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소졸

서 - 화산소졸(華山小卒)

그대들, 곽천을 아시는가?

백화교의 젊은 기재로 중원의 반을 삼키고, 황제마저 밤잠을 설치게 만든 인물이지.

만병을 수족처럼 다루고, 한 올 머리털로도 명검을 가르니, 온몸이 흉기가 아닐 수 없다네.

그 위용은 가히 천마(天魔)라 일컬을 만 했지.

이에 호사가들은 말했다네.

만일 그가 인심을 알고, 사람의 마음을 얻었더라면 천하의 주인이 되었을 것이라고.

그러나 그러기에 그는 너무나도 고강했다네.

범이 개의 마음을 궁리하지 않듯이, 천마는 사람을 알지 못하였으니.

그는 언제나 고고하고 오만했다지.

그것을 동경하여 따르는 자들도 많았으나, 결국은 하늘 아래 모두가 적이 되었다네.

온 무림과 관이 합심하여 그를 처단했으니, 천하가 태평하고 그를 잊은 지 어느새 백 년이 지났네.

하지만 그대들이 모르는 것이 하나 있지.

그는 결코 죽음을 경험하지 않았네.

그럼 그자가 어떻게 되었냐고?

···큼큼, 길게 말을 했더니 목이 마르군.

노주 한 잔 걸치면 딱일 것 같은데 말일세?

아아, 걱정하지 말게. 딱 100전이면 되니.

···크으! 과연 강호 동도들은 호탕하군! 그럼 목도 축였으니 이제 시작해볼까?

화산의 소졸이 된 천하제일인의 이야기를 말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