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대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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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현
작품등록일 :
2016.03.15 20:10
최근연재일 :
2016.05.07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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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4.14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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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막간 (하)

DUMMY

붙잡힌 아래의 사람들은 구타당하고 있었다.


초진은 이제 조만간 이민자 수색국이 호이스트 위의 그들을 노릴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벌써 천장까지 올라온 그들이 들보 가장자리에 있던 사람 둘을 에워쌌다.


그들은 저항하려 했으나 이민자 수색국에 비해 싸움실력이 형편없었다.


아래의 맞는 사람들은 처참했다.


이민자 수색국은 정말 자비 없는 놈들이었다. 그들은 작정하고 얼굴만 노리고 때렸다.


베이트가 매달려서 중얼거렸다.


“초진아 손이 되면 여기 가방 좀 열어봐.”


“왜?”


“형이 준 비장의 무기.”


물에 빠진 사람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초진이 겨우 가방을 열었다.


베이트가 가지고 온 건 신호용 빨간색 연막탄 세 발이었다.


수색국 대원들이 막대기와 도끼를 들고 그들을 향해 왔다.


혼자 남은 서바이벌 헬멧 남자도 최후의 수단을 꺼냈다. 페퍼 스프레이였다.


“준비됐어?”


처음 보는 남자의 제안에 초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초진이 연막탄 하나를 까서 아래로 던졌다. 순식간에 창고는 붉은 연기로 뒤 덮였다.


그 틈에 초진은 호이스트 빔으로 몰래 올라와 서바이벌 남자와 베이트를 차례차례 들었다.


서바이벌 남자는 수색국 조직원이 코앞에 오는 순간 그의 눈에다가 최루액을 뿌렸다.


“끄아아악!”


그들은 냅다 반대편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가다가 초진은 연막탄을 한 개 더 터뜨렸다.


온통 붉은 연기 속에 사람들이 당황하기 시작했다.


“에라 모르겠다 정장 입은 놈들만 공격해!”


파파라치 일당들은 서로 처음 만났지만 서바이벌 남자의 그 외침을 잘 따랐다.


초진은 일단 때려 눕히기 공격만 하였다. 그의 덩치에 실린 주먹이 힘이 되었다.


베이트는 취재 따위는 때려치우고 자신의 고장 난 카메라를 후려치며 초진을 돕기 시작했다.


서바이벌 헬멧 남자는 하역물에 떨어진 동료를 일으켜 세우고 둘 다 스프레이로 맞섰다.


베이트가 문을 열었다.


“자 빨리 나가자!”


하지만 초진은 그와 반대 방향에 있었다. 바로 얻어 터지던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서였다.


그들은 다들 쓰러져 있어서 식별하기 쉬웠다.


퍽!


초진의 다리를 누군가가 몽둥이로 내리쳤다. 그가 비명을 지르는 사이에 장정들이 초진을 향해 달려들었다.


“죽어, 이 이민자 쓰레기야.”


누가 보아도 거인족의 실루엣이라서 초진은 모두에게 공격 당할 위기였다.


-----


에리크는 끌대를 들고 그 괴수들을 쫓아갔다.


과연 멀지 않은 곳에서 사람들이 괴수에게 공격 당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딜롱은 보이지 않았다. 저 멀리 앤드류가 서핑보드로 괴수들의 접근을 막고 있었다.


“꺄아아악!”


좀비 영화를 좋아하던 레베카도 현실 앞에선 달랐다. 그녀는 막다른 곳에서 울고 있었다.


에리크는 망설였다. 자기 보다 힘센 앤드류도 저렇게 고전하는데 내가?


하지만 에리크는 곧바로 해변에서 자기가 들만한 돌들을 주웠다.


그리고 끌대를 던지는 자세를 취하고 최대한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야! 이 괴물 자식들아!”


에리크가 주먹만한 돌을 괴수들에게 던졌다.


그것은 앤드류의 머리를 살짝 스치고 날아갔다.


모기만한 소리로 ‘미안’을 외친 에리크는 마지막 남은 끌대를 괴물 형상을 향해 던졌다.




괴수가 찔렸다. 놈은 아픈 기색도 없었다. 그가 돌아보자 에리크는 놀랐다.


누군지 모르지만 분명 직원의 옷을 입고 있었다. 끔찍한 형상으로


“앤드류, 레베카! 대피소로 도망쳐!”


그는 자기도 모르게 그렇게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에라 모르겠다.


괴수들이 그들을 쫓아왔다. 너무 빨랐다. 가끔 검은 물을 입에서 뿜었다.


에리크는 바다로 뛰었다. 차라리 물에 빠져 죽자.


그는 콧물이 아랫입술에 닿는 줄도 모르고 뛰었다. 어느새 무릎까지 물이 찼다.


이상하게 그의 뒤편으로 아무런 기척이 없었다.


에리크는 돌아보았다. 그리고 좌절했다.


아까 도망치던 자신을 쫓던 괴수는 갑자기 해변에서 멈추고 다시 앤드류와 레베카를 향했다.



-----


초진은 무엇이 자신을 살렸는지 알지 못했다.


하지만, 갑자기 회색 형상들이 우수수 몰려와서 검은 양복들과 맞붙기 시작했다.


그들은 베이트나 초진처럼 부두 작업자 차림을 했지만, 연장을 든 점은 전혀 달랐다.


아무튼 그 틈에 초진은 다친 두 사람을 끌고 나가려 했다.


하지만, 누군가가 초진의 손을 대신 잡고 사람을 들었다.


상대는 스키마스크를 쓴 그를 알아보지 못했지만, 반대로 초진은 알고 있었다.


전에 수산시장에서 빚쟁이를 손보던 티산 족 대머리남자였다.


초진은 머뭇거리는 틈에 대머리는 그의 손에서 부상자를 뺏어 자기 등에 걸쳤다.


그렇게 부상자들이 실려가자 초진은 베이트를 찾았다.


그는 문턱에서 초진을 먼저 기다렸다.


“안 다쳤어?”


순간 초진은 다리와 등에서 통증을 느꼈다. 다리는 멍이 들었고 등에는 긁혀 피가 났다.


“엄청 터졌지. 근데 저 사람들 뭐야?”


아까 호이스트에서 추락한 서바이벌 헬멧이 답했다.


“우리 일행 중에 파파라치를 위장한 깍두기가 창고에 있었던 모양이야.”


“티산 족 갱단?”


초진의 말에 그가 끄덕였다.


“둘째 형 말론 요즘 티산 족 갱들이 이민자 수색국이랑 사이가 굉장히 안 좋다더군.


그래서 서로 뭘 하는지 종종 염탐을 하거나 감시한다고 들었어.”


“오늘은 대체 왜?”


“아까 그 회색 기계장비랑 관련 있지 않을까? 아마 거래를 방해하려 한 거겠지.”


일행은 그럴 가능성에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더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소형 버스와 중형 트럭이 섰다. 경찰인 줄 알았지만, 증원된 이민자 수색국 대원들이었다.


“오, 망할, 다들 튀어!”


베이트가 소리치자, 다들 미로 같은 하역물 사이로 흩어졌다.


초진은 베이트를 거의 자신이 들다시피 하고 붙잡고 달렸다.


-----


앤드류와 레베카는 정신 없이 대피소로 내달렸다.


하지만 괴수들이 더 빨랐다.


인간들이 어느새 거의 따라 잡히기 직전이었다.


그런데 에리크가 방금 겪은 걸 기억했다.


아까 죽어라 쫓던 괴물들이 자신이 물가에 이르렀을 때는 갑자기 추적을 멈춘 것이다.


그래서 물로 앞길을 가로막으면 두 사람이 살 수 있을 것이다가 그의 이론이었다.


레베카를 아쉬워할 틈도 없었다. 에리크는 마침 섬의 풀장까지 쫓아왔다.


풀장 옆에는 물이 차면 저절로 무게중심이 앞으로 기울어 물을 끼 얻는 거대 바가지가 있었다.


에리크는 오랑 섬에 처음 왔을 때는 수영장에서 일했으므로 그걸 작동하는 레버를 알았다.


지금 바가지 안에 물이 있어야 하는 것이 문제지만.


에리크는 아직 앤드류와 레베카가 보일 때 고래고래 소릴 질렀다.


“이봐요 두 사람! 수영장 바가지 옆으로 달려! 그러면 내가 못 가게 해줄게!”


그 말을 알아들었는지 모르나, 쫓기는 커플은 죽어라 바가지 아래로 뛰었다.


에리크는 레버 조정실 문고리를 소화기로 내리쳐서 부수고 들어갔다.


그리고 괴수가 그 아래를 통과하는 순간,


촤아아아아아.


레버를 당겼다. 다행히 물이 있었다.


물을 정면으로 맞은 괴수 하나는 죽진 않았지만 그대로 뒤틀리다가 멈춰 섰다.


나머지는 물이 튀자 바로 그 앞에 멈췄다.


에리크는 자신이 솔로인 것보다 자기 이론이 증명된 것이 더 자랑스러웠다.


“어떠냐 이 멍청한 좀비들아!”


그 말을 끝낸 즉시 괴수들이 그를 쳐다보았다. 이번에는 수풀에서 몇 더 나타났다.


에리크는 죽어라 반대로 달리기 시작했다.


“내가 바보지!”



-----

그날 밤.


초희는 일찍 들어온 초진에 당황했다.


학원에 한창 있어야 할 시간에 초진은 자기 방에 누워 있었다.


그리고는 누나가 빌려온 심리 치료 장비를 작동했다.


초희는 동생이 이제 치료받는다고 생각해 아무 말 없이 나갔다.


초진은 사실 누나가 오는 기척을 알 정도로 장비에 별로 집중하지 않고 있었다.


그는 오직 왼쪽 옆구리 한 곳을 손으로 꾹 가리고 있었다.


그가 탈출을 위해 벌인 희생이었다.




다른 파파라치들은 모두 흩어지고 베이트와 초진만 남았다.


미로 달리기에 자신 없는 초진은 부둣가를 기준으로 도망칠 길을 찾으려 했다.


그렇게 바다가 보이는 하역물들의 골목을 통과하는 순간, 수색국 대원이 나타났다.


깍두기는 시퍼런 단도를 들고는 댑다 초진을 찔렀다.




초진은 아슬아슬하게 피했지만 옆구리 살에 칼이 깊이 박혀버렸다.


칼을 뽑지 못해 당황한 칼잡이가 약점을 드러냈다. 그는 부둣가 언저리에 있었다.


초진은 그를 걷어차 바다로 빠뜨렸다.


“으허억, 살려줘!”


하필 놈은 수영을 전혀 못했다. 놈들의 동료들이 망설이는 사이에 그는 튀었다.


부두 밖에서 겨우 칼을 빼내자, 톱니 때문에 초진의 상처가 벌어지며 피가 쏟아졌다.


“으으윽.”


베이트가 말했다.


“항구에 디에고 선생이라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이런 거 치료하는 사람 있어.”


“빌어먹을. 그 디에고 양반 돌팔이지?”


초진은 점점 피를 적게 흘리고 있었다. 상처가 천천히 오므라들었기 때문이다.


“작년에 수배중인 마피아를 수술했다고 면허 잘린 거 빼면.”


초진의 상처는 아첸 족의 신체 재생덕분에 아까 전 보단 줄어들었다.


하지만 계속 욱신거렸다. 그게 보기 언짢은 베이트가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말했다.


“미안, 듀드.”


“그래 이제부턴 가늘고 길게 살자. 선생 자식아.”




그런 줄도 모르고 초희는 초진에게 괜찮을 거야 라고 중얼거렸다.


그녀가 초진의 왼손을 잡아 주려 했다.


하지만 그는 디에고 선생의 꿰맨 자국을 그걸로 힘껏 가리고 대신 오른손으로 누나를 잡았다.


당황한 초희는 두 눈을 감은 동생을 빤히 보다가 그 오른손이라도 잡아주었다.


초희의 전화가 울리지 않았다면 그녀는 동생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역정을 내며 물었을 것이다.


“어머 이사벨라, 어떻게··· 알겠습니다. 그리하죠.”


초희는 다시 방으로 돌아와 간단하게 물건을 챙기고 나갔다.


“초진, 내일 아침은 일파랑 알아서 먹어. 나 연구소 일 때문에 간다.”


초진은 아무 말이 나오지 않았다. 뇌파 안정 파장이 그가 쓴 헤드셋에서 계속 나오고 있었다.


그냥 누나의 외출을 멍하게 쳐다봐야 했다.


안시르 족의 기계는 너무나 사람을 편하게 만들었다.


얼마 후 초인종이 울렸다. 초진은 이번에는 기계를 껐다.


바깥 사람들이 시끄럽게 철문을 두드린 것이다.


그는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혹시 이민자 수색국? 아니면···?


그는 긴장한 채로 문에 달린 보안경을 보았다. 과연 장정들이 서있었다.


하지만 그 다음 들리는 소리는 그가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세아 초진씨? 반산스 지구대입니다.”


초진은 현관에서 자기도 모르게 털썩 주저 앉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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