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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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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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2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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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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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DUMMY

7화


[아쉽지만 본좌는 네게 무공을 알려 줄 수 없다.]


‘정말 그러기냐.’


[이것 보거라. 이래도 내가 무공을 알려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어느새 바닥에 내려와 으르렁 거리며 짧은 다리를 휘젓고 있었지만 호문락의 눈에는 그저 귀여운 투레질로 보일 뿐이었다.


‘······앞으로 머리 쓰다듬는 일은 없게 생겼네.’


[아, 안 돼!]


담비가 울상을 지으며 짧은 앞다리로 머리를 감싸 안았고, 잠시 입술을 잘근 깨물던 호문락은 쓰읍- 소리를 내며 조심스레 한 번 더 물었다.


‘그러면 본교에 숨겨둔 무공서라도 알고 있는 게 있어?’


[무공서?]


‘그래. 천 년 이상을 살았다며. 본교의 비기를 담은 무공서 같은 건 본 적 없어?’


담비는 자신의 날카로운 발톱으로 수염을 튕겨 가며 고뇌에 빠졌다.


[무공서, 무공서라······ 그러고 보니 위상천 그 녀석이 자신의 무공을 비고(秘庫)에 남겨두겠다는 소릴 했던 것 같기도 하고.]


이런 미친!


‘비고? 아니 그것보다 천마조사님이 무공을 남겨?!’


[만악열화도법(萬惡熱火刀法). 본좌가 봤던 무공 중에 가장 강력하고 압도적인 무공이었지.]


‘어디다 남겨 두신지는 확실히 기억에 없고?’


[본좌는 무기가 필요 없는데 굳이 위상천의 무공을 눈여겨 볼 필요가 없지 않겠느냐. 다만 없는 소릴 하는 녀석은 아니었으니. 어딘가에 남겨져 있을 것이다.]


입술이 바짝 타들어갔다.

천마조사님은 마정공 이외에 다른 무공 서적을 남겨두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게 정말 사실이라면 본교에 있는 모든 무공을 제 발 아래로 두는 일.

가슴이 두근거리지 않을 수 없었다.


‘비고는 어디에 있어?’


[외산에 있다. 거기서 네게 준 영약도 가지고 온 것이지.]


영약은 머리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아. 하필이면 외산이냐. ······그렇다면 이제는 어떻게 외산으로 가야 되는 지를 생각해야 된다는 것인데.’


[그냥 외산으로 떠나면 되는 게지. 무슨 생각까지 하느냐.]


‘내가 소마주라는 사실을 잊은 거야?’


[······.]


소마주는 외산에 갈 수 없다.


이것은 위소천이 만들었던 규율로.


본산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넓은 외산에서 은신을 한다면 쉽게 찾을 수 없는 점을 애초에 차단시킨 것이다.


회피 따위는 없는.

오로지 서로에게 철저한, 힘의 경쟁을 위해.


소마주의 서열을 교주와 광명좌사 다음으로 정해 놓은 이유도

다른 사람들의 개입을 철저히 막기 위함이었다.


소마주가 외산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은 오직 하나.


바로 약관(弱冠20세)의 나이까지 소마주직을 유지하는 것.


이유는 간단했다.


그때까지 살아남는 자들의 실력을 인정함과 동시에, 소마주의 직책이 사라지기 때문이었다.


직책이 사라지게 되면, 본교의 두 번째 서열이라고 할 수 있는 소교주의 위치에 오를 수 있게 된다.


다섯으로 나눈 소마주와는 다르게 소교주의 직위는 오직 한 명으로, 약관을 지난 소마주들과 직위 쟁탈을 벌여야 했다.


마지막 위치라고 할 수 있는 천마신교의 교주가 되기 위해.

결국 끝없는 경쟁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물론 소교주는 그 나이와 상관없이 언제든지 교주에게 도전을 할 수······.


‘담비야. 뭔 생각을 그리 오래 해?’


[아니다. 아무튼! 별 수 없구나. 본좌가 친히 확인 하고 가지고 오는 수밖에.]


‘날 생각해주는 건 고맙지만 아무래도 그건 위험 부담이 있어.’


[그럼 어떻게 하려느냐? 몰래 외산에 가려고?]


‘기다려 봐. 조금 더 좋은 생각 없나 생각해 보자고.’


[그런데 위상천은 도(刀)를 사용했다. 아무리 도법이 좋아도 검을 쓰면 필요가 없는 것이야.]


‘무슨 소리. 나도 도를 사용한다고!’


천마조사님이 도(刀)를 사용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부터, 호문락은 평생 함께 할 무기로 도를 선택했다.


이 사실을 호문락의 들뜬 목소리에서 느낄 수 있었던 담비는 절로 고개를 흔들었다.


[그 녀석을 그리 따라하고 싶었던 게냐. 그 놈이 뭐가 그리 좋다고.]


‘그런 거 아니야. 확실하게 비교하고 싶어서 그랬던 것뿐이지.’


[비교?]


‘같은 무기를 써야 조금이라도 알 수 있을 거 아니야. 누가 더 대단한 무인이었는지 말이야.’


[허!]


어이없다는 듯이 탄성을 자아내고는 있었지만 호문락의 호승심이 내심 기특했던 담비다.


“오마주는 본좌 앞에 다가와 무릎을 꿇으라.”


갑작스레 교주 철우진의 묵직한 목소리가 마신전에 울려 퍼졌다.


‘담비야. 이제는 어깨 위에서 가만히 있어 해.’


탓-!


호문락이 교주 철우진을 향해 도약하며 곧바로 한 쪽 무릎을 꿇었다.


“천마천세! 만마앙복!”


담비와 함께 한 호문락을 지그시 바라보던 철우진이 가는 눈을 떠보였다.


“오마주여. 꽤나 괜찮은 영물을 얻었나 보구나.”


[꽤나 괜찮은 영물이라니! 감히 영왕······.]


담비가 발끈하며 소릴 질렀지만 호문락은 그저 고개를 숙일 뿐이다.


“운이 좋았습니다.”


그 이후, 철우진은 별다른 감정 동요를 보이지 않으며 차분히 말을 이어갔다.


“마천대원 둘을 죽였더구나. 아무리 소마주라 하여도 본교의 일원을 죽인 일은 쉬이 넘어 갈 수 없다.”


“그들은 제 내공이 사라졌다는 정보를 듣고, 절 죽이려 했습니다.”


핑계처럼 말하고 싶지 않았던 호문락은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고하기 시작했다.


내공을 잃었던 사실.

그 와중에 양요범이 찾아와 자신의 상태를 훑어봤던 사실.

마지막으로 깨달음을 얻었던 사실까지 모두.


잠시 호문락의 단전을 살펴보던 철우진의 안광이 예리하게 빛났다.


“확실히 작아졌지만 단단해졌구나.”


다행히 선천지기까지 예상하진 못하는 듯 보였다.


“감읍할 따름입니다.”


“결국 마천대원을 죽인 것이 소마주끼리의 경쟁 때문이라는 것이더냐.”


“그렇습니다. 제가 마천대원을 죽였을 때, 삼마주가 검을 휘둘렀다면 저 역시 죽었을 테니까요.”


잠시 정적이 흘렀다.


소마주들의 경쟁은 꼭 필요 법.

이런 이유라면 아무리 천마신교의 교주라고 하여도 호문락을 문책 할 순 없었다.


하지만.

괜한 소리는 엉뚱한 곳에서 나왔다.


“교주님! 소인은 그런 정보를 나눈 적이 없습니다! 하물며 뇌옥을 찾은 적도 없습니다!”


순간 철우진의 눈썹이 꿈틀거리자, 땅에 머리를 처박은 양요범은 비릿하게 웃었고.

호문락은 입술을 잘근 깨물어 보였다.


“삼마주여. 그대의 말에 책임 질 수 있겠는가.”


철우진의 물음에 양요범이 겁에 질린 듯 소리쳤다.


“어, 어찌 교주님에게 미천한 소인이 거짓을 고할 수 있겠나이까! 항상 제가 호위대를 대동하는 것은, 본교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일 겁니다! 하여 제 호위대를 증인으로 요구하는 바입니다!”


소마주가 되기 전부터 언제나 호위대와 함께 했던 양요범이다.


마신전의 모인 사람들 역시 이를 알고 있는지, 대부분 고개를 끄덕이며 양요범의 말을 수긍하고 있었고.


철우진 역시 이 사실을 알고 잇는 듯, 은은하게 노기가 깃든 목소리로 호위대장을 향해 넌지시 물었다.


“그대는 삼마주와 뇌옥을 찾은 사실이 있는가.”


“없습니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는 대답.

누가 보아도 그들은 진실을 이야기 하고 있었다.


“오마주는 설명 하라. 왜 거짓 보고를 하였는지. 본좌를 설득시키지 못한다면 그대는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


호문락은 침묵했다.


[이놈아. 거기 있는 다른 죄수들이 봤을 것 아니냐. 얼른 말이라도 꺼내 보거라!]


‘······기다려.’


[일단 죄수들이 봤다고 말을 하거라. 자칫하다가는 정말 네가 죽을 수도 있다.]


‘뇌옥은 마천대의 관리 하에 있다는 사실을 잊었어? 죄수들은 입을 다물 거야. 거기에 양요범이 저렇게 까지 나오는 거라면 분명히 무슨 수를 써 놨을 거라고. 무공을 몰라도 머리만큼은 꽤나 비상한 놈이니까.’


[······.]


담비가 체념한 듯, 말을 아꼈다.

그리고.


호문락은 웃었다.


‘이렇게 하면 되겠네. 오히려 좋잖아?’


[뭐가 좋다는 게냐?]


‘그런 게 있어. 기다려봐’


고오오오오-


동시에 철우진의 살기(殺氣)가 마신전을 가득 매웠다.


“할 말이 없는가. 오마주여.”


“교주님. 소인은 분명히 뇌옥에서 삼마주를 봤습니다. 하지만 제겐 증인이나, 증거란 없지요.”


사실 철우진은 이 모든 일들이 소마주의 경쟁에서 비롯한 일이라는 것을 모르려야 모를 수가 없었다.

물론 둘 중 하나가 거짓을 고하고 있단 사실도.


이미 모두 겪어 본 일들이 아니겠는가.


자신 역시 소마주로 시작하여 천마신교의 교주 자리에 오른 인물.


하지만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갈까.


잠시 묘한 표정을 짓던 철우진은 그것이 궁금했던 것이다.


“지금 당장 시시비비를 가려 진실을 밝힐 수도 있겠지만 간사한 계략으로 교주님을 끌어드린 삼마주를 저는 용서하지 못 하겠습니다. 그러니 제 손으로 삼마주를 직접 죽일 수 있는 기회를 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니 이대로 살려 달라?”


호문락은 정중히 고개를 흔들었다.


“이대로 끝이 난다면 둘 중 하나는 교주님께 거짓을 고하고 있는 상황이 아니겠습니까. 감히 교주님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일을 만들 수는 없기에. 증거를 대지 못한 제가 스스로 벌을 받는 것으로 하여 끝내고 싶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


“······소마주직을 내려놓겠습니다.”


[떼에에에에엑! 그게 무슨 소리더냐! 정녕 네가 죽고 싶어서 환장을 했구나! 그냥 죄를 인정해도 뇌옥에 수감 되는 정도일 것이거늘!]


순간 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광명좌사 여무웅도 이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같았다.


“교주님. 이는 불공평 합니다. 저 호위대는 흑천 양가의 사람으로 삼마주와 입을 맞춰 놓을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오히려 저는 삼마주가 거짓을 고하고 있다고 보여 집니다.”


그러자, 호문락이 오히려 그를 말렸다.


“광명좌사님. 마음은 고맙지만 지금은 이게 최선 같습니다.”


조용했던 마신전이 순식간에 웅성거렸다.

대부분 보이지 않는 환희를 보냈고, 몇몇은 안타까운 표정을 짓는 이들도 보였다.


말 그대로 스스로 만든 사형선고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이미 소마주였던 호문락이 아닌가.

그에겐 이미 적이 많았고.


소마주는 필히 소마주만이 목을 칠 수 있다는 천마신교의 강력한 규율이 무용지물이 되는 것이다.


즉.


마천대주도 제대로 이기지 못한 호문락에게, 그보다 더한 초절정의 고수가 와도 말릴 수가 없다는 뜻과 같았다.


예상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에도, 심히 무표정했던 철우진이 나직이 물었다.


“오마주여. 솔직히 말하라. 그대가 죄를 짊어지고 가려는 이유가 정녕 본좌의 권위 때문이더냐.”


잠시 말을 아꼈던 호문락이 차분히 말을 이어갔다.


“당연합니다. 하지만 조금 더 큰 이유를 여쭤 보시는 것이라면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솔직히는 더 강해지고 싶은 욕구 때문이지요.”


“강해지고 싶은 욕구?”


차마 천마조사님의 무공 때문이라고 대답 할 수 없었던 호문락은 가슴속에 있는 다른 진심을 꺼냈다.


“아시다시피 제겐 적이 많습니다. 소마주직을 내려놓으면 아무래도 많은 전투를······.”


“그만.”


단번에 호문락의 말을 자른 철우진은 이어서 내공을 실은 중후한 목소리로 마신전을 울리기 시작했다.


“본좌의 명을 받들라.”


“현 시간부로 오마주의 지위를 박탈하도록 한다. 단, 다음 해에 있을 소마 비무 대회의 출전 자격은 유지하도록 하여, 다시 소마주가 될 수 있는 기회는 남겨주도록 하겠다.”


“천마천세, 만마앙복!”


부복하던 호문락이 들뜬 마음으로 담비를 향해 소리쳤다.


‘어때? 우리 이제 당당하게 외산으로 갈 수 있다. 그것뿐이냐. 이제 목숨을 건 전투를 밥 먹듯이 하며 실력을 키우게 될 거야. 물론 그전에 조사님의 무공을 찾아야겠지만.’


[염병할! 당당? 목숨을 건 전투? 예기미 그 전에 다 죽게 생겼다. 순서가 바뀌었단 소리다! 무공을 먼저 찾고 전투를 하던가 해야지,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고 있느냐!]


호문락이 슬쩍 웃었다.


‘공짜로 그 대단한 무공을 얻을 수 있나. 목숨 정도는 걸어야지. 그래야 조사님에 대한 예의가 아니겠어?’


이, 이런 미친놈이!


짧은 앞다리로 머리를 감싸 쥐었던 담비는 여전히 웃고 있는 호문락의 표정을 보며, 결국 체념 할 수밖에 없었다.


[······아이고야. 아무튼 마신전을 빠져나가는 즉시 외산으로 줄행랑이나 치거라!]


‘그래야겠지만 그전에 갈 곳이 있어.’


[뭣이?! 정녕 네가 사경을 헤매고 싶은 게냐!]


‘아냐. 꼭 가야 해.’


그때였다.


“언제까지 거기 있을 것이냐.”


처음으로 희미한 웃음기가 보였던 철우진이 넌지시 물었고, 호문락은 얼른 부복하며 힘차게 소리쳤다.


“천마천세 만마앙복! 지금 당장 사라지겠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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