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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퍼
작품등록일 :
2024.09.16 12:58
최근연재일 :
2024.09.18 16:23
연재수 :
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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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19

작성
24.09.16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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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내 이름은 한스

DUMMY

한밤중이다. 잘 시간인데 나는 멍청하게 천장만 보고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옆방이 더럽게 시끄럽기 때문이다


여자 신음소리 남자 힘쓰는 소리

처음 내가 이 소리를 들었을 때는 옆 방에 귀를 대본 적도 있다

벌써 그것도 세 달 전 이야기다


그리고 지금의 나는 귀를 가져다 대는 게 아니라 다른 걸 가져다 댄다

이상한 생각 하지마라 주먹이니까


-쾅


“야 이 시발놈들아!!!! 잠좀자자!!”


낡아빠진 나무 벽에 시원하게 구멍을 뚫고

다른 구멍을 탐하는 옆방 남자의 눈과 눈이 마주친다

아쉽게 이불을 덮고 있어서 다른 구경은 못했다


“한...한스... 미안하네 옆방인지 몰랐네..”

“모르면 인생 끝나냐? 조용히 안해?”

“바로 나가겠네!”

“너 빵집 비터지? 얼굴 봐놨다”


둘은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고 벼락같이 문으로 나갔다


잠깐의 소란을 뒤로하고 침대에 다시 눕는다

다시 멍청하게 천장을 본다

왜냐고? 이번엔 윗방인거 같거든


-쾅


나는 한스다

한국 이름은 박한수

게임 속 세상에 떨어져서 슬픈 박한수

그게 나다.


-빛바랜 영광의 길


한창 자택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나는 그날도

새로운 게임을 찾아서 인터넷을 뒤지다가 찾은 게임이었다. 게임 방식은 꽤 단순했지만 깊이감이 있었다


캐릭터의 기초 능력치와 성격, 외모 커스터마이징을 하고 스토리를 즐기면서 캐릭터를 성장시켜 영웅으로 만드는 게임


여섯 개의 캐릭터를 끝까지 키웠지만 아직도 못 깬 업적과 스토리를 보기 위해서 새로운 캐릭터를 생성하던 때에 나는 꽤 지쳐있었다


일을 구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심했고 현실의 박한수의 스펙은 형편 없었으며 면접을 보더라도 연락이 오지 않았으니까

그날도 면접을 보고 집에 돌아왔던 날이었다

세명이 같이 면접을 봤지만 느낌은 좋지 않았다


“박한수씨는 대학도 안나오셨고 자격증이나 뚜렷한 강점이 없으시네요? 그동안 뭘 하고 지내셨나요?”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사회생활에 적응하고 책임감과 동료 직원들과의 협동심을 길렀습니다”

“하하 좋습니다”


매번 나를 부끄럽게 하는 질문과 최악은 피한 차악의 대답


오늘도 떨어지겠다고 생각했고

습관처럼 게임을 켰고 캐릭터를 생성버튼을 눌렀다


-우르릉 콰쾅


‘어우 번개가 왜이렇게 치냐’


가까운 곳에 번개 맞으면 전선을 타고 들어와서 컴퓨터 파워를 터트린다는 진짜인지 괴담인지 모르겠는 실없는 생각을 하면서

한스를 생성하던 때였다


‘최대한 덩치는 크게.. 보자 키가 2미터 30?

좋은데? 몸무게도 근육덩어리로 만들고.. 얼굴은 미남형? 아니지 아니지 요새는 마동석이 대세잖아 무조건 험악하게 달리는거야..’


번개치고 비바람 몰아치는 소리를 배경음악삼아 선택을 계속 해나갔다


‘좋아 외형은 대머리에 흉터 가득하고 야만족 문신있는 몸.. 기본 포인트는.. 힘에 올인’


기본직업까지 건달로 설정하고 스타트 마을을 설정하고 게임 시작을 누르는 그때였다


-문자왔어요~ 띠리링


요란하게 울리는 문자알림에 당연히 면접 탈락 문자일거라 생각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휴대폰을 확인했다


-안녕하세요. (주)건행입니다.

합격하신 것을 축하드리며 입사 관련해서


“합격!? 합격이라고? 시ㅣㅣㅣㅣㅣㅣㅣㅣㅣㅣㅣ발!!!! 합격이다 합격!!!!!!"


좋아서 염병 발광을 하던 그때였다



-번쩍


순간적으로 창밖을 환하게 비치는 빛과 반대로 내 시야는 까맣게 물들면서 나는 정신을 잃었다.


찢어지는 번개 굉음소리를 들은것도 같았지만 모르겠다


-킁킁


‘냄새는 이게 뭐야 토쏠리네’


이상하고 퀘퀘한 냄새에 똥을 쌌나 생각하면서 천천히 눈을 뜨자 보이는건 익숙한 내 방 천장이 아닌 시꺼멓게 낡아빠진 나무천장이 내가 이상한곳에 있다는걸 알게했다


-와당탕


허겁지겁 침대에서 굴러떨어지듯이 일어나

주변을 둘러보는데

확실히 내 방이 아니라는 실감과 함께

땅까지 보이는 높이가 평소보다 너무 높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발.. 이게 다 무슨일이야.. 이거 몰카죠?

제작진 나와주세요.. 저 착하게 살께요 진짜요 저 합격도 했단말이에요 저 출근해야해요”


한참 패닉에 빠져 헛소리를 지껄이며 돌아다니다가 방 구석에 있던 나무통에 담긴 물을 보고 얼굴이라도 비춰봐야겠다는 생각에 다가갔다


“끼에엑 누구세요?”


그 소리를 내뱉고 나는 다시 기절하고 말았다.


왜냐하면 내가 물로 다가가자 왠 험악한 얼굴의 민머리 타코야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기절할 때 물통에 얼굴을 쳐박은 채여서 바로 익사 할뻔 했다는건 없었던 일로 하자


“푸악.. 케헥..켁켁”


한참 물을 토하고 멍청하게 앉아있었지만

나는 깨달았다.


여기는 ‘빛바랜 영광의 길’ 게임 속이고 나는 내가 마지막에 만들던 건달 한스가 됐다는 사실을..


다시 눈을 뜬 순간부터 박한수의 좌충우돌 게임 속에서 건달로 살아남기 시즌이 시작됐고 벌써 시간이 꽤 지났지만 나는 아직도 전혀 적응을 하지 못하고있다


온 사방에서 나는 냄새부터 개밥같은 음식에 모니터 너머로 캐릭터를 키울 때는 신경쓰지 않았던 모든게 내가 캐릭터가 되자마자 온갖 저주처럼 느껴진다


‘미안해 내 과거의 캐릭터들아... 골드 아끼겠다고 제일 거지같은 여관에서 재우고 제일 싸구려 밥만 먹여서.. 혹시 만나면 제일 좋은거 사줄께..’


쓸데없는 독백과 함께 한스로의 하루를 시작한다


“어이 로튼 돈 갚아야지?”

“아이고 한스 내일까지만 기다려주면 안될까?”

“응 안돼”


-와장창


한스의 직업은 건달이다

판타지 세계에서도 건달은 크게 다를게 없다

수금하고, 시비걸고, 패고


나는 건달의 삶에 굉장히 충실하게 지내고있다


‘보자 오늘 수금할 곳이 세군데 더 있고, 옆 마을까지 갔다오려면.. 더럽게 바쁘네’


내가 게임에 들어왔을거라 생각하는 이유중 하나가 바로 퀘스트다


누군가 나에게 부탁을 하고 보상을 말하면 퀘스트로 주어지고 그걸 완수하면 말한 보상에 더해서 일정량의 경험치까지 주어진다


어떤 일이냐에 따라 명성이나 악명 친밀도 같은게 추가보상으로 들어있기도 하고 특수한 정보를 알려주기도 한다


내가 겪는 이 순간은 현실인데 이 퀘스트창만 보면 현실감이 떨어지는 기분이다


아 부활까지 가능한진 묻지마라

아직 안해봤다 앞으로도 몰랐으면 하는 바램이 있기도 하고


이 세상에서 영원히 살고싶은건 아니지만

죽고싶은건 더 아니니까


캐릭터마다 처음에 주어지는 간단한 튜토리얼 퀘스트가 있었는데 그건 한스도 마찬가지였다.


직업이 건달이라 그런지 첫 시작부터

여관에서 숙박비 떼먹기로 시작하더라

보상으로 마을 평판이 떨어지고 악명이 올라간다고 적혀있었지만


튜토리얼 퀘스트는 포기가 불가능하고

진행하면 초반에 쏠쏠한 보상을 주기에

동방예의지국의 훌륭한 청년인 나는

한스라면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진행하기로 마음을 먹었었다


방에서 삐걱거리는 계단을 통해 밑으로 내려가서 주인장에게 험상궂은 얼굴을 들이밀었다


“어이 주인장 내가 잠을 자고 일어났더니 돈이 한푼도 없어졌어”


“그래서?”


“도둑 관리를 못한 주인장 탓이니까 나는 여관비를 못내겠다 이말이지”


“어제 내고 올라갔잖아 술을 계속 쳐먹더니 대가리가 돌아버렸나 한스?”


그와 동시에 퀘스트 완료 창이 눈앞에 뜨고


-당신의 인성을 확인했습니다


라는 창을 확인한 나는 그길로 수치심에 여관 밖으로 달려나갔다


그 후에 퀘스트는 이상한 적이 없었고

여러 가지 잡다한 퀘스트를 클리어하다보니

뒷골목 조직의 해결사로 일하게 된 것이다.

처음 고용됐을때 여관에서 혼자 술마시면서 처량하게 울었던 기억이 난다


현실에서 겨우 합격한게 기억나서 너무 행복했던 탓일까, 집에 돌아갈 방법도 내가 어떻게 된건지 아무것도 모르는 탓이었을지도


그때부터 나는 지금처럼 빌린 돈 수금을 해주고 옆동네 건달들이 우리 마을에서 행패 부리면 손도 봐주고 건실하고 훌륭한 건달로서 성장하고 있었다 바로 어제까지 말이다


어제도 평소처럼 사고치는 놈들을 길가의 똥무더기에 거꾸로 자라는 인간 나무로 열심히 심고 있던 차에 동네 꼬맹이가 나를 불렀다


“한스!”

“어 퍼즈냐? 무슨일이야”

“여관에 귀한 손님이 오셨는데 힘 잘쓰는 사람이 필요하시데요 빨리 가보세요!”


여관으로 가는 내게 퍼즈가 한마디 더 외쳤다


“귀족이니까 이상한 소리해도 바닥에 심으면 안돼요!”


여관에 간 나는 놀라서 뒤로 나자빠질뻔했다

거기서 힘 쓰는 사람을 찾는다던 귀족은

내가 전에 키웠던 캐릭터 중 하나였다

-명예를 아는 방랑기사 바칸스


이름은 신경쓰지마라 나는 내 이름처럼 짓는걸 좋아했을뿐이다

바칸스는 내게 걸어와서 내게 악수를 청했다


“자네가 이 마을에서 힘이 가장 강하다고 하던데 맞나?”


나는 왠지 실감이 나지 않아 그 모습과 그 손을 번갈아가면서 보고만 서있었다


잠깐의 시간이 지났을때 바칸스 옆에 서있던 족제비같은 놈이 입을 열었다


“오우거 닮은 인간아 우리는 바쁜 몸이니 빨리 대답을 해라”


이 몸에 들어온 뒤로 이 세계 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이 나라는 사람이 캐릭터가 된 탓인지 스텟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점이었다


한스로는 다른 스텟은 거의 찍지 않고 힘에 올인한 탓인지 굉장히 다혈질적인 성격이 됐고 머리를 써야하는 상황이나 인내심이 필요할때 잘 참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이전까지는 고만고만한 동네 평민들만 상대했기때문에 괜찮았지만

이때 문제라는걸 깨달았다


“뭐래 이 좆밥이”


-콰직


소리는 크게 울려퍼졌지만 여관에는 정적만이 감돌았다


정적을 깬건 바칸스였다


“자네... 미쳤나?”


나는 여러모로 놀랐다

내가 생각보다 힘이 더 강하다는게 첫번째 이유요

바칸스는 욕설을 절대 하지 않는 매너에 살고 매너에 죽는 캐릭터인데

초면인 나에게 욕설을 한다는게 두번째였다

“너도 심기고 싶나?”

세 번째는 한스인 나로 내가 너무 과몰입했다는 거였다


-꾸드드득


그때였다 내 몸이 찌그러지는 기분과 함께 바닥이 내 눈으로 가까이 달려왔다


“자네는 교육이 좀 필요할것같군”


바칸스는 내게 위압 스킬을 사용해서 나를 찌그러뜨린 다음 발로 밟아서 여관 바닥에 심어버렸다


‘앞으로 인간 나무는 좀 자제해야겠다..’


그뒤로 꽤 긴시간 지금까지 내가 심은 나무들의 기분을 몸소 체험하면서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


“이 정신나간 야만인!!! 내가 누군줄 알고!!! 버러지같은놈!”


중간에 정신을 차린 족제비가 내 앞에 와서 침을 튀기며 고래고래 고성을 질렀지만


“어디 누가 한번 밟은 바나나껍질처럼 생긴게 뒤질라고 또 심어줘?”


나는 참지 않았다


그덕에 바칸스가 나를 여관 바닥에 더 깊이 쳐박아버린건 어쩔수없는거겠지?

구제불능이라고 생각하는거 같은데

나는 바칸스에게 마음속으로 한마디를 남겼다


‘아임.. 유어.. 파더..’


내가 만든 캐릭터니까 틀린말은 아니지 않을까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족제비와 바칸스는 나갔다 와서 저녁식사까지 한 뒤에야 다시 내게 말을 걸었다


“흠흠.. 첫만남이 안좋긴했지만 자네에게 의뢰하고싶은 일이 있네만..”

“바나나껍질이 내게 먼저 욕을 했소”

또 흥분한 족제비가 튀어 나오려던 찰나 바칸스가 족제비를 제지하고 내게 말했다

“그건 내가 사과하겠네, 하지만 약한 자에게 무력을 사용하는 자네의 행동도 옳다고 생각하지는 않네”

“좆밥을 잘 대해줘라는 말이오? 알겠소”


바칸스를 만난게 기분이 좋은 탓인지

그가 게임속만큼 참을성이 강한지 내가 확인하고 싶은건지 내 입은 멋대로 지껄여댔다

족제비는 또 발광을 했고


“자네는 밤새 반성과 생각을 좀 하시게”


-콰드득!


나는 이제 북극의 빙하처럼 위로 나와있는 부분보다 쳐박힌 부분이 더 많은 형상이 됐다


대가리만 여관 밖으로 튀어나온채로 생각을 해봤지만 내가 뭘 잘못했는지는 알수가 없었고

매일 시끄러운 여관이었지만 유명한 정식기사가 묵은 탓인지 밤은 조용했고

나는 의외로 내 방보다 편안하게 잠을 잘수있었다


“자네.. 잤나...?”


-쓰흡.. 후루릅


“아니오 명상했소”

“침 자국이 선명한데?”

“아 원래 내가 명상을 하면 침을 흘리는 버릇이 있어서 그만”


바칸스 마음속의 내 평판이 더 떨어지는 대화를 나누면서 아침이 밝았다.


작가의말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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