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에서 살아가기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퓨전

새글

콧노래
작품등록일 :
2024.09.11 16:13
최근연재일 :
2024.09.19 18:00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69
추천수 :
0
글자수 :
67,017

작성
24.09.16 18:00
조회
4
추천
0
글자
12쪽

관리 여관(2)

DUMMY

“아저씨!”


“......”


어? 아저씨가 어디갔지? 결국 쫓겨난건가?


아, 씨. 이 다리로 쫓아가기 힘든데.


“어! 김선생. 불렀어?”


갑자기 옆방 202호에서 얼굴이 튀어나와 대답했다.


“...!”


아이 시발. 깜짝이야.


“뭐예요, 아저씨? 아줌마가 있어도 된대요?”


“에이~ 당연히 안 되지. 안 나가면 경찰 부른다고, 지금 짐 챙기고 얼른 나가래.”


이런 상황에서도 여전히 해맑네. 쫓겨나는데 너무 싱글벙글 한 거 아니야?


“무슨 대책이라도 있으세요?”


“아니. 노숙해야지 뭐. 어쩌겠어~”


···여러모로 대단한 아저씨군.


“아저씨. 아저씨가 잃어버렸던 관인 있잖아요? 그거 제가 찾아드리면 뭐 해 주실 수 있어요?”


“김선생이 찾아 준다면··· 내가 낚시 가르쳐 줄게.”


이 아저씨가 장난하나.


도와주려 했던 마음이 싹 가버리는 게 느껴진다.


“낚시 필요 없는데요.”


“에헤이~ 김선생이 낚시를 잘 몰라서 그러는데, 이거 한번 빠지면 장난 아니거든? 내가 가르쳐 주면 제대로 즐길 수 있을걸?”


아 글쎄, 필요 없다구요.


“낚시 필요 없어요. 사절입니다. 그보다 아저씨, 제가 관인이 어딨는지 알아낸 것 같거든요?”


“와! 진짜? 나 안 쫓겨 나는거지?”


내가 생각 하는 곳에 있다면 쫓겨나지 않을 것이다.


없으면?


···뭐 어쩔수 없지.


우선 이 여관의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려면 카운터가 있는 방향의 벽을 오른쪽으로 두고 따라 올라 가야 한다.


그리고 계단을 올라 2층에 도착 하면 바로 보이는 것은 계단 보다 조금 왼쪽에 위치한 201호 객실문이다.


아까 처음 이 여관에 도착해 내 방을 찾아 올라갈 때, 201호가 열려 있어서 방 구조가 어땠었는지 기억이 난다. 그 방은 왼쪽 벽은 곧고, 오른쪽 벽은 한 번 꺾여 있어 오른쪽이 파인 역 기역자 형태였다.


그리고 201호를 지나쳐 202호.


202호의 공간은 아저씨와 부딪혀 넘어졌을 때 아저씨의 반응이 어처구니 없어 그의 얼굴을 계속 올려다 볼때 슬쩍 봤었는데, 201호와는 정반대인 정 기역자 형태의 방으로 201호와 길쭉한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다.


너무 간단한데 왜 몰랐을까?


“이봐요! 빨리 나가라니까? 왜? 내가 짐 싸는 거 도와줘?”


어느새 아줌마가 올라와서 재촉 하기 시작했다.


근데 이 아줌마는 왜이리 쫓아 내고 싶어 하는지. 전에 한번 같은 일로 크게 덴 경험이 있나?


성실하게 일하는 것을 넘어, 굉장히 집착적인 모습을 보인다.


“저, 아줌마. 저 아저씨가 잃어버렸던 관인 어딨는지 알 것 같은데 진정하세요.”


“...주모.”


“네?”


“주모라고 불러!!!”


“히익.”


시발. 깜짝이야.


이 아줌마 목청이 장난 아니네. 성격도 그렇고...


어르신이랑 있을 때는 상냥해 보였는데, 이 다혈질은 어르신 앞에서 어떻게 참는거야?


“김선생. 말조심 해야겠어~”


“아, 예. 주모···”


“...흥! 그래요. 그럼 어딨는데요?”


흠, 흠.


“자, 먼저 아저씨는 저랑 여기 202호 앞에서 부딪히기 전에 관인을 챙겼다고 하셨죠? 낚시하러 나가는 김에 관인을 찍으려고.”


“그렇지, 그렇지.”


“처음에 찍으라고 할때 찍지 그랬어. 왜 안찍어서 이 사달이야?”


“미안해 주모~”


“근데 확실하게 챙긴건 맞아? 이 인간 하는 짓 보면 확인만 하고 안챙겼을 것 같은데?”


어? 굉장히 설득력 있는데? 진짜 안챙겼나?


“아니야~ 분명히 챙겼다니깐?”


“그럼 왜 안찍었는데? 나가는 김에 찍으려고 했다며?”


“까먹었지. 빨리 낚시하러 가고 싶어서 하하.”


“이봐요, 경찰서장 나으리. 당신 한대만 때리게 해줘, 응?”


헉! 아줌마가 진짜 한대 때릴 기세로 다가온다.


“아줌··· 주모! 참아요 참아! 원래 이런 인간이잖아요! 어이쿠!”


“이봐요··· 한번만 더 아줌마 소리 나오면 한대로 안끝나. 알겠어요?”


아니, 난 말렸을 뿐인데 왜 내가 쳐맞은 거야?


아줌마라고 말 끝내기 전에 다시 주모라고 불렀는데, 억울해!


“자, 자. 진정하시고. 일단 이 아저씨 말대로라면 관인을 챙겨 차를 타고 낚시터로 가서 낚시를 하고 온거란 말이죠? 근데 차를 샅샅이 뒤져봤는데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낚시터에서 잃어버렸다면 아저씨가 깨끗이 청소할 때 발견했어야 했는데 낚시터에서도 잃어버린 게 아니란 말이죠.”


“거 봐. 이 인간 처음부터 안 챙겼다니까?”


옆에서 뭐라 하든 싱글벙글하며 웃는 낯짝을 보면 그럴싸하지만···


“물론 이 아저씨의 언행을 보면 충분히 그럴듯 합니다. 하지만, 방안에서 아무리 찾아도 못 찾지 않았습니까? 분명 낚시하러 저 202호의 방문을 연 이후부터 잃어버린게 맞습니다.”


“근데 차에도 없고 낚시터에도 없으면 어디서 잃어버린거죠? 아, 설마 누가 훔쳐간거에요?”


어? 누가 훔쳐간건 생각도 못했는데··· 진짜 누가 훔친건가?


“...누가 훔치겠습니까? 여기서 훔칠 수 있는 사람은 여기에 묵고 있는 사람들뿐인데, 저를 제외하고는 모두 관리들 아닙니까? 같은 관리의 관인을 훔쳐서 뭐하겠습니까?”


“...골탕먹이려고 훔친걸 수도 있죠.”


“골탕이요···?”


“이 인간이랑 조금 붙어다녀봐서 알겠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짜증을 불러 일으키는 인간이잖아요?”


“그, 그렇죠?”


“엿먹어봐라 하고 그랬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분명 나는 관인이 ‘그곳’에 있을거라고 99% 확신하는데도 왠지 이말도 납득이 가네.


근데 엿먹이고 싶어 하는 사람들중 이 아줌마도 포함 아닌가.


“...그 엿먹이고 싶어하는 마음 잘 알겠습니다. 하지만, 그 마음과 훔치고 난 이후의 위험성을 비교해보면 누가 훔쳐간 것 같지는 않습니다.”


“...흥! 내가 언제 이 인간을 엿먹이고 싶다고 했나···”


“하. 하하, 주모···”


“예··· 그, 어찌됐든 이 아저씨가 관인을 잃어버린 시기는 관인을 챙기고 202호 방을 나가기 전부터인 것은 확실합니다.”


“네. 뭐, 이 인간 말이 맞다면요.”


“그러나 차에서도 낚시터에서도 잃어버린 것이 아닙니다.”


“맞아. 김선생.”


“그럼 도대체 언제 잃어버렸다는 거에요?”


“사실 한 소동이 있었습니다. 기억하시죠, 아저씨?”


“...뭐가 있었지?”


아나, 진짜 저 아저씨.


“아! 낚시하러 가려는 나를 김선생이 와서 부딪혔지!”


아 짜증나.


엿먹이고 싶다는 마음이 이런 거구나, 이제야 이해가 갔다.


“...예. 복도를 지나가던 저를 보지 못하고 이 아저씨가 저에게 달려들었고, 제가 넘어진 사건이 있었습니다.”


“아, 내가 부딪힌거 였어? 미안해~ 김선생.”


“후··· 그때 넘어지고 제 지팡이가 널브러졌는데 같이 뒹군 것들이 있습니다.”


“맞아! 내 소중한 낚시대랑 낚시바늘이랑 찌-”


“예! 낚시도구들도 같이 뒹굴었습니다.”


“그래서 이 복도에 있는게 이 인간 물건이에요?”


“어? 아이고 어디갔나 했더니 저기 있었네~”


“그래서요? 이 잡동사니들이랑 무슨상관이 있는거에요?”


“잡동사니라니···”


“그러니까, 저와 이 아저씨가 부딪혔을때 이 잡동산··· 낚시도구들이 흩어지며 널브러질 때 아저씨가 가지고 있던 관인도 같이 널브러졌다고 생각합니다.”


“아! ···근데 잡동사니들 밖에 안보이는데요?”


“에이~ 김선생. 김선생이랑 부딪혔을때 잃어버린 거였으면 내 도구들 정리하면서 발견했겠지. 김선생은 모르겠지만, 그거 꽤 눈에 띄는 물건이거든.”


“아뇨, 그 때 잃어버린게 맞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복도에 없고요.”


“...그럼 누가 가져간 거예요?”


“뭐야~ 주모 말대로 훔쳐간게 맞았네.”


“아닙니다. 아무도 훔쳐가지 않았습니다.”


“아 좀! 그럼 뭔데요? 속시원하게 빨리 좀 말해줘요!”


“그래~ 김선생. 빨리 알려줘. 김선생 참 답답하네~”


아저씨만큼 답답 하겠습니까.


애초에 아저씨가 처신만 제대로 했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다고요.


“이 아저씨가 잃어버린 관인이 있는 곳은! 이곳 입니다!!”


철컥. 철컥.


어, 뭐야? 왜 안열려?


철컥. 철컥.


“...그, 주모? 여기 201호 문이 잠겨 있는데 열어 주실 수 있나요?”


“...하! 어이가 없어서. 조금만 기다려 봐요. 열쇠 가져올 테니까.”


“뭐야, 김선생? 진짜 201호에 있다고?”


“네. 문을 열면 보일겁니다.”


“근데, 문이 닫혀있는데 어떻게 201호 안에 있을 수가 있지?”


“지금은 닫혀있긴 한데, 제가 아저씨랑 부딪히기 전에 봤을 때는 열려 있었습니다.”


“아, 그래? 믿어도 되는거지?”


솔직히 조금 불안하긴 하다.


아까 내 방에선 이게 정답이라고 거의 확신했는데, 이 아저씨에 대한 말들 때문에 내 추리에 대한 믿음이 떨어진다.


이 추리는 이 아저씨가 낚시하러 방에서 나오기 전에 관인을 100% 챙겼다는 확신의 증언을 기반으로 나온것인데, 이 아저씨의 말이나 행동을 보면 볼수록 점점 믿을 수가 없어서 자신감이 떨어진다.


“여기 열쇠 가져 왔어요.”


아니 직접 열지 왜 나한테 주는거야.


드륵. 철컥. 탁.


열쇠가 열쇠구멍에 알맞게 들어갔고, 열쇠를 돌리니 문의 잠금장치가 풀렸다.


이제 문만 열면 된다. 근데, 왜이렇게 떨리지?


왠지 담배가 피고 싶어졌다.


“자 지금부터 확인 들어가겄습니다잉~”


“...습니다잉?”


“뭐야, 왜저래요?”


따 라라란~ 따라란~ 따라란~ 따 쿵짝짝 쿵짝짝 따라리라라리···


벌컥.


“...?”


“...없는데요? 아무것도 없어요.”


“......”


사쿠라네? 사쿠라여?


왜 사쿠라지? 아니, 왜 없지?


“예림··· 아니, 주모! 불켜봐요! 없어!?”


탁.


“없는데요···?”


“뭐야~ 김선생··· 실망이 커.”


아니··· 202호와 201호는 서로 방 형태가 기역자와 역 기역자의 형태라서 방 문의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분명 부딪혔을 때 201호 안으로 들어갔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였나. 내가 틀린건가?


201호 안으로 들어가봤다.


왜 없는거지? 진짜로 내가 틀린 것일까?


분명 아저씨와 내가 부딪혔을 때 201호의 문은 열려있었다. 2층 복도의 어디 구석탱이로 굴러들어간 게 아니라면, 틀림없이 정 기역자의 202호 방과 제일 가까운 역 기역자방으로 굴러-


역 기역자 방··· 굴러? 기역자···?


절뚝. 절뚝. 절뚝.


휴.


역시 내가 맞았다.


“여러분 여기 있어요! 여기 안쪽에 있었어요.”


벽뒤에 공간이 안보인다고 확인도 안할 뻔 했네. 벽뒤에 공간 있어요!


“정말이야, 김선생?”


“어머어머! 세상에. 진짜로 찾았네!”


관인은 둥근 원통형 이었는데 안그래도 창고로 쓰이던 방이라, 현관바닥이 없어 쭉 굴러가다가 코너로 들어간 것 같다.


찾아서 다행이야. 왠지 내 손모가지가 날아갈 뻔 한 것 같다.


“와! 내 관인! 김선생! 정말 고마워~ 아까 약속한대로 낚시 가르쳐 줄게~”


내가 낚시 필요 없다고 하지 않았었나.


“어휴. 그럼 관인도 찾았으니 빨리 장부에 관인 찍으러 당장 내려가요. 나 바쁜 사람이야!”


하나도 안 바빠 보였는데 말이지.


“알았어. 지금 바로 가서 찍을게~”


아저씨는 변함없이 싱글벙글한 표정으로 계단을 내렸다. 그래도 관인을 잃어버린 것을 마음에 두고 있었는지 내려가는 발걸음이 가벼워 보인다.


쿵. 드륵. 철컥. 탁.


“주모. 여기 201호 열쇠요.”


“아, 고마워요. 총각, 수고했어요. 그럼 쉬어요~”


“아, 네.”


하여간 나도 참 착해서 탈이라니까. 그냥 남의 일이라 무시하고 넘어 갈 수도 있는데, 응? 너무 착해가지고 측은지심이 발동돼서 또 그냥 넘어가지를 못해요.


그래도 이런 거 도와주면 뿌듯함 때문에 이 오지랖을 못 그만둬요. 참.


“아우, 피곤해.”


안그래도 피곤한 상태에서 싸돌아당겨서 그런가 너무 피곤하다.


어?


얼른 내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시선이 느껴져서 2층 복도 난간 너머의 1층 휴게실을 바라보니 어르신이 보였다.


어르신은 탁자에 먹거리를 올려두고 앉아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고 어르신과 눈이 마주치자 어르신은 나를 향해 오라는 손짓을 했다.


뭐지? 밥 사주시는건가? 마침, 배가 엄청 고프긴 하네.


계단을 내려가니 계산대에서 아줌마와 아저씨가 또 실랑이 중이였다.


뭐야. 왜 또 싸우는거야? 아 됐다. 별일 아니겠지.


“어르신. 부르셨어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이세계에서 살아가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1 관리 여관(5) NEW 30분 전 0 0 14쪽
10 관리 여관(4) 24.09.18 2 0 12쪽
9 관리 여관(3) 24.09.17 4 0 13쪽
» 관리 여관(2) 24.09.16 5 0 12쪽
7 관리 여관(1) 24.09.15 5 0 13쪽
6 납치(6) 24.09.14 6 0 12쪽
5 납치(5) 24.09.13 6 0 17쪽
4 납치(4) 24.09.12 9 0 12쪽
3 납치(3) 24.09.11 10 0 14쪽
2 납치(2) 24.09.11 10 0 15쪽
1 납치(1) 24.09.11 13 0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