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핏으로 죽은 멤버를 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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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9.22 16:56
최근연재일 :
2024.09.23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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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2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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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

DUMMY

”형, 형! 들었어요? 우리 쇼뮤직 1위 후보래요!!!“

”와, 정말? 우리도 이제 대세 입성인가보다!“

서정은 눈물이 핑 돌려고 하는 것을 꾹 참았다. 아이돌 연습생부터 데뷔 후 오늘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연습했던 날들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다. 부상도, 슬럼프도 있었지만 1위 후보라니 지금까지의 고생이 눈 녹듯 사라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사님이 이번에는 정말 기뻐하시겠다. 이번에는 우리에게 큰 기대를 하셨으니까...’

사정이 어려운 이사님이 이번에는 더욱 신경을 써서 만들어 주신 느낌이라 더욱 기쁘기도 했다. 1위 후보라니.....그룹 리더로써 뿌듯해지는 순간이었다.


데뷔 600일을 이제 넘어가는 5인 남자아이돌 elion

서정은 리더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있었다. 아직은 3군 아이돌 취급밖에 못 받는 그룹이란 걸 그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낸 네 번째 싱글은 반응이 꽤 좋았다. 음원 차트부터 반응이 심상치 않았고 라이브 챗에서도 팬들 반응이 좋았다. 물론 팬들은 항상 음반이 발매되면 노래 참 좋다, 최고라고 해주었지만..... 이번만큼은 더욱 진심이 느껴지던 차였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한 케이블 아이돌 음악 프로그램에 1위 후보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이다.


‘꼭 1군 최고가 될거야....’

서정은 다시 한번 속으로 다짐했다.

팀에서 랩을 맡고 있는 제경이 주먹을 꼭 쥐며 말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형!! 우리 더 열심히 해요!”

“형들!! 매니저님이 얼른 차에 타래요! 방송국 지금 가신대요!!” 반이가 밝게 소리쳤다.

멤버들은 서둘러 차에 올랐다. 출근길이 이렇게 들떴던 적이 있었나. 멤버 모두들 평소보다 표정이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1위 후보라......’ 서정의 마음속에 흥분과 기대가 가득 찼다.

그런데 오늘, 시내 교통사정이 좋질 않았다.

“오늘따라 되게 밀리네...... 사녹 시간 맞춰 여유있게 도착해야 하는데.....” 매니저 형이 초조하게 말했다.

“그러게요. 후보 영상도 따로 찍는다고 하던데....” 코디 누나도 한마디 거들었다.

“할 수 없지.. 우선 오늘만 뒷쪽 길로 가자. 딱 100미터 거리니까.”

K방송국 뒷문 쪽으로 작은 샛길이 하나 있었다. 그 길은 짧지만 일방통행 차선이라 평소에는 진입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길 자체가 매우 짧았기 때문에 길을 잘 아는 몇몇 택시기사들은 위험하지만 역주행을 해서 방송시간에 늦은 연예인들을 데려다 주기도 했다. 매니저형은 갓길로 빠져나가 샛길로 빠르게 들어섰다. 그리고 순식간에 빠져나가야 했기에 속도를 올렸다.

덜컹-

방지턱을 지나 그 구간을 순식간에 빠져나왔다.

“휴...... 다행이다...... 딱 이번만, 오늘은 1위 후보 날이니까.”

역주행 후 재빨리 본 차선으로 들어섰다. 매니저형은 꽤 운전 실력이 좋았다.

“다행이네. 늦지는 않겠......”

쾅 !!!!!

갑자기 무언가에 크게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눈 앞이 깜깜해졌다가 순간 엉망진창이 되었다. 붕 떠오르는 물건들, 이상하다. 사물이 거꾸로 보이고 천천히 시야가 흐릿하다.

그리고 귀가 아플 정도로 요란한 소리. 갑자기 주변이 조용해졌다.

띠띠띠....띠띠띠.....띠띠띠띠....

“서정아.... 서정아.... 정신이 드니?”

울먹이는 익숙한 엄마의 목소리.

“여기요! 여기!!! 우리 아이가 깨어났어요!”

눈이 부셔서 바로 뜰 수가 없었다. ’여기가 어디지......‘

사람들의 바쁜 발자국 소리. 시끄러운 구급차 소리와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나지막히 귓가에 어떤 소리가 울렸다

“모두를 네가 구해야 해...”

”모두를.....“

꿈인지 나쁜 환상인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나는 깨어났다.

눈 앞에 눈물에 젖은 엄마의 얼굴이 보였다. 엄마의 얼굴 뒤쪽으로 저 멀리 매니저 형이 소매로 눈물을 훔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괜찮니? 정신이 들어??“

문득 오늘 스케쥴이 머리를 스쳐갔다. ”아.....맞다.... 형.....우리 오늘 방송 있는데.....“

서정은 몸을 벌떡 일으켰다. 온 몸이 두들겨 맞은 것처럼 아팠다.

’...숨이 쉬어지질 않아...‘

”교통사고가 크게 났어.“

매니저 형의 뺨으로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다. ”서정아.....정말 미안해......내가 욕심 때문에......“

”형...전 괜찮아요...다ㄱ른 애들은 무사해요?“

“미안하다···.너라도 살아서 다행이다..”

“···그···그게 무슨 말이죠? 저라도 라니요..”

“너 빼고 다.···”

사고가 난 지 벌써 6개월이나 지나 있었다. 서정은 그동안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한 것이었다.

서정은 상황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하지만 곧 몸이 조금씩 나아지고 움직일 수 있게 되면서 지난 인터넷 뉴스를 찾아보았고 차가운 현실이 서정의 머릿속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아이돌 그룹 엘리온(elion) 균성, 반, 제경 교통사고로 사망, 2명 혼수상태

-엘리온 멤버 세준 치료중 사망

-아이돌 엘리온, 교통사고로 멤버 이서정 위독, 4명 사망

-엘리온 멤버 이서정 혼수상태, 아직 깨어나지 못해···



뉴스 하단에는 팬들의 댓글, 사람들의 많은 댓글들이 달려 있었다. 안타까움. 그리고 회복하길 바라는 글들. 그것도 벌써 6개월 전의 일이었다.

-누군지 잘 몰랐지만 찾아보니 음악이 참 좋네요. 안타깝습니다.

-젊은 나이에 유명을 달리한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아직 한 명은 혼수상태라던데···.

-거짓말이죠?...ㅜㅜ

-서정오빠라도 꼭 깨어나 주세요..

서정은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몰랐다. 중소기획사였던 서정의 회사는 서정 외에 멤버 전원이 사망하자 재정 위기를 못 버티고 문을 닫았다. 엘리온은 빠른 속도로 사람들의 기억에서 지워졌고 불과 6개월만에 모든 것이 사라졌다.

서정은 퇴원 후 연습생 때부터 혼자 살았던 원룸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저 목숨만 붙어있는 폐인처럼살았다. 오늘도 익숙하게 편의점에 들러 소주를 한 병 사고 근처 놀이터에서 벌컥 벌컥 들이마셨다. 어지러웠다. 슬리퍼를 신은 발이 흐릿하게 보였다···

..이런 인생, 살아서 뭐해···..내가 힘낸다고 죽은 멤버들이 살아 돌아오는 것도 아니고···

서정은 도어락 비밀번호를 눌러 문을 열고 현관에서 바로 쓰러졌다.

눈꺼풀이 무겁게 내려 앉았다. 잠이 밀려 오는 가운데 흐릿하게 텔레비전이 보였다.


‘···? 난 텔레비전이 없는데···’


이제 더 이상 텔레비전이나 유튜브가 보고 싶지 않아서 퇴원 당일, 망치로 박살내 버렸기 때문이다.

···..


아침.

손을 움직여 휴대폰을 찾았지만 어디에도 휴대폰이 없었다.

머리가 깨질 듯 아팠다.


“....머리 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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