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사자, 고려에서 깨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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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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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2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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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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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화

DUMMY

“중랑장 고의신은 가까이 오라.”


나는 무릎걸음으로 임금이 앉아 있는 편좌(便坐)로 나아갔다.

임금은 평소에는 드리워 놓던 발까지 치우고 직접 나를 내려다보며 치하했다.


“내 지난번 서경에서의 일로 너를 치하하고 또 부르리라 약조하였으나, 이렇게 빠르게 다시 또 공을 치하할 일이 있어 너를 불러들이게 될 줄은 몰랐다. 네가 이번에 적을 다시 압강(鴨江) 밖으로 몰아내면서 세운 공은 적지 않아, 적의 매복을 미리 알아내는 일에 공을 세우고, 또 싸움에 나아가서는, 홀로 적 수백을 상대하여 적을 단숨에 제압하였다고 하니, 이는 가히 대공(大功)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네 공을 치하하고자 고명(誥命)을 내리니, 너는 삼가 나와 이를 받들라.”

“성은이 망극하옵나이다. 폐하.”


애당초 임금이 작정하고 부른 일이다.

감히 사양하거나 할 도리는 없었다.

이미 일러 받은 대로 나는 정4품 장군(將軍)으로 품계와 관직이 오르고 부임지는 동북면(東北面) 화주(和州)로 정해졌다.


그러나 그곳에 나 혼자 부임하는 것은 아니었다.

화주방어사(和州防禦使)의 직책을 받아서 동북면 도순검사(都巡檢使)로 화주에 부임하게 되는 상장군(上將軍) 지채문(智蔡文)을 보좌하라는 것이 요지였다.

아닌 게 아니라 편전에는 나 말고도 세 명의 신하들이 나와 있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지채문 장군이었다.

그는 나를 다시 본 것이 반갑다는 투로, 살짝 말없이 눈인사를 내게 건네 왔다.


“오늘의 정무는 이쯤에서 마치겠소. 경들은 이만 물러가시오.”


내게 고명을 내리는 것이 오늘 일과의 끝이었던 모양이다.

임금은 내게 시선을 한 번 주기는 했지만, 따로 나를 불러 독대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임금이 나를 아낀다고는 들었지만, 그게 사적으로 총애를 내린다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변방에서 막 공적을 세워 올라온 무관이다.

이 정도가 딱 알맞은 거리였다.


다만 지채문을 비롯해 편전에 있었던 관리들은 나를 바로 보내 주지 않았다.

그들은 편전에서 물러나자마자 나와 대화할 것을 청했다.

그리고 나는 그걸 거절할 수 없었다.

다름 아니라 자리를 마련하자고 한 것이 내 상관이 될 상장군 지채문과 임금의 신임이 두텁기로 이름난 중추사(中樞使) 강감찬(姜邯贊)이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후자의 이름 때문에라도 나는 이 대화를 거절할 수 없었다.

이 시대의 인물들 가운데 현대인들이 기억할 만한 이름은 바로 강감찬뿐이라고 해도 좋았다.

그런 그가 지금 내 앞에서 대화를 청하는 것이다.


***


강감찬은 그냥 대화를 청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아예 개경 내에 있는 동북면으로 출발할 때까지 자신의 사저(私邸)에 머물지 않겠느냐고 권해 왔다.

특별히 거절할 이유도 없었기에 나는 그 권유를 받아들였다.

임억과 함께 강감찬의 사택(私宅)에 짐을 옮겨 풀고 나서 저녁이 되자, 강감찬은 상장군 지채문과 더불어 조그만 연회상에 나를 불러 앉혔다.


“이 늙은이와 지 장군이 오늘 공을 보고 편히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마음이 들어 이리 불렀으니 너무 부담 갖지 마시오. 표정이 많이 굳어 있구려. 나는 그 키가 고작 공의 가슴께에도 미치지 못하는 볼품없는 노인네일 뿐인데 공연히 불편할 필요가 없소.”


과연 강감찬은 자기 말처럼 키도 작고 풍채도 볼품이 없었다.

이 시대 기준으로 그렇다고 할 정도이니, 어림짐작으로 생각건대 키가 아마 160cm에도 살짝 미치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외모가 그 사람의 됨됨이가 어떤지 이야기해 주지 않는다.

이 조그맣고 볼품없는 늙은이가 다음 거란과의 전쟁에서 말 그대로 나라를 구할 것이라고 하면 누가 믿겠는가.

하물며 이 시대의 역사에 대해서 밝지 않은 나조차도 강감찬이 어떤 영웅인지는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그러니 내 눈에 그는 왜소하고 늙은 그저 그런 문관이 아니었다 ― 지금까지 이곳에서 본 누구보다도 더 크게 보였다고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농담이 아니라, 그의 몸을 둘러싸고 있는 기운이 남들보다 더욱 정순하고 장대하다고 말하는 게 맞을 것이다.


과거로 넘어오고 신력을 휘두르게 되는 등 보통 사람이 겪지 못할 이상한 경험도 많이 하고 기괴한 능력도 얻은 나였다.

그 과정에서 뭔가 능력이라기에는 애매하지만, 부수적으로 얻은 것도 있었다.

바로 어떤 사람의 기운이라고 해야 할지, 그런 것을 조금 느낄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 내게 느껴지는 강감찬의 기세(氣勢)는 보통 사람의 것이 아니었다.


“중추사 어른의 말씀이 옳네. 오늘 이렇게 자리한 것은 우리가 귀공을 어여삐 여겨 안면을 트고 앞으로 무운장구(武運長久)를 독려하고자 할 뿐이니 너무 부담 갖지 마시게.”


강감찬의 배려심 넘치는 말에도 내가 선뜻 입을 열어 뭐라고 답하지 못하자, 옆에 앉아 있던 상장군 지채문이 껄껄 웃으며 말했다.

서경에서는 되바라지게도 임금 앞에서 주절주절 잘도 떠들었던 나였는데, 나도 모르게 강감찬이란 인물 앞에서는 압도되고 만 것이었다.


“불초한 젊은이를 좋게 봐주시니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염치 불구하고 술 한잔 올리겠으니, 부디 기쁜 마음으로 받아 주십시오.”


그렇다고 내가 진짜 입도 뻥끗하지 못한 채로 있을 사람은 아니었다.

나는 계면쩍은 웃음으로 분위기를 풀면서, 술병을 잡아 조심스럽게 잔을 올리길 청했다.

강감찬과 지채문이 나를 독려하기 위해 술자리를 마련했다고 하지만, 그 말은 사실 반만 옳은 것이었다.


이들은 단순히 승승장구하는 젊은 무관 하나 치사(致謝)하고자 시간을 낼 만큼 한가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순배(巡杯)가 몇 차례 돌기도 전에 나는 이것이 일종의 심사 절차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비록 이미 품계를 올리고 장군의 직위를 주었다지만, 젊은 나이에 이렇게 높은 직위로 승전(陞轉, 승직과 전직을 아울러 이르는 말)하는 것이 워낙 예외적인 일이다 보니, 믿을 만한 인물들이 사후적으로나마 내 세적(世籍, 가문의 내력)과 재예(才藝) 그리고 용모(容貌)까지 두루 살피는 것이다.

예까지 와서 이미 임금이 내린 관직을 삭탈(削奪)하거나 할 일이야 없겠지만, 앞으로의 관직 경로에 뚜렷한 영향을 줄 것은 분명했다.


“보통의 젊은 무관답지 않게 문자에도 밝고 기강이 잡혀 있고, 용장(勇將)의 체모를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선비의 기풍을 갖고 있군. 이런 재모(才貌)가 흔하지 않은데······. 참으로 귀하오. 그렇지 않습니까, 중추사 어르신. 내 이미 이이와 함께 거란에 맞서 싸우면서 그 용맹함을 이미 눈여겨보았더랬지요. 나라 안에 이런 젊은 장수가 있는 것이 홍복(洪福)입니다.”


분위기는 대체로 나쁘지 않았다.

그중에서도 특히나 내게 호의를 드러내며 만족을 드러내는 것은 내 상관이 될 지채문 상장군이었다.

이미 그는 나와 인연이 적잖이 깊어진 상황이었다.

일전에 정용신 장군이 보내온 나를 김훈과 최질의 난을 진압하는 데에 끌어들인 것도 그였고, 나중에 또 직접 나를 이끌어 주겠다며 보주성(保州城) 전투에서 데리고 간 것도 그였다.


그는 이미 내게 호감을 드러내며 여러 차례 조언도 해 주었었는데, 이번에도 개경에 올라오자마자 내 전공을 크게 칭찬하며 진급을 주장했다고 들었다.

그러니 애초에 그는 확실히 내 편을 들어주려고 이 자리에 있는 것이었다.


그에 반해서 강감찬은 좀 더 신중하게 내 사람 자체를 살피는 느낌이었다. 예컨대, 지금 내게 하는 질문 같은 것이 그런 느낌을 주었다.


“지난 전란 이후에 무관으로 출사해서 스스로 국경으로 가기를 청했다고 들었는데, 그것은 아무래도 가족의 일 때문인가?”

“그렇습니다. 거란군이 신은현(新恩縣)에 당도했을 때 고을에 남아난 것이 없게 되고, 무용한 저항을 시도했던 소관(小官)의 가족이 모두 목숨을 잃고 말았습니다. 소관은 그때 과거 준비를 하겠답시고 책을 짊어지고 명산의 사찰들을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나중에야 이 소식을 듣고 비통하여 몇 달을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였습니다. 갚아야 할 깊은 원한을 진 채로 어찌 편히 발을 뻗고 눕겠습니까? 이를 조금이나마 갚고자 변방에 스스로 가기를 청한 것입니다.”


아마 노인을 만나기 이전이었다면 그것은 단순히 고의신의 잔류 기억에 불과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기억을 고려에서 살아 온 또 다른 나 자신의 기억으로 받아들인 이후로는, 그가 겪었던 아픔은 곧 내 아픔이 되었다.


멸망 속에서 내가 받은 고통만큼이나, 고의신은 가족들, 특히 어린 자녀들까지 잃는 참척(慘慽)의 아픔을 겪지 않았는가.

거란에 대한 그의 원한이 군문으로 그를 이끌었고, 그 아픔을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는 나에게 있어서도 거란은 이제 하늘을 같이 이고 살 수 없는 적이 되었다.


“그대뿐만 아니라, 그때 나라가 진 원한이 그리도 크네. 이 개경에 들어오며 보았겠지만, 개경 도성이 전체가 불에 타오르는 바람에 궁궐 전각도 남아난 것이 없었고, 일반 민가는 말할 것도 없었네. 그때 죽어 나간 사람이 부지기수요, 그 뒤에 또 굶어 죽은 이들의 수는 이루 말할 수 없네. 지금 저잣거리에 나가면 사람들이 다시 제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나, 그야 마지못해 살아가야 하니 살아가는 것일 뿐, 우리 가운데 누가 경술년(庚戌年, 1010년)의 참화를 벌써 잊었겠는가. 이 모든 것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고, 거란은 기필코 또 한 번 칼을 치켜들고 압수(鴨水)를 건너올 것이니, 원한을 잊지 못하고 칼을 갈며 준비한다고 해서 어찌 그 마음이 부끄럽고 못난 것이라 하겠는가.”


그렇게 말하는 강감찬의 얼굴에는 짙은 그늘이 져 있었다.

나만 그렇게 느낀 것은 아닌지, 호방한 웃음으로 그때까지 술자리를 데우던 지채문도 웃음기를 거두었다.

그때 나는 무슨 용기가 나서인지, 지금까지 수차례 묻고 싶었지만, 아무에게도 제대로 묻지 못했던 내용을 꺼내 들었다.


“예. 실로 소관의 마음이 그렇습니다. 참으로 용렬하고 부끄러운 일이지만, 불공대천(不共戴天)의 거란적(契丹賊)이 더는 날뛰지 않을 때까지, 놈들의 목을 하나라도 더 베어 내겠다고 소관은 맹서(盟誓)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나라에서 원치 않게 서북면을 떠나 동북면으로 가라고 하니 황공하옵게도 당혹스러운 마음이 앞서는 것은 어찌할 도리가 없습니다. 관직을 승전(陞轉)하는 것은 본래 소관이 바라던 바가 아니었을뿐더러, 오직 바라는 것은 국경에서 거란군을 막는 것일 뿐입니다. 그런데 성상께서 소관에게는 과분하게도 이미 새로운 임직(任職)을 주셨으니 동북면으로 가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를 어찌하여야 좋겠습니까?”


말은 조심스럽게 했지만, 대체 왜 멀쩡히 국경에서 거란군 머리통을 잘 부수고 있는 나를 불러다 동북면에 보내려고 하느냐는 따짐이었다.

그리고 내 앞의 강감찬과 지채문은 행간의 의미를 읽지 못할 정도로 둔한 사람들이 절대 아니었다.


침묵이 잠시 길어지며 내가 그런 말을 꺼낸 것을 조금 후회하게 되었을 때, 강감찬이 술 한 잔으로 가볍게 목을 축이고서 내게 질문을 던졌다.


“자네는 어째서 동북면으로 가는 것은 거란군에 대적(對敵)하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가?”

“소관, 어리석어 말씀하시는 바를 잘 헤아리지 못하겠나이다.”

“지금까지 나라 안에서 향마(鄕馬)를 길러내어 한 줌 같은 기병(騎兵)을 양성하였으나, 그 수는 여전히 부족하고 거란의 중갑(重甲)을 두른 철기병(鐵騎兵)에 대응하기 어려우니, 이 문제를 어찌 해결해야 좋겠는가? 귀한 말은 어디서 더 구할 것이며, 용맹한 기병은 또 어디서 더 길러 내야 하겠는가? 우리가 거란과 싸움을 준비하며 거란의 말을 들여올 수도 없거니와, 서북면(西北面)의 주(州)와 진(鎭)들은 모두 언제 올지 모를 거란군의 선봉을 꺾기 위해 늘 벼려진 상태로 준비되어 있어야 하니, 이들을 편제를 섣불리 바꾸고 새롭게 훈련을 하기도 쉽지 않은 일일세. 귀관이라면 이를 어찌하겠는가?”


강감찬은 나를 질책하기는커녕 사실상 답을 일러 주었다.

그제야 나는 왜 동북면이 다음 거란과의 싸움을 준비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지 깨달을 수가 있었다.


“한편으로는 공순(恭順)한 여진 부족과 거래하여 부족한 말의 수를 보충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그렇게 들여온 말로 동북면에서 기병을 양성하여 신종(臣從)하지 아니하는 여진인들을 쳐서 훈련을 시킬 요량이십니까.”

“내가 그럴 요량이 아니라, 이제 자네가 동북면 도순검사로 가는 지 장군과 더불어서 해야 할 일이 아니겠는가.”


강감찬의 말에, 지채문 상장군이 가볍게 웃음을 지어 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까 내가 동북면으로 가게 되는 것은 과한 승진에 대한 견제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는 말이었다.

그곳에 가야 할 중요한 목적이 있었다는 이야기였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나에 대한 견제의 목소리가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이 부분도 강감찬이 내게 일러 주었다.


“자네같이 어린 무관이 그 나이에 장군까지 오른 것은 확실히 유례가 없는 일이긴 하네. 나라가 내우외환으로 어지럽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다가올 파국을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었더라면 그런 일은 있어서도 아니 되고, 실제로 있지도 않았을 것일세. 자네 능력을 깎아내리려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공평무사(公平無私)하도록 원칙을 중시하여야 나라의 기강이 흔들리지 않고 질서가 이루어지기 때문일세.”

“······.”

“그러니 조정에서 자네의 공이 아무리 크다고 하더라도, 과하게 공을 치하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건 당연한 것일세. 그런 말을 꺼내는 자들이 용렬하고 어리석어서가 아니라, 아무리 국란(國亂)의 시기이더라도 원칙만큼은 잘 지켜져야 한다고 믿기에 그런 것일세. 그러나 그런 목소리들을 누르시고 그대를 여기까지 끌어 올리신 것이 바로 성상 폐하이시네. 귀관이 어떤 기대를 받고 있는지 이제 좀 이해가 가는가?”


강감찬은 거기까지 말하고 내게 술 한잔을 따라 주었다.

하지만 그 술잔을 받는 내 마음은 가볍지 않았다.

강감찬은 지금 임금을 대신해서 내게 일러 주고 있는 것이었다.

거는 기대가 있어 무리함을 무릅쓰고 너를 중용하였으니, 그 기대에 부응하여 다가올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데 일조하라는.

임금의 그런 기대가 강감찬이 따라 준 술 한배(杯)에 말없이 담겨 있는 것이다.


“어서 드시게. 이제야 말하지만, 오늘 이 자리에 올라온 술은 어사주(御賜酒)일세.”


강감찬이 내게 술잔을 들 것을 재촉했다.

알고 보니 오늘 술도 임금이 내린 술이란다.

나는 무거운 마음으로 그 술잔을 들지 않을 수 없었다.

문득 오늘 알현하였을 때 살짝 지쳐 보이던 용안(龍顔)이 새삼 다시 떠올랐다.


나와는 고작 한 살 차이의 군주는 천하에서 누구보다 무거운 짐을 지고 있었다.

몇 년 전 거란과의 전쟁을 간신히 한 번 이겨 내었다지만, 그 전쟁이 아직 끝난 것이 아님을 고려에서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나라가 무너질 날을 받아 놓고 기다리고만 있는 군주의 심정이 어떤 것인지 나는 감히 헤아리기 어려웠다.

그러니 지금은 받은 술이라도 입에 털어 넣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러 가는 수밖에 더 있겠는가.

그것만이 내가 과중한 짐을 지고 있는 그에게 줄 수 있는 조그만 선물이 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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