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보세가의 망나니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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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금문
작품등록일 :
2024.08.30 10:28
최근연재일 :
2024.08.30 13:21
연재수 :
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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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551

작성
24.08.3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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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겁마

DUMMY

우두둑!

벽이 박살나며 시커먼 인영들이 뛰쳐들어왔다.

하나하나가 절세고수를 능가하는 고수들이 주변을 서성거리며 에워쌌지만, 그들보다는 맨뒤에서 천천히 걸어들어오는 사내에게 더 눈길이 갔다.


“여기 숨어 있었군.”


하얗게 분칠한 얼굴. 쥐라도 잡아먹은 것처럼 시뻘건 입술까지.

사내라고 칭하기에는 지나치게 화려한 화장이었다.

저잣거리에서 몸을 파는 남창처럼 보이기도 하는 사내.

허나 실상은 무림 최강의 문파인 마교의 서열 7위, 소수겁마였다.


“···다 끝났구나.”


소수겁마가 이끄는 소천대는 가장 급박한 전쟁터에만 머리를 들이미는 돌격대다.

이들이 여기 도착했다는 건, 무림맹의 마지막 방어선이 기어코 뚫렸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무림맹의 마지막 방어선에는 무림맹주가 있었다.


“늙은이 피만 맛보느라 기분이 더러웠는데, 덕분에 오늘 호강 좀 하겠구나.”


낄낄거리며 다가온 소수겁마가 내 얼굴을 쓰다듬었다.

시종일관 앵앵거리며 주변을 돌아다니는 파리처럼 역겹고 더럽다.

하지만 쳐낼 수 없었다.


겁이 나거나 목숨이 아까워서는 아니었다.

이미 내 목숨은 끊긴 것이나 다름없었으니까. 이들이 날 살려둘 리가 없다.


“···그건 그렇고, 소문이 정말이었군. 다리가 없다더니 진짜였어.”


소수겁마의 눈이 내 허전한 하반신을 훑었다.

전생의 기억을 본 따 만들어낸 휠체어가 잃어버린 다리를 대신해줬다.

하지만 그런 휠체어도 지금은 쓸모가 없다.


이럴 줄 알았으면 무공이나 잔뜩 익혀서 환골탈태나 노려볼 것을.


‘그것도 재능이 있어야하지.’


허허 웃으며 휠체어에 달린 버튼을 눌렀다.

피슉!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독침이 쏘아졌다. 불과 15cm도 되지 않을 지근거리에서 쏘아진 갑작스러운 일격에도 소수겁마는 능숙하게 대처했다.


“여전히 간교하구나.”


미리 예상했다는 듯 가볍게 독침을 잡아냈다.

그것도 너무나 여유롭게. 검지와 엄지를 이용해서 파리를 잡듯 간단히 잡아채더니 내 목에 꽂아넣었다.


“해독제는?”

“없다.”

“거짓말하지 말고. ···이건 어떠냐. 살려줄테니, 남은 평생을 내 주군을 위해 일하는 거야. 네가 원하는 건 전부 내어주마. 여자, 권세, 돈. 원하면 그 다리도 다시 붙여주지. 우리에게는 마의가 있다.”

“싫다.”

“그래, ···너라면 그리 답할 것이라 예상했다.”


더 묻지도 않고 소수겁마가 고개를 꺾었다.

뚜둑. 목이 뒤틀리며 기괴한 미소가 내걸린다.

그가 사람을 죽이기 전 항상 내보인다는 그 얼굴이었다.


“잘가라.”


목이 잘려나갔다.

동시에 누른 반대쪽 버튼에서 또다시 독침이 튀어나갔지만, 이번에도 가볍게 잡아챈 소수겁마가 질린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군. 지독한 놈.”


너희만 하겠냐. 그리 답하고 싶었지만 목이 잘려 말을 할 수 없었다.


‘무공에 재능만 있었다면.’


아니, 하다못해 다리라도 멀쩡했다면. 그랬다면 지금과는 그 끝이 달랐을까?


사람은 몸이 잘려도 아주 잠시 동안은 의식이 살아있다더니, 그 말이 맞았다.

어지럽게 흔들리는 시야, 그 사이로 여러 잡념이 들었지만 결국 그것도 끝이 다가왔다.


툭.

머리가 바닥에 닿았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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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뱃속에는 칼이 24.08.30 30 0 11쪽
2 입에는 꿀이 24.08.30 35 0 10쪽
» 소수겁마 24.08.30 49 0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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