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업의 제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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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런닝구
작품등록일 :
2015.12.01 15:04
최근연재일 :
2016.02.22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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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2.22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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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2
글자
8쪽

2. 자네 이름이 뭔가?

DUMMY

‘이제 나가볼까, 자고로 여관비는 내는 놈이 바보지.’

이때부터 이 방법이 알려졌는가 모르겠는데 여관비를 계산하고 나면 남은 돈이 한 푼도 없게 된다.

고작해야 불과 몇 분만 머물었는데 여관 주인은 보름을 지냈다면서 수중에 있는 3골드를 몽땅 뺏어간다.

이제 막 시작한 초보자에게 3골드는 상당히 큰돈이어서 그 돈이면 단검보다 공격력이 1높은 장검을 사고도 1골드가 남는다.

즉 귀찮은 튜토리얼을 진행하지 않아도 무기를 구할 수 있었다.

때문에 자신이 회귀 전에 시작했을 때는 여관비를 내지 말고 그대로 내빼라는 팁 아닌 팁이 팬 포럼에 떠돌아 다녔다.

‘여기서 조금만 돌아가서 뛰어내리면 되겠어.’

창문을 넘어 밖으로 나간 수열은 지붕을 타고 건물 옆을 돌아가다가 적당한 지점에서 뛰어내렸다.

‘3골드 세이브!’

3골드라는 결코 적지 않은 돈을 지켜냈으니 기분이 좋은 것은 당연했다.

막말로 사과도 훔친 사과가 맛있는 법이다.

더군다나 이 3골드는 자신의 빠른 성장을 도와줄 종자돈이었다.

‘고물상이 어디 있을까?’

기억에 의하면 발록의 시작은 시내에 자리한 팔레비 고물상이었다.

얼마쯤 갔을까, 제법 널찍한 공터를 따라서 얼기설기 엮은 판자로 담장을 쌓은 고물상이 눈에 들어왔다.

‘저기구나!’

헤매지도 않고 바로 찾아내다니 정말 눈에 보이지 않은 운명의 끈이 자신을 이끄는 것 같았다.

그러나 이제부터가 시작이어서 팔레비의 눈에 들어야했다.

‘팔레비에게 어떤 식으로 접근할까?’

사람은 첫인상이 중요하고, 처음 만나는 계기가 아주 중요하다.

그렇다면 팔레비가 어떤 존재인지 알고 있는 자신은 정보를 최대한 활용해서 좋은 인상을 남겨야 했다.

‘발록은 우는 아이를 달래주다가 그와 인연이 시작되었다고 했어.’

거의 대부분의 히든클래스들은 이런 식의 사소한 인연으로 시작했다.

‘어떻게 한다, 어떻게 해야 그에게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을까?’

누군가에게 잘 보인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온갖 방법을 떠올리고 있던 찰나 수레를 끌고 가는 할머니와 그 뒤에서 밀고 있는 어린 꼬마가 시야에 들어왔다.

그 순간, 한 가지 생각이 퍼뜩 떠올랐다.

‘저거야!’

고물상이라면 당연히 수레를 끌고 다닐 것이 분명했다.

방금 전의 꼬마처럼 자신이 그 수레를 밀어준다면 팔레비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줄 것이 분명했다.

‘우선 고물상 안부터 확인해야겠어.’

팔레비가 누구인지, 그리고 어디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했다.

그런데 고물상 문이 굳게 닫혀 있어서 그 안을 들어갈 수가 없어서 밖에서만 기웃거렸다.

그 모습이 신기했는지 얼마 후에는 인근의 아이들이 몰려들었다.

“형, 여기서 뭐해요?”

“애들아, 여기 고물상의 주인이 팔레비 영감님이시니?”

“네.”

“너희들, 아주 착한 아이들이구나.”

“그럼요.”

아이들은 칭찬에 약하다.

본격적인 정보 탐색을 하기 전에 칭찬을 해줘서 아이들의 환심을 산 수열은 팔레비와 관련한 것을 묻기 시작했다.

순진한 아이들은 수열의 질문에 답변을 토해냈다.

“할아버지는 항상 정오쯤에나 돌아오세요.”

“아주 가끔씩 조금 늦을 때도 있어요.”

“수레에 고물을 가득 싣고?”

“네.”

“정오면 곧 오시겠네?”

“오늘은 귀족들과 부자들이 많이 사는 북쪽의 레스코 타운을 가셨으니까 평소보다 조금 늦을 거예요.”

“대신 평소보다 더 많은 고물을 가지고 오실 거예요.”

“평소보다 많다고? 그러면 어느 쪽에서 오시지?”

“북쪽이니까 당연히 이쪽에서 오시죠.”

“오! 너, 제법 똑똑하구나.”

“그럼요. 나는 글자도 아는 데요?”

“진짜, 대단한데? 참! 이 고물상에는 팔레비 할아버지 혼자만 계시니?”

“예전에는 누가 있었다고 했는데 지금은 할아버지 혼자에요.”

“그렇구나, 고마워.”

정보를 확보한 이상 움직여야 했다.

아이들이 알려준 방향으로 상당 거리를 이동한 수열은 적당한 골목에 들어가서 몸을 숨겼다.

이어 거리를 주시하며 팔레비 영감이 수레를 끌고 오기만을 기다렸다.

시간이 얼마쯤 흘렀을까?

백발의 노인이 고물이 가득 실린 수레를 힘겹게 끌고 오는 것이 시야에 들어왔다.

‘저 영감이구나.’

본능적으로 팔레비를 알아차린 수열은 태연하게 그쪽 방향으로 걸어가서는 살짝 지나쳤다.

그러다가 갑작스레 방향을 전환해서는 수레 뒤로 다가가서 힘껏 밀기 시작했다.

“영감님, 힘드시죠?”

“누구쇼?”

“그냥 지나가다가 영감님이 힘들어 하시는 것 같아서......”

“마음은 고맙지만 혼자 할 수 있소이다.”

“에이, 어떻게 그래요? 제가 보기보다는 힘이 센 편이니까 아무 걱정 마세요.”

농담이 아니라 스텟 폭발을 경험한 수열의 힘은 장난이 아니었다.

덕분에 한결 여유로워진 영감은 만족스러운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먼저 말을 걸어왔다.

“자네는 요즘 젊은이답지 않군.”

“제가 어때서요?”

“요즘 젊은이들은 어른을 공경할 줄도 모르고 나 같은 사람은 천하게 보잖아?”

“모두가 그러는 것은 아니에요. 그리고 영감님 하시는 일이 어때서요?”

“보면 모르겠나? 난 고물이나 모으는 비루한 늙은이일세.”

“고물을 모으는 게 얼마나 보람찬 일인데 비루하다니요? 그런 말씀 하지 마세요.”

“고물을 모으는 게 보람찬 일이라고?”

‘역시 반응이 오는 구나.’

발록이 고물상에 남을 수 있었던 까닭은 첫인상도 좋았지만 팔레비의 직업을 좋게 말한 것이 결정적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자신 역시 그런 식으로, 아니 최대한 미화해서 얘기하는 것이 중요했다.

아니, 업그레이더만 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심한 아부도 얼마든지 할 수 있었다.

“쓰레기로 사라질 자원들을 모아서 재활용을 하는 건데 얼마나 보람 있는 일입니까?”

“하하하~! 자네 같은 젊은이에게 그런 말을 듣게 되다니 아주 기분이 좋군.”

“당연한 얘기인데 기분이 좋으시다니 저도 즐겁습니다. 아! 저기 보이는 고물상으로 가시는 겁니까?”

“그렇다네.”

“나오십시오, 그리 멀지도 않은데 이제부터는 제가 끌겠습니다.”

“혼자서는 힘들어.”

“영감님도 혼자서 하셨잖습니까? 걱정 마시고 나오십시오.”

만류하는 영감의 손을 뿌리치고 수레의 손잡이를 잡은 수열은 있는 힘껏 수레를 끌기 시작했다.

얼마 후, 당도한 고물상은 넓은 공간에 온갖 고물들이 잔뜩 널려 있었다.

그중에는 생활용품도 있었지만 각종 무기와 방어구도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저기 있는 고물을 고치는 것이 업그레이더의 시작이겠지.’

고물이나 줍는 평범한 영감으로 보이지만 팔레비야 말로 업그레이더라는 슈퍼 히든 클래스를 부여해주는 히든 스토리의 주인공이었다.

그와 인연을 맺은 이상, 이제부터가 중요했다.

“영감님, 고물상은 이렇게 큰 데 혼자서 하십니까?”

“이런 천한 일을 하겠다는 사람이 없는데 어쩌겠는가?”

“저를 고용하시면 안 되겠습니까?”

“자네 같은 젊은 사람이 이런 천한 일을 하겠다고?”

“영감님, 직업에 귀천이 어디 있습니까? 더군다나 아주 보람 있는 일이잖습니까?”

“쉽지 않을 텐데?”

“세상에 쉬운 일이 뭐가 있겠습니까? 시켜만 주면 열심히 하겠습니다.”

“정말 할 수 있겠어?”

“잘 할 수 있습니다.”

“좋아, 테스트 삼아 일을 하나 주지.”

“감사합니다, 영감님.”

“아직은 결정 난 것이 아니니 단정 짓지 말게. 저기, 빈 수레가 보이는가?”

“보입니다.”

“저걸 끌고 가서 저 수레에 고물을 한 가득 모아오게. 시간은 딱 하루야. 해보면 알겠지만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을 거야. 아! 고물 값은 이것들로 계산하게.”

“맡겨주십시오, 영감님.”

고물을 모아오라는 영감의 말이 떨어진 순간 뇌리에 알람이 울렸다.

그토록 고대하던 슈퍼 히든클래스가 되기 위한 에픽 퀘스트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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