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크로맨서 삼촌이 너무 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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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網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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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3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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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7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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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2화. 탑

DUMMY

마스크를 끼고 레일 앞에 선 강예진의 입가에는 시종일관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예진씨, 오늘 기분 좋아보인다?”

“네. 얼른 일마치고 퇴근하고 싶어요.”

“왜? 유진이가 기다려서?”

“아뇨, 오빠가 돌아왔거든요.”


부랴부랴 출근을 하느라 오빠의 이야기를 들어보지도 못했다.


“오빠라니? 예진씨 가족은······.”

“아, 어렸을 때 실종됐던 오빠가 있었는데, 20년 만에 돌아왔더라고요.”

“그래···? 잘 됐다! 오빠는 뭐하다가 이제야 돌아온 거래?”

“···글쎄요?”


대체 20년 동안 어디로 사라졌다가 이제 나타난 건지.


묻고 싶은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나저나 하나도 안 변했던데.’


나이 차가 무려 14살이나 난다.


그럼 지금 40대라는 말인데.


20대라고 생각될 정도로 오빠는 젊어보였다.


‘동안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 뭔지도 물어봐야겠어.’


룰루~


자기도 모르게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일을 하던 강예진이 멈칫거렸다.


매일 피곤에 지쳐서 힘들다고 생각했던 일이 오늘따라 전혀 힘들지 않았다.


아마 심리적인 요인 때문일 것이다.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생겼다는 사실이 미치도록 기뻤기에.


오빠가 돌아왔다고 해서 당장 생활이 나아지지는 않을 거다.


그럼에도 이 힘듦을 이야기하고 같이 공감해줄 수 있는 사람이 생겼다는 사실이 강예진은 매우 기뻤다.


“그럼 지금 유진이는 오빠한테 맡겨 놓고 온 거야?”

“아, 네.”


같이 일하는 동료들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조금 걱정이 되었다.


어렸을 때부터 강예진을 키우다시피 했던 오빠라 아무 생각없이 믿고 맡기긴 했는데.


깐깐하기로 유명한 강유진이 오빠랑 잘 이야기를 하고 있을지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강예진은 얼른 시간이 흘러서 퇴근 시간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그 시각. 강예진의 걱정과 달리 강유진은 삼촌한테 매우 큰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게 강유진의 유일한 가족은 엄마가 전부였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작은 삼촌이 세상을 떠난이후, 새로 나타난 가족.


그것도 남자다.


‘이제 엄마가 힘든 일은 안 해도 되겟네.’


고작 10살짜리 아이가 할 생각은 아니라고.


스스로 되뇌면서 강유진은 방문을 살짝 열었다.


쭈뼛쭈뼛.


밖을 살피던 강유진은 일단 조금 전에 보았던 해골 고양이를 찾아봤다.


-냐아앙.


해골 고양이는 마치 사람처럼 뒷발로 무릎을 꿇은 것 같은 모습을 한 채.


앞발을 하늘 높이 들고 있었다.


누가 봐도 혼나고 있는 자세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반짝-!


그 모습에 강유진의 눈빛이 번뜩였다.


괴물이라 소리치고 도망치기는 했으나.


‘자세히 보니까 귀여워.’


삼존이 혼을 내고 있는지 해골 고양이는 고개를 푸욱 숙이고 있었다.


천천히 방문을 연 강유진이 밖으로 나왔다.


“유진아, 괜찮니? 많이 놀랐지?”

“네. 이제 좀 괜찮아졌어요. 그런데 얘는 이름이 어떻게 돼요?”

“이름? 아직 없는데, 그래, 유진이가 좀 지어줄래?”


명백하게 해골 고양이는 윌슨 대신이었다.


잠시 해골 고양이를 바라보던 강유진은 짧게 대답했다.


“뼈냥이.”

“오, 그거 괜찮은데?”


끄덕끄덕.


뼈냥이는 아무래도 좋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리 와.”


강유진의 한마디에 뼈냥이는 흘깃, 큰삼촌의 눈치를 살폈다.


큰삼촌이 고개를 끄덕여주자, 재빨리 앞발을 내린 뼈냥이가 호다닥 강유진의 앞으로 다가와서 머리를 강유진의 발목에 비비기 시작했다.


“멈춰.”


멈칫.


“뼈라서 아파.”


-냐앙.


죄송하다는 듯 후다닥 물러나는 모습이 가엾다.


말을 이렇게 잘 듣는 고양이는 처음 본다.


뭔가 좀 더 시켜보고 싶다는 생각이 무럭무럭 자라나던 때.


꼬르륵.


강유진의 배에서 소리가 터져나왔다.


“유진이, 배고프구나. 뭐 먹고 싶어? 말만 해. 삼촌이 사줄게!”


흘깃.


강유진은 큰삼촌의 행색을 살폈다.


친구들의 부모님처럼 화려한 느낌은 전혀 아니었다.


즉, 부자가 아니라는 말.


‘적당히 끼니를 때울 수 있는 걸로······.’


“저는 김밥 좋아해요.”


아니다, 사실은 그만 먹고 싶다.


마트에 파는 제일 싼 꼬마김밥으로 끼니를 때운 적이 벌써 몇 번째인지.


그럼에도 강유진은 김밥을 먹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그래야 큰삼촌이 부담을 덜 가질 테니까.


10살이라는 어린 나이임에도 강유진은 또래 아이들보다 성숙했다.


다만, 또래보다 성숙하다고 생각하는 강유진도.


탑 안에서 산전수전공중전을 다 겪고 현대로 돌아온 강우진을 속일 수는 없었다.


***


“김밥 말고 고기는 어떠니?”


꿀꺽.


침 넘어가는 소리가 들려올 정도.


나는 전혀 티를 내지 않고 강유진을 데리고 배달로 고기를 시켜서 먹었다.


전화로 배달을 시키려했는데 어플로 시키라고 해서 애를 먹긴했는데 다행히 유진이가 휴대폰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야식을 먹고 뼈냥이랑 놀던 강유진은 금방 잠이 들었다.


나는 새근새근 잠을 자고 있는 유진이를 바라보면서 생각했다.


일단 스마트폰이라는 걸 사야겠다고.


다음날 아침.


"오빠! 어? 벌써 일어났어?"


안 잤다.


빠르게 20년동안의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서는 검색이 필수였다.


다행히 집에는 컴퓨터가 있었고 나는 검색을 통해 20년 간 세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알아낼 수 있었다.


20년 동안 지구는 기술의 발전이 엄청나게 이뤄져 있었다.


거기다.


기술의 발전뿐만이 아니다.


지구에 '각성자'들이 존재하고 그들을 헌터라 부른다는 사실까지 알아냈다.


"어, 방금 일어났어."


하지만 잠을 안잤다고 하면 동생의 성격상 날 걱정할테니 이야기하지는 않았다.


"잠이 없어졌네? 아, 일단 유진이 부터 깨워. 학교 보내야 해."

"밤새 일하고 온 거 아냐?"

"그렇긴 한데 괜찮아, 일상이야. 유진이 학교 보내고 자면 돼."


내가 안 괜찮다.


"학교가 어딘데? 내가 데려다주고 올게."

"오빠가? 차 있어?"

"차는 없는데..."

"아, 그래? 그럼 됐어. 차로 좀 가야해서 내가 태워주고 올게. 유진아! 학교 갈 시간이야!"


유진이의 방문을 열자.


"준비 끗."

"역시 우리 유진이는 최고라니까! 어제 큰삼촌이랑 잘 놀았어?"

"응, 선물도 받았어."


선물이라는 말에 내가 움찔거렸다.


흘깃, 살펴보니 아무래도 뼈냥이를 책가방 안에 넣은 것 같았다.


"어떤 선물?"

"이따 보여줄게. 늦는당."

"어, 그래. 얼른 가자! 오빠는?"

"같이 가자."


유진이가 다니는 학교가 궁금하긴 했다.


지상주차장에서 조그만 경차에 탑승한 나는 막내 동생의 질주본능을 느낄 수 있었다.


"너희 엄마, 평소에도 이렇게 운전하는 거야?"


유진이는 뒷좌석에서 익숙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속도는 빠르지만 나름 안전해요."

"미안, 피곤하니까 용서해줘."


나 역시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그렇게 도착한 초등학교는.


[국립 헌터양성 초등학교]


헌터 양성 초등학교였다.


"유진아, 잘 다녀와!"

"네, 태워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고개를 숙이고 움직이는 차에서 내려서 학교로 들어가는 유진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내가 물었다.


"유진이가 다니는 학교..."

"응? 헌터 양성 초등학교? 왜? 무슨 문제 있어?"

"아니, 요새 애들은 전부 헌터 양성 학교를 가는 건가 싶어서."

"응? 대한민국 장래희망 선호도 조사 1위가 헌터잖아."


당연하다는 듯 이야기하는 예진이의 모습에 나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많은 이야기를 나눠야 할 것 같았다.


"이제 다시 집으로 가면 되는 거지?"

"몇 가지 물품을 사러 갈 생각이긴 했는데."

"어떤 거?"

"스마트폰."

"...폰이 없다고?"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의 예린이의 모습에 나는 솔직히 이야기를 했다.


"예진아, 믿기 힘들겠지만 난 20년 동안 탑에 갇혀 있었어."


끼이익-


내 말에 강예진이 급정거를 했다.


###


"오오."


집으로 가기전에 대리점에 들러서 스마트폰 하나를 개통한 나는 언박싱을 진행하는 중이었다.


"이게 성삼전자의 최신형 스마트폰."


반으로 접히는 게 포인트인 휴대폰.


마음에 들었다.


"자, 그럼 휴대폰도 샀겠다, 얘기해봐. 탑에 갇혔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동생은 내 말을 처음에는 믿지않았다.


각성자들이 등장한 세상이지만 다른 세계로 납치당한 헌터에 대한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고 한다.


20년 전 내가 탑으로 실종되었을 때부터 각성자가 등장하고 던전이 등장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추측이지만 던전이 나타나면서 내가 탑으로 끌려갔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나 싶어서 탑에 대한 걸 물어봤지만 탑에 대한 지식은 전무했다.


"그러니까, 던전처럼 몬스터들이 등장하는 탑을 100층까지 올라서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는 말이야?"

"맞아."

"그럼 오빠도 각성자야?"

"그렇다고 봐야지."

"직업군이 어떻게 되는데?"

"네크로맨서라고 들어봤어?"

"처음 들어보는 직업군이네."

"그래?"

"어쨌든 각성자면 오빠도 헌터 일을 해서 돈을 벌 수 있겠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헌터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라고 한다.


죽음의 위기를 견뎌낸 대가로 많은 돈을 벌 수 있어서 연예인들 보다 핫한 직업이라고 했다.


하지만 탑에서 주구장창 몬스터를 상대해왔던 내게는 별로인 직업이었다.


거기다.


"돈은 충분해."

"응? 그게 무슨 말이야?"


나는 인벤토리에서 금을 잔뜩 꺼내서 예진이에게 보여주었다.


"이, 이게 무슨..."

"귀환하면서 권속들이랑 연결은 끊어졌는데 인벤토리 안의 아이템은 그대로 더라고."


인벤토리에 쌓인 보석들 정도면 앞으로 먹고 살 걱정은 안해도 될 정도였다.


"오빠... 정말 돌아와줘서 고마워!"


금을 품에 안고 이야기하는 강예진은 어째 나보다 금이 더 좋은 것 같았지만.


충분히 이해되는 반응이었다.


그때.


쾅쾅쾅!


현관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세요?"

"유진 엄마! 밀린 월세 대체 언제 낼 거야!"


밖에서 들려온 소리에 나는 예진이를 돌아봤다.


"생활이 좀 힘들었어."

"이해해. 이제 앞으로는 오빠가 도와줄게."


나는 예진이 대신 밖으로 나갔다.


철컥.


문을 열고 나온 게 남자라는 사실에 집주인이 깜짝놀랐다.


"누, 누구?"

"예진이 오라비 되는 사람입니다. 밀린 월세가 얼마죠?"

"백, 백이십이네."

"일주일 내로 보내드리겠습니다."

"고맙네."


방금 개통한 휴대폰 번호를 전달해준 나는 문을 닫았다.


"오빠, 진짜 최고였어."

"이정도로 무슨, 앞으로는 좋은 것만 보고 먹고 듣자."


지난 20년 간 하지못했던 오빠, 삼촌으로서의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한 순간.


쿠르르릉.


지축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무, 무슨."


삐이익- 삐이익-


재난 경보가 울리기 시작했다.


"던전이 나타난 건가?"


관련 소식을 확인하기 위해 예진이가 너튜브에 접속했다.


화면을 통해 확인한 소식은.


[특종입니다! 서울에 거대한 검은 탑이 치솟고 있습니다!]

[방금 들어온 소식입니다. 서울 뿐만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주요 광역시에서 모두 탑이 솟아나고 있다고 합니다!]


"저건..."

"탑이네."


저게 왜 여기서 나와?


[지금부터 탑 1층을 공략하실 수 있습니다.]


5년 전부터 지겹게 봐왔던 반투명한 시스템 창이 다시금 내 시야에 들어왔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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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001화. 귀환 +3 24.09.06 913 3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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