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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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풀
작품등록일 :
2024.09.19 00:55
최근연재일 :
2024.09.19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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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9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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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열 시라는 시간이 머리에 박혔다.


내가 몇 시에 출근했었나? 아니 그건 머가 중요하지? 하하.


차마 헛웃음이 나오는데 주변에 사람들이 나와 겉으론 웃지 않았다.


아니 애초에 눈에 초점이 안 맞아 거리가 흐릿하게 보이긴 하지만 애초에 눈치라는 게 있다.


다리는 힘이 풀리지만 그래도 걸었다. 나보다 더 힘든 사람이 있긴 바라며.


그렇게 꾸역꾸역 사람 많은 상가를 지나가는데 바이올린 소리가 들렸다.


물론 소리만 들리고 내 몸은 그냥 집으로 움직였다.


그러다 초점이 돌아오며 본래의 호기심이라는 게 생겼다.


멀쩡하게 양복 입은 사람이 길가에 걸어 다니며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었다.


아 행위예술인가? 아니다. 행위예술이면 저딴 식으로 미친듯이 항복하게 웃을 일이 없다. 행위예술도 일 아닌가.


정말 세상행복하게 웃으며 바이올린을 연주하며 지나가는 남자를 바라보며 경계심과 불안감이 호기심을 잠식했다.


요즘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나?


지나가는 사람들의 신경은 그 남자를 향해 있지 않았다. 핸드폰에서 고개를 돌리지도 대화의 주재도 그가 아닌듯 했다.


환영 이런 건가.


눈을 세게 비비고 그 남자를 바라봤다. 역시 그냥 지나가면서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는 미친듯이 행복해 보이는 사람이 보일 뿐이었다.


그래 내게 무슨 일이 생긴 건가에 대한 불안감이 찾아왔다.

나만을 위한 공연이라기에는 나를 무시하고 묵묵히 나아갔다.


그럼 저 남자만을 위한 공연에 내가 왜 들어와 있는 거지?


그때 미친 듯한 사이렌을 울리며 나타난 사람이 그 남자를 체포했다.


끝까지 바이올린 연주와 미소를 잃지 않던 남자는 차에 꾸겨 탔다.


근데 그 미소를 지으며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엄청난 굉음을 내며 차는 사라졌다.


그때 희미하게 들리는 연주가 좋다고 생각했다. 아니 여태까지 한 모든 연주가 좋았다. 머리에 맴돌 정도로.


아니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도 아니고 저 남자와 관련되어 이 현실에서 점점 잊혀지면 어떡하지?


가로등에 멈춰 있던 나의 얼굴을 바라봤다. 그 남자를 보기 전부터 지금까지 이 야근에 찌든 무표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아무리 좋은 연주 또는 이상한 상황이라도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그저 지금 몇 분째 제자리에 서서 가만히 멍 때리고 있으니 주변 시선이 읽혀 현실에서 잊혀 진다는 것은 잊었다.

이 사람들이 시선에 대한 익숙한 스트레스는 똑같은 표정으로 받았다.


그리고 언제 멈췄는지 모른 발을 움직였다.


아마 이 주변 사람들에게는 내가 저 남자처럼 보이지 않았을까.


버스에 올랐다.


든드드든든 든 든 드드드든 든 든


머릿속에 박힌 바이올린 소리에 시간 개념 따위는 잊었다.



*



이 거리를 지날 때마다 같은 일이 벌어진다는 것에 익숙해졌다.


이 사람들의 공연을 보는 것은 무서움에서 낙으로 바뀌었다.

경찰에 체포되는 장면은 엔딩이었고 그때 날 쳐다보는 표정만은 익숙해지지 않았다.


원초적인 기괴함의 무서움이었다.


여러 가지 공연을 봤다. 인상에 남는 것도 있었고. 재밌는 것도 있었다.


표정이 다양해졌다.


이 상황에 대한 규칙을 깨달았다. 한 가지 물건 아님. 장르만 하고 엔딩 때 빼고는 나에게 관심이 없으며 엔딩은 항상 똑같다.


야근을 끝마치고 거리에 나왔다.


제법 쌀쌀한 날씨 분이기 좋은 사람들 따듯한 조명. 주머니에 자연스럽게 손을 찔러 넣고 걸었다.


약간의 미소를 띤 체 아마 이 거리 사람들은 대체 적으로 행복해 보일 것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주변을 둘러보고 있는데 망치를 든 사람이 보였다.


주변 사람들은 관심이 없었다.


원초적인 불안감이 몸을 감쌌다.


현실이 맑아졌다. 모든 게 선명하게 보였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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