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공간 속 드래곤을 숨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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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더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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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0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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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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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3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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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5화

DUMMY

잠에서 깬 뒤로도 이안은 깊은 잠이 들지 못했다. 그런 일을 겪었는데 잠이 오겠는가.


"생각보다 복잡한 세상이군."


세상의 종말을 원하는 세력이 존재한다니.

그저 평화롭게 북부에서 조용히 사는 것이 목표였는데.

그것을 방해하는 조직이 있다고?


위기감이 든다. 탁자 속 세계에서는 만렙 네크로맨서로 겁나는 게 없었지만, 이곳에서는 위험을 무렵쓰기는 싫었다.


이제 조금씩 마물을 사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강해질 필요성을 느낀다.


심상 세계라고 했던가. 그곳에 있던 자들의 수준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상당한 강한 이들이다. 물론 게임 속 힘을 가진 이안에게는 별것 아닌 자들로 느껴졌지만. 이곳에 오니까 그들의 힘이 약간이나마 체감되었다


만렙 네크로맨서 입장에서 바라본 모습에서 별 것 아닌 존재들이었는데..


용용이를 온전하게 꺼내 들 수 있으려면 힘을 키워 아공간을 넓혀야 한다.


조금만 아공간의 크기가 더 커져도 얼굴이라도 내밀어 브레스를 쏘아낼 수 있지 않을까.


그 후에는 어지간한 상대와 일대일로 싸우는 것에 크게 걱정 할 일이 없을 것이다.


문제는 이안 자신. 용용이가 어련히 보호해 주겠지만, 이 세상에는 모르는 것들이 많았다.


어떤 저주나 알 수 없는 힘이 닥치면 죽을 수도 있는 일.

평화를 원하면 전쟁을 준비하라 했던가.

지금은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일단 고블린 마을을 찾아갔다.


"왔냐. 고블."


가보니까 뭔가를 열심히 카론이 만들고 있었다. 일단 욕조같이 생기긴 했다.


"크기가 너무 작은 것 아니냐?"


이안의 덩치에 비한다면 너무 작은 크기.


"처음에 표본을 작게 만들어 실험해 보고 성공하면 크게 만들어 볼 것이다. 고블."


방금 무시하는 눈동자로 바라본 것 같은데. 착각이겠지.


"한 번 시험 운행을 해봐라."

"당장 작동하지 못한다. 마나 회로가 이어질 길을 만들고 마법이 스스로 구현될 수 있는 마석이 필요하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물 하나 끓이는데 마석이 필요하다니.


이러면 마수를 더 잡을 필요성이 생겼다.


"알았다. 마나석은 내가 계속 공급해 주지. 넌 열심히 만들어라. 저번에 준 걸로 5서클에 이르렀나?"

"아, 아직 오르지 못했다. 고블."


당혹스러운 표정의 카론을 보며 이안은 한마디 내뱉었다.


"그래. 잘하자."


카론의 어깨를 툭툭 두들겨 주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무슨 시찰 나온 사단장 맞이하듯이 고블린들이 사열해 있다.


쓸데없이 부담스럽지만 지금 질문하기 딱 좋았다.


"혹시 이 반지를 어디서 구했는지 아는 사람...아니 아는 고블린이 있는지 물어봐라."

"고블고블..."


카론은 큰 소리로 부족 전체에 물어보니 고블린들은 서로 쳐다보며 떠들어댔다. 그러다가 몇 명의 고블린이 카론 앞으로 다가왔다.


한 무리의 고블린과 몇 분 동안 이야기를 나눈다. 이내 대화가 끝났는지 이안에게 카론이 다가왔다.


"이안. 그건 마물의 숲 깊은 곳에서 찾아냈다고 한다. 고블."

"너희들이 숲 안으로 들어갔다고?"


최약체 고블린이 마물의 숲 안쪽으로 들어갔다는 것에 어이가 없었다.


가자마자 어둠의 마나에 집어삼켜지거나 마물에 포착되어 죽어버릴 것 같은데.


주요한 사실은 지금 눈앞에 녀석들이 살아 돌아왔다는 것.


"숲으로 들어간 것이 아니다. 우리는 땅굴을 파서 들어갔다."

"굳이 그쪽으로 땅굴을 판 이유가 있나?"

"저들이 말하길 반대편으로 가야 했는데 방향을 잘 못 잡아서 몇 달간 파고 들어가서 올라가 보니 마물의 숲으로 들어갔다는 걸 알았다고 한다."


실없는 웃음이 나왔다. 몇 달간 파고 들어간 곳이 마물이 살고 있는 숲이라니.


범의 아가리 속으로 머리를 집어넣는 꼴이 아닌가.


저놈들은 마물의 숲 깊은 곳까지 들어갔는데, 어둠의 마나에 영향을 받지 않고 살아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고블린의 숨겨진 특성이라도 있는 게 아닐까. 아니면 계속 파고 들어가니 점점 어둠의 마나에 익숙해져서 버틸 수 있었던 것일까.


궁금증은 딱 거기까지. 더 신경쓸 때가 아니다.


"그래서? 그곳에서 찾은 게 이 반지고?"

"근처에 동굴이 있어서 탐색에 나섰다고 한다. 그곳에서 인간의 뼈와 반지를 포함해서 놓인 가방을 들고 왔다고 한다."


놀랍게도 땅굴을 파고 올라간 것도 모자라서 동굴을 찾고 거기서 물건을 가져오다니.


고블린의 대담성에 다시 한번 놀랐다. 보기보다 보통 놈들이 아니다.


생존력 하나만큼은 인정해 줄 만 하다. 도대체 땅을 얼마나 깊게 팠길래 그런지 궁금했다.


땅바닥을 향해 기감을 최대로 퍼트렸다. 지하를 집중적으로 찾아다녔다.


저번에 마물을 죽이고 강해진 뒤로 더 넓은 기감을 느낄 수 있었다.


개미집처럼 복잡하게 얽혀 굴이 이어져 있다. 길을 외우는데도 한세월이 걸릴 것 같다. 이걸 어떻게 기억하는 거지.


찾아보다가 어느 순간 굴을 파악하고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런데 내 집 쪽으로도 굴이 만들어져 있네?"


당황하며 카론은 두 손을 뻗어 필사적으로 흔들며 시선을 회피했다.


"어쩔 수 없었다. 우리도 살려고 여러 곳에 구멍을 파다 보니까···."

"그런 것 치고는 직선으로 아주 반듯하게 잘 이어져 있군. 계획한 것처럼. 좋아. 이참에 내 집 근처로 이주해라 마물로부터 보호해 주지."

"정말이냐? 고블!"


카론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엄청 강한 인간이 두려운 마물로부터 보호해 준다니 이보다 부족에게 좋은 일이 없었다.


"왜 그렇게까지 해주는 것이냐? 고블."


인간을 쉽게 믿을 수 없는 생명체라는 것을 같이 살아본 카론이 잘 알았다. 이해가 가지 않았다.


"네 마법으로 할 일이 많이 있으니까."


솔직한 대답에 고맙다고 해야 할까. 그럼 그렇지. 카론은 역시 인간은 손해를 안 보는 생명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만족스러운 제안인 건 부인하지 못했다.


그 무서운 마물에게서 어느 정도 마음을 놓을 수 있게 되었다.


"바로 옮기겠다. 고블."


마물이 한 마리가 튀어나왔으니 언제 새로운 마물이 영역을 빼앗겨서 이쪽으로 도망쳐 올지 몰랐다.


하나가 나왔다는 것은 연쇄적으로 무언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소리니까.


"여기 반지 옆에서 찾은 가죽 가방을 가지고 왔다."

"그래. 고맙다. 나는 이제 인간 마을에 갔다 오지."


언제든 도망갈 준비가 됐다는 듯 고블린들은 벌써 짐꾸러미들을 다 챙겨온 모습.


말똥말똥한 눈을 뜨고 아장아장 걸어 다니고 있는 아기 고블린들도 나름의 짐을 들고 있다. 복슬복슬한 털에 작은 모습이 꽤 귀엽다.


계속 땅굴만 파게 할 수도 없고 저들에게 무엇을 시키지? 일단 농사라도 지어볼까.


농작물이 잘 자라는 이런 땅을 가만히 두는 것도 아깝다.


안 그래도 각종 씨앗과 모종들을 상인들에게 부탁한 참이다. 이참에 고블린에게 시키면 되겠군.


가방은 아공간에 고이 넣어두고 마을로 향했다. 안 그래도 알렌에게 검술을 배우려고 했던 참이었으니.


땅을 박차자, 땅이 깊게 파이고 허벅지가 폭발하듯 근육이 꿈틀거린다. 수축된 종아리가 속도를 가속한다.


'마물 한 마리 잡았다고 이렇게 빨라진다고?'


전속력으로 달리는 주변의 나무들이 순식간에 스쳐 지나간다.


그러다 하늘 위에서 오리 몇 마리가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


'아공간.'


어둠의 기운이 하늘을 향해 뻗어나가자, 위에 있던 몇 마리의 오리들이 땅 아래로 투두둑 떨어진다.


땅에 그대로 쳐박혀 육체가 터지면 곤란하니 이안은 점프해서 안전하게 몇 마리를 받아냈다. 그리고 남은 몇 마리는 용용이의 손에 들어가 있다.


선물로 가져가기 괜찮은 녀석들을 구했다. 손에 몇 마리를 들고 다시 뛰어나갔다.


마을의 근처로 도착하자 케인이 반겨주었다


“오, 형씨. 웬일로, 바로 다시 마을로 온 것이오?”


목책 위에 담배를 뻑뻑 피고 있던 케인이 이안을 보면서 손을 흔들었다.

크론에게 준 담배를 나눠서 피는 것 같았다.


"여어. 빨리 아그들아 문 열어드리지 않고 뭐하냐?


이안의 장난기가 발동했다.


“사실 마물이 나타나서 경고하러 왔다.”


그 말에 케인의 표정이 싸하게 굳어갔다. 마물이라니. 그런 놈이 나타나면 마을 사람은 다 죽은 목숨이었다.


“거짓말이다.”

“혀, 형씨. 다시 그런 농담을 하면 다시는 안보겠소. 형씨가 그런 표정으로 말하니, 진짜인 줄 알았잖소.”

“마물이 나타났으면 내가 살아 있겠냐?”

“형씨는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마물이란 놈은 용용이가 쳐치했기에 마을이 안전할 수 있었다. 아니었다면 이미 초토화되었겠지.


“알렌은 어디에 갔지?”


그때 족제비 크론이 불쑥 목책 위로 머리가 불쑥 튀어나왔다. 낮잠을 잤는지 눈도 제대로 못 뜬 채 손을 비벼대며 말했다.


“아니, 이안님! 오셨습니까! 인사박겠습니다.”


크론이 야무지게 고개를 숙였다.


“눈곱이나 때고 말해라. 쯧쯧. 제대로 경비도 안 서고 낮잠이나 자고 있냐?”

“헤헤···그래도 교대로 낮잠 자고 있었습니다.”

“아이고, 자랑이다. 알렌은?”

“그 기사 종자 놈은 검을 수련한다고 저쪽에 있습니다. 이안님 불러올까요?”

“불러오고, 그리고 오는 김에 오리도 잡아 왔다. 이것도 너희끼리 알아서 먹어라.”

“우리를 생겨주는 건 형씨밖에 없소. 하하하.”

“헤헤헤. 역시 이안님입니다. 언제나 충성하겠습니다. 빨리 목책 문을 열어드리겠습니다.”


안으로 들어가자 멀리서 알렌이 걸어왔다. 온몸이 땀에 젖어있었다. 무슨 사연인지 모르지만, 마을에서 가장 필사적인 녀석.


다들 오리를 보면서 입맛을 다셨다. 많이 잡아 오기를 잘한 것 같다.


"이안님. 오리는 저희에게 주시죠."


그들은 실실 웃으며 곧장 오리를 받아들었다.


땀에 절여 있는 알렌에게 말했다.


"저번에 말했던 것을 할 생각이다. 근무는 내가 알아서 빼줄 터이니 올라가지."


눈동자를 굴리며 크론이 알렌을 쳐다보았다.


"너 이 자식! 왜 이안님을 귀찮게 하는 거냐?"


퍽!


손으로 뒤통수를 가볍게 쳤지만 크론은 거의 앞으로 구를 듯 넘어질 뻔했다.


"죄, 죄송합니다."

"알렌과 할 일이 있으니 신경꺼라."


촌장에게 말해서 안 쓰는 뒷마당에 자리를 잡았다. 알렌이 깎아둔 목검이 있었기에 이안은 가볍게 휘둘러보았다.


부웅ㅡ!


가볍게 휘두르자, 벌떼가 날아가는 듯한 소리가 나왔다. 조금만 더 세게 휘두르면 목검이 부러질 것 같은데.


"정말 오러 연공법을 안 배워본 게 맞습니까?"


질렸다는 표정으로 강한 파공음을 내는 목검을 쳐다본다.


"그래. 빨리 연공법부터 배우도록 하지. 그것보다···."이 안은 검을 꺼내 들었다. 고블린이 준 것 중에 쓸만한 검이 몇 자루 있었다.


녹이 슬긴 했으나 목검보다 나을 것이었다.


아공간에서 튀어나온 검에 알렌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마, 마법사셨습니까?"

"내 근육을 보고도 마법사로 보이나?"


알렌은 곧장 고개를 저었다.


"이제 오러 연공법을 배워보지."



***



기사는 배꼽 밑에 기운을 모을 줄 알았는데 이 세상은 마법사처럼 심장에 오러를 모으는 방식인 것 같다.


이안은 앉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오러를 느낄 수 있었다.


"하루. 그것도 얼마 지나지 않아 심장에 오러를 받아들였다고 이걸 기사들에게 말한다면 누구도 믿지 못할 것입니다."


얼마나 놀랐는지 알렌의 눈까지 크게 뜨고 입을 다물지 못한다. 심지어 목소리까지 떨려왔다.


이게 그렇게 대단한 것인가.


아마도 지금껏 받아온 힘의 영향이거나 용용이를 소유함으로써 마나를 자주 겪어서 그런 것 같았다.


어쨌거나 오러 연공법의 걸음마를 떼었다는 것이 중요했다.


심장을 타고 오러가 지나가는 회로가 몸을 따라서 순환하며 길을 만들었다.


아직은 검에 기를 담을 수준은 도달하지 못했으나 온몸의 힘이 충만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알렌에게 잘해줘야겠다. 그가 아니었다면 어디 가서 연공법을 익힐 방법을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좋다. 곧장 대련하지."


침을 삼킨 알렌은 진지한 눈동자로 바뀌었다.


알렌은 먼저 검을 가르치기 전에 이안이라는 사람의 힘이 궁금해졌다.


그라면 충분한 상대가 되리라. 그렇게 생각한 것은 몇 합을 나누자마자 깨져 버렸다.


채앵!


"크윽."


이안의 힘을 이기지 못한 검이 한구석으로, 벽으로 날아가 꽂혀버렸다.


'말도 안 되는 힘이다.'


지금까지 수련을 게을리 한 적 없는 알렌은 경악하고 말았다.


"조절했는데 이것도 너무 센 건가. 더 힘을 약하게 휘두르지."


알렌이 혈압이 올라서 뒤통수를 잡을 소리를 이안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하고 있다.


"지금부터 오러를 쓰겠습니다."


자존심이 상했는지 알렌은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잘됐군. 나도 오러가 궁금했던 참이다."


검에서 푸른 빛의 오러가 흘러나온다.


"오호."

"가겠습니다."


어둠의 마나는 자주 접했지만 푸른 오러는 처음이다. 청색의 오러가 일렁이며 몸 앞으로 쇄도한다.


아까와 다르게 더욱 빨라진 움직임. 알렌은 최선을 다해 달려들고 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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