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자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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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즈
작품등록일 :
2024.08.13 00:53
최근연재일 :
2024.09.09 23:44
연재수 :
3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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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65,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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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3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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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2화

DUMMY

"흐아아암"


아침일찍 밝은 햇빛이 지붕 사이를 뚫고 내리쬐기 시작하고 노엘이 잠에서 깼다.


옆에 자고 있어야 할 지크가 없어 고개를 돌리자 남자 옆에 지크가 엎드려 잠들어 있었다.


그런 지크를 조심히 옮겨 바닥에 편히 눕히고는, 어제 일을 떠올리며 한쪽 구석에 누어있는 남자를 다시 한번 살피기 시작했다.


지크가 뭐가 그렇게 신기하고 즐거웠는지 밤 동안 연신 샘물을 떠다 남자의 몸을 덮고 있는 액체를 닦아낸 덕에 남자의 모습은 조금 깨끗해져 변해있었다.


제 색을 잃고 여기저기 삭고 부서져 갑옷이라 부르기도 민망했지만 분명 남자가 입고 있는 것은 기사들이 입는 갑옷 종류가 분명해보였고,


머리에 묻은 액체도 닦아내니 짧지만 밝은 백금색의 머리가 드러났다.


피부는 살짝 그을린 듯 해보였고, 몸 이곳 저곳에 상처 흔적은 있었으나 큰 상처는 없었다.


'왠지 낯이 익은데...'


한번도 본 적 없는 사람이었지만 왠지 모를 친숙함에 노엘은 무언가를 떠올리려다 고개를 휘휘 젓고는 공터로 나왔다.


자신이 저런 기사를 어떻게 알겠는가


가볍게 기지개를 편 다음 샘물가로 가서 찌그러진 양동이에 물을 펐다.


"으... 차가워"


밤사이 차가워진 샘물로 세수를 하자 몽롱하던 정신이 번쩍 깼다.


옷은 꾀죄죄 하더라도 얼굴과 머리는 단정히 해야 아주 조금이라도 호감도를 줄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는 노엘은 어깨까지 오는 갈색 머리도 물로 깨끗하게 정리했다.


그 탓에 목에 있던 얇은 목걸이가 삐죽 튀어나왔지만 신경쓰지 않는 듯 무심하게 옷 안으로 정리했다.


평소와는 다르게 노엘은 서둘렀다.


어제부터 시작한 레드문


레드문을 기념하기 위해 엘드리온 성에서 일주일 동안 축제가 열린다.


축제 기간에는 귀족부터 평민, 부자부터 거지까지 누구든 성을 오갈 수 있으며, 축제로 구걸도 많이 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목 좋은 곳을 잡기 위해서였다.


쉬지않고 한참을 내달리자 겨우 큰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주위 풍경이 점점 나무가 적어지기 시작하고 저 멀리 어렴풋이 수레를 끌고가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벌써부터 엘드리온 성에 들어가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행렬이었다.


'벌써 이렇게나...!'


서두른 덕일까 다행히도 성문은 아직 개방되지 않은 것을 확인한 노엘은 달리는 속도를 조금 줄이기 시작했고, 겨우겨우 행렬의 끝에 서서는 터질 것 같은 심장과 함께 호흡을 가다듬었다.


"으응?"


짐수레를 끌고 행렬의 끝에서 기다리고 있던 늙은 노인이 노엘의 가쁜 숨소리를 듣고는 고개를 휙 돌렸다.


"노엘이니?"


고개를 숙이고 숨을 고르던 노엘은 낯익은 노인의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맥스 할아버지! 용케 알아보셨네요! 후아-"


짐수레의 주인은 노엘도 알고 있는 맥스 할아버지였다.


"이렇게 아침 일찍부터 부지런하게 다니는 땅꼬맹이는 노엘 너 말고 또 누가 있겠니 허허. 힘들면 잠시 짐수레에 앉아서 쉬렴"


"꼬맹이라뇨. 이제 10살이라구요. 그럼 신세 좀 지겠습니다!"


"허허허허"


자신의 놀림에 능구렁이처럼 대답한 노엘을 보며 맥스 할아범은 너털 웃음을 지었다.


노엘은 짐수레에 가득 실린 단지들을 보며 눈이 한껏 커진채로 물었다.


"이거 다 오늘 축제에 파실거예요?"


"그렇지. 축제라고 성에서 주문이 한꺼번에 몰려서 무리를 했더니 여간저간 안 쑤신데가 없구나"


"그야 할아버지는 엘드리온에서 최고의 술을 만드시는 분이니까요!"


짐수레에 앉아있던 노엘이 어느새 맥스 할아버지의 뒤로 다가와 어깨를 주물렸다.


"이녀석 아부도 늘었어! 아이구 시원하다 거기!"


"무리하면 안돼요! 오래 사셔야지!"


"에잉 녀석아 너나 지크 그놈이 성인이 될 때 까지는 안죽어! 아이구 거기 어구!"


노엘은 해맑게 웃으면서 맥스 할아버지의 어깨와 팔을 안마했다.


맥스 할아버지는 성 밖에서 술을 만드는 양조장의 주인이었고 꽤나 좋은 술을 만드는걸로 알고 있었다.


만약 1년전 그 양조장으로 도망치지 않았다면 노엘은 진즉에 자신이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거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지크는?"


"아직 자고 있어요"


"그 쉼터도 이제 제 구실을 못할텐데... 쯧..."


"어쩌겠어요. 그래도 거기 뿐인데 헤헷"


맥스가 혀를 찼다. 해맑게 웃으며 답하는 노엘을 보니 가슴 한켠이 아렸다.


노엘과 지크가 머물고 있는 쉼터를 알려준 것이 자신이었지만 그 쉼터가 더이상 사람이 살거나 머물 수 없는 곳임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다고 이 어린 것들을 거두기엔 자신의 삶 조차 궁핍했다.


"미안하구나"


"에이 할아버지가 뭘요! 저 어른되면 술이나 공짜로 주세요!"


"허헛 못이기겠다!"


맥스와 노엘의 수다가 계속 되던 중 큰 소리와 함께 성문이 움지이기 시작했다.


쿠우우우웅-


엘드리온의 성문이 열리고 기다리던 행렬들이 성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무장한 경비병들이 빠르게 인파들과 짐을 검사하며 임시 출입증을 발급했다.


"이번주 동안만 체류할 수 있는 임시출입증이니 잃어버리시지 않게 조심하십시오!"


발빠른 경비병들의 대처로 그 많던 인파들과 수레행렬들이 성 안으로 빠르게 사라졌다.


"그럼 가보겠습니다!"


노엘도 성 안으로 들어오자 빠르게 짐수레에서 뛰어내렸다.


"그래! 조심하려무나!"


빠르게 사라지는 노엘의 뒷모습에 맥스가 손을 휘휘 저었다.


노엘이 사라지고나서야 맥스는 작게 중얼거렸다.


"신의 은총이 함께하소서"


그 시각 지크는 햇빛에 눈을 비비다 몸을 일으켰다.


"누나?"


무거운 눈꺼풀을 겨우 떠서 노엘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나서야 벌써 아침이 밝았단 것을 인지했다.


노엘이 성에 간 것이 익숙하듯 지크는 공터에 나와 기지개를 켰다.


노엘이 가르쳐준 대로 항상 얼굴은 깨끗해야 한다를 지키기 위해 샘물가에 물을 떴지만 아직 차가운 탓에 바로 씼지 못하고 물을 들고 쉼터 안으로 들어왔다.


"읏차-"


바닥에 물 양동이를 내려놓으며 물이 미지근해지길 기다리던 지크는 무언가 생각난 듯 물 양동이에 두 손을 담궈 물을 담았다.


'분명 목이 많이 마르실거야'


그리고는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던 기사의 입가로 조금씩 물을 흘려보냈다.


기사가 조금씩 물을 마시는지 확인도 없이 그냥 물을 흘려보내던 중 기사의 몸이 작게 떨리기 시작했다.


"어!?"


그 탓에 지크가 놀라 엉덩방아를 찧었고, 기사의 입술이 무언가를 중얼 거리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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