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공간으로 거물급 천재 배우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프린터임
작품등록일 :
2024.08.26 16:57
최근연재일 :
2024.09.06 00:00
연재수 :
1 회
조회수 :
12
추천수 :
0
글자수 :
3,976

작성
24.09.06 00:00
조회
12
추천
0
글자
9쪽

DUMMY

나른해지는 5월.


대학교는 축제 준비로 한창 바쁘다.

학생회는 가수 섭외, 동아리는 부스 준비로 요란법석.


특히나 새내기들은 그 분위기에 쉽게 취한다.


처음으로 어른이 되고 맞는 축제.

누가 부탁하지 않았어도 열정적으로 참여한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이른바 화석 학번.

대학을 오랫동안 다닌 이들은 익숙해져 시큰둥하다는 이야기.


특히나 축제에 감흥이 없던 한 남자가 대학 구석의 벤치에 누워 있었다.

김수혁, 얼굴에 후드 모자를 덮어쓰고 숙면을 취하고 있는 그.


축제고 뭐고 모든게 귀찮아하는 흔한 화석 학번이었다.


그때, 이수혁의 휴식을 방해하는 남자가 나타났다.


"허억 허억."


사람을 찾으려 오랫동안 학교를 뒤진 탓일까?

남자의 얼굴은 벌겋게 되었다.


곧이어 그는 수혁을 마구 흔들었다.


"야 이 자식아. 퍼자지만 말고 좀 일어나봐."


"으으... 어떤 놈이야."


수혁은 싫은 티를 내며 몸을 일으켰다.


뭔데? 누가 내 편안한 봄날을 방해하는거지.


일으키자 보이는 얼굴.


얼굴만 봐도 정겨운 새끼.

상우의 10년지기 친구 김상우였다.


"뭐야, 너였냐?"


수혁은 얼굴이 팍 구겨졌다.

자신의 숙면을 방해한데에 짜증이 난 것.


물론 잠에서 깨자마자 상우의 얼굴을 본 것도 있다.


잘생기지도 않은 얼굴을 들이밀어. 사람 기분 나쁘게시리.


그런 수혁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상우는 대뜸 용건부터 말했다.


"수혁아 너 축제때 시간 남지? 뭐 하나만 도와줘라."


"뭐? 이 자식은 남 잠 깨우고 한다는 소리가 그거야?"


뭐 중요한 소식인줄 알았건만. 그러면 그렇지.


"아니아니 들어봐. 너한테도 좋은 일이라니까?"


수혁은 곧바로 고개를 저었다.


"하. 니한테만 좋은 일이겠지. 내가 호구로 보이냐?"


콩 한쪽이라도 뺏아 먹는게 10년지기 친구다.

게다가 축제 관련 부탁? 뻔하다.


또 뭔 이상한 잔심부름 시키고 돈 살짝 때주는 거겠지.

내가 또 당할줄 알고?


"진짜 괜찮다니까? 내가 5만원 줄께. 어떤데."


상우는 손가락 다섯개를 쭉 피며 설득하려 했다.

꽤나 괜찮은 벌이에 수혁은 마음이 살짝 기울었다.


그정도 돈이면 피자에 치킨에.

풍족한 야식을 먹을 수 있었다.


"5만원? 뭘 부탁하려고 그러는데."


"별거 아니야. 연극에 좀 나와달라고."


수혁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연극? 너 설마 무제연극 참가하라는 거냐?"


수혁의 대학은 연극 영화과, 통칭 연영과가 유명하다.

때문에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연영과의 연극인 무제연극.


이 시기에 연극이라고 하면 바로 그 무제연극 뿐.

그리고 그 연극은 오늘 저녁 개최된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나 연기 한개도 할줄 모르는데?"


태생 이과 출신에 문화 생활은 전혀 즐긴 적 없는 수혁이다.

연극의 ㅇ도 모른다. 그런 수혁에게 연기라니.


이건 뭐 갑자기 총 주고 전쟁터 보내는 꼴이다.


수혁은 난감함을 표했다.


"아니 뭐 되는 부탁을 해야지. 내가 뭔 슈퍼맨도 아니고."


"너밖에 못하는 일이야. 제발!"


상우는 고개까지 푹 숙였다.

과거 코믹 메이블을 빌리려 할 때 이후로 처음 보는 상우의 뒷통수.


별로 보고 싶지 않은 광경이다.


"뭐 잘못 먹었냐? 징그럽게 왜 이래."


"제발 부탁이다! 여친에게 호언장담 했는데 실패하면 곤란해!"


그제야 상우는 전말을 알 수 있었다.


"아니 이자식. 여친 때문에 이러는 거였냐?"


"그래. 제발 좀 도와줘라."


"아니 무슨 상황인지 좀 정리해서 말해봐."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니 이랬다.


연극에서 서브 빌런역을 맡은 선배가 술먹다가 얼굴을 바닥에 쳐박았다.


특히 얼굴이 중요한 배역이라 도무지 출연이 불가능하다고.


그런데 그게 마침 연극 하루 전이네?


서브 빌런이라도 대사량이 엄청나다.


대체할 사람을 찾는데 문제는 이걸 다 외운, 배역에 어울리는 사람이 없다는 것.


그래서 연영과에 있는 상우의 여친이 곤란해 하고 있었는데, 상우가 자신이 해결하겠다고 한 것.


"하아... 뭔 그걸 수락을 하냐."


녀석이 여친에게 약한건 알고는 있었지만 굳이 그런데까지 나서야 했나?


"여친이 울먹거리는데 어떻게 하냐. 그리고 너, 외우는거 잘하잖아."


수혁은 어깨를 으쓱했다.


"내가 외우는건 좀 치지."


공부만 하고 살아서 그런지 수혁은 외우는 데에는 꽤나 소질이 있었다.


아마 저 대본도 4시간 정도면 대강 외우지 않을까 싶다.


다만 그것만으로 해결되지는 않는다.


"아니 근데 진짜 대사를 말하기만 하면 되는거냐?"


연극에서 가장 중요한 연기력. 그게 수혁에게는 전무했다.


어릴 때부터 얼굴은 꽤 괜찮아 캐스팅도 종종 있었지만 번번히 거절한 것도 이 때문.


허나 그걸 모를 10년지기 친구가 아니었다.


"걱정마라. 무뚝뚝한 빌런 역이니까. 감정만 안 들어내면 돼."


얼굴이 중요한 빌런 역이다.


그 냉철한 분위기를 나타낼만한 사람이 수혁 뿐이다.


때문에 그냥 연기를 못해도 다른 사람보다 수혁이 제격이었다.


"음... 그래도 그 많은 사람 앞에 서기는 조금."


외부인들까지 몰리는 대학 축제다.

그 하이라이트인 연극에는 과연 얼마나 관심이 쏠릴까.


"부담스러운거 알지. 그래서 너가 솔깃할만한 이야기도 들고왔다.'


"솔깃한 이야기?"


"너희 아버지 배우 남궁호 배우 팬이시잖아. 그분이 오신데."


7~80년대 영화계를 휩쓸었던 스타 배우 남궁호.

문화 생활을 즐기지 않는 수혁과 다르게 아버지는 여러 장르를 섭렵하셨다.


책부터 음악, 스포츠 등. 그중 가장 좋아하는 분야는 영화였고.

그리고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배우 중 한명이 바로 남궁호였다.


얼마나 말했는지 수혁과 가까운 상우도 알 지경.


다만 한가지 의문이 있었다.


"아니 남궁호가 대체 왜 오는건데?"


"이 학교 출신이시잖아. 시간 나서 들른다더라."


그 말에 수혁은 수긍했다.


자신의 대학의 연영과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전통이 있었으니.

때문에 여러 유명 배우도 심심찮게 축제에 방문했던 것이다.


남궁호도 그렇다면 크게 이상할건 없었다.


"그건 알겠어. 그런데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건데?"


남궁호를 좋아하는건 아버지지 자신이 아니다.


아버지의 손길에 이끌려 몇번 영화를 보기는 했어도 그렇게까지 흥미가 있지는 않다.


그 말에 수혁을 한심하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하하... 너가 뭘 모르는구나?"


"뭐야?"


"연극이 끝나면 남궁호 말고도 여러 배우들이 연극한 사람들을 격려해준다고."


"그게 뭐 어쨌다는 건데."


사실상 선배들이니 연극을 한 사람들을 직접 찾아 짧은 덕담을 한다고 듣기는 했다.


하지만 상우는 딱히 배우들과 만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관심도 없고.


상우는 기분 나쁘게 웃었다.


"후후. 그때 사인 하나를 딱 받아 두는 거지."


"사인을? 내가 왜?"


누누히 말하지만 영화에 관심도 없던 수혁이다.

그런 사인 별로 탐나지도 않았다.


뭐 중고장터에 팔기라도 하라는건가?


"자, 들어봐. 너 종강하면 집에 돌아가잖냐. 그때 이 사인 하나만 들고면 어떻겠어."


"아!"


그제서야 수혁은 상우의 뜻을 알아차렸다.


집에가면 침대에만 누워있는데, 아버지가 특히나 잔소리를 많이 하셨다.


그럴 때 딱! 남궁호의 사인을 건네드리면?


최소한 이번 방학은 편하게 지낼 수 있다.


그건, 너무나도 달콤한 유혹.


"후... 그러면 한번 해볼까?"


"정말이냐? 역시 내 친구다! 고맙다."


상우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그걸 본 수혁이 재빨리 말을 덧붙였다.


"아, 보수는 10만원으로."


짜식, 여친이 걸려있다면 무를 수는 없겠지.


마냥 기뻐하던 상우의 얼굴은 흙빛으로 물들었다.


콩 하나도 뺏아먹는 10년의 우정이었다.


- - -


수혁은 상우가 일러준 장소로 향했다.


오늘 당장 개최되는 만큼, 바로 무대로 올라가는 것.


분주하게 돌아가는 세트실.

대학교 강당의 뒷편을 사용해서 만들어진 임시 공간.


보기에는 대학생이 만들어 어설픈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안의 인원들은 날을 갈아낸 칼처럼 날카로움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바로 오늘 열리는 무제연극.


남궁호와 같은 원로 배우만이 아니다.

이하린이나 박경운 같은 몸값이 절정에 달한 스타 배우들도 온다는 소식.


원래 관행적으로 선배 배우들이 종종 온다고 했어도, 평소보다 훨씬 화려한 라인업이었다.


때문에 전년도 보다 볼륨을 더욱 크게 만든 연극을 기획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보러 온다고, 부담 가지지 말라고 저쪽에서 먼저 연락해 왔지만.


어떻게 기대를 안할 수 있겠는가.


업계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지닌 사람들이 자신들의 연극을 보러 온다니.


혹시 모른다.


엄청난 연기력을 보여 준다면 캐스팅이 되거나 하는 일이 있을 수 있다.


실제로 과거부터 5년에 한명 꼴이긴 하지만 선례가 있긴 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아공간으로 거물급 천재 배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 24.09.06 13 0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