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힘만 무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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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여우
작품등록일 :
2024.09.09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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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5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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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4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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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6. 무언가 사고라도 나지 않는 이상에야

DUMMY

첫 게이트 소동 때 박살나고, 그 후 제대로 된 수습도 되지 않은 채 방치된 폐건물 중 하나. 그 앞에 한 무리의 인파가 몰려 있었다.


이런 건물에 으레 있을 것 같은 노숙자나 범죄 단체는 아니다. 그곳에 몰려 있는 사람들은 그런 당연히 있어야 하는 사람에게는 없는 기괴함이 있었으니까.


그렇다. 기괴함. 헌터가 몰려 있는 모습 만큼 기괴한 광경만큼 보기 드문 것도 또 없을 것이다.


21세기에 수십의 무리가 검과 방패를 손에 들고 갑옷을 걸치고 있는 모습은 현실감을 잊게 만들기 충분한 광경이었다.


하지만 현실감이 없어 보이는 그들은 현실에 실존했고, 자신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할 일을 하고 있었다.


“그때는 진짜 농담이 아니라 죽는 줄 알았다고!”


그 무리의 선두에 선 자 중 한 명. 최태식은 자신의 앞에 선 협회 직원에게 불만을 늘어놓고 있었다.


“아니, 추정 E랭크라며? 그런데 웨어울프가 왜 나와?”


최태식의 불만에 직원은 고개를 숙였다.


“그 점에 있어서는 저희 쪽으로서도 할 말이 없습니다. 하지만 최근 게이트가 불안정한 거 최태식 헌터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끙!”


사실 최태식도 알고 있었다. 게이트라는 것이 원래도 기기묘묘한 놈들이기는 했지만, 최근에 우후죽순 솟아나는 게이트는 더했다.


마치 기존의 룰을 따르지 않는다는 듯 솟아나왔고, 그 내용물에서도 이상한 점이 많았다.


“그리고 그쪽이 말씀하신 대로 추가 생명수당도 더해드리지 않았습니까?”


“그것도 살아야 받는 거지.”


그렇다. 그런 돈도 게이트에서 몸 성히 탈출해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최태식은 그 위험했던 게이트에서 무사히 살아 나왔다.


“오, 내 은인이 오셨군!”


드디어 등장한 저 젊은 청년 덕분에.


* * *


내가 도착하고 이후 몇 명의 헌터가 추가로 도착. 이번 게이트 공략을 위한 헌터가 모두 한 자리에 모였다.


그리고 아마 다른 길드 소속으로 보이는 헌터가 입을 열었다.


“신인이 몇 명 있는 것 같은데, 간단하게 소개라도 하고 가는 게 어떻겠습니까? 뭘 할 줄 알고, 어느 정도 할 줄 아는 줄 알아야 우리도 편할 것 같은데.”


“맞는 말이네.”


그 말을 듣더니 최태식은 내 어깨에 자신의 손을 걸치며 답했다.


“우리 쪽은 이놈. 내 은인이지. 활을 기가 막히게 잘 쏘더라고.”


최태식의 칭찬에 반대로 나는 기겁할 수 밖에 없었다.


‘진짜 내가 맘에 든 건가?’


하지만 최태식의 호의와는 별개로 저 말을 조금 정정시켜 놓을 필요는 있었다.


“기가 막히게 잘 쏘는지 어떤지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나름 세게 쏠 수는 있습니다. 반대로 작은 것은 조금 자신이 없습니다. 아무튼 잘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이 상황을 만든 헌터의 말처럼 오늘은 신인이 나 혼자가 아니었다.


“이쪽은 저희 쪽에서 차기 성녀의 자리를 노릴 인재로 키우고 있는 힐러입니다.”


‘성녀?’


성녀. 여러가지 의미로 쓰이는 단어이지만, 요즘 시대에 성녀라는 단어는 한 사람을 지칭하는 단어로 주로 쓰인다.


초거대 길드 실버소드를 대표하는 회복술사의 별명 중 하나가 바로 성녀였다.


‘거기가 지금 랭킹 5위던가 6위던가······.’


그런 성녀라는 호칭을 꺼내 들었다는 것은 저 길드 입장에서 진짜 밀어주는 신인이라는 뜻이고, 그만큼 회복 마법 쪽의 재능이 특출나다는 뜻일 것이다.


하지만······.


‘저 사람이?’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낸 그 차기 헌터님의 모습에서 나는 도저히 성녀라는 느낌을 받을 수 없었다.


‘무투가? 아니, 무림인?’


무복으로 몸을 감싼 그녀의 모습은, 성녀라기 보다는 무협 소설에서 사대용봉이니 무림삼화니 같은 묘사가 더 잘 어울릴 것 같은 복장을 하고 있었다.


‘잘 어울리기는 하는데······.’


동양적인 단아한 미인이라, 그런 복장이 참 잘 어울리기는 했다. 문제는 저것이 단순히 외양만 저런 것이 아니라면?


“저, 선배님. 저는 전위 지망입니다.”


‘아, 역시?’


“에헤이. 또 그런 소리. 그러다가 그 예쁜 얼굴이라도 다치면 어쩌려고?”


“상처같은 건 회복마법으로 충분히 회복 가능합니다.”


실제로 단순히 외양만 저런 것이 아니었을까? 길드의 의지와 그녀의 의지는 상이한 모양이었다.


그런 우리를 보고, 이곳에 모인 헌터들은 소곤거렸다.


“아니. 잘 쏘는 건 잘 쏘는 건데 무기가 저게 뭐야? 헌터 맞아?”


“그리고 지원직이면 지원직이고, 전위면 전위지. 저건 뭐 하자는 거야?”


“여러가지로 골치아프구만.”


“이번 신인들은 무시해야겠어.”


“역시 이런 반응이 나오나?’


저번의 최태식 때도 그렇지만 신인은 그리 환영받지 못한다.


게다가 한 명은 공산품 활을 쓰는 놈이고, 한 명은 자기네 길드원이랑 의견 대립을 하며 투닥거리고 있으니 더 믿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었다.


“아, 뭐, 신경 쓰지 말어. 헌터짓이란 게 다 목숨 걸고 하는 일이라, 뭔 일이 됐든 저렇게 날카롭게들 구니까.”


“아, 네.”


이번 신인 자기 소개의 자리를 만들었던 헌터가 슬쩍 내 옆으로 와 나를 다독여주었다.


그리고 이런 곳에 오는 사람이 꼭 헌터만 있는 것은 아니었나 보다.


폐건물에 게이트까지 생겼다. 보통 사람이라면 이 근처도 지나가기 싫을 터인데, 그런 곳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낡은 하늘은 불타 사라지고, 새로운 하늘이 열리려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새로운 하늘은 무엇이냐······!”


‘쯧!’


게이트 등장 후 게이트 만큼이나 우후죽순으로 솟아난 컬트 단체 였다. 확실히 저런 사람들이라면 지 목숨 아까운 줄 모르고 이렇게 나댈 만 했다.


“자네는 저 사람들 어떻게 보나.”


“어떻게 보긴요. 저런 거 좋아하는 사람도 있습니까?”


언제나 그렇지만 저런 단체가 세상을 좋게 만든 예는 없고,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일은 없다.


“흐음······. 그래? 하긴 그게 보통 반응이지.”


‘응?’


뭔가 미묘한 반응. 하지만 이 반응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여유는 없었다.


“자! 이제 게이트에 돌입한다!”


* * *


“쯧!”


신인들을 보던 기존 헌터 중에서 혀를 차는 소리가 들려왔다.


신인들은 보통 환영받지 못한다. 하지만 그 헌터의 혀차는 소리에는 다른 의미가 섞여 있었다.


“또 저놈이야?”


“최태식이가 아주 마음에 든 모양인데?”


그렇게 몇 몇 헌터의 불만에 찬 소리와 함께 게이트 공략이 시작되었다.


끼이이익!


“어우, 저놈들 목소리는 언제 들어도 징그럽단 말이야.”


저번 게이트는 하급 몬스터의 대명사 코볼트 위주였다면, 이번 게이트는 그 이상의 하급 몬스터의 대명사의 소굴이었다.


고블린. 이곳은 그들 천지였다.


“아, 작고 빠른 놈은 싫다고!”


신인 헌터의 입에서 저도 모르게 불만이 터져 나왔다. 스스로 자언했던 대로 그는 작은 몬스터들을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 했다.


“킥! 내 저럴 줄 알았어.”


“그때도 한 마리도 못 맞췄다니까?”


그들은 신인 헌터의 고난을 보며 비웃음을 흘렸다. 확실히 지금 그가 보이는 모습은 게이트라는 마경을 마주해 고생하는 못 써먹을 신인 헌터 그 자체였다.


하지만 헌터들의 잡담을 들은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갸웃거릴 것이다.


일단적으로 신인이 못 하는 모습을 보면, 헌터들의 입에서는 좋은 말이 안 나온다.


하지만 보통 그것은 제몫을 하지 못하는 자 때문에 일과 위험부담이 늘어나 생기는 부담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신인 헌터를 비웃는 자들의 말에는 그 실태를 고소해 하고 있는 경향이 느껴졌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났을까?


그 비밀은 고블린들의 비밀 병기가 등장하자, 자연스럽게 밝혀졌다.


“저건 또 뭐야?!”


“전원 주의 해라!”


몬스터 중에는 상위종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지금 고블린들의 후방에서 모습을 드러낸 놈이 그랬다. 전체적인 외향은 고블린과 유사한 점이 느껴졌다.


키이익!


악의로 번들거리는 누리끼리한 눈이 그랬고, 고약한 냄새를 풍기며 기이하게 뒤틀린 주둥이가 그랬다.


하지만 그 덩치는 고블린은 물론이거나와, 어지간한 헌터들보다도 머리 하나는 더 컸다.


게이트 공략 경험이 풍부한 헌터라면 그 몬스터를 모를 수가 없었다.


“홉고블린이다!”


“저놈들이 입구에서부터 나온다고!?”


그 덩치만큼이나 상대하기 힘든 난적, 홉고블린의 등장이었다.


전장에 그 모습을 드러낸 홉고블린의 손에는 망치로도 도끼로도 보이지 않는, 녹이 잔뜩 낀 쇳덩이가 들려 있었다.


전혀 정련되어 있어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 크기 자체는 엄청나 헌터의 머리보다도 컸다.


그런 쇳덩이에 정통으로 얻어 맞으면 헌터라고 해도 목숨이 위험하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일단 물러나! 거리를 벌려!”


물론 싸울 때는 싸워야겠지만, 저런 놈과 싸우기 전에는 우선 공세를 퍼부어 힘을 빼놓는 것이 게이트 공략의 정석이다.


“후위! 홉고블린만 노려라! 전위는 다른 고블린의 발을 막고!”


그 합당한 명령에 맞춰서 원거리 공격수들의 공격이 쏟아졌다.


끼기기기!


그리고 그 중에서는 군계일학, 빛나는 존재가 있었다.


핑!


그는 한 발 한 발 신중히 활 시위를 잡아 당겼다.


그렇기에 발사 속도는 다른 궁수들에 비해 현저히 느렸으나······.


퍽!


크어어어어!


“오우, 위력이 장난이 아닌데······!”


“누구야, 방금 공격은?!”


그의 손을 떠난 화살의 위력은 상식의 범주를 뛰어넘어 있었다. 그가 쏘는 화살 한 발 한 발은 탐욕스럽게 홉고블린의 목숨을 탐하고 있었다.


“과, 관통했다! 방금 뚫고 나간 거 맞지?!”


그 화살의 위력이 얼마나 엄청난 것인지, 몇몇 화살은 아예 박히는 수준을 넘어 홉고블린의 몸을 뚫고 나갈 정도였다.


“웨어울프를 혼자 잡았다는 게, 최태식의 헛소리가 아니었다는 건가?”


“확실히 저런 화살이 약점에 잘못 박히면······. 웨어울프도 견디기 힘들겠지.”


“이 위력이 진짜 게이트 공략 두 번째인 헌터라고?”


그 신인 헌터는 자신의 존재 이유를 확실히 증명했다.


다른 부분에서 부족한 부분이 조금 있다 해도, 원거리에서 쏟아붓는 저 위력적인 공격력 하나만으로 그는 한 명의 헌터로 인정받기에 충분했다.


“회복하겠습니다!”


“오, 오? 안 아프다?”


그리고 또 다른 신인 헌터.


그녀 역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고 있었다.


“이거 해볼 만 하겠는데?”


일반적인 경우, 신인이 섞이면 섞인 만큼 게이트 공략 확률이 낮아진다. 그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 신인이 자기 몫의 일을 해줄 수 있다면? 그렇다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무언가 사고라도 나지 않는 이상에야.


* * *


게이트에 들어오자마자 조우한 고블린 무리를 섬멸한 헌터들.


하지만 전투가 끝났다고 해서 헌터의 할 일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방금까지 상대했던 고블린의 시체 처리, 부상당한 헌터들의 치유나 사용한 물건의 보충 등 할 일은 많았다.


몇 몇 몸놀림이 재빠른 헌터들은 이런 시간을 이용해 게이트 내부의 정찰에 나섰다.


“다들 돌아왔지? 그럼 조금만 더 쉬고 출발하지.”


그렇게 정찰과 정리를 끝낸 헌터들의 휴식 시간.


“이야, 평판이 좋던데?”


“그렇습니까?”


“당연하지. 화살이 그런 위력을 가졌는데 평판이 나쁠 수가 있나!”


게이트에 들어오기 전에도 신인들을 신경 쓰는 그는, 게이트에 들어오고 나서도 신인 헌터들을 신경 쓰고 있었다.


그는 신인 헌터의 옆에 걸터앉고는 질문을 쏟아냈다.


“무기는 활만 쓰나? 다른 무기는? 접근전 같은 건 어때?”


“접근전요? 사실 전에 고블린이랑 붙은 적이 있습니다. 그 고블린의 단검에 팔이 뚫렸고요. 자칫 잘못했으면 죽을 뻔 했습니다.”


“아하하! 아무래도 그렇지. 전위놈들에 비하면 아무래도 물렁할 수밖에 없으니까.”


그렇게 신인 헌터와 잠시 잡담을 나누던 그는 다시금 자신들의 무리에 합류했다.


“어때?”


“그냥 원거리 쪽 특성이 맞는 것 같은데.”


저 위력적인 활 솜씨. 혹, 저 놈이 천무지체가 아닐까 싶기도 했지만 역시나였다.


만약 진짜 천무지체라면 고블린 따위에게 팔이 꿰뚫리거나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제사장이 그리 걱정할 정도의 재능이라면, 각성한 순간 맨손으로 고블린을 곤죽으로 만들어 놓았을 터.


“아이템 덕은 아닌 것 같고······. 강궁 쪽에 특화된 특성이나 아니면 그런 스킬을 가지고 있는 거겠지.”


그렇게 생각하는 편이 합리적이다.


“그럼······.”


“그냥 죽여버리고 다음을 노리는 게 맞지 않나? 여자 쪽은 회복 마법을 쓰는 걸로 봐서 진짜 힐러인 것 같은데, 천무지체가 힐러일리도 없고.”


그렇다면 살려둘 이유가 없었다.


일단 게이트 들어오기 전의 반응으로 봐서, 회유는 무리일 듯 싶었다.


그럼 다음 선택지는 죽이는 것인데······. 그것이 조금 고민이 됐다.


진짜 천무지체라면, 그런 엄청난 녀석이면 간단히 손을 댈 수는 없다. 이쪽에서 죽이려고 해도 곱게 죽어줄 리 없을 것이니까.


하지만 그렇지도 않다면?


“대충 죽여버리고 다음 게이트에서 다른 헌터와 접촉하자.”


어차피 위의 명령은 천무지체이든 아니든, 회유하거나 아니면 죽이거나였고, 천무지체가 아니라면 죽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바로?”


“그래. 마침 좋은 곳을 하나 봐 뒀지.”


대답을 하는 그의 얼굴이 비릿하게 뒤틀렸다.


게이트 안에서 사고로 위장해 사람을 죽인다. 그것은 그들에게 있어 그리 어렵지 않은 일, 언제나 해오던 일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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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007. 믿기지 않는다 +1 24.09.15 43 4 15쪽
» 006. 무언가 사고라도 나지 않는 이상에야 +1 24.09.14 90 2 14쪽
5 005. 사람이 모이는 곳 +1 24.09.13 115 3 12쪽
4 004. 나쁘지 않다 +1 24.09.12 149 3 13쪽
3 003.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신인 +2 24.09.11 185 5 14쪽
2 002. 이레귤러 +1 24.09.10 245 7 14쪽
1 001. 대충 망한 세상에서 +1 24.09.09 301 7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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