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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s23
작품등록일 :
2024.09.17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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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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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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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2화. 여긴어디(2)

DUMMY

2. 여긴 어디? (2)


병수가 나무를 쓰러트리고 다시 한주가 돌아올 때 쯤 나는 촌장과 병수의 말을 믿게 되었다.


단순히 병수가 나무를 쓰러트려서 믿게 된게 아니다.


병수의 괴력이 아닌 내 몸상태가 촌장의 말이 사실이라고 말해주고 있었다.


깨어난 뒤로 제대로 된 재활치료를 받지 못했고, 먹는것도 희어멀건한 죽같은 것만 먹었는데도 내 몸은 빠르게 회복했다.


엄밀히 말하면 회복이란 말보단 성장이란 단어가 더 정확하다.


겉으로 봤을 때 전보다 근육은 조금 붙었고 체격은 그대로였다.


그런데 뭐가 성장했냐고?


체력과 힘이 세졌다.


허벅지 근육은 그대로인데 달리는 속도가 어마어마 했다.


눈으로 쫓을 수 없는 속도는 아니지만 마치 육상성수가 달리는 것 처럼 빠르게 달릴 수 있었다.


이건 기억이 끊기기 전에 내 100미터 달리기 속도가 14초였단걸 생각하면 분명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것뿐만 아니라 섬에 있는 작은 산을 하루종일 미친듯이 뛰어다녔지만 전혀 지치지 않았다.

오히려 오랜만에 땀을 내니 기분도 상쾌해 지고,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거 같은 기분이 들었다.


지구력도 좋아진 것이다.


이쯤되니 내가 촌장의 말을 안믿고 배길수가 없었다.


오늘은 아침을 먹고 산 정상에 올라 생각을 정리했다.


분명 촌장은 일본이 무너졌다고 했다.

그럼 우리나라는?


민지와 다른 탐사대원들은?


나는 다시 이야기 하기 위해 병수를 찾았다.


병수는 섬 항구에서 고기잡이 그물을 정리하고 있었다.


“병수씨. 잠깐 이야기 할 수 있을까요?”


“네. 말씀하십시오. 그리고 반말 하셔도 됩니다. 제가 나이도 어린데..”


으잉?

아니 분명 마흔이라며?

난 서른다섯인데?


“하하.. 전 분명 서른다섯이라 했습니다만..?”


병수는 고개를 갸웃거리곤 날 바라보며 말했다.


“음..민혁님께서 90년동안 잠들어 있었으니 백스물다섯살이지요.”


“아..맞다..하하.. 90년이 있었지”


아..역시 쉽게 믿기지 않는다.

나는 90년이란 말에 다시 혼란스러워졌다.


“음.. 그러니까 90년이 지났고.. 그래서 여기가 어디··· 아 맞다..일본이고..대마도라고 했지···아..정부가 다 붕괴··· 그래서 초능력이···아 마스라고 하셨지..”


아 염병.

나는 혼자서 북치고 장구를 쳤다.

믿긴 믿는데..사실은 아직도 믿기 어렵다.


생각해보면 촌장은 당장 궁금해 할 이야기는 다 한 셈이였다.


“민혁님. 아직 혼란스러우신거 같습니다. 다시 촌장님과 이야기를 해보는 건 어떠신가요?”


병수는 빙긋 웃으며 이해한다는 말투로 말했다.


“아..그래요. 그게 낫겠어요.”


나와 병수는 잡은 물고기를 보관하고 있는 냉동창고로 갔다.


냉동창고에 다다랐을 때 주민들은 창고 안과 밖을 오가면서 부지런히 상자를 배로 나르고 있었고, 촌장은 어떤 사내와 이야기 중이였다.


“이봐, 전보다 수확량이 줄었는데?”


검은양복에 짧게 깎은 머리.

누가 봐도 깡패 비주얼이다.


그런 깡패 앞에서 촌장은 계속 머리를 숙이며 미안하다는 말투로 말했다.


“죄송합니다. 기계가 망가져 어획량이 예전만 못합···으허헉!”


남자는 촌장의 명치에 발을 꽂아 넣었다.


주변에서 상자를 나르던 주민들은 흠칫 놀랐지만 애써 못본척하며 상자 나르기에 집중했다.


놀라운건 남자의 덩치를 감안하더라도 남자의 발길질 한 번에 촌장은 10미터는 떨어진 창고 벽에 부딪쳐 멈췄다는 것이다.


저 사람도 마션이다! 나는 직감했다.


촌장은 부딪치자마자 벌떡 일어나 달려 남자앞에 섰다.


“다음달엔 꼭 어획량을 높이겠습니다.”


남자는 연신 굽신거리며 말하는 촌장을 보고 그제서야 만족하는 얼굴을 띄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봐, 촌장 우리 팔도수산이 아니였다면 이 섬 사람들은 진즉에 죽었을 거야. 항상 기억하고 잊지 말라구! 하하하”


“예..예.. 맞습니다.”


촌장의 등은 펴질 줄 몰랐다.


“다음달에 보자고!”


남자가 배를 타고 섬에서 멀어지자 그제야 나와 병수는 촌장에게 다가갔다.


“촌장님. 저 남자는 누구길래 벌건 대낮에 사람을 때린단말입니까?”


남자가 사라진 걸 확인하고 촌장은 몸을 돌려 나를 바라봤다.


“민혁님. 요새 몸이 많이 회복되었다고 들었는데 이제 돌아다니시는데 전혀 문제가 없나 보군요?”


“아 네. 촌장님과 마을분들 덕분에.. 근데 저 남자는..?”


촌장은 정말 별거 아니라는듯 허허 웃으며 자기 명치에 찍힌 발자국을 툭툭 털어내며 말했다.


“신경쓰지 마십시오. 종종있는 일입니다. 근데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사실은 일전에 말씀하신 말의 뒷이야기를 듣고 싶어 왔습니다.”


우리는 촌장의 집으로 들어갔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좀먹고 해진 합판이 엉성하게 놓여있었고 군데군데 판자 틈으로 새어 들어오는 햇빛.


방 구석엔 낡은 궤짝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수납장과 옷장역할을 하는 듯 보였다.


방 한쪽 모서리엔 생선 보관용 나무상자 몇개를 이어 붙여 만든 침대가 놓여있었다.


이런 집에서 테이블과 의자는 사치겠지.


촌장과 우리는 바닥에 앉아 이야기를 시작했다.


“촌장님 전에 각국 정부가 무너졌다고 했는데, 그럼 대한민국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이제 정부라고 불리는 것은 없습니다. 각 대륙을 대표하는 마션이 지배를 하는 것이지요.”


“···그렇군요. 전 2030년 화성에서 지구로 오는 도중 사고를 당해 그때부터 지금까지의 상황은 모릅니다. 그래서 촌장님 말을 아직은 전부 믿기 어려워요. 노력은 하고 있지만.“


“그 사이 너무 많이 변해버렸으니 쉽게 믿긴 어려우시겠지요.”


촌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한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나는 한 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

아니 할말이 없었다.


조국 대한민국에 큰 애정이 있었던 건 아니었으나 정부가 사라졌단 말은 내가 돌아갈곳도 사라졌단 말이나 다름 없었다.


돌아갈 곳이 없기 때문에 어디를 향해 가야하는지도 생각나지 않았다.


앞으로 어디서 무엇을 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았다.


답답한 마음에 고개를 돌려 벽을 쳐다보았지만 이 집에 창문은 없었다.


창문이 있을 것 같은 자리엔 달력이 붙어있었다.


달력엔 표기된 날짜는 2130년 5월.


“90년이 아니라 100년이네.”


“···네?”


“달력엔 2130년이라고 되어 있네요. 제가 화성탐사를 2030년에 다녀왔으니, 90년이 아니라 100년동안 잠들어 있었던 거라고요”


촌장은 그렇군요 라며 고개를 끄덕이곤 아무말 없이 나를 쳐다보았다.


아무래도 내 표정이 좋지 않아 내 눈치를 보는거 같았다.


“촌장님, 저 말고 다른 사람은 없었습니까?“


알고 있다.


대기권에서 우주선이 폭발해서 떨어졌는데 일행이 나와 같은 곳에 떨어질 확률은 극히 희박하다는 것을.


그리고 같은 곳에 떨어질 확률보다 살아남을 확률은 제로에 수렴한다는 것을..


“아버지께서 찾으신 사람은 민혁님 혼자였습니다. 시간이 지나 저희가 이 섬에 정착한 뒤 이곳저곳을 다녔지만 다른 분들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겠지.

오히려 내가 살아있는 게 기적···


그 순간 내 머리속에 민지가 번뜩 떠올랐다.

내 동생 민지.


나와 함께 화성에 다녀오고 귀환하는 도중 몸에 이상이 생겨 생명유지캡슐 안에 들어간 채로 귀환했던게 생각났다.


생명유지캡슐안에 들어가게 되면 세포의 활동을 극한으로 줄여 겉으로 봤을 땐 마치 죽은사람 처럼 보이게 된다.


그래서 지구로 돌아와 치료가 가능할 때 다시 원래 상태로 돌려놓는 방식이다.


원리는 다르지만 효과는 냉동인간과 같은 효과인것이다.


그리고 캡슐은 부상자를 옮기는 만큼 특수 티타늄 합금으로 제작되어 있기 때문에 우주선이 폭발했어도 캡슐안에 있다면 나처럼 살아있을 가능성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민혁님, 당분간···”


“할 일이 생각났습니다.”


촌장과 나는 거의 동시에 말을 했다.


“그게 무엇입니까?”


“사람을 찾아야겠습니다. 혹시 살아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 폭발한 우주선에 타고 있던 동료인가 봅니다?”


촌장은 생각보다 눈치가 빨랐다.


내게 익숙한 세상이지만 낯선 세상.


그렇기에 내가 아는 방법으론 사람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촌장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네. 도와주십시오. 사람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합니까?”


“음···. 돈을 벌어보는 건 어떠신지요?”


“돈이요?”


“예. 분명 국가는 사라지고 마션이 세상을 지배하지만 여전히 화폐라는 건 존재합니다. 게다가 아직 돈으로 많은 것을 할 수 있으니까요.”


아.. 세상이 변해도 돈은 여전히 존재하며 그 역활을 하고 있나보다.


그 순간 이 섬에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 중 한가지가 생각났다.


“그럼 설마···새우잡이..?”


“예? 그게 무슨말씀이신지?”


“크흠.. 아닙니다.”


촌장은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말을 이어갔다.


“마션들이 국가정복을 마무리 할 때쯤 이 세상엔 또 한가지 변화가 생겼습니다. 그건 자이언트 앤트라고 불리는 개미들이지요.”


“자이언트 앤트?”


“네. 생김새는 개미와 동일하지만 크기가 5미터에서 10미터까지 굉장히 큽니다. 크기가 커진 만큼 힘도 세지고 먹이도 많이 필요하지요. 그래서 그런지 마션들의 도시를 자주 습격했습니다. 하지만 땅속에서 무리를 지어 생활하고 사회성도 갖췄기 때문에 소탕이 꽤 까다롭지요.“


이어진 촌장의 말로는 각 도시마다 자이언트 앤트에 대한 현상금을 걸었고 용병단도 생겼다고 한다.


“이런 용병단들은 개미귀신이라 불린답니다. 자이언트 앤트를 상대하는 건 마션들도 쉽지 않은 일이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쉽지 않은 만큼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장점도 있을 겁니다.”


“그럼 저보고 개미를 잡으란 말인가요?”


“네. 아무래도 돈이 많으면 하시는 일이 수월하지 않겠습니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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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화. 여긴어디(2) 24.09.19 4 0 10쪽
2 1화. 여긴어디?(1) 24.09.18 9 0 12쪽
1 0화_프롤로그 24.09.17 14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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