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氣)를 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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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
작품등록일 :
2017.06.18 08:23
최근연재일 :
2017.07.26 13:54
연재수 :
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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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7
글자수 :
123,169

작성
17.06.21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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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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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글자
7쪽

7화-누구도 반겨주지 않는 환영

DUMMY

하인은 가주의 집무실 문을 열었다. 그 안에는 나이가 들어 보였지만 기세가 대단한 자가 앉아 있었고, 그 옆에는 어린 소녀 한 명이 앉아 있었다.


웅비는 집무실로 들어가 가슴을 활짝 펴고 최대한 당당하게 인사를 했다.


“청룡관의 허웅비라 하옵니다.”


웅비가 들어서자 남궁현과 그의 손녀는 웅비를 쳐다봤다. 몸집이 장대했지만 그만큼 살집도 많았고 몸에선 어떠한 기세도 느껴지지 않았다.


남궁연은 차가운 얼굴로 고개를 돌렸고, 남궁현은 눈매가 가늘어졌다.


“남궁현일세. 이 아이는 그쪽과 혼인을 하게 될 남궁연이라 하네.”


그러자 남궁연은 자리에서 일어나 웅비에게 인사를 했다.


“자 일단 앉게나, 식사는 하였는가?”


“아직 안 했습니다.”


“우리도 마침 식사를 하려던 참이니 같이 들게나.”


남궁현은 밖에 있는 하인을 불러 준비되어있던 음식을 가져오라 했다.


“일단 밥부터 들고 얘기하세.”


웅비는 대답한 뒤 밥을 먹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먹는 제대로 된 음식이라 그런지 웅비는 천천히 먹는다 했는데도 어느새 그의 옆에 접시가 쌓였다. 그와 다르게 남궁연은 음식에 거의 손을 대지 않았다.


웅비는 밥을 먹으면서 남궁현과 남궁연을 쳐다봤다. 남궁현은 듣던 대로 풍채가 남달랐고 그에게서 느껴지는 중압감이 대단했으며, 남궁연은 아름답게 생겼으나 표정이 너무 차가웠다.


자신도 내키지 않았던 혼인이지만 그녀의 표정을 보니 자신이 잘못한 기분이 들었다. 웅비는 몰래 한숨을 쉬었다.


식사를 마치고 남궁현이 입을 열었다.


“자네 아버님이 관주에 올랐다 들었네! 한번 찾아가 축하해 주고 싶었지만 보다시피 요즘 바빠서 가지 못했네. 미안하다 전해 주시게.”


“아닙니다. 아버님도 가주님께 인사 한 번 못 드렸다고 아쉬워하셨습니다.”


“하하 허 관주가 그렇게 말을 했다고?”


“네. 저보고 대신 안부를 전해 달라 했습니다.”


남궁현은 웃으며 말했지만, 그의 눈빛은 차가웠다. 이런저런 인사치레 말을 나눈 뒤 남궁현이 먼저 말을 꺼냈다.


“마음 같아선 당장 혼인 올리도록 하고 싶네만, 지금 상황이 여의치 않다네. 그래서 약혼하기로 한 건 알고 있는가?”


“그 부분은 저도 아버님께 들었습니다.”


“약혼도 어찌 보면 혼인과 같은 것이니 너무 마음에 담아 두지 말게나.”


“저는 괜찮습니다. 괘념치 않으셔도 됩니다.”


남궁현은 웅비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나저나 자네, 연이 아버지가 보고 싶어 한다네. 아마 오늘 내일은 여기저기 다니며 인사하기 바쁠 테니 이만 나가 보게나.”


웅비가 대답하고 일어나자 남궁연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만 나가 보겠습니다”


웅비는 인사를 하고 남궁연과 함께 집무실을 빠져나왔다.


“따라오세요.”


남궁연은 차갑게 말을 한 뒤 웅비를 데리고 남궁천을 만나러 갔다.


천하 오대세가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세가 안은 워낙 넓어 둘은 한동안 말없이 걸어갔고, 웅비는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아 입을 열었다.


“소저 올해 나이가 어떻게 되시오?”


웅비는 눈치 없이 말했다.


앞서가던 남궁연은 몸을 돌려 웅비에게 말했다.


“제 나이도 모르시나요?”


차가운 그녀의 말투에 웅비는 당황했고, 당연히 자신과 동갑일 줄 알았던 그는 말했다.


“열...... 일곱 아니시오?”


열다섯 살인 남궁연은 대답도 하지 않고 다시 몸을 돌려 걸어갔다.


여자와 말을 거의 해 본 적 없는 웅비는 뭐가 잘못됐는지도 모르고 서둘러 남궁연을 따라갔다.


“미안하오. 내가 알고 있었는데 가는 길이 적적하여 물어봤소이다.”


그 말을 듣고 남궁연은 멈춰 서서 주먹을 꽉 쥐었다. 갑자기 멈추자 웅비는 움찔했다.


잠시 정적이 흐르고 남궁연은 다시 길을 걷기 시작했다.


‘여자란 원래 이런 것인가?’


그에게 갑자기 두통이 일어났다. 신음을 흘리며 넘어질 뻔하다가 이내 두통이 사라졌고, 그 때 앞에 가던 남궁연이 무슨 소린가 싶어 뒤를 돌아봤다.


‘누구지?’


처음 보는 여자였지만 왠지 익숙했다.


웅비는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시선을 느끼자, 걱정해주는 줄 알고 되려 크게 웃으며 말했다.


“아 괜찮소. 내가 원래 건강한데 가끔 이러오.”


필요 없는 말이었다.


십 여분 정도 걸어 어느 지점에 다다르자, 가주의 집무실보다 훨씬 큰 가옥이 보였다. 가옥 앞에 서 있는 하인은 남궁연에게 누구인지 물어봤고, 남궁천의 가옥 안으로 들어가 웅비가 왔다는 걸 알렸다. 들어오란 하인의 말에 긴장되는 마음을 다잡고 심호흡을 하며 최대한 당당히 들어갔다.


가옥 안으로 들어가니 고집스럽게 생긴 남자가 앉아 있었다. 그는 들어오는 웅비를 보고 맘에 들지 않는지 얼굴을 찌푸렸다.


“처음 뵙겠습니다. 허웅비라 합니다.”


웅비는 고개를 숙여 인사 했다.


그러나 남궁천은 웅비의 인사를 받지 않았다.


“네가 우리 연이와 혼인을 올린 자인가?”


웅비는 남궁천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당차게 말했다.


“네. 청룡관의 둘째 허웅비라 합니다.”


다시 한 번 자신을 소개한 웅비는 남궁천의 차가운 눈빛을 보았다.


“나가지. 남자가 말로 대화해서 뭣하나.”


하며 자신의 검을 잡고 일어났다.


웅비는 무슨 뜻인지 몰라 어리둥절하다가 남궁천의 검을 보고 멈칫했다.


남궁천을 따라 남궁연과 웅비는 남궁천의 개인 연무장으로 이동했다.


“몸을 풀거라.”


“제가...... 무공을 익히지 못했습니다.”


그러자 남궁천과 남궁연이 웅비를 바라봤다. 무관의 자식이면 응당 무공을 익혔을 거라 생각했던 그들은 얼굴을 찌푸렸다.


무공도 익히지 못했고 그렇다고 학식이 뛰어나 보이지도 않고, 외모도 못생겼으며 어디 하나 특출 난 게 없어 보였다. 가진 건 청룡관주의 둘째라는 것뿐 이였다.


남궁연은 고개를 돌려 한숨을 쉬었고, 남궁천의 눈빛은 사나워졌다.


“무공은 익히지 못해도 체술은 조금 익혔습니다.”


웅비는 서둘러 말했지만 남궁천은 무시하고 몸을 풀기 시작했다.


웅비가 몸을 풀자, 남궁천은 연무장에 있는 목검을 들고 와서 웅비에게 던졌다.


자신의 발 앞에 떨어진 목검을 본 웅비는 남궁천에게 말했다.


“...... 검을 다룰 줄 모릅니다.”


남궁천은 어이없다는 듯 쳐다보더니 자신의 목검도 옆에 던졌다.


“권박술은 자신 있다는 것이겠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남궁천에게 다가가 자세를 잡았다.


남궁천과 웅비가 서로의 주먹이 닿을 거리가 되자, 웅비는 턱을 당기고 가드를 올린 뒤 남궁천을 쳐다보았다. 남궁천은 자세도 잡지 않고 말했다.


“들어와라”


작가의말

조만간 서장과 소제목들을 수정해 볼까 합니다.


처음 썼을 때는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맘에 안드네요.

조금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습니다. 수정하게 되면 공지로 올려 드리겠습니다.

재밌게 읽으셨으면 추천과 선호작 눌러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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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화-누구도 반겨주지 않는 환영 +2 17.06.21 1,413 18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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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화-발아(發芽) +1 17.06.18 2,064 18 6쪽
1 <수정>서- 무패(無敗) 17.06.18 2,627 16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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