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왕으로 살아가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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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레이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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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30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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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3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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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스켈레톤

DUMMY

6화


아라크네를 쓰러뜨린 후, 제법 시간이 흘렀다.

문명 게임을 하다보면, 할 일이 끝나고 엔터를 누르는 경우가 있다.


다른 말로 턴 넘기기.

시간이 흘러가고, 내가 준비한 일들에 대한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먼저 고블린 부족의 성장에 관련된 것이다.

식량이 뒷받침 되자, 고블린은 새끼를 순풍순풍 낳기 시작했다.

인구 성장의 가속도가 점점 붙고 있었다.


“응애.. 응애···”


각 집에서 베이비들이 태어나고 있었다.

성장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아이들은 금방 성인이 되어서 사회의 구성원이 되어줄 터였다.


그리고..

재미있는 사실도 하나 발견했다.

고블린 새끼들 중에서 떡잎부터 남다른 녀석이 있었다.

난 곧바로 그나쉬를 불러서, 궁금증을 해결하고자 했다.


“그나쉬, 이 녀석 말이다. 생긴게 일반 고블린이랑 다른데? 못 생긴 건 동일한데, 뭔가 특이하게 생겼달까?”

“녹스님, 그는 변종입니다. 저희 고블린 사이에서는 이런 특이한 개체가 가끔 나오기 마련이죠.”

“아··· 돌연변이였구만.”

“떡 벌어진 어깨하며, 코가 납작한 편이군요. 축하드립니다. 이 아이는 버그베어입니다. 아직 어린 놈이지만, 자라면 우리 고블린 군단의 큰 축이 되어줄 겁니다.”


버그베어.

고블린 변종으로서 그 능력이 제법 뛰어나다.

일단 고블린보다 체급이 크다.

170에서 180까지 자란다고 하니, 인간 크기와 다를바 없다.

듣자하니 버그베어는 뛰어난 사냥꾼이라고 했다.

척후조로 활용하면, 딱 어울릴 것 같았다.


“게다가 버그베어가 자식을 낳으면, 변종이 생길 확률이 올라갑니다. 그러니 이를 잘 활용한다면, 군단을 더 강하게 성장시킬 수 있을 겁니다.”

“오··· 좋은 정보 감사요.”


고블린이 최약체인 것은 맞지만, 활용도에 따라서 업그레이드 시킬 요소는 많았다.


“근데 말이야. 궁금한 것이 있는데..”

“네. 얼마든지 말씀 하십시요.”

“너희들 다른 종족이랑도 교배가 가능하냐?”


조금 위험한 질문.

내가 아는 소설에서는 고블린을 악의 축으로 나온다.

얼마나 악독한지, 하루종일 고블린만 쳐죽이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가능합니다. 인간 처녀를 납치···”

“어이. 거기까지.”


그나쉬의 입을 막았다.

갑자기 장르가 귀축물로 흘러갈 뻔 했네.

흘리는 땀을 닦으며 나는 점잖게 말했다.


“혹시라도 인간을 만나면, 절대 공격하지 마라. 아니 최대한 조우를 금지해.”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녹스님.”


내가 인간이라서.

혹은 휴머니즘이 넘쳐나서, 이런 명령을 내리는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나의 이익을 위해서, 인간 접근 금지령을 내린 것이다.


현재 내 마물 군단이 성장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아직 해처리 1단계에서 못 벗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와중에 괜히 인간들 눈에 띄면, 토벌당하기 쉽다.

말 그대로 주옥 되지 않으려면, 일단 들키지 않는 것이 중요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우리가 숨어지내는 숲은 넓고 규모가 컸다.

어지간하면 들킬 염려는 없었다.


그렇게 그나쉬랑 이야기를 하던 중이었다.

고블린 하나가 헐레벌떡 뛰어오는 것이 아닌가?


“쭈인님! 쭈인님!!”


음?

저 놈은 부화장을 지키는 녀석인데.


“무슨 일이야?”

“거미 알이 깨지고 있숩니당. 아무래도 거미 새끼가 부화하려는 모양입니당.”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었다.

아라크네의 알이 대부분 폐사되던 중이었다.

거미를 키워본 적이 없으니, 이런 실패는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볼 수도 있었다.


“어디 보자”


나는 한달음에 부화장으로 달려갔다.

아라크네의 알은 나의 보물 1호이기 때문에, 엄중한 경계속에서 보호하고 있었다.


툭.. 투둑..

거미알이 마저 부서졌다.

그리고 그 안에서 거미 유충이 나왔다.


“이야.. 크네.”


무슨 새끼 거미가 대형견 크기냐?

지구에서 봤던 어떤 거미보다 크다.

물론 성체가 되면, 괴수 사이즈가 되니 이해할만 하다.


“쯔즈···”


갓 태어나 세상을 맞이한 새끼 거미다.

어찌보면 순수하고 굉장히 약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아직 지배 능력이 부족한 나에게는 지금이 최적의 시기였다.


“너 내 것이 되어라.”


의념을 보내서, 굴복을 시도했다.

성체와는 다르게 유충 아라크네는 금세 내 의념을 받아들였다.


-아라크네를 지배합니다.

-이제 아라크네 유충은 당신의 명령을 듣습니다.


추가적인 보상도 마련되었다.


-새로운 종족을 지배했습니다.

-추가 보상이 주어집니다.

-마력이 5 증가합니다.


이로서 총 마력 40.

차근차근 나의 스펙도 증가했다.


-현재 마물 네 종류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슬라임, 고블린, 코볼트, 아라크네.

-한 종류의 마물만 더 지배하면, 보너스가 주어집니다.


도전 과제를 해금하면, 뭔가 스패셜한 것을 주려는 모양이다.

이런 건 놓칠 수 없지.

뭔가 기대감을 부르는 시스템 메시지였다.


“한 종류만 채우면 되는데···”


곧바로 고블린들을 불러모았다.

그리고 한 가지 명령을 내렸다.


“너희들은 이제부터 주변을 정찰한다. 마물을 발견하면, 즉각 나한테 와서 알리도록.”

“넵. 쭈인님. 명령대로 하겠습니다.”


선물 상자가 준비되어 있다면, 얼른 까보는 싶은 것이 사람 심리다.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리고, 빨리 성과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

.

.

위이이잉..


“이크··· 벌이다.”


누가 하남자 아니랄까?

벌 한 마리에 놀라서, 호들갑을 떨고 말았다.


“.....?”


옆에 있던 고블린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위엄이 넘쳐야 할 마물의 왕이 벌 한 마리에 기겁하는 장면이 이해가지 않는 모양이다.


“너 딴데 봐라.”

“넵. 쭈인님.”


그렇게 할 일 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사냥을 나갔던 고블린 무리가 정착지에 도착했다.

헌데 보고할 거리가 생긴 모양이다.

그나쉬가 달려와서, 내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녹스님, 어서 이걸 보십시오.”

“응? 뭔데?”


그것은 사슴이었다.

피골이 상접한,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사슴이었다.

특이한 점은 제자리에서 둥글게 맴돌고 있었다.


“마물에게 감염된 숙주입니다. 분명 사슴의 몸 안에는 베스파 디바우러의 유충이 있을 겁니다.”


그의 말을 듣고, 사슴을 살펴보았다.

확실히 사슴의 배부분에 뭔가 꾸물거리는 것이 보였다.


“어디 한 번 꺼내봐라.”

“넵.”


사슴을 잡은 다음, 배를 갈랐다.

그러자 그 안쪽에서 벌레의 유충이 나왔다.


“와··· 이게 뭐야?”

“디바우러의 유충입니다. 베스파 디바우러는 이렇게 숙주의 몸에 자신의 알을 넣지요.”


와우..

그것 참 끔찍한데?


“유충에 감염되면,안정적으로 제거할 방법은 없냐?”

“제가 알기로는 없습니다. 억지로 제거하려들면, 유충이 요동을 치지요. 보통 그렇게 되면, 내부 장기가 다 파괴됩니다.”


오래전에 봤던 다큐멘터리가 생각났다.

베스파 디바우러는 마치 기생 말벌과 다름 없었다.

기생 말벌은 보통 바퀴벌레를 마취시킨 다음, 몸 안에 알을 깐다.

말벌 유충은 결국 숙주 곤충의 생명을 앗아간다.


베스파 디바우러도 마찬가지다.

다른 점이 있다면, 그 사이즈다.

베스파 디바우러는 훨씬 큰 포유류에도 손길을 뻗쳤다.

재수가 없으면, 사람 몸에도 알을 까는 것이 베스파 디바우러였다.


“그나쉬, 그러면 말이다. 저 디바우러가 다 자라서 세상에 나올 때에는, 숙주의 배를 찢고 튀어 나오냐?”

“맞습니다. 녹스님, 직접 보신 적이 있습니까? 어찌 그렇게 잘 아시는지?”

“아···. 영화를 봤어. 에어리언이라고.”


끔찍하지만, 어쨌든 마물이다.

도감을 완성하기 위해서라도, 지배를 시도했다.


“흡···”


꿈틀거리는 애벌레.

유충은 나약하다.

성체라면 몰라도, 이런 유충이 내 지배를 버텨낼리가 없다.


-베스파 디바우러를 지배합니다.

-이제 디바우러 유충은 당신의 명령을 듣습니다.


기생 말벌은 전투원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그보다 저 숙주에게 알까는 능력이 핵심으로 보였다.

약간의 창의성만 발휘한다면,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곧 이어.

보상도 들어왔다.


-새로운 종족을 지배했습니다.

-추가 보상이 주어집니다.

-마력이 5 증가합니다.


총 마력 45.

하지만 그보다 더 기쁜 소식이 있었다.


-다섯 종류의 마물을 지배합니다.

-슬라임, 고블린, 코볼트, 아라크네, 베스파 디바우러.

-핵심 과제를 달성합니다.

-보너스를 지급합니다.


보너스가 뭘까?

내심 기대가 되었다.


-당신은 마왕의 길에 들어섭니다.

-당신은 죽음을 거역할 수 있습니다.

-시체 일으키기 능력이 해제되었습니다.

-마력을 사용해서, 스켈레톤을 만들 수 있습니다.


와···

마왕.

간지나는 이름이긴 하다.


“하긴 따지고보면, 언데드도 마물 군단의 한 축이지.”


새로운 능력을 얻었으면, 당장 써보는 것이 관건이지.

.

.

.

늙어 죽는 고블린은 잘 없다.

사건 사고에 보통 요단강을 건넌다.

부족에서 제일 나이가 든 고블린이 바로 그나쉬였다.

그나쉬는 고블린이 죽으면 가는 장소를 알려주었다.


“여기가 공동 묘지인가?”


고블린의 장례 풍습은 몽골의 그것과 닮아 있었다.


이른바 풍장.

뼈가 남을 때까지, 나무에 걸어놓는다.

육체가 다 사그라들면, 뼈만 다시 가져와서 장신구로 만든다.


“흠···.”


나무에 걸린 고블린 사체가 많았다.

그들은 죽어서도 나를 섬겨야 할 것이다.


“일어나라.”


마력을 사용해서, 시체를 일으켰다.

누가 봐도 악당의 능력이지만, 나는 크게 상관하지 않았다.


푸스스스.

살점이 사그라들고, 뼈만 남는다.


달그락.. 달그락···

고블린 스켈레톤이 내 앞으로 몰려든다.


그 수는 대략 20구.

마력 전부를 사용한 덕분이다.


“엑설런트!”


사망한 부하들도 이렇게 알뜰살뜰하게 활용할 수 있었다.


물론 스켈레톤은 잡졸이다.

전투력은 크게 기대할 수 없다.

하지만 언데드의 장점은 내가 잘 알고 있었다.


“너희들은 이제부터 일꾼이다.”


스켈레톤은 생물이 아니다.

밥을 먹일 필요도 없고, 잠을 자지 않아도 된다.


쉽게 말해서 24시간 노동이 가능하다.

현대의 노동법을 적용하면, 당장 잡혀가도 할 말이 없지만 죽은 자는 말이 없는 법.


“안 그래도 광부가 필요한 시점이었지.”


코볼트를 활용해서 철광석을 캐고 있었다.

허나 고블린 전부를 무장시키려면, 많은 철이 필요했다.


코볼트만으로는 작업량이 너무 많았다.

그 노동력을 충당할 수 있는 요소가 생겼다.


“너희들은 이제부터 24시간 철광석을 캔다.”


달그락..

이지가 없는 스켈레톤이다.

불평 불만 없이 오롯이 시킨 일만 할 뿐이다.


다음 날.

광산의 코볼트는 크게 기겁했다.


“해골. 움직인다.”

“무섭다. 해골. 무섭다.”


약간의 소요가 있었지만, 내가 잘 설명했다.


“스켈레톤은 너희들을 대신해서, 철광석을 캐줄 것이다. 그러니 겁을 먹을 필요 없다.”

“....?!”


광부 일은 고단하고 힘들다.

그걸 대신 해준다니, 공포는 이내 감사함으로 바뀌었다.


“주인. 자애롭다.”

“광부 일. 벗어났다. 코볼트. 여유가 생겼다.”


대신 너희들은 대장장이 일에 몰두해야지.

고블린의 무기를 만드는 일에 더욱 박차를 가할 생각이다.

결국 작업량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터였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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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화 스켈레톤 24.09.03 32 1 11쪽
5 5화 아라크네 24.09.02 36 2 11쪽
4 4화 코볼트 24.09.01 46 2 12쪽
3 3화 고기 파티 24.08.31 55 1 11쪽
2 2화 고블린 24.08.30 65 1 18쪽
1 1화 프롤로그 24.08.30 112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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