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氣)를 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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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
작품등록일 :
2017.06.18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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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26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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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6.23 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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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기(氣)를 수련하다

DUMMY

남궁세가를 나오자 어느덧 해가 저물어 가고 있었고, 웅비는 쩔뚝거리며 목표 없이 걷고 있었다. 평생 청룡관 밖으로 나간 적도 거의 없고, 아는 사람이라곤 아무도 없어 어디로 갈지 막막해했다.


그러자 곧 정했다는 듯 발걸음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남쪽으로 가면 하오문이 있고, 그들과 활동하는 낭인들이 많이 있다 했어. 일단 거기에 가서 돈을 벌어야겠다.’


웅비는 남쪽으로 몸을 돌렸다.


웅비가 남궁세가에서 나올 무렵 그를 보고 움직이는 무리가 있었다. 그중 우두머리 격으로 보이는 자는 웅비를 보고, 옆에 있는 남자에게 청룡관으로 가서 보고하도록 했다.


안휘에서 광동까지 거리는 가까운 거리가 아니었다. 그러나 남궁세가로 향할 때와는 달리 그의 발걸음은 무겁고 느렸다. 웅비가 무언가 집중을 하면서 걸어가고 있어서였다.


오늘 그는 남궁천과의 대련으로 내공의 유무가 얼마나 큰지 확실히 느꼈다.


만약 그가 내공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웅비는 지지 않았을 것이다. 웅비는 억울하단 생각이 들었다.


저번 적갈파 무리와 싸울 때 썼던 흘러다니는 기(氣)를 잘 활용할 수 있었다면 이렇게 허무하게 지진 않았을 것이다.


하나 웅비는 수련이 부족해 몇 가지 단점을 갖고 있었다. 첫째로 급박한 전투 중에는 기(氣)를 사용할 수 없다. 적갈파와 싸울 때는 기(氣)를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그러나 남궁천과의 싸움에선 기(氣)를 집중했다간 이미 서너 대 맞고 기절했을 것이다.


둘째는 대기 중의 기(氣)는 점점 불어나고 있었지만, 웅비가 활용할 수 있는 건 너무 미미하다는 것이다. 이 기들을 다 활용할 수 있다면 큰 힘을 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던 도중 웅비는 이내 고민에 빠졌다.


‘대기 중에 있는 기(氣)보다 더 많은 내공을 지닌 자를 만난다면?’


웅비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런 자를 만나기도 쉽지 않고, 만난다 해도 그자 또한 사람이니까 약점이 있을 거야.’


그리고 웅비가 알기론 그런 자는 딱 한사람 밖에 못 봤다.


‘청룡대주 장국.’


그자의 무위가 생각나자 올랐던 투지가 식을 것 같았다.


이내 웅비는 상념을 깨고 다시 수련하기 시작했다.


‘천천히 대기 중의 기(氣)를 느껴보자. 나로선 이 방법밖에 없다.’


웅비가 집중하자 그의 주변에 흐름이 느껴졌다. 기(氣)로 느낄 수 있는 반경은 불과 반장정도 밖에 되지 않지만, 저잣거리 사람들에게 붙어 그들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웅비는 수련 하며 걷는 도중 이상한 무리가 보였다. 전에 보이지 않던 파락호들도 보였고, 칼을 들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무리도 있었다.


그들은 눈에 힘을 주고 저잣거리를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공포감을 줬고, 사람들은 그들을 피해 다니기 일쑤였다.


‘남궁세가가 봉문에 들어가니까 중소문파 들과 파락호들이 활보하는구나.’


현재 무림의 정세가 그랬다. 소림, 무당, 화산 등 대 문파들이 봉문에 들어갔고 이 따라 이름 좀 있다 하는 문파들도 봉문 했다.


그들이 사라지자, 그동안 어깨를 펴지 못했던 중소문파들과 무뢰배들이 슬슬 활동하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웅비는 그들을 보자 고개를 내저었다.


그들에게도 기회는 공평하게 주어졌지만, 준비하는 자와 하지 않는 자들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뿐이었다.


물론 저들도 느꼈을 것이다. 하나, 남궁세가가 꽉 잡고 있는 안휘에 발을 들이 미려면 지금밖에 기회가 없다는 생각 또한 들었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 웅비가 안휘에서 벗어나 강서에 도착했을 무렵, 청룡관 관주 집무실에 사람이 찾아왔다.


“관주님 백호대 이언입니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들어오너라.”


이언은 집무실로 들어와 허국에게 인사를 하고 말했다.


“둘째 공자님께선 남궁세가에 들어간 지 하루도 지나지 않고 나왔습니다. 몸을 다치신 걸로 보아 생각하셨던 대로 남궁세가에서 반겨주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허진은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웅비가 다치든 말든 혼인 동맹을 체결하자는 정식 문서를 주고 받기만 하면 된 것이다. 웅비가 남궁세가를 간 건 형식상이었을 뿐이었다.


허진은 차라리 잘됬다 생각했다.


소림과 무당이 봉문을 끝마치기 전 남궁세가의 도움을 받는다면, 형산파의 견제 따윈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강서를 점령한 뒤 남궁세가에서 어떤 요구를 할지 모르겠지만, 그때 가서 웅비가 다친 걸 명분으로 남궁세가와의 거래에서 이득을 볼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이언이 말을 이었다.


“또한, 둘째 공자님께선 저희 청룡관이 있는 서쪽이 아닌 남쪽으로 이동하고 계십니다. 원인을 파악 중이긴 하나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남쪽으로 가고 있다고?”


“그렇습니다.”


허진은 생각에 잠겼고, 이내 말했다.


“그가 허튼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싶으면 바로 잡아 와라.”


“무력을 써서라도 말입니까?”


“최대한 좋게 타일러보고 어쩔 수 없는 경우에만 사용하도록.”


“알겠습니다.”


“이만 나가봐라.”


이언은 고개를 숙이고 인사를 한 뒤 집무실 밖으로 나갔다.


그 무렵 강서에 도착한 웅비는 여전히 열심히 수련하며 길을 걷고 있었다.


남궁천과 대련 후 씻지도 못하고 계속 걸어온지라 지나가던 사람들은 웅비를 슬슬 피했다.


사람들이 피하는 이유를 모르는 웅비는 의아해하였고, 수련하려면 그들에게 붙어야 하는 눈치 없는 웅비는 열심히 사람들 틈에 끼었다.


그들 중 기척이 잘 감지되지 않는 무리가 있었고, 수련에 도움 되겠다 싶었던 웅비는 그들에게 더욱 접근했다. 그러자 한 남자가 뒤로 돌아 검집 채 웅비의 목을 겨눴다


웅비는 깜짝 놀라 뒤로 물러나며 말했다.


“이게 무슨 짓이오!”


그는 자신을 훑고 지나간 기(氣)와 냄새의 주인에게 조용히 말했다.


“누구냐”


어리둥절한 웅비는 말했다.


“지나가는 사람이오. 어찌하여 검을 겨누는 겁니까.”


“네놈이 내공으로 우리를 훑지 않았느냐!”


웅비가 모른척하자 그는 버럭 화를 냈다.


아차 한 웅비는 당황했으나 표정을 숨기고 거짓말했다.


“나는 아니오, 나는 내공을 익히지 않았소!”


웅비는 짐짓 억울한 표정을 지었고, 그자는 웅비에게 더욱더 화를 냈다.


“거짓말을 하는 것이냐!”


그는 당장 검을 뽑을 기세였다.


그러자 웅비는 조심스럽게 접근해 팔목을 그에게 내밀었다.


“확인해 보면 될 것 아니오. 사람 참 속고만 사셨나.”


자신에게 내민 손목을 본 남자는 옆에 있는 자에게 눈짓했다. 그자는 웅비의 손목을 잡더니 이내 묘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더니 웅비의 손목을 놓고 검을 들고 있는 남자에게 말했다.


“형님 이자의 말이 사실이오. 이자는 내공을 익히지 않았소.”


검을 들고 있던 자는 그 말을 듣고 움찔했다. 그리곤 이상한 표정을 지으며 검을 천천히 내렸다.


“험험, 미안하구려. 내가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닌데 예민했나 보오.”


하며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웅비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며 생각했다.


‘무공을 익힌 자들에겐 하면 안 되겠구나.’


그리고 말을 했다.


“괜찮소.”


마음이 찔리는 웅비는 성급히 자리를 벗어 나려 했다. 그러자 검을 내밀었던 사내가 말했다.


“혹시 어디 가시는 길이오?”


웅비는 바쁜 몸짓을 하며 말했다.


“강서의 저잣거리에 가서 끼니를 해결하려 하오.”


그 말은 들은 남자는 웃으며 말했다.


“방금 일이 미안하고 한데 사과의 의미로 식사나 같이하시지 않겠소?”


그러자 그 옆에 있던 젊은 여자가 눈을 찌푸렸다.

“오라버니”


그녀는 웅비에게서 나는 냄새 때문에 싫은 티를 냈다.


웅비는 백진의 말을 듣고 거절하려 했으나, 혹여나 밥 한 끼 얻어먹을 수 있을까 하여 알겠다고 했다.


백진은 그녀를 다독이며 말했다.


“반갑소 백문세가의 백진 이라 하오.”


“허웅비오.”


서로를 소개한 그들은 저잣거리를 향하여 걸음을 옮겼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조회수를 신경 안쓰려고 하지만

줄어드는 조회수에 맘이좀 아프네요 ..

조금더 노력하겠습니다!

재밌게 읽으셨다면 추천과 선호작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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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4화-비무대회(2) +3 17.07.11 998 11 9쪽
24 23화-비무대회(1) +3 17.07.10 866 9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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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1화-청룡검룡 허진(3) +3 17.07.07 935 9 9쪽
21 20화-청룡검룡 허진(2) +2 17.07.06 999 8 11쪽
20 19화-청룡검룡 허진 +1 17.07.05 972 8 9쪽
19 18화-수상한 움직임 +1 17.07.04 1,065 10 10쪽
18 17화-새로운 만남 +3 17.07.03 1,070 10 9쪽
17 16화-성장하는 그들 +1 17.07.02 1,154 11 10쪽
16 15화-웅비 수련을 시작하다 +1 17.06.30 1,206 14 9쪽
15 14화-끝없는 피의 서막 +2 17.06.29 1,470 1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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