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선에 드래곤이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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콤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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콤부차
작품등록일 :
2024.09.12 06:05
최근연재일 :
2024.09.19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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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3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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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 파크 - [3]

DUMMY

체격이 굵은 여자다. 사람이 벽에 박힐 정도로 본격적인 싸움이다.


여기가 무질서 외에 양육강식이 치세하는 네온 도시도 아니고 과학을 메타로 삼는 교향적인 행성임을 떠올리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도대체 누가 또 그라프에서 싸운단 말인가?


“사람이 있었나.”


높은 곳에서 목소리가 들린다. 검은 중절모, 모자와 같은 색의 가면, 전체적으로 반듯한 검정에 강조된 빨간 테. 멋드러진 차림새는 분명하나 일반적이지 않다.


기괴할 정도로 커다란 총열이 갑옷처럼 팔을 감싸고 있다. 고개를 옆으로 천천히 숙여 생각에 잠긴 꼴이 퍽 위험해 보인다. 탈리다는 총을 꺼냈다.


중절모가 말했다.


“판단력이 좋군.”

“그라프에서 이럴 놈이면 뭐든 하겠지.”

“흐음.”



시야에서 놓쳤다. 빨간 잔상이 뒤늦게 들어온다. 중절모는 그녀의 손에 들린 총을 발로 내려찍으며 쳐냈다. 그리고 총열을 무게 중심 삼아 몸을 회전해 안드로이드를 옆으로 돌려차 벽에 박았다.


동시에 목을 붙잡힌 탈리다가 짜증을 내며 말했다.


“또 무림계야?”

“입만 살았군. 겁도 없이.”

“그쪽이야 말로 청부업자 주제에 말이 많아.”

“그렇군.”



일행을 살펴본 중절모가 말했다.


“평범하지 않군. 살려 줄 필요는 없겠어.”

“연민이라도 느낀다고? 쓰레기들.”

“유언은 끝인가?”

“크아!”


벽에 포탄처럼 박혔던 거체의 여성이 괴성을 지르면서 돌진해 온다.


“판단력이 흐려졌나.”


중절모는 탈리다를 여성에게 던졌다. 그런데 튕겨져 나갈 거라는 예상과 달리 탈리다는 부드럽게 높이 날았다.


중절모의 남자가 눈살을 찌푸렸다.


“초능력자였나?”

“코멧!”

“뒤였군.”


다른 꼬맹이가 초능력자임을 깨달은 중절모는 자신을 향해 돌진하던 여성을 그대로 바닥에 처박아 기절시키곤 몸을 돌려 공격하려 했다.


코멧은 염동력으로 그의 발을 붙잡았다. 중절모는 코웃음쳤다.


“이 정도가 최선이라면 살아남긴 글렀다.”



팔에서 나온 강기로 이루어진 블레이드가 그의 소매를 자르고 길게 늘어진다.


손을 막아야 했나? 코멧은 판단 실수를 아쉬워하며 염동력으로 남자를 밀었다.


“이 정도냐 물었다.”


유리가 깨지듯 염동력이 박살났다. 대처하지 못하도록 순간적으로 저항을 높여 초능력의 형태를 어그러트린 것이다.


“죽어라.”



중절모가 몸을 앞으로 숙여 코멧을 베기 직전 소년이 털썩 누웠다. 나려타곤? 미동이 없다. 탈진인가. 뭐든 내려그으면 끝이다.


“체인?”


곳곳에서 사슬이 나와 중절모를 휘어잡았다. 깜빡 속을 뻔했다. 물리적인 구현도가 높지만 마법이다.


그는 고개를 돌려 에너지의 흔적을 쫓았다. 그러나 깔끔했다. 이토록 정교한 마법은 보기 힘들다.


“고리타분하군.”


취향까지 나이 지긋한 마법사의 것이라 잠깐 긴장했다. 그러나 위계가 높은 마법이 아니다. 중절모는 붙잡힌 손 쪽의 사슬을 강기로 끊어내고 팔을 휘둘러 나머지도 제거했다.


그는 가장 어린아이가 분노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감정이 솔직하다. 너로군.”

“난폭한 인간!”

“재능 있는 애들을 죽여야 한다니. 유감이다.”


중절모는 웬 유성추를 꺼내서 돌리기 시작했다.


로드는 남은 마나의 잔량이 얼마 남지 않아 단판승부를 보려고 했다.


세 방향, 중절모를 향해 세 개의 마법진을 동시에 펼쳤다. 마나 흔적도 없으니 반응하지 못하리라.


중절모가 유성추를 휘둘렀다.


로드를 향해서가 아니었다. 마법진에서 황금빛 검 끝자락이 나오자마자 모두 가격했다. 마법이 발동되자마자 깨졌다.


“어떻게?”

“고리타분하다 말했다. 상상력이 빈약하거나.”


중절모는 어이가 없었다. 누가 이 시대에 옛 시대의 판타지물에 나올 법한 검을 소환한단 말인가.


이미지에서부터 투사체가 되기에는 태생적인 속도의 한계가 명확했다.


시전 속도와 정밀도는 인정하지만 마법진을 파훼하는 특별 주문제작된 무기로 막 전개된 마법진을 부수면 그만이다.


“지금 인간들 나빠!”

“머리에 문제가 있나 보군.”


종종 있었다. 오랜 세월 갇혀서 마법만 배우다 미쳐버린 마법사가 사회에 나오는 경우가.


보기에는 아이였지만 아닐 수도 있는 세상이다.


딱한 이다. 중절모는 배려심을 발휘해 가장 먼저 숨통을 끊어 주려고 했다.


-거동수상자 모든 무기를 내려놓고 순순히 투항하십시오.


“경찰?”


계산과 달랐다. 그가 예상한 여유 시간은 한참이나 남았다. 누가 거사를 알고 미리 신고하지 않는 이상 불가능한 일이다.


“양아치들!”


탈리다가 코멧을 들쳐업으며 소리쳤다.


중절모는 그라프의 치안대를 보았다가 그들 근처에서 온갖 깁스를 한 채 탈리다를 향해 손가락질하는 딱 봐도 하류 인생 잡것들을 발견했다.


“그라프에서 싸움을 하는 제정신 아닌 것들이었군.”

“그러는 자기는!”

“일이다.”



정밀 emp 타격 드론이 발사된다. 중절모는 혀를 차고 원래 임무 대상이었던 여성을 바라보았다.


“운이 좋구나.”


그는 귀신같이 시야에서 사라졌다.


“살았다.”



탈리다는 무릎을 꿇고 앉았다. 로드를 불러 셋이서 다같이 껴안았다.


-거동수상자는 즉시 투항하십시오.


“아.”





조사 결과 칼로스의 카메라에 담긴 증거 영상으로 양아치 용병들의 신고는 오히려 그들의 죄를 입증하는 꼴이 되었다.


탈리다는 선처를 베풀었다. 저 머저리들이 아니었다면 목숨이 위태로웠을 테니까.


이에 감격한 용병이 연락처 교환을 청했다. 탈리다는 찌꺼기 같은 인맥도 언젠가 쓸모는 있을 거라는 생각에 받아 줬다.


의외로 온라인 메신저에서 팔로워 수가 많은 인기인이었다.


“허.”


검은 옷의 남자와 관련해서는 탈리다 일행은 관련 없는 외부인으로 일단락됐다.


문제는 남자의 원래 목표였던 여성이다. 신원 조회가 되지 않았다. 엘라프라는 이름 외에 밝히지 않고 증언을 거부해 심문실에서 나오지 못했다.


탈리다는 대기실 의자에 앉아 중얼거렸다.


“안 좋은 일에 꼬인 건 분명한데.”



중절모는 목격자까지 제거하려고 했다. 저 거체의 여성을 데려와 자초지종 캐묻지 않는 이상 그라프에서 뒤가 찜찜할 것이다.


탈리다는 결국 엘라프를 풀어 주기 위해 박살 난 외벽을 꼬집어 건물 파손 혐의를 명목으로 보석금을 냈다.


담당 수사관은 멍때리다가 옆에서 들려온 동료의 귓속말에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알뜰히 뒷돈을 챙겼다.


“어디든 고이기 마련이지.”


탈리다는 엘라프를 과감히 숙소까지 데려왔다. 그녀는 탁자 앞에 앉아 눈치를 봤다.


“말 안 할 거예요?”

“할 이야기 없어요.”

“당신 때문에 우린 죽을 뻔했어요.”

“그건 죄송해요.”


경찰도 하지 못한 심문을 그냥 성공할 거라고는 생각치 않았다. 탈리다는 답답함에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마셨다.


“하아, 죽으려고요?”

“네, 네?”

“여기 가만히 있으면 그 다음은 모가지 쓱싹이죠. 갈 데라도 있나요?”

“그라프에는 안전한 곳이 없어요.”

“이제야 조금 입을 여시네.”


침대 위를 방방 뛰노는 두 소년이 엘라프의 시야에 들어온다. 하나는 겉보기에는 그럴 나이를 조금 지났지만 하는 짓을 보면 어린애다.


그녀는 고개를 푹 숙였다.


“죄송해요. 저 때문에.”

“그럼 말해 봐요. 대처라도 하게.”

“사정을 알면 확실히 제거될 거예요.”

“말했는지 안 했는지 어떻게 알아요. 그냥 죽이고 말겠지.”


고개가 이제 책상에 닿기 직전이다. 그 모습을 유심히 보던 탈리다가 물었다.


“그라프만 벗어나면 되는 건가요?”


어깨를 움찔거린 엘라프가 잠시 후 말했다.


“우주 셔틀은 이용할 수 없어요. 발이 묶인 거죠. 밀항해 봤자 멀지 않은 다음 행성에서 같은 일이 벌어질 거예요. 그러니 갈 길 가세요.”

“여기가 우리 숙소인데 어딜 가라는 거예요.”


탁자에 접시물이 있었으면 익사다. 탈리다는 제 손등을 두 손가락으로 두들겼다.


“적어도 목적지는 알아야 손님으로 받죠.”

“손님이라뇨?”


고개를 든 엘라프의 눈이 일렁인다. 탈리다는 사업자 등록증을 홀로그램으로 띄웠다. 틀림없는 연방 공인 우주 항공 증서다.


엘라프가 물었다.


“왜 절 도와주죠?”

“당신이 살면 우리도 살겠죠. 당연한 논리죠.”

“버리고 도망치는 게 당연한 거예요.”


탈리다는 손가락을 흔들었다.


“저도 누군가한테 쫓겨 본 적 있어요. 경험자의 시선으로 볼 때 당신 다음은 우리예요. 그런데 등을 보이라고요?”


엘라프는 고개를 끄덕일 뻔했다. 상대할 수 없는 게 전제인데 꼭 맞서겠다는 소리이지 않나.


엘라프는 탈리다를 면밀히 봤다. 평범했다. 중절모의 무력을 경험했으니 보통 일이 아니라는 건 알 텐데.


뭔가 있다.


“인신매매 아니죠?”

“무례하군요.”

“아, 아니 그냥 그런 가능성밖에 떠오르지 않아서.”


탈리다는 어색하게 웃었다. 엘라프는 풍채와 다르게 상당히 여린 사람이었다.


“그라프가 놈이 짠 판이라면 벗어나야죠. 그 다음 방도를 찾아요.”


엘라프는 그제야 말의 요지를 이해했다. 과연 그렇게 생각할 수 있구나.


그러나 그녀는 벗어나야 하는 판이 얼마나 큰지 모른다.


그럼에도 숱한 역경을 헤쳐나온 사람처럼 자신만만하게 똑바로 눈을 마주친다.


엘라프는 동화에나 나올 구원의 동앗줄을 잡지 않을 만큼 어리석지 않았다. 모든 걸 말할 순 없지만 제 딴에는 결심하여 말했다.


“그라프에서 찾아야 하는 게 있어요.”

“어차피 상황 설명은 안 할 거죠? 좋아요. 차차 입을 열 테니까.”


탈리다는 정말 자신 있었다. 의뢰 내용을 속이는 고객은 얼마든지 있었고 이번에도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탈리다는 어디 축하 폭죽이 없나 두리번거리다가 그냥 웃으며 말했다.


“프리다호에 탑승하신 걸 환영해요.”

“탈리다, 우리 우주선은 차고지 ox-x-mv7에 있습니다. 이 숙소가 아닙니다.”

“너 딴지는 코멧한테나 걸어!”

“푸하하! 로드! 간지러워!”


빈정상한 안드로이드는 곧장 부엌으로 향했다. 침대 위 두 소년은 엉겨붙어 씨름 놀이에 빠졌다.


엘라프는 식은땀을 흘렸다. 이제 보니 우주 어디에나 있을 소년가장이 어떻게든 일거리를 따내려는 것처럼 보였다.


계약서 앞에서 손이 머뭇거렸지만 방도가 없다.


주머니 사정을 뻔히 꿰고 있는지 의뢰비가 외상이다. 목숨이 걸린 일 치고 값도 괜찮다.


일을 성공적으로 끝마치면 성과급 지급을 엘라프의 양심에 맡긴다 적혀 있다. 살아남는다면 그까짓 돈 얼마든지 지급할 의향이 있다.


서명했다. 여전히 엘라프다.


안드로이드가 요리를 시작해 고소한 냄새가 퍼진다. 냄새를 맡던 엘라프는 정신을 차리고 물품 보관소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안에 뭐가 있는데요?”

“열쇠가 있어요.”

“무슨 열쇠인지는 말 안 해 줄 테고. 어디인지는 알아요?”

“아뇨, 몰라요. 단서만 쥐고 있어요.”


그녀는 웬 종이를 꺼냈다.


“설마 단서가 이거예요?”

“예? 안 돼요?”

“아니, 구식이라.”

“종이가 뭐 어때서!”


그때 코멧과 한참이나 놀고 있던 로드가 길길이 날뛰었다.


“고리타분하다는 말이 그렇게 충격이었나.”

“으윽!”


로드는 숨이 넘어갈듯 뒷목을 잡더니 뒤로 넘어졌다. 씨름은 가만히 있던 코멧의 판정승이다.


탈리다는 종이를 둘러보다 말했다.


“이거 편지네요.”

“보관함의 위치를 나타낸다고 했어요.”

“연애 편지 아니에요?”



내용은 이러했다.


나의 아름드리 어찌 빛 내음 맡고 여기까지 왔소. 기리고자 함은, 닿고자 함은 안다오.


벼랑 끝에 떨어질지언정 포기하지 않는다면.


나의 아름드리 건방진 하늘의 물을 받고 숲으로 가시오. 퍼선의 길 끝에 그대가 찾는 봄이 있소.


나의 아름드리······


뒤부터는 물에 젖은 듯 번져서 보이지 않는다. 엘라프는 이것만으로 충분한 단서라고 한다.


“편지를 건넨 사람이 물건은 그라프에 있을 거라고 했거든요.”

“암호인가? 칼로스 해석해 볼래?”

“실질적인 내용은 별로 없습니다. 하늘의 물, 숲, 퍼선, 봄. 은유적 표현으로 추측되는데 퍼선이라는 말은 단어의 뜻부터 알 수 없습니다. 막막하군요.”

“그건 상관없어요! 아, 검증한 내용이라서요. 하늘의 물과 숲만 중요해요. 봄은 열쇠를 뜻하니까요.”


탈리다는 머리를 긁적였다.


“그 상관없다는 말에서 키를 얻어 해석하는 거라서 설명이 필요해요.”

“퍼, 퍼선은 사람이에요. 공용어가 아니거든요.”


탈리다는 엘라프를 째려보다가 한숨을 내쉬고 단서에 집중했다.


“사람의 길 끝에 열쇠? 목적지가 그라프니까 문명이 발전한 이들의 길이라는 건데.”

“아!”

“알겠어요?”

“아뇨.”


탈리다는 눈웃음을 지으며 물을 들이켰다.


그때 코멧이 염동력으로 종이를 뺏었다. 하늘로 떠오르는 종이를 엘라프가 황급히 잡으려 했지만 찢어질 게 물 보듯 뻔했기에 탈리다가 말렸다.


종이는 두 소년 앞에서 바람에 날리듯 일렁였다.


집중은 아주 잠깐이다.


“모르겠어.”

“이래서 문과는 안 돼!”


코멧이 먼저 말하고 로드가 소리쳤다. 포기하고 종이를 돌려준다. 엘라프가 입을 떡 벌렸다.


“초능력자!”



그녀의 놀람과 별개로 탈리다는 굳었다.


“혹시 비밀이었나요?”


엘라프가 조심스레 묻자 탈리다는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났다.


“놀이공원!”

“애들이랑 가기 좋은 곳이죠.”

“단서요! 단서가 가리키는 곳!”


영문을 모르겠다는 엘라프를 냅두고 탈리다는 골목에서 우연히 발견했던 전단지를 검색했다.


내용은 조금 다르지만 거의 비슷한 디지털 홍보물을 찾았다.


“용의 눈물? 비밀 숲? 탈리다, 이건 물과 숲의 나열일 뿐이에요.”

“레일! 이게 자연물인가요? 사람이 깐 길. 사람의 길이죠. 이제야 알겠어요!”


탈리다는 주먹을 꽉 쥐었다.


“그라프와 조금 떨어진 곳이지만 스스로를 조정이라며 우주 연방의 통치를 벗어난 곳이 있어요. 조정의 통지자, 임금! 그를 빗대어 용이라고 하죠!”

“용?”


로드가 슬며시 다가왔다. 탈리다는 고개를 저었다.


“내가 알기로 이 세상에 어, 용은 없어. 용처럼 위대하다는 의미에서 쓴 거야.”

“응!”


탈리다가 눈으로 엘라프를 가리키며 눈치를 주자 할말이 많은 로드였지만 대충 넘어갔다. 위대하다니 기분이 좋아 콧방귀를 뀌며 코멧에게 날아갔다.


“그들은 임금의 자리를 하늘이라고도 칭해요. 용의 눈물은 하늘의 물이에요. 그리고 낮에 본 검은 옷을 입은 그 사람 그냥 청부업자가 아니죠? 조정의 몇몇 복장 양식과 일치해요.”


열띈 토론 후 탈리다는 시선을 내렸다. 그리고 차분히 물었다.


“당신은 조정과 관련이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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