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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s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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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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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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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2차 각성(1)

DUMMY

3. 2차 각성(1)


마션이 지구의 최상위 포식자가 되면서 많은것들이 바뀌었지만 그 동안 인류를 지탱한 사회 시스템이 완전히 바뀐건 아니였다.


각 대륙의 지배자가 있고 가진 힘에 따라 계층이 나뉘었지만 모든일을 힘으로 해결하지 못했다.


여전히 돈은 존재했고 가치가 있었으며 돈으로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촌장의 말은 합리적이었다.


돈을 많이 벌어 사람을 찾는 능력이 탁월한 마션을 고용하라.


다음날 부터 나는 훈련을 시작했다.


일단은 용병단에 들어야 돈을 벌든지 말든지 할테니까.


“아 형님! 그게 아니예요! 더 빠르게 차야죠!”


병수가 한심하단 눈빛으로 날 쳐다보며 말했다.


촌장과 이야기를 마치고 몇일 뒤 병수에게 훈련을 도와달란 요청과 함께 우린 호칭을 정리했다.


내가 당연히 형이고 병수가 동생.

그런데 말도 없고 친절하던 놈이였는데 나와 좀 친해졌다 생각이 들었는지 태도가 180도 변했다.


“지금 하고 있잖아! 이게 처음에는 착하더니 요새 왜 이렇게 변한거야? 설마 나한테 몇대 맞았다고 그런건 아니지?”


병수의 시어머니 같은 잔소리에 일부러 병수를 도발했다.


“전 형님의 훈련을 도와주는 중이고 훈련은 진지하게 해야하는 겁니다. 그리고 맞아 준겁니다!”


말을 하는 도중에도 우리 시선은 서로를 바라보며 빈틈을 찾고 있었다.


나는 병수의 정면으로 달려들어가 오른손을 휘둘렀다.


병수는 예상하고 있었는지 몸을 살짝 뒤로 빼면서 발로 나를 차버렸다.


“켁···”

“뻔합니다. 뻔해요.”

“누가보면 엄청난 고수 인줄 알겠네!”


나는 잽싸게 일어나 다시 병수에게 달려들었다.


좀 전과 똑같은 방향과 공격.


병수 역시 동일한 방식으로 발을 뻗어 반격하려던 찰나 나는 뻗던 오른손을 멈추고 왼손으로 병수의 다리를 잡고 위로 들어버렸다.


뻗던 오른발이 하늘을 향하게 되자 병수는 순간적으로 균형을 잃고 벌러덩 넘어지고 말았다.


나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넘어져 누워있는 병수의 배에 주먹을 꽂아넣었다.


“컥!”

“크크크···이번엔 안뻔했나 보네?”


“쳇. 형님 지금까지는 몸 풀기였고, 이제부터 진짜입니다!”


“맞네 맞아. 저거 나한테 몇대 맞았다고 요새 못되게 구는 게 맞네. 이봐봐 방금도 한 대 맞았다고 눈빛 변하는거 봐라.”


진짜라는 말에 병수의 분위기가 변했다.


주먹 쥔 손으로 얼굴을 살짝 가린 채 자세를 고쳐잡았다.


“형님. 진짜 마션의 싸움을 보여드리겠습니다.”

“훗..대단한 싸움의 고···.”


팡!

하는 소리와 함께 무언가가 내눈 앞으로 다가왔다 멀어지는 게 느껴졌다.


보이진 않았다.


그저 소리와 바람만으로 무언가가 지나갔다고 느꼈을 뿐이다.


“형님 이번은 공포탄 같은 거였고 이제 진짜 갑니다.”


이제까지 장난처럼 보이던 표정은 사라지고 무표정한 얼굴로 천천히 내게 다가왔다.


상체는 좌우로 흔들흔들 마치 리듬을 타는듯한 움직임에 반걸음씩.


진짜 제대로 할려나본데? 복싱인가?

나는 병수의 손에 집중했다.


복싱이라면 적어도 발은 안쓸테니까.


병수와 내 거리가 두걸음 정도가 되었을때 병수가 쨉을 날렸다.


휙 소리와 함께 주먹이 날아왔다.

이번엔 보였다.


상체를 앞으로 숙이며 주먹을 피했다고 생각한 순간 오른손 주먹이 아래에서 올라왔다.


이건 못피한다.


내 판단 보다는 몸이 먼저 반응했다.

양 팔을 교차시켜 얼굴을 가렸다.


퍽!!

“큭”


팔은 감전된 것처럼 저려왔다.

주먹이 아니라 망치로 맞은 느낌이였다.


주먹을 막는 팔이 밀리면서 얼굴을 때리는 바람에 머리속까지 울리는것 같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힘의 차이때문에 막는 순간 상체가 활짝 열려버렸다.


머리가 어질어질한 것도 잊고 화들짝 놀라 다시 자세를 잡고 다음 공격에 대비했지만 후속타는 없었다.


“형님 봤죠? 지금까진 형님의 속도에 맞춰 준겁니다. 2차 각성한 마션들은 이것보다 더 빠르고 강하다고요.”


공격을 멈춘 병수는 민혁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마션이 각성하고 나면 분명 보통의 인간보다 훨등한 힘과 능력을 갖게된다.


하지만 그건 보통인간들과 비교했을 때 이야기. 2차 각성을 한 마션과 민혁을 비교한다면 걸음마하는 유치원생 수준이란걸.


나는 자세를 풀고 아직도 얼얼한 팔을 주무르며 말했다.


“어후.. ‘진짜’마션 병수의 주먹이 대단하긴 하네”


“형님은 더 빠르고 강해질거예요. 저와 비교가 안될 정도로 어마어마한 힘을 갖게 될 거예요.”


“고맙긴 한데 너무 띄워주는 거 아니야?”


“형님. 마션은 크게 1차 각성과 2차 각성으로 나뉘지만 각성자 안에서도 실력은 천차만별이에요. 대부분 일반인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고 몇몇 소수만이 엄청난 힘을 갖고 있는거죠.”


“그럼 오히려 내가 별볼일 없을 가능성이 더 높은거 아니야?“


병수는 내 말에 답하지 않고 하던 이야기를 이어갔다.


“마션의 능력을 알 수 있는 방법은 두가지. 첫번째는 방금처럼 싸워서 알아내는 방법. 두번째는 노화의 정도로 대략 추정할 수 있지요. 형님은 백년이나 늙지 않았어요. 분명 대단한 능력을 갖게 될겁니다.”


흙바닥에 앉아 하늘을 올려다 봤다.

백년이나 지났지만 하늘은 여전히 파란색이였다.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


100년 전에는 돈이 곧 힘이였다면 변해버린지금 세상은 마스가 곧 힘이었으니까.


“그래그래.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며칠 되지 않았지만 확실히 형님의 실력이 빠르게 늘고 있어요. 좀 더 하는게 좋지 않겠어요?”


“아니야. 나 오늘부터 여기 뱃 일 도와주기로 했어. 이따보자.”


가능하면 빨리 이곳을 떠나 민지를 찾고 싶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선 과한 욕심이다.


준비가 되면 떠나겠지만 그때가 언제 인지 알수 없으니 그때까지는 나도 이곳 주민으로써 밥값을 하는게 맞다고 생각되었다.


투투투투···.

마을 뒷편 산에서 병수와 헤어지고 항구에 도착할 때 쯤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내리는 빗줄기가 꽤나 굵어 마치 장맛비 같았다.


잠에서 깨어나면서 시력도 좋아져 멀리서도 마을 주민들이 출항 준비 하는게 보였다.


이런날씨에도 출항을 하다니.

너무 위험한거 아니야?


하지만 이왕 도와주기로 한거 나는 어구 나르는 것을 도와주기 위해 항구로 뛰어갔다.


어구를 나르는 선원들은 지친 삶에 찌들어 보였다.


고된 뱃일로 인하여 손가락 마디마디는 툭 튀어나와 당장이라도 치료를 받아야 할 것처럼 보였지만 그럼에도 그들의 손과 발은 쉬지 않고 일을 했다.


“저.. 여기 선장님이..?”


선장을 찾는 내 물음에도 다를 흘깃흘깃 쳐다보고 다시 하던일을 할 뿐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다.


뻘쭘함에 멀뚱멀뚱 서 있는데 배안에서 누군가 걸어나왔다.


“아이고~ 얼마전에 일어났다던 마션님 아입니꺼? 내가 선장인데 무슨 일로 찾는교?”


“얼마전에 마을일을 돕고 싶다고 했더니 촌장님께서 뱃일을 도와주라 하셔서요.”


걸죽한 사투리를 쓰는 선장은 첨 듣는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대답했다.


“아 그라예? 난 몬들었는데? 마 잘됐다 아입니꺼. 안그래도 그물 올리는 장비가 망가져가 고기도 많이 못올리고 죽겠다아입니꺼. 그거나 좀 도와주소”


우리가 타고 갈 배는 흔히 말하는 통통배였다. 심지어 얼마나 보수를 한건지 녹슨 철판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씨 덕분에 바다는 쉴새없이 꿀렁거렸고 그 파도위에서 낡은 배는 위태로워 보였다.


바다를 향해 한참동안 나아가던 배가 그물이 설치된 부표위에 멈춰섰다.


다섯명의 선원들은 하나 둘 작업준비를 시작했고 선장도 나와서 내가 해야할 일에 대해 설명해줬다.


“거 보소 마션님. 여기 그물이 설치되어 있다 아입니꺼? 저기 용대랑 같이 그물을 올리소.”


이곳까지 오는 동안 선장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대부분 마을 분위기와 팔도수산에 관한 이야기였다.


팔도수산.


모든 기업은 마션이 운영했고 팔도수산도 마찬가지.


그리고 팔도수산은 이 섬을 관리하며 이 섬에 나는 모든 수산물들을 수거해 갔다.


그렇게 수거해간 수산물들의 대가는 마을 주민들의 딱 한달치 음식과 생필품.


사실상 노예나 다름없었다.


특히 얼마전에 있었던 팔도수산의 행패로 인해 선장과 어부들의 작업량이 많이 늘었다고 했다.


이야기를 듣고나니 그제서야 어부들의 표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너무 무거운 분위기를 환기시키고자 일부러 큰소리로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저만 믿으십쇼! 오늘은 만선일겁니다!”


추락 사고를 겪기 전 나는 도시에 살았기 때문에 어부들의 삶에 대해선 아는 게 별로 없었다.


그저 가끔 티비에 나오는 다큐멘터리를 통해 무척 고되고 힘들다는 것 정도?


마션이 되고 신체 능력이 향상 되었음에도 그물 올리는 단순노동에 땀이 흥건하게 흘렀다.


나는 이것도 근력훈련의 일환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그래서 쉬지 않고 정말 열심히 했다.


“저..마션님. 조금 천천히 해주세요. 혼자서 너무 빨리 움직이니 제가 힘 쓸 겨를이 없습니다.”


이 작업이 힘들다는 건 내 생각이고, 옆에서 보던 어부들의 생각은 달랐다.


기계가 할 일을 사람이 하는 것만해도 놀라운 일인데 심지어 내가 쉬지도 않고 계속 당기고 있으니 다들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세시간이 지나 우리는 처음으로 쉬는시간을 가졌다.


나는 좀 더 할 수 있었지만 내가 계속 그물을 올리고 있으니 다른 어부들도 쉬지 못해 작업속도가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아이고~ 마션님 덕분에 속도가 장난 아닙니데이”


“하하하. 그런가요? 조금만 쉬고 좀 더 파이팅있게 해보겠습니다.”


작은 통통배에는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곳은 없었기에 우리는 작업하던 그자리에 앉아서 비를 그대로 맞으며 휴식을 취했다.


어부들은 민혁이 고마웠다.

선장을 포함한 어부들 모두 비능력자.


기억하지도 못하는 아이 때 이 섬에 와서 일 만 했다.


그들이 배운 것이라곤 뱃일..


날씨가 좋던 나쁘던 바다에 나가서 고기를 잡아야 했다.


푹풍이 불어와도 나가서 고기를 잡아야 했고 몇몇은 바다에 빠져 죽기도 했다.


그들에게 마션은 공포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그런 마션이 자신들의 일을 도우러 왔다고 할 때만 해도 미심쩍고 무서웠다.


하지만 배에 올라 쉬지 않고 일을하는 모습에 그의 진심이 보였고 같이 비를 맞으며 바닥에 앉아 쉬고 있으니 묘한 동질감도 느껴졌다.


“일주일치 작업량을 벌써 끝낸 것 같아요.”


용대의 말에 나는 씨익 미소지으며 대답했다.


“제가 앞으로 많이 도와드리겠습니다. 그럼 팔도수산 놈들도 뭐라고 못하겠죠.”


진심이였다.

나는 이들에게 자유를 줄 수 없다.


하지만 변해버린 세상에 내가 적응 할 수 있도록 도와준 사람들이기에 내가 이곳에 있는 동안에는 최대한 돕고싶었다.


우리가 비를 맞으며 갑판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쉬고 있을 때, 철썩! 하며 큰 파도가 쳤고 배가 크게 출렁였다.


팅!


올리던 그물을 고정시켰던 고정핀이 부러지는 소리가 났다.


동시에 그물이 파라락 소리를 내며 다시 바다속으로 빨려들어갔다.


“엇! 그물이!!”

재빨리 빨려들어가는 그물을 잡으려 다가갔다.


다시 한번 배는 앞뒤로 요동을 쳤고 내가 균형을 잡을 새도 없이 볼품없게 자빠져 버렸다.


그 순간 무언가에 세게 부딪쳤고 얼굴엔 피와 빗물이 섞여 흘러내렸다.


부딪친 충격으로 눈에 비치는 사물이 두개로 보이고 머리속은 순간 하애졌다.


“마션님 괘안십니꺼?”

“아..네···괘..괜찮···”


나는 괜찮다는 말을 끝마치지 못했다.


뱀 혓바닥 같이 좌우로 이리저리 움직이며 바다로 내려가던 그물이 내 발목을 휘감았다.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퍽! 퍽! 쿵··· 풍덩!


발목에 그물이 엉킨 나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한 채 그물처럼 배의 이곳 저곳을 부딪치며 바다 속으로 끌려들어갔다.


바다는 언제 나를 삼켰냐는 듯 새로운 파도가 내가 빠졌던 구멍을 금세 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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