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크로맨서 삼촌이 너무 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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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網員)
작품등록일 :
2024.09.03 10:07
최근연재일 :
2024.09.1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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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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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006화. 위협

DUMMY


“잠깐만요. 이거 생각해보니 불법이잖아요.”


그런 말은 편의점 문에 냅다 파이어볼을 날리기 전에 했어야 설득력이 있단다.


편의점을 신나게 털던 강유진이 정신을 차리고는 우리를 돌아봤다.


“점주한테 나중에 보상하면 돼.”


길길이 날뛸 줄 알았던 강예진이 생각보다 담담하게 대답하는 모습에.


“엄마, 돈 없잖아.”

“삼촌이 돈 많아.”

“아, 그래? 삼촌, 혹시라도 편의점 주인이 연락이 닿으면 보상해 주실 건가요?”

“살아있다면 보상해줄 의향은 충분히 있어.”


이 근처는 그야말로 쑥대밭이 된 상황이었다.


몬스터 웨이브가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곳이기에 헌터가 아닌 이상 살아있는 사람들이 있을 리 만무했다.


‘그래도 혹시 모른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필요한 건 의, 식, 주. 세 가지다.


대한민국에서 널리고 널린 게 의류다.


주거의 경우야,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거점을 하나라도 잡아두면 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식량의 경우는 얘기가 다르다.


어디 창고라도 하나 구해서 쌓아두지 않는 한.


이렇게 전기가 모두 끊어진 세상에서는 그야말로 전쟁에 가까운 쟁탈전이 전개되고 말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인벤토리를 지니고 있는 건 다른 헌터들보다 식량보유 측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빨리 담아. 편의점만 털 게 아니라, 서울로 가면서 여러 가지 털 생각이니까.”


-냐아앙!


뼈냥이랑 해골 병사가 열심히 인벤토리에 편의점의 모든 물품을 쓸어담기 시작했다.


“잘한다!”


이대로면 당분간 식량 걱정은 없을 것 같았다.


“주군.”


그때. 이한성이 날 불렀다.


“왜?”

“누군가 다가오고 있슴다.”


밖에서 망을 보고 있던 이한성의 말에 나는 표정을 굳혔다.


“몬스터?”

“아뇨, 인간임다.”


헌터다.


역시 사람의 생각은 다 비슷하다더니.


나처럼 식량을 쟁여놓기 위해서 움직이는 헌터들인 것 같았다.


“나가 볼게.”

“같이 감니까?”

“아니,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서 안에 있어.”


내가 편의점을 나서자.


“뭐야? 선객이 있었네?”

“와, 여긴 몬스터가 지나간 지역인데 아직 살아있는 인간이 있네?”


다가온 헌터들은 이인조였다.

외형을 보니 대충 특성을 알 것만 같았다.

한 명의 근육질 힘캐였고, 다른 한 명은 다리 근육만 발달된 걸 보아하니, 속도를 중시하는 민첩캐인 것 같았다.


“이 편의점을 털러 온 거면 저희가 먼저 왔으니 다른 곳으로 가시죠.”

“얼씨구.”

“형씨, 좋은 말로 할 때 챙긴 거 다 놓고 가.”


날 위아래로 살피는 게 눈에 보였다.

둘이서 나 하나 정도는 쉽게 제압할 수 있을 거라 판단했는지 이인조는 비아냥거리기 시작했다.


“몬스터 뿐만이 아니라 사람도 건드리는 녀석들이로군.”

“크큭, 눈치가 빠르네.”

“그럼 나도 괜히 선심을 쓸 이유가 없지. 꿇어.”


[스킬, 「저주」가 발동합니다.]


촤르륵!


바닥에서 치솟은 쇠사슬이 이인조의 가슴에 직격하자.


“커억!”

“이, 이게 무슨! 끄아악!”


이인조가 가슴을 부여잡고 바닥을 뒹굴기 시작했다.


“고통의 저주. 고통에 면역이 없으면 아마 견디기 어려울 거야.”

“끄어억.”


나는 바닥을 뒹구는 이인조를 싸늘하게 바라봤다.


“24시간 동안 지속되니. 정신을 잃지 않는 게 좋을 거다. 한 번 몬스터가 나온 곳은 몬스터들의 영역으로 지정되어서 또 몬스터들이 나올 테니 말이야.”


이인조를 뒤로 한 채, 편의점 문을 열자.


“저게 끝임까?”


망을 보고 있던 이한성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아니, 탑 안이었으면 사지를 절단하고······.”

“거기까지. 유진이가 들어.”

“옙.”


많이 봐준 거다.


이한성의 말처럼 탑안이었다면 바로 목숨을 끊어버리고 권속으로 삼았을 것이다.


하지만 여긴 탑 안이 아니지 않은가.


“인간들을 처리한다고 경험치를 받는 것도 아닌데 굳이 죽일 필요까지는 없잖아?”


막 그렇게 중얼거린 순간.


[D급 헌터 ‘김재민’에게 저주를 걸었습니다.]

[C급 헌터 ‘류시우’에게 저주를 걸었습니다.]

[악업을 달성하였습니다.]

[악명이 퍼지기 시작합니다.]

[네크로맨서 직업 퀘스트가 주어집니다.]

[악업 달성 : 헌터를 대상으로 악업 스택을 10회 쌓으시오.]

[현재까지 쌓은 악업 : 2/10]

[보상 : 권속 소환.]


“······?”


이상한 퀘스트가 떴다.


***


편의점에 있던 물품 대부분을 인벤토리에 집어넣은 다음, 우리는 무너지지 않은 건물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편의점 음식으로 배 터지게 배를 채운 다음, 꿀잠까지 때렸다.


다음 날 아침.


“서울로 가야해.”

“서울은 왜?”

“결국 탑은 서울에 하나밖에 남지 않을 테니까.”


지방의 탑은 사실 상 탑이라 볼 수 없다.


1층 보스 오우거를 쓰러뜨리는 순간.


튜토리얼이 끝나고 지방의 탑에 들어간 인간들은 탑을 빠져나오는 탈출 퀘스트를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서울의 탑은 예외.


바로 2층으로 향할 수 있다.


이 정보를 나는 탑 안에서 탑에 들어온 헌터를 통해서 들을 수 있었다.


내 주장에 따라 우리는 상경을 결심했다.


평소라면 KTX를 이용해서 2시간이면 도착했을 거리를 걸어가야 한다는 사실에 우리는 어떤 방법을 써야 빠르게 이동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나는 조금 전 뜬 퀘스트를 다시금 읽어보면서 헌터들을 상대로 악행을 저질러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상태였다.


‘보상으로 받게 될 권속 소환.’


저 권속 소환의 의미는 탑 안에서 내가 부렸던 권속을 다시 불러낼 수 있다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보상에 대해서 생각하다 보니, 펜리르를 잡고 나온 보상을 확인하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그동안 탑을 공략하고 나온 보상들을 일일이 확인하지 않던 게 습관이 된 터라, 이번에는 내가 직접 보상을 확인해봤다.


펜리르를 잡고 나온 보상은.


[늑대의 인장]

-늑대형 몬스터들을 부릴 수 있는 인장이다.


간간이 나온다는 몬스터 테이밍 보상이었다.


“마침 잘됐네.”


안 그래도 서울까지 어떻게 이동할까 싶었는데, 이거 라면 좀 더 빠르게 서울로 이동하는게 가능해질 것 같았다.


“모두 집중.”

“방법을 찾았어?”

“응, 찾은 것 같아.”

“뭔데요?”

“뭔까?”

“헌터 커뮤니티에 몬스터 출몰지역을 찾아봐.”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에 들어가야 한다.


그런 것처럼, 늑대를 잡기 위해서는 늑대굴로 향해야 하는 법이다.


[헌터 커뮤니티]

<게시글 제목 : 늑대형 몬스터 출몰 지역 아는 사람?>

└ㅇㅇ: 늑대는 왜?

└ㅇㅇ: 늑대고기 먹어보려고?

└ㅇㅇ: 칠곡 쪽에 던전 하나 열렸다는 이야기 들음.

└ㅇㅇ: 땡큐.


“커뮤니티는 확실히 정보의 바다네.”

“그런데 정말 늑대를 타고 다닐 수 있는 건가요?”

“응, 가능해.”


일단은 걸어서 이동하기로 했다.


주변은 굉장히 삭막했다.


전기가 끊겨서 그런지, 사람들이 밖으로 나오지 않고 있다.


“군인들이나 경찰들이라도 돌아다녀야 하는 거 아냐?”

“근처 군부대에도 몬스터가 나타났다는 것 같슴다.”

“통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겠네.”


어쩌면 지금이 기회였다.


“비행 몬스터라도 잡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상경 계획 1안이 늑대형 몬스터를 타고 이동하는 거라면.

2안은 비행 몬스터를 잡고 권속화 시켜서 하늘길로 이동하는 거였다.


유진이가 마법사로 각성을 한 상태라 플라이 마법 같은 걸 쓸 수 있냐고 물어봤는데 레벨이 좀 더 높아져야 쓸 수 있다는 것 같았다.


하는 수 없이 걸어서 이동중이던 우리는.


“쉿.”

“저건······.”

“벌써 아포칼립스에 적응한 녀석들이 있는 것 같은데.”


차를 이용해서 길목을 막아놓은 집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빨리빨리 움직여!”


민간인들을 통제하는 듯한 행태를 보이고 있는 녀석들은 ‘총’을 소지하고 있었다.


***


제50보병사단, 강철부대 소속 상병, 박동규는 지금 이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


‘내가 헌터라니.’


재난 상황이 발생해, 몬스터가 습격하자. 위병소 근무를 서고 있던 박동규는 군인이고 나발이고 미친 듯이 도망치기 시작했다.


이대로 있다가는 죽고 말 거라는 생각에 총을 들고 도망치다가 우연찮게 만난 오크를 가까스로 죽였다.


총알은 통하지 않았지만 개머리판으로 대가리를 수십번 찍는 것까지는 오크도 어쩔 수가 없었다.


그렇게 오크를 죽이는 순간.


[각성하셨습니다.]


헌터가 되었다.


각성하면서 얻게 된 특성은 수인화.


원하는 동물을 생각하면 그 동물처럼 변하는 굉장히 좋은 특성이었다.


이 힘으로 박동규가 가장 먼저 한 일은.


거점을 만드는 일이었다.


군인 소속으로 탈영을 했다는 사실은 복장만 봐도 알 수 있다.


치안을 관리하는 헌터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박동규는 그 헌터들이 찾아왔을 때를 대비해 핑계를 만들어 둘 속셈이었다.


자신은 군인으로서 이렇게 민간인들을 ‘보호’하고 있었다고 말이다.


물론, 사실 그건 핑계였고.


“지금부터 이곳, 민방위 대피소를 거점으로 삼아서 재난 상황에 대비하겠습니다.”


박동규는 비각성자들 위에 서서 군림할 생각이었다.


마침 전기도 끊겼고, 휴대폰도 터지지 않는다.


비각성자들은 오로지 발걸음에 의지해서 가족들을 찾아다녀야만 한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즉, 여기 대피소에서 기다리면서 다가오는 자들을 모아서 집단을 형성한다.


비각성자들이 믿을 수 있는 건 헌터뿐이다.


수인화를 통해 오크를 잡는 모습을 보여주자, 사람들은 그를 영웅으로 모시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런 찬양이 참 좋았는데.


“박동규 헌터님. 저희 배가 너무 고픕니다.”


사람이 하나둘씩 모이고, 입이 늘어나자 밥을 달라는 이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밖은 몬스터들이 돌아다니는 상황.


박동규는 비각성자들을 위해서 식량을 구해와야 하는 사람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그떄부터였을 거다.


“내가 왜?”


박동규가 본심을 드러낸 것은.


“이렇게 내가 당신들을 몬스터들한테서 지켜주고 있는데. 식량 정도는 당신들이 구해올 수 있는 거 아냐?”


말도 안 되는 억지다.


밖으로 나가면 몬스터들한테 죽고 만다는 것을 뻔히 알고 있는 상황에서.


“당신도 각성하고 싶지 않아? 내가 각성 조건을 알려줄까?”


몬스터를 잡으면 각성할 수 있다.


이 이야기를 하는 순간.


도전의식이 강한 사람들이 밖으로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았다.


그래도 밥은 먹어야 했기에 박동규는 밖에서 한정된 수량의 식량을 구해왔고.


이 식량으로 대피소에 모인 사람들을 쥐락펴락하기 시작했다.


결국, 이 대피소는 박동규가 왕인 세상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왕에게는 항상 여우들이 들러붙는 법이었다.


“대장, 외부인들입니다.”


박동규의 밑에서 같은 박씨라는 이유로 대피소 이인자를 자처하는 박민승이 보고를 올렸다.


“외부인? 헌터로 보여?”

“예. 총 인원은 넷. 남자 둘에 여자 하나, 아이가 한 명입니다.”

“여자랑 아이라.”

“어떻게 할깝쇼?”

“남자 둘만 처리하는 걸로 하지.”

“헌터면 대장이 나서시는 겁니까?”

“그래, 여기까지 왔다는 건 식량을 꽤 챙겨놨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니까. 이 얘기도 사람들한테 흘려.”

“선동을 하자는 거군요. 알겠습니다.”


빠르게 움직이는 박민승의 모습에 박동규는 탄창을 삽입한 총을 들고 바깥으로 향했다.


“멈춰라.”


박동규가 총구를 들이밀고 위협을 가하자.


“주군, 저 간나새끼가 유진이한테 총을 겨눈 것 같슴다.”

“오빠, 빨리 눈앞에서 치워줘. 유진이가 무서워하잖아.”

“엄마, 나 안 무서워. 어차피 저 총알 나한테 닿지도 못할 걸?”

“···너희들, 조용히 좀 해.”


위협이 전혀 먹혀들지 않는 모습에.


타앙-


박동규가 방아쇠를 당겼다.


작가의말

박동규의 미래는 과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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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6화. 위협 +2 24.09.12 331 22 12쪽
5 005화. 아포칼립스 +1 24.09.11 506 22 12쪽
4 004화. SSS급 +1 24.09.10 658 28 12쪽
3 003화. 권속 +4 24.09.09 688 34 12쪽
2 002화. 탑 +1 24.09.07 755 37 11쪽
1 001화. 귀환 +3 24.09.06 910 3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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