수 있었다.


**


‘안병훈······’


화재로 모든 걸 잃은 안병훈의 접속이었다.


「안병훈: 도선생님, 도선생님이십니까?」

“안병훈 시청자님 오랜만입니다.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안병훈: 저 좀, 저 좀 살려주십시오. 도선생님 말씀처럼 화재로 모든 걸 잃고 빈털터리가 됐습니다.」

“저런······”

「안병훈: 크흐흑- 도선생님을 의심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부디 제 앞날을 다시 봐주십시오. 이대로 모든 걸 잃고 허무하게 죽을 수 없습니다.」


그의 채팅에는 처절함이 느껴졌다.


“그러니까 제 말을 주의해서 듣지 그랬습니까?”


안병훈은 절실히 살길을 열어달라고 빌었다.


“화재만 피했으면 좋은 일이 계속됐을 텐데 아쉽군요. 하지만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몇 년만 성실히 살다 보면 또 기회가 있을 겁니다. 안병훈 님의 재물복은 아직 남아있으니까요.”

「안병훈: 그, 그게 해주실 말씀의 전부입니까?」

“이보다 더 힘이 될 말이 없을 것 같은데요?”

「안병훈: 아······」


그의 실망감이 전해졌다.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


안병훈은 그 후 침울해졌는지 채팅이 멈췄다.

방송을 나가지도 않아서 갑갑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쩝, 서비스해 줘야겠어.’


지금 그에게 필요한 것은 목표였다.


‘목표가 생기면 절망감도 많이 희석되겠지.’


시간을 보니 저녁 식사 시간이 한참 지나있었다.


“혹시 식사는 제대로 하셨나요?”

「안병훈: 입, 입맛이 없어서 아직 못했습니다.」


다행히 식사할 형편도 못 된다는 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제가 안병훈 님의 앞날을 잠시 봐 드리겠습니다. 그동안 식사나 하시면서 기다리세요.”

“제가 한 말을 안 듣다가 무슨 일이 생겼는지 벌써 잊으셨나요?”

「안병훈: 아, 알겠습니다.」


그는 정말로 내키지 않은 듯했으나, 내 말을 안 들었다가 화재로 모든 걸 잃은 게 떠올라서인지 순순히 식사를 차려왔다.


「안병훈: 그러면 먹겠습니다.」


일찍 차린 걸로 봐서는 그냥 밥에 반찬 하나 정도가 전부일 듯했다.


‘나도 시청자 모습을 볼 수 있으면 편할 텐데.’


어쩌면 아직 나오지 않은 스킬 중에 그런 게 있을지 알 수 없었다.

매니저 슬라임에게 물어보기로 하고 일단 너튜브를 클릭했다.


그가 식사하는 효과음이 채팅창에 올라오는 것을 확인한 후 미리 준비해 두었던 영상을 클릭했다.

언제까지 대화만으로 방송을 이끌어갈 수 없었기에 콘텐츠 준비를 하려고 모아둔 영상 중 하나였다.


‘70년대 미국 쇼 프로를 즐겨보라구.’


지금 기준으로 촌스러운 타이틀 디자인과 함께 영상이 시작됐다.


<The Ed Sullivan Show>


다양한 음악 공연과 코미디, 엘비스 프레슬리와 비틀즈 등 유명 뮤지션의 출연으로 인기를 끌었던 쇼 프로였다.

비록 흑백에 화질이 좋지 않은 TV이지만, 그 흥겨움은 그대로 느껴질 것으로 생각했다.


한국에서는 결코 본 적이 없었을 현란한 쇼가 화면을 가득 채웠다.

쇼가 펼쳐지는 동안 채팅창은 바닷속에라도 들어온 것처럼 정적으로 가득했다.


「안병훈: 이, 이건 뭡니까?」


그가 물어올 줄 알았기에 바로 입을 열었다.


“미국에서 유행하는 쇼프로그램입니다. 이걸 식사와 함께 하니 좋죠?”


잠시 조용하던 채팅창에 안병훈의 말이 빠르게 올라왔다.


「안병훈: 만약 이렇게 쇼를 보면서 식사하는 곳이 한국에 있다면 당장이라도 갈 것 같습니다. 화려한 쇼와 식사라니, 눈과 입이 즐겁습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한국에는 없군요.”


해외에는 모르겠지만, 한국에는 당연히 없었다.

한국에서 극장식당이라는 새로운 공연 문화를 성공시킨 사람이 안병훈이니까.


「안병훈: 한국에 없다고요?」

“어떤가요? 이런 쇼와 식사를 함께 할 곳을 만들면 많은 사람이 이용할 것 같지 않나요?”

「안병훈: 그, 그럴 겁니다. 만약 내가 이런 곳을 운영한다면······」

“운영한다면······?”

「안병훈: 아, 아닙니다. 제가 잠시 망상했나 봅니다. 어차피 돈도 없는데······」


그의 말에 빙그레 웃었다.


“제가 돈 버는 방법까지 알려드릴 수는 없잖나요?”

「그, 그렇군요.」

“아까도 말했지만, 안병훈 님은 재물복이 충분합니다. 그러니 성실히 일하면 기회가 올 겁니다.”

「안병훈: 도선생님은 실의에 빠진 저에게 목표를 주신 거군요. 당장 괴로운 상황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는 것만 생각하는 저에게······」


감동한 듯한 채팅이 올라왔다.


“저는 시청자에게 용기와 위로를 주는 스트리머니까요.”

「안병훈: 감사합니다. 도선생님이 알려주신 쇼와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곳을 오픈하는 것을 목표로 열심히 돈을 모으겠습니다.」


그는 얼마 안 되는 돈이라도 후원하려 했으나, 나중에 돈을 벌면 후원하라고 거절했다.

보답은 조금씩 받는 것보다 한 번에 받는 게 좋았으니까.


**


-[마스터 오브 배틀필드] 참가자 명단 발표됐다.

└ 전 배구 국가대표 신연경, 베틀 타워 세계 1위 블루칩, E 스포츠의 전설 홍상수, 현직 서든그라운드 국가대표 디지돈······

└ 피지컬 뿐 아니라 뇌지컬 쪽도 대박인데? 서울대 출신에 KBC 100대 100 퀴즈대회 우승자 강태성, 애널리스트 출신 감바스까지 참가한다고?

└ 참가자들 화려한 거 봐라. 하나하나가 대기업들이잖아.

└ 신연경은 뜻밖이다. 이런 대규모 콘텐츠에는 참여하지 않았잖아?

└ 킴구루(형철)와 접점이 있었나?

└ 없을걸?

└ 뭐, 상금이 3억인데 누구라도 참가 욕심이 나겠지.

└ 내가 정말 몰라서 그러는데 3억을 한 명이 가지는 거냐?

└ 물어보기 전에 공지는 좀 읽어라. 팀전이고 1등 팀이 1억 5,000만 원, 2등 팀이 1억, 나머지 5,000만 원은 참가상으로 그 외 참가자에게 골고루 분배된다잖아.

└ 한 팀이 15명이니까······ 생각보다 얼마 못 가져가겠네.

└ 뭔 소리야? 우승하면 한 사람당 1,000만 원인데 그게 얼마 안 되는 거냐?

└ 정말 대규모로 열리는구나. 게다가 참가하면 참가상을 받을 수 있잖아. 참가자에게 대박 콘텐츠잖아.

└ 그런데 이런 대규모 콘텐츠를 해서 이익이 뭐야?

└ 우리가 그런 것까지 생각할 필요 있냐? 그냥 즐겨!

└ 뭐든 사람이 많이 모이면 돈이 되는 거라고.


인터넷 여론을 읽으면서 대회가 순조롭게 진행되는 걸 확인했다.


‘이익이 뭐냐고?’


원래는 형철이의 평청자도 늘리고 대규모 콘텐츠를 통해서 인터넷 방송계에 출사표를 던질 생각이었다.


즉 처음부터 수익은 크게 기대를 안 한 콘텐츠였다.

하지만 뜻밖에 화제가 되면서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게 됐다.

관심은 돈이었다.


형철이에게서 온 디코를 확인했다.


‘그린란드 TV에서 지원을 해준다고?’


표면상 콘텐츠 주최자는 형철이였다.

그린란드 TV에서는 녀석에게 지원을 타진한 듯했다.


‘광고를 넣고 싶은 건가?’


갑자기 그린란드 TV에서 지원하겠다는 건 뻔했다.

많은 관심은 돈이 되니까.

중간에서 광고를 물어다 주면서 이익을 챙기겠다는 속셈이리라.

직접 광고를 받으면 좋겠지만, 아직 기획사는 설립만 해놓은 상태였다.

광고를 직접 받아올 상황은 아니었다.

녀석에게 지원받으라고 연락했다.


‘뭐, 수익이 커지면 좋은 거니까.’


어차피 콘텐츠를 방송한 후 너튜브에 올릴 생각이었다.

인터넷과 커뮤니티 등에서 엄청난 관심을 가졌던 콘텐츠였다.

조회수는 보증할 수 있었다.


‘이렇게 되면 강수빈에게 감사해야겠는걸?’


3억이라는 상금으로 많은 관심을 끌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강수빈이 저격함으로써 예상보다 더 많은 관심을 끈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강수빈 정도 체급의 스트리머가 저격했다고 그렇게 논란이 될까?’


생각해 보면 아니었다.

애초에 강수빈이라는 스트리머는 인터넷 게시판이나 커뮤니티 등에 이름이 오르내리신 적이 없는 신인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그녀의 저격이 각종 게시판과 커뮤니티에 올라오고 미친 듯이 추천을 받아서 인기 글에 올라갔다.


‘결국 뒤에서 누군가가 움직였다는 거겠지.’


강수빈이 그런 역량이 있으리라 생각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생각할 수 있는 건 단 한 가지였다.


‘강수빈은 넷닌자 크루의 인턴이라고 했지?’


그녀가 총대를 메고 넷닌자 크루의 누군가 뒤에서 지원했을 게 분명했다.


‘인턴을 교육하는 사수가 김용재라고 했지?’


넷닌자 크루에는 비교적 최근에 가입한 멤버로 알았다.

크루 내에서 그다지 입지가 강하지 못할 터였다.


‘강수빈을 이용해서 형철이를 나락으로 보낸다. 그리고 그걸 내세워서 크루 내에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 건가?’


철저하게 계획된 건지 즉흥적으로 이뤄진 건지 알 수 없었다.


‘어쨌든 내가 기획한 콘텐츠와 형철이를 건드렸다는 거잖아?’


그렇다면 넷닌자 크루 전체는 모르겠지만, 김용재에게는 뜨거운 맛을 보여줘야겠지?


‘다시 날 건드리면 예전처럼 당하지만 않을 거라는 걸 보여줘야겠어.’


그럼 다른 넷닌자 크루도 경거망동을 못하겠지.


“슬라임.”

「매니저 슬라임: 예, 부르셨습니까?」

“기획사 건물로 쓸만한 건물을 찾아준 거 정말 잘했어.”

「매니저 슬라임: 저는 도경훈 님을 지원하는 제 업무에 충실한 것뿐입니다.」


매니저 슬라임을 처음에는 사람인 줄 알았다.

하지만 대화를 나눌 수록 느낌이 달라서 인간인지 물어본 적이 있었다.


「매니저 슬라임: 저는 도경훈 님의 방송과 업무를 서포트하기 위한 AI입니다.」


그리고 인간이 아니라 인공지능이라는 걸 알았을 때 놀라면서도 납득이 갔다.


‘과거의 사람이 시청자가 되는 인터넷 스트리밍 플랫폼이잖아. 지나치게 성능이 높은 AI 하나쯤은 있을 만하지.’


다만 스트리머 등급이 올라갈수록 매니저가 더 붙는다고 했으니······

그때는 어떻게 될지 경험해 봐야 알 수 있을 듯했다.

각설하고 매니저 슬라임을 부른 진짜 이유를 이야기했다.


“넷닌자 크루의 스트리머인 김용재라는 녀석이 있어. 주요 방송 장르는 FPS 게임이고, 대회에 나가거나 킬내기 같은 방송을 주로 하는 스트리머야. 김용재의 방송을 모두 모아서 검토할 수 있을까?”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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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7화 건드리지 않으면 물지 않는다(1) +2 24.08.12 4,686 101 12쪽
6 6화 백할머니 전설의 시작(3) +9 24.08.11 4,751 107 11쪽
5 5화 백할머니 전설의 시작(2) +6 24.08.10 4,778 10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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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화 수상한 인터넷 방송(2) +3 24.08.08 5,624 10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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