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크로맨서 삼촌이 너무 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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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網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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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3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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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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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1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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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5화. 아포칼립스

DUMMY


네크로맨서, 강우진은 탑에서 피도 눈물도 없기로 소문난 군주였다.


그가 부렸던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권속들은 네 번째 권속으로 창귀가 들어오자마자 이렇게 이야기했었다.


-쯧쯧, 우리 막내. 바닥을 굴러다니겠네.

-그래도 창을 쓰는 녀석이 들어왔으니 바닥을 굴리지는 않지 않을까?

-그럼 하루종일 창을 멀리 던지는 거나 하고 있겠지.


정말 놀랍게도, 창귀는 그 후로 창을 멀리 던지는 연습을 죽어라 했었어야 했다.


하지만 그 덕에 창귀는 지금, 창왕으로 불릴 수 있었다.


“잡을 수 있겠어?”


그래도 가족들이라 그런지 주군은 예전처럼 강압적으로 이야기하지 않고 있었다.


오크들이 잔뜩 포진되어 있는 곳에 떨어져 내린 주군은 「저주」를 사용해서 오크들을 순식간에 제압했다.


네크로맨서의 저주에 직격당한 오크들은 고통스러운 비명을 내지르며 바닥을 뒹굴었다.


그 후, 주군은 현재.


움직이지도 못하는 오크들을 가리키며 친동생과 조카한테 죽여보라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 주군. 어렵지 않겠슴까?”

“왜?”

“여자들이지 않슴까.”

“어쭈? 내가 확인해보니까 요즘 같은 세상에 그런 발언은 여자를 무시하는 발언이라고······.”

“아니, 애도 있지 않슴까!”

“4호. 인간이 되더니 말대꾸도 하고, 많이 컸다?”


순식간에 차가워진 주군의 눈빛에.


“죄송함다.”


4호, S급 헌터 이한성이 바닥에 머리를 박았다.


오크들이 가득한 곳에서 머리를 박고 있는 이한성의 모습은 오히려 두 모녀에게 안정감을 가져다주었다.


“엄마, 안전한 것 같은데······?”

“정말?”

“삼촌도 이유가 있으니까, 우리한테 몬스터를 잡아보라는 거 아냐?”


꿀꺽.


마른 침을 삼킨 강유진이 먼저 용기를 냈다.


“유진아?”

“나는 트리플 에스급 삼촌을 믿어볼래. 어떻게 하면 돼?”

“이미 피통이 제로에 가까울 정도야. 간단한 충격만으로도 사냥할 수 있을 거야. 그냥 발로 뻥 차보렴.”


주군은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여전히 피도 눈물도 없는 악마임다.'


어떻게 조카한테 저런 흉측한 짓을 저지르게 시키는지.


탑에 갇혀 보냈던 5년 간의 생활은 어쩌면 주군의 윤리 의식을 소실시켰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이한성이 할 때쯤.


마음을 먹었는지, 강유진이 오크에게 발을 뻗으려는 순간.


뻐억!


“오빠! 어딜 애한테 몬스터를 잡게 하려고 해!”


오크의 대가리에 사커킥을 꽂아 넣은 강예진이 씩씩 거렸다.


“잘했어. 어때, 떴어?”


계속해서 화를 내려던 강예진은.


뭔가를 보았는지 허공을 멍하니 쳐다보기 시작했다.


“떴지?”


떴을 거다.


각성했다는 알림이 말이다.


***


강예진은 두 눈을 끊임없이 깜빡거렸다.


[오크를 사냥하였습니다.]

[축하합니다! 각성하셨습니다.]

[특성이 주어집니다.]


눈 앞에 뜬 시스템창은 분명.


헌터들의 전유물이라 불리는 상태창이 분명했다.


“엄마. 정말로 각성한 거야?”

“어? 어. 그런 것 같아.”


[상태창]

-이름 : 강예진

-소속 : 대한민국

-직업 : 소드마스터

-레벨 : 1레벨

-특성 : 빙결

-스킬 목록: (더보기)


“축하함다. 주군의 동생은 직업이 뭠까?”

“직업이요?”

“옙, 어차피 등급은 관리국에서 책정해야지 확인이 가능함다. 특성은 각자의 개성이 담기기 마련이라 가장 쉽게 좋은 능력을 얻었는지, 아닌지를 직업으로 판단함다.”


소드마스터란다.


아무리 헌터에 대한 지식이 없는 강예진이라 할 지라도, 소드마스터가 뭔지는 안다.


검의 달인.


왜 이런 직업을 얻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좋은 직업이라는 건 알 것 같았다.


빠각!


실감이 나지 않아서 상태창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데.


옆에서 뭔가 박살나는 소리가 들려왔다.


“유, 유진아?”


오크들이 사용하던 몽둥이를 집어 든 강유진이 오크의 머리통을 향해서 휘두른 결과물이었다.


번쩍!


그리고 그 말은.


강예진이 보고 있을 시스템창을 지금쯤 강유진도 보게 되었다는 말이었다.


“아아.”


강유진은 손을 덜덜 떨면서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유진아! 괜찮아? 오빠! 그러니까 내가 유진이한테는 강요하지 말라고······.”

“강요? 난 그런 적 없다. 그리고 다시 잘 봐봐.”


오빠의 말에 고개를 돌리자.


“아아··· 드디어··· 드디어 각성했어. 드디어 나도··· 헌터다!”


화르륵.


불길이 치솟는다.


“유진아?”

“마법사로군.”


감정에 반응해서 불꽃이 일어날 정도이니. 마나감응력이 뛰어난 마법사다.


강우진은 그렇게 결론을 내렸고.


“예진이 넌.”


쩌저적.


솟구쳤던 불길이 얼어붙기 시작한다.


“뭐야, 이쪽은 얼음이야?”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녀가 서로 상극인 속성을 각성해버리고 말았다.


예진이가 들고 있는 얼음칼을 보고 강우진이 감탄했다.


“예진아, 넌 검사니?”

“그런 것 같긴 한데··· 유진이는?”

“엄마아! 나 어떡해, 마법사로 각성한 것 같아!! 너무 좋아!”


강우진은 호들갑을 떨어대는 두 사람을 보고 피식 웃었다.


역시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옛 말이 다 맞는 말이었다.


어쨌든 이걸로 전력이 강화되었다.


***


그 시각, 서울 헌터 관리국.


“국장님, 대구 관리국에서 올라온 보고입니다. 헌터 등급이 SSS급으로 판정된 헌터가 등장했다고 합니다.”

“뭐? SSS급 헌터가 나타났다고?”


강우진에 대한 보고가 올라갔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나타난 더 높은 등급의 헌터라니.”


세상에 종말이 도래했다, 라는 이야기가 파다하게 퍼졌다.


한국 뿐만이 아니다.


일본, 중국, 미국 등 다른 나라도 난리가 났다.


원인은 분명 저 검은 탑이다.


“입장 조건은 알아봤어?”


서울 헌터 관리국장, 백준혁의 물음에 던전 대응팀장, 최유라가 대답했다.


“입장권이라는 게 돌고 있다고 합니다.”

“입장권?”

“특수한 조건을 만족했을 때 탑에 진입할 수 있는 입장권이 부여된다고 합니다.”

“이를 테면?”

“지금 밖을 장악한 몬스터들 중에 보스급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보스를 잡으면 입장권을 받는 것 같습니다.”

“들어간 사람은?”

“있는 것 같은데, 돌아온 사람이 아직 없습니다.”


돌아온 사람이 없다.


그 말은 탑 공략 난이도가 높다는 말.


“랭커들 중에 파악되는 인원은 없어?”

“네. 보고가 올라온 SSS급 헌터는 이한성 헌터가 보증했다고 들었습니다.”

“이한성이?”

“어떻게 아는 사이인데?”

“그건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보고상으로는 서울로 올라올 생각인 것 같다고 합니다.”

“서울로? 신원파악부터 해 놔.”


길드에서 눈독을 들이기 전에 미리 선수를 칠 필요가 있었다.


“알겠습니다.”


백준혁 국장은 이 재난 사태를 해결해야 할 막중한 책임을 지니고 있었다.


“혹시라도 탑에 대한 정보가 나오면 뭐가 됐든 간에 정보부터 통제해. 헌터 커뮤니티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고.”

“예, 알겠습니다.”


던전도 마찬가지였다.


각성자가 등장하고 헌터들의 커뮤니티가 활성화되면서 각종 꿀팁과 정보는 커뮤니티에서 시작되어서 퍼져나갔다.


분명 이번에도 그럴 거라고 백 국장은 생각했다.


그리고 백 국장의 예상대로.


몇 시간 지나지 않아.


[탑 1층에서 죽다 살아나온 썰 품.]


헌터 거뮤니티에 탑에 대한 정보가 풀리기 시작했다.


***


“삼촌, 헌터 커뮤니티가 뭐야?”


유진이가 다니던 초등학교를 빠져나와서 서울로 향하는 길.


전기를 사용해서 운영되고 있던 모든 기계들이 먹통이 되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데에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관련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커뮤니티를 확인하려던 나는 유진이가 먼저 헌터 커뮤니티를 언급하는 걸 들었다.


“유진아, 엄마가 커뮤같은 거 안 좋다고 하지 말라고 했지?”


그렇게 말하는 강예진의 눈동자가 굴러가는 게 보인다.


가장 먼저 헌터 커뮤니티에 접속해서 올라온 글들을 확인하고 있는 것일 터.


“한성아.”


조카 앞에서 매번 이한성을 4호라고 부를 수도 없는 노릇이라 나는 이한성을 부르는 호칭을 정정했다.


“예, 헌터 커뮤니티란 헌터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장임다. 뻘글도 많이 올라오기는 한데 유용한 정보도 많이 올라옴다.”

“애들이 봐도 괜찮은 거야?”

“음, 10살이긴 해도 각성을 했으면 접속할 수 있고 글을 올리려면 부모님 동의가 필요하긴 할 검다. 아, 물론 부모도 헌터라는 가정하임다.”

“그렇대. 괜찮겠어?”


글을 쓰는 건 불가하지만, 볼 수는 있단다.


"뭐가?"

“커뮤. 좀 살펴봤을 거 아냐.”

“괜찮은 것 같네.”


나는 강예진이 어떤 글을 보고 저런 판단을 내린 건지 헌터 커뮤니티를 확인해봤다.


<게시글 제목 : 탑 1층에서 죽다 살아나온 썰 품.>

(A급 헌터 인증)

└ㅇㅇ: 구라인 줄 알고 욕하러 들어왔더니 찐이네;

└ㅇㅇ: 인증부터 박고 시작하는 글은 오랜만인데.

└ㅇㅇ: 입장권 어케 얻음?

└ㅇㅇ: 아니, A급 인데 1층에서 죽다 살아났다고?

└ㅇㅇ: ㅇㄷ

└ㅇㅇ: 근데 내용 어디감?

└ㅇㅇ: 순식간에 폭파 당함.

└ㅇㅇ: 관리국에서 신고했네;

└ㅇㅇ: 그래서 무슨 내용이었음?

└ㅇㅇ: 차단 당할 거 감안하고 씀. 3줄 요약하면 1층 진입하자마자 퀘스트 부여 받고, 잡몹 학살하다가 보스 몹 만났는데 죽을 뻔했다고 함.

└ㅇㅇ: 보스몹 뭐였는데?

└ㅇㅇ: ㅇㅇㄱ

└ㅇㅇ: 삭제된 댓글입니다.

└ㅇㅇ: 삭제된 댓글입니다.


“오우거를 만났구만.”

“오우거?”

“1호가 생각남다.”


이한성의 말마따나 나 역시 1호가 떠올랐다.


탑에 진입해서 가장 먼저 만난 보스몹.


오우거를 잡고 네크로맨시로 권속으로 삼았던 게 바로 1호다.


맨 처음에 녀석을 권속으로 만들지 않았다면 나는 아마 2층에서 바로 죽었을 지도 모른다.


“그나저나.”


탑에 대한 정보는 뒤로 한 채.


나는 다른 게시글을 확인했다.


<게시글 제목 : 아포칼립스 맞네.>

-내용 : 마석을 원료로 사용하는 걸 제외한 모든 전기 차단 당함. 스마트폰도 구동 안 됨; 아포칼립스 터진 거 맞는 듯.

└ㅇㅇ: 그동안 대한민국을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ㅇㅇ: 님, 헌터 커뮤니티 한국만 씀? 다른 나라도 다 ㅈ됨.

└ㅇㅇ: 지구 서비스 종료 예정.

└ㅇㅇ: ???

└ㅇㅇ: 진짜 종말이 도래하는 거임?


모든 기계가 멈췄다는 소식.


나는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탑 안에서 만난 다른 인간에게 들은 적이 있었다.


“아무래도 2호 말대로 가장 먼저 해야하는 건 ‘그거’겠지?”

“당연함다. 주군, 여전히 인벤토리 넉넉하심까?”

“어, 왜?”

“저희는 인벤토리가 없슴다. 인벤토리는 탑 안에 들어가 봤던 이들의 전유물임다.”


새로운 사실을 깨달았다.


“오빠, 왜 둘만 속닥거려?”


검을 뽑아든 강예진이 섬뜩한 눈으로 날 응시했다.


“마침 잘 들었네.”

“응?”

“해야할 일이 있어.”

“뭔데?”


나는 초등학교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는 편의점을 바라봤다.


몬스터 웨이브가 지나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았서 그런지 아직 헌터들이 보이지 않았다.


“아포칼립스가 터지면 가장 먼저 해야하는 게 뭘까?”

“그건······.”

“식량을 챙기는 거, 맞죠?”

“우리 유진이 똑똑하네.”


나는 유진이에게 엄지를 척 들어 보인 후.


“그런 고로, 우리가 지금부터 해야 할 일은.”


편의점부터 터는 거였다.


“잠겨 있는데?”


은근히 생존욕구가 투철한 막내동생, 강예진이 가장 먼저 편의점 문을 열려고 했고.


“엄마, 비켜 봐.”


그 모습을 본 유진이가.


“파이어볼!”


쾅!


편의점 문을 터트려 버렸다.


아포칼립스에 완벽히 적응한 두 모녀의 모습에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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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006화. 위협 +2 24.09.12 332 22 12쪽
» 005화. 아포칼립스 +1 24.09.11 508 22 12쪽
4 004화. SSS급 +1 24.09.10 659 28 12쪽
3 003화. 권속 +4 24.09.09 689 34 12쪽
2 002화. 탑 +1 24.09.07 757 37 11쪽
1 001화. 귀환 +3 24.09.06 913 3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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