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왕으로 살아가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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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레이븐
작품등록일 :
2024.08.30 19:40
최근연재일 :
2024.09.04 20:23
연재수 :
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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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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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0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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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8쪽

2화 고블린

DUMMY

빅짐은 몇 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


“느리네.”


덩치가 커진만큼, 민첩하게 못 움직인다.

합쳐지기 전에는 통통 거리면서 여기저기 뛰어다녔지만, 지금은 느릿느릿 쿰척거리며 기어다녔다.


그럼에도 방법은 있지.

먼저 빅짐을 대기시켜 놓았다.

그리고 나 혼자서 고블린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키키킥.”

“케케케···”


고블린들은 토끼 한 마리 잡아놓고 낄낄 웃고 있었다.

나는 그런 놈들 앞에 서서, 대놓고 말했다.


“새끼들아. 아주 살판 났다. 그지?”

“인간?”

“키익!”


고블린은 기본적으로 인간을 증오하는 모양이었다.

날 보자마자, 입에 거품을 물고 달려드니 말이다.

그런 놈들을 위해서, 나는 도발 커맨더를 입력했다.


찰싹!

나름 히프업이 잘 된 내 엉덩이를 찰싹 때려주며 외쳤다.


“십탱들아. 어디 한 번 내 엉덩이를 따먹으려 와보든가.”

“키에에엑!”


고블린은 침을 흘려가면서 달려들었다.

각자 손에 창이며 도끼를 든채로 말이다.

이거 참 효과 직빵이구만.

이제 믿을 것은 내 다리였다.

잡히면 죽음뿐이니, 열나게 달려야 했다.


튀엇!

고블린이 등 뒤에 따라붙었지만, 아직 여유가 있었다.


“케륵···”

“인간 죽인당!”


살벌한 소리하고 있네.

허나 짧은 다리로 쫓아오려니, 아무래도 버거운 모양이었다.

난 일부러 템포까지 조절하며, 녀석들을 유인했다.

그것은 꽤나 심력을 소모하는 일이었다.


“헉.. 헉헉..”


어느새 나는 절벽으로 가로막힌 곳에 도달하고 말았다.

이른바 퇴로가 없는 곳이었다.


“키키키···”

“인간.. 어리석당. 제 발로 죽을 곳에 들어가다니···”


고블린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하긴 누가 봐도 내가 위험해보이긴 할 거다.

하지만 놈들이 알까?

이게 다 바로 공명의 함정이라는 것을 말이다.


“빅짐! 네가 활약할 차례다.”

“케륵?”


절벽 위에서 거대한 무언가가 굴러내려오기 시작했다.

그것은 바로 내가 지배한 마물인 빅짐이었다.


“키익?!”

“부..부딪힌다.”


빅짐이 움직이는 경로는 이미 계산해두었다.

나는 여유있게 몸을 숙였다.


데구르르..

빅짐은 중력을 이용해서, 엄청 빠른 속도로 날라왔다.

그리고 단번에 고블린의 머리위로 떨어졌다.


철푸덕.

완벽했다.

빅짐은 한 번에 고블린을 제 몸 안에 가두었다.


“꼬르르륵..”

“끄르륵.”


빅짐의 몸은 거대한 점액질이다.

그곳에 파묻히면, 아무래도 질식할 수밖에 없다.


“이놈들아. 어떠냐?”

“꼬르륵..”


하긴 숨을 못 쉬는데, 대답할 리가 없다.

이대로 싹다 죽여버려도 되지만, 그럼 충실한 마물 부하를 만들 수가 없지.


“빅짐. 놈들을 토해.”

“....”


빅짐은 말을 할 수 있는 기관이 없다.

허나 충실한 내 수족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의념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대형 슬라임을 컨트롤 할 수 있었다.


퉤···

빅짐은 고블린들을 토해낸다.

질식할 뻔한 고블린들은 급하게 숨을 토해냈다.


“켁켁···”

“후우.. 후우..”


난 놈들 앞에 서서, 그들을 내려보았다.

예전과 다르게 고블린은 기가 팍 죽어 있었다.

내가 명령하면, 저 슬라임의 밥이 될테니 말이다.

마물이 약화된 지금, 놈들을 내 지배하에 둘 수 있는 기회였다.


“내 꼬붕이 되어라.”


마력을 사용했다.

전에는 지배력을 튕겨냈지만, 이번에는 어림도 없었다.


“쭈인님··· 쭈인님을 섬기겠습니당.”

“부디 저희 축생들을 이끌어주십시오.”


분명 고블린의 언어는 인간과는 달랐다.

그렇지만 나는 그들의 말을 온전히 이해했다.

아무래도 지배 능력과 연관된 특전인 모양이다.


대형 슬라임 하나에 고블린 다섯이라.

아직 쓸만한 전력이라고 하기에는 손색이 많았다.

그럼에도 난 아쉬워하지 않았다.

차근차근 숫자를 늘리면 되니까.

자고로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다.


*****


고블린은 확실히 편리한 부분이 있었다.


“쭈인님. 여..여기 토끼를 잡아왔습니다요.”

“뼈를 발라드리겠숩니당.”

“음식이 입에 맞을런지요?”


처음 지배가 어렵지.

한 번 각인이 된 마물은 충실한 나의 부하가 된다.

게다가 고블린이라는 종족을 새로 지배하에 두었다.

그 덕분에 새로운 능력이 추가 되었다.


-고블린을 지배했습니다.

-특전이 추가됩니다.

-마력이 5 증가하였습니다.


이로서 전체 마력은 20이 되었다.

지우가 푸껫몬 도감을 완성하듯이, 나 역시 다양한 마물을 수집했다.


이윽고 나는 고블린에게 정보를 얻은 다음, 바닥에 지도를 그렸다.

나뭇가지로 한 곳을 가리키며, 고블린에게 질문을 던졌다.


“보자. 그러니까 이곳에 너희들 부락이 있단 말이지?”

“네. 쭈인님.”


고블린은 쓸만한 정보를 말했다.

이곳 근방에 관한 지리적인 정보가 그것이다.


“숫자는 얼마나 되냐?”

“손가락이··· 많이 필요합니당. 아주 많이 필요합니당.”


이 새끼들 숫자 개념이 영 없구만.

고블린 부족 통째로 내 지배하에 둘 수 있다면, 전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럼 여기는?”

“켁.. 그곳은 위험함당. 귀쟁이가 있숩니당. 그곳에 가면, 화살 맞고 죽숩니당.”

“엘프?”

“넵. 엘푸입니당.”


판타지에서 고블린이 단골로 등장하지만, 녀석들은 어디까지나 좆밥 찌끄레기 포지션을 담당하고 있었다.

게다가 고블린을 해충처럼 여기는 종족은 많았으니, 엘프라는 종족도 그 중에 하나였다.


“그래? 여기에 깐프가 있단 말이지.”


엘프는 마물이 아니다.

그러니 지배할 수 없는 존재였다.


‘엘프의 전투력은 상당할텐데. 꽤나 까다롭구만.’


고블린을 이끌고 다니면, 아무리 화술이 뛰어나도 화살 맞기 쉽다.

그러니 압도적인 전력을 갖추지 않는 이상, 저들 엘프와 마주치면 안 될 일이었다.


그 외에도.

이곳 숲에는 다양한 종족들이 살아가고 있었다.


그 중에는 마물도 많았다.

업적을 쌓듯이, 내 지배하에 둘 마물도 많았다.


‘도전과제가 많은 것은 환영이지.’


목적은 금세 세워졌다.

먼저 고블린 부락을 내 손에 넣는다.

물론 숫적인 불리함을 어쩔 수 없지.

최대한 전략적으로 이들을 꾸려야 했다.


“그런데 너희들 무기 꼬라지가 왜 그러냐?”

“죄송합니당.”


고블린의 신체조건은 열악했다.

그들의 키는 내 허리춤밖에 오지 않는다.

게다가 무기는 조약하기 그지 없었다.

대신 크기가 작은만큼, 어디 숨으면 찾기는 힘들어보였다.


“부족을 다스리는 자는 누구지?”

“족장입니당. 요술을 부립니당. 그를 거스르면, 몸이 가려워집니당. 옴이 올라와서, 고생했습니당.”

“그래?”


새로운 정보였다.

고블린은 최약체다.

허나 돌연변이가 있었다.

가끔 선천적으로 특별한 능력을 가지는 존재가 생겨났다.

부족을 다스리는 주술사도 그런 돌연변이 중의 하나였다.

다만 피부병이나 옮기는 수준이면, 크게 위협적이진 않다.


“헌데 주술이 좀 조약한데?”

“켁.. 그럽숩니깡?”


여튼 정보는 이정도로 정리하고.


“제군들.”

“넵. 쭈인님.”

“너희들에게 시킬 명령이 있다.”


고블린 부족을 손에 넣기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것이 무엇이냐면 말이지.


*****


내가 꼬꼬마 시절.

고전 게임을 즐겨했다.

그 중에 하나가 세균전이다.

그 게임은 오델로와 비슷했다.

상대방의 돌을 모두 전염시키거나. 착수할 지역이 없으면 게임은 끝난다.


고블린 부족을 내 손에 넣는 것도 이것과 비슷했다.

게다가 나는 굉장한 이점을 가지고 있었다.


바로 정보의 불균형이다.

내 휘하의 고블린은 절대적으로 나에게 충성한다.

허나 주술사가 다스리는 고블린은 숫자만 많을 뿐, 나라는 존재조차 모르고 있었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가랑비에 옷이 젖는 것처럼, 고블린을 포섭하면 된다.

나의 세균은 저들을 감염시키지만, 주술사는 자신의 부족이 점령당하는지도 모를 것이다.


방법은 간단했다.

휘하의 고블린을 부족에 침투 시킨다.

그리고 거짓 정보로 놈들을 모의의 장소로 유인하면 된다.


“키엑.. 먹을 것을 구했당. 동굴에 가면, 버섯이 잔뜩 있다앗! 맛있는 버섯이당.”

“헤헤. 정말루.”

“그렇당. 너에게만 알려주는 것이당.”


배고픈 고블린에게 풍족한 식량은 훌륭한 미끼였다.

거짓 찌라시에 낚인 고블린은 차례대로 동굴 안으로 들어왔다.


“키익··· 버섯이 어디있냐?”

“멍청한 놈.”


내 부하 고블린이 희생양의 등을 떠밀었다.


“우왓!”


어둠 속에는 나의 핵심 웨폰인 빅짐이 있었다.

그는 고블린을 속속들이 잡아먹었다.


“끄르르륵···”


놈들의 의지를 박살내는 법은 간단하다.

숨이 꼴깍 넘어갈 때까지, 점액질 속에서 헤엄치게 만들면 된다.


그리고···

죽기 직전에 꺼내주면 될 일이다.


“콜록··· 콜록···”

“살려주세욤. 제발.. 흑흑..”


나의 기만작전은 훌륭하게 성공했다.

멋 모르고 따라온 고블린은 그대로 나의 수하가 되었다.


“좋았어.”


그 이후로 일사천리였다.

새로운 부하가 된 고블린은 다시 부족으로 돌아간다.

그들은 내 명령을 충실하게 수행한다.


“친구야. 버섯 따러 가장.”

“응? 버섯?”

“맛있당. 쫄깃쫄깃한 버섯을 구워먹자.”


그렇게 하나 둘.

내 아래의 수하는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



그나쉬.

그는 돌연변이 고블린이었다.

어려서부터 여느 고블린보다 똑똑했다.


‘이 멍청한 놈들을 아래에 둬야겠다.’


초자연적인 힘이 필요했다.

멍청한 고블린이 겁을 먹고, 자신을 숭배하게 만들어야 했다.


하지만···

그런 힘은 부족했다.

똑똑한 머리가 있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주술을 사용할 능력도 없었다.


그저 약삭 빠른 두뇌가 전부였다.

허나 그는 방법을 찾아냈다.


‘독초. 이것을 잘 사용하면 된다.’


그는 독초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숲에서 나는 약초와 독초에 대해서 모두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것을 조제해서, 약물까지 만들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독약으로 고블린을 조련하기 시작했다.


“네 놈에게 저주를 내려주마.”


지팡이를 이리저리 휘두르며, 저주를 내리는 척 한다.

하지만 실상은 이미 그가 자는 공간에 독약을 뿌려놓았다.


“주..주술사님, 온 몸이 가렵습니당. 부디 자비를···”

“내 말을 따르겠느냐?!”

“넵. 주술사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용.”


소문은 빠르게 퍼졌다.

자신의 주술로 역병을 일으킨다고 말이다.

실상은 딴판이지만, 멍청한 고블린은 그것을 헤아릴 지혜가 없었다.


“크크크···”


그리고 지금.

그나쉬는 부족장 자리를 꿰찼다.

편하게 누워서, 고블린이 가져온 음식을 탐했다.

누구도 자신에게 반항하지 못 했다.

자신의 왕국은 영원할 것 같았다.


적어도 그 날이 오기 전까지는.



*****



때가 되었다.

부족의 80% 고블린이 내 수하로 들어왔다.

그 숫자는 거의 100마리에 달한다.


“남은 건 그나쉬뿐이군.”

“그렇숩니다. 쭈인님.”

“족장은 꿈에도 모를겁니다. 그는 어리석숩니당.”


아니지.

자만해선 안 되지.

역사적으로 봐도, 방심하다가 당한 사례는 수두룩하다.

나란 인간도 결국은 불완전하니까.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는 것이 중요하겠지.


“작전 실행은 내일 새벽. 야심한 시간을 틈타서, 놈들을 조진다.”


세력차가 너무 나서, 밝은 낮에 해도 된다.

허나 완벽한 승리를 위해서, 이것조차 때를 노렸다.

.

.

.

부엉..

새가 울고 있었다.

고블린은 대부분 곤히 자고 있었다.

소수의 야간조만 서서, 위험을 대비하고 있었다.


“쭈인님. 어서 오십쇼.”


물론 그 불침번을 서고 있는 고블린조차, 내 부하들이지만 말이다.


“애들아.”

“넵!”

“가자.”


내 명령에 따라서, 일제히 고블린들은 움직였다.

그 수는 무려 102명에 달하는 군세였다.


“와아아아···”

“우리가 승리한당!”


기세 좋고.

그나쉬의 끄나풀은 자던 도중, 급히 일어났다.


“응?”

“이게 무슨 일이징?”


이유도 모르고, 같은 아군에게 얻어터진다.

기선제압을 위해서, 미리 명령을 내렸다.

내가 도착하자마자, 내 영향력 밖의 고블린을 제압하라고 말이다.

이는 완벽하게 이루어졌다.


“크헥.. 그만 때려라···”

“아프다. 우리는 친구잖앙. 왜 때리는 거야?”


이유도 모르고 쳐맞는 고블린들.

허나 내 휘하의 고블린은 무자비했다.


“그냥 한 대 맞아!”

“계속 맞든가.”


숫자도 불리한데, 무장도 갖추지 못 했다.

그러니 순식간에 무너질 수밖에.

결국 남은 것은 그나쉬가 있는 천막이었다.


“열어라.”

“넵.”


천막안은 넓직했다.

그리고 그 중앙에는 얼이 빠진 고블린 족장이 있었다.


“너희들··· 도대체 이게 무슨 짓이냐!”


화가 잔뜩 났지만, 압도적인 불리함 때문에 다리가 떨리고 있었다.

인사차 그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나쉬?”

“그..그렇다. 너..너는 누구냐?”


내가 누구냐고?

이름은 한민준.

허나 이런 판타지에서 내 이름을 부르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미국에 가면 미국 이름이 필요하듯이.

나는 판타지식 이름을 하나 뚝딱 만들어냈다.


“내 이름은 녹스다.”


라틴어로 밤이라는 뜻이다.

다른 뜻으로는 혼란과 어둠을 상징하기도 한다.

이곳 이세계를 난장판으로 만들 입장이니, 잘 어울리는 이름이기도 했다.


“크윽.. 나는 주술사다. 더 다가오면, 너희에게 저주를 내리겠다.”


지팡이를 들고 이리저리 휘두른다.

나는 그를 보고 말했다.


“주술이라고? 그 옴이나 옮기는 주술 말인가? 함 해보던가. 그 정도는 감안해야지.”


고블린이 쓰는 주술이 궁금하기도 했다.

피부병이 약간 신경 쓰이기는 하지만, 아예 피해 없이 그나쉬를 잡는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어쩔 때에는 약간의 피해도 감수해야 하는 법이다.


“으.. 으으···”


그나쉬의 눈빛은 ‘이게 아닌데?’ 라는 것이 보였다.

마치 블러핑이 탄로난 도박꾼을 보는 것 같았다.


“어서. 그 잘난 주술 한 번 써보던가.”


지배력을 사용했다.

그러자 내 휘하의 고블린들이 거침없이 압박했다.


털썩···

그나쉬는 무릎을 꿇었다.


“항복.. 항복입니다. 녹스님, 제발 살려주십쇼.”

“항복? 주술은 안 쓰고?”


주술회전을 보고 감명이 깊었다.

그나쉬가 고죠 사토루는 아니겠지만, 뭔가 술식을 보여주는가 싶었다.

허나 그것은 과한 기대였다.


“죄송합니다. 저는 주술사가 아닙니다.”

“아.. 조금 실망인데···”


그나쉬를 지배하면, 나름 마법 유닛이 하나 생길 줄 알았다.

헌데 알고 보니 빈 깡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 저주로 피부병을 퍼뜨린다며?”

“그것은 어디까지나 독초로 피부병을 만든 것입니다.”

“독초? 너 연금술에 조예가 있는 거냐?”

“연금술은 잘 모릅니다. 하지만 숲에서 나는 독초와 약초는 전부 다 꿰고 있습니다.”


쪽박인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좋다.

그나쉬는 마법 유닛은 아니지만, 전문직이라고 할 수 있었다.


“차라리 잘 되었다. 너 내 것이 되어라.”


놈의 눈을 보고, 마력을 사용했다.

이미 마음이 꺾인 그나쉬는 그것을 저항하지 못 했다.


-그나쉬를 지배합니다.

-그는 엘리트 고블린입니다.

-최초로 엘리트 마물을 지배합니다.

-보상으로 최대 마력을 5 늘려줍니다.


이로서 최대 마력이 25가 되었다.

더 강한 마물을 손에 넣기 위해서는 최대 마력을 더 늘리는 것이 중요했다.


“아.. 이것이군요. 주인님, 마물의 왕이시여. 부디 저를 이끌어주소서.”


그나쉬는 그나마 똑똑해서인지, 내 지배력을 인지했다.

다만 그것에 저항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나를 섬길 이유를 만들어냈다.

지능이 낮은 마물은 그저 본능으로 나를 따르지만, 녀석은 달랐다.


“그나쉬, 너를 중간 관리자로 임명하지.”


스타크래프트의 저그를 보라.

오버 마인드가 저글링 하나하나를 컨트롤하지는 않는다.

중간에 오버로드가 있어서, 자잘한 개체들에게 명령을 내린다.

고블린 숫자가 100명이 넘어가는만큼, 간부는 꼭 필요한 법이다.


“영광입니다. 주인님.”


그나쉬는 머리를 조아렸다.

그를 뒤로 하고, 부족장의 의자로 향했다.

고블린 사이즈로는 조금 컸지만, 나한테는 앉기에 딱 맞은 편이었다.


이로서 부족을 손에 넣었다.

그나쉬와 130명에 달하는 고블린이 내 수족이 되었다.

일차적인 목표를 달성했으니 기쁘긴 하다.

허나 고블린은 어디까지나 잡몹 취급이었다.

인간 병사들이 몰려오면, 그대로 쓸려버리는 것이 고블린 아닌가?


그러니···

아직은 웅크리고 지내야 한다.

더 강한 마물과 병력을 만들어낼 때까지는 말이다.


“흠....”


현재 가진 패는 고블린과 거대 슬라임이 전부다.

거대 슬라임은 나름 강력한 편이지만, 너무 느린 편이다.

게다가 슬라임 자생지에서 나오는 슬라임 숫자는 그리 많지 않았다.

현재로서는 슬라임 부분에서는 손을 댈 부분이 없었다.


반면에 고블린은 너무 하찮았다.

그들을 위해서 손을 쓸 부분이 많았다.


“그나쉬. 얘들은 왜 이리 비쩍 말랐냐? 단체로 다이어트 중인가?”

“죄송합니다. 식량이 부족해서 그렇습니다.”

“알만 하군.”


고블린은 특징이 무엇인가?

약하지만 바퀴벌레처럼 새끼는 잘 친다.

그들은 금세 성체가 되고, 번식을 할 수 있었다.

고블린의 몇 없는 장점 중 하나가 바로 이 ‘숫자 늘리기’ 였다.


단.

식량이 부족하면, 이들 숫자는 늘어날 수가 없다.

오히려 영아 사망률만 늘어나겠지.

그러니 식량을 확보해야 했다.


“너희들 식량은 어떻게 마련하냐?”

“그것은···”


고블린은 채집 사회를 이루고 있었다.

열매를 따먹고, 작은 산짐승을 사냥한다.

숲의 자원이 풍부하면 문제가 없을테지.

허나 자연이 늘 자애로운 것은 아니다.

열매가 부족하고, 산짐승이 싹 그 모습을 감출 수도 있었다.


그럴 때에는..

어쩔 수 없이 민가를 습격한다.


“인간은 식량을 축적합니다. 그들의 가축을 훔치거나, 작은 인간을 납치합니다.”

“어그로가 많이 끌리겠네. 토벌대가 오지 않던?”

“많은 고블린이 토벌대에게 죽었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민가의 습격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


똑똑한 그나쉬니까 그나마 교훈을 배운 것이겠지.


“식량을 늘리려면, 일단 너희들이 좀 강해질 필요가 있다.”

“저희가요?”


현재 고블린의 무장은 형편 없었다.

하지만 방법은 있었다.

그나쉬는 독초에 대해서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평소에는 그나쉬 본인만을 위해서, 그 지식을 활용했지만···


이제는 아니다.

부족 전체를 위해서, 그 노하우를 공유해야 한다.


“부하들에게 시켜. 숲에 있는 독초를 한데 모아.”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이로서 고블린 질적 향상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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