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氣)를 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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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
작품등록일 :
2017.06.18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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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26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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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6.24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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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0화-기습(奇襲)

DUMMY

-백문세가


백문세가는 강서에선 꽤 역사 깊은 세가이다.

오랫동안 이름 있는 무인들을 배출했고, 무공 또한 강하다 평가받고 있었다.


그러나 형산파의 힘이 세지자 바로 옆에 붙어있던 백문세가는 그들의 견제로 점점 힘을 잃어갔고, 지금에 와선 그 수가 많이 줄어 작은 문파와 다름없었다.


지금의 형산파는 가세가 기운 백문세가를 신경 쓰지 않았지만, 백문세가엔 다른 문제가 생겼다.


그동안 백문세가 때문에 어깨를 펴지 못했던 강서의 청현문은, 백문세가가 약해지자 기다렸다는 듯 그들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그동안 티 나지 않게 시비를 걸어 왔지만, 최근 주변의 대 문파들의 간섭이 사라지자 점점 노골적으로 시비를 걸었다.


그 백문세가 사람들과 웅비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걷고 있었다. 웅비는 그렇지 않아도 궁금했던 무림 정세에 관해 물어봤고, 자신이 예상했던 대로 무림은 혼란에 빠졌다.


무림에선 문파 간에 공격하는 행위는 명분이 필요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명분 없이 행동하는 곳들이 하나둘씩 생겨났고, 대 문파들은 그런 일들을 중재하지 못하고 있었다.


특히 강서에선 이렇다 할 문파조차 존재하지 않아 그 강도가 심했다.


그들은 객점에 도착해 간단한 소면과 만두를 시켰다. 음식이 나오자 그들은 말없이 먹기 시작했고, 다 먹어 갈 때 즈음 웅비 일행에게 한 무리가 다가왔다.


그들은 검을 들고 있었고 좋은 의도로 접근한 것 같지 않았다.


"고귀한 백문세가께서 어찌 객점 소면을 먹고 있는가?"


앞에 있는 남자가 말했다.


백진은 그를 보고 말했다.


"시비 걸 생각이면 딴 데 가서 알아보시오."


백진은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러자 그 남자는 히죽 웃으며 말했다.


"웬 거렁뱅이 같은 자도 백문세가와 합석하는데 나는 합석하면 안 되오?"


그러자 몇몇이 웅비를 쳐다봤고, 열심히 먹고 있던 웅비는 어리둥절하며 말했다.


"혹시 거렁뱅이라는 게 나한테 하는 말이요?"


웅비는 혹시나 해서 물어봤고 그자들은 비웃으며 말했다.


"그럼 거렁뱅이가 당신 말고 또 있겠소?"


그 말을 들은 웅비는 눈썹이 꿈틀거렸고, 백진은 못 참겠다는 듯 일어나 검을 잡았다.


"청현문은 어찌하여 우리를 가만두지 않는 것인가!"


백진은 소리쳤고, 그 소리에 청현문 사람들은 검파에 손을 올렸다.


그러자 앞에 있던 자가 손을 들어 막았고, 당장에라도 뽑으려던 그들이 멈췄다.


"역시 백소협의 목청 하나는 천하제일 인 거 같습니다. 하하하."


백진은 그 말을 듣고 칼을 뽑으려 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백진의 여동생 백소아가 말렸다.


"오라버니! 제발."


백진은 백소아의 목소리를 듣고,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


"이 일은 잊지 않을 것이오."


백진은 몸을 돌려 나갔고, 웅비들은 백진을 따라 나갔다.


서둘러 나가는 웅비들에게 비웃는 소리가 들리자 웅비는 울컥했다. 하나 자신이 나설 일이 아니었다.


객잔 밖을 나가자 어느덧 날은 저물었다.


저문 그림자 뒤로 백진은 고개를 떨군 채 서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웅비는 가까이 가서 말했다.


"괜찮으시오?"


백소아와 백진의 동생은 옆에서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괜찮소."


백진은 말을 한 뒤 걷기 시작했다. 웅비는 그들을 따라 걷다가 말했다.


"저는 이만 가보겠소, 잘 먹었소이다."


그러자 백진이 말했다.


"날이 저물었는데 갈 곳 있소?"


"가는 길에 객잔 있으면 들릴까 하오."


백진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어째 웅비소협에게 미안한 일만 생기는 것 같소이다."


웅비는 씩 웃으며 말했다.


"나는 괜찮소."


그 모습을 본 백진은 웅비에게 말했다.


"괜찮다면 우리 세가에서 하루 묵고 가시지 않겠소?"


웅비는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그는 돈이 거의 떨어져 가고 있어서 노숙 하려 했었다.


"그래 준다면 고맙소이다"


웅비는 그리고는 백소아의 눈치를 살폈다. 백소아는 웅비가 쳐다보자 고개를 돌릴 뿐 별말이 없었다.


그렇게 웅비들은 백문세가로 향했다.




웅비들이 객점을 나갔을 때 청현문 무사 중 한명이 말했다.


"대주님 그냥 보내실 겁니까?"


"놔두거라 어차피 오늘 밤 사라질 자들이다."


대주는 히죽 웃으며 말했다.


그로부터 두 시간 후


청현문 문주 청후는 모든 무사를 연무장에 집결시켰다.


"우리는 오늘 백문세가를 칠 것이다!"


그 말을 하자 무사들은 눈빛에서 투지를 불태웠다.


"백문세가를 오늘 역사 속에서 사라지게 할 것이고, 강서의 새로운 역사는 오늘부로 우리 청현문이 쓸 것이다!"


무사들은 다 같이 함성을 질렀다.


중간중간 검은 옷을 입고 있는 자들과 각각 다른 옷을 입고 있는 무리도 있었다.


청현문은 오늘만을 기다렸다는 듯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기습(1)

웅비는 백문세가에 도착해 오랜만에 목욕했다. 그는 편히 잘 수 있단 생각에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목욕을 마친 웅비는 방안에서 기(氣) 수련을 시작했다.


오랜 여독에 지칠 만도 했지만, 오늘 백진 일행을 만나 수련하지 못한 건 보충해야 했다.


웅비는 기(氣)를 천천히 움직였고, 웅비의 주변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웅비는 그 기운들을 오른손에 집중시키고 천천히 뻗었다.


그러자 주먹 주변의 공간이 크게 일렁이기 시작했고, 주먹을 다 찌르고 난 뒤에도 흔들리며 일장 정도 나갔다.


웅비는 자세를 바로 하고 심호흡을 했다.


'현재로선 이게 한계인가.'


급박한 상황에선 이만큼 다루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남궁세가 이후 많은 성취를 이뤘다.


웅비는 자신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에 만족했다.


수련을 마치고 난 뒤 그는 오랜만에 꿀 같은 단잠에 빠졌다.


웅비가 잠들고 난 뒤 시간은 축시에서 인시로 흘러가고 있었고 깊은 밤이라 백문세가의 보초들 몇 명 말고는 다들 단잠에 빠져있었다.


청현문의 무사들은 어둠 속에서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다. 검은 옷을 입은 무리 중 두 명이 눈앞에서 사라지더니 백문세가의 문을 지키는 무사 두 명을 순식간에 죽였다.


그걸 신호로 청현문의 무사는 신속히 세가 안으로 진입했다.


그들은 워낙 무리가 많았고, 백문세가 내부도 커서 교대하는 보초들에게 금방 들켰다. 그러나 그들은 예상했다는 듯 다 같이 검을 휘두르며 돌격했다.


"청현대주는 백이학의 목을 가져오고, 운호대는 뒤로 돌아 후방을 차단한다!"


"나머지는 나를 따라 적들을 죽여라! 한 놈도 살려두지 마라!"


참초제근(斬草除根). 무림에 원수는 화근거리가 될지 모르기에 씨를 말려야 한다. 청후는 차가운 눈으로 백문세가를 바라봤다.


-기습(2)


"기습이다!"


백문세가와 청현문의 비명이 조용하던 하늘을 울렸다.


백문세가의 가주 백이학은 자신의 세가에 쳐들어온 적들을 베며 소리쳤다.


"백문세가의 무사들은 동요하지 말고 한곳으로 뭉쳐라!"


그러자 백문세가의 무사들은 하나둘 뭉쳐 적들을 요격하기 시작했다.


수는 청현문 보다 적었지만 하나같이 정예들이었다. 그렇지만 청현문의 숫자는 너무 많았다.


"젠장"


백이학은 이를 갈았다.


청현문의 숫자는 줄어들 기미가 안 보였고 백문세가 무인들은 하나둘 쓰러져갔다.


더군다나 검은 옷을 입은 자들의 일수에 한 명씩 죽어 나가고 있었다. 백이학은 그들을 보고 말했다.


"백문대는 검은 옷을 입은 무리를 막고 나머지는 진을 유지하며 천천히 물러난다!"


백문대가 검은 옷 무리를 막으러 움직이자 순간 백문세가 무리의 중심이 비었고 그 틈을 청현대가 파고들었다.


순간 청현대가 자신을 향해 파고들자 백이학은 뒤로 신속히 물러나며 외쳤다.


"진이를 찾아야한다! 부용! 진이를 찾아라!"


그러자 백이학 옆에 있던 거구의 남자가 신속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곤 백이학은 자신을 향해 돌격해오는 적들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그 시각 백진은 백소아와 몇 무사들과 함께 고립되어 있었다. 후방을 돌아 차단하려던 청현문의 운호대를 마주친 것이다.


"이들을 뚫고 가주님께 가야 한다!"


백진은 검을 휘두르며 외쳤다.


백진들은 강했지만 운호대도 백진들 에게 뒤떨어지지 않았다. 그들은 백진들을 둘러싸 빠져나가지 못하게 했다.


검끼리 부딪치는 소리와 비명이 백문세가에 끊이지 않았고, 백진과 백소아는 혼신의 힘을 다해 검을 휘둘렀지만, 전황은 하나도 나아지고 있지 못했다.


이십 대 초반으로 보이는 백진은 검을 휘두를 때마다 한 명씩 베었다. 그도 최근 급격한 성취를 이뤄 백문세가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검은 오래 못가 막혔다.


백진은 그를 보자 소리쳤다.


"죽학 네 이놈! 어찌하여 우리를 공격하는 건가!"


죽학이라 불린 자는 그 말을 듣고 히죽 웃었다.


"역시 소협의 목청은 천하제일이오! 하하!"


백진은 그 말을 듣고 검을 크게 휘둘렀다. 죽학은 허리를 숙여 간단히 피한 후 검을 아래에서 위로 올려쳤다.


백진은 몸을 뒤로 젖히며 검을 회수했고, 죽학의 검은 백진을 놓치지 않고 찔러 들어갔다.


백진은 피할 수 있었지만 날아오는 검을 쳐내려 했다. 그러자 찔러오던 죽학의 검이 백진의 검을 타고 회전하며 백진의 왼쪽 어깨를 찔렀다.


백진은 신음을 흘리며 두 걸음 뒤로 물러났다.


"오라버니!"


백소하는 소리치며 백진에게 접근했고, 그녀의 검은 죽학을 향해 찔러갔다. 죽학은 가볍게 피해낸 뒤, 그녀를 무시한 채 백진을 향해 다가갔다.


그때 죽학의 오른쪽 공간이 일렁였고 죽학은 이상한 기(氣)의 흐름에 몸을 틀었다.


죽학을 스쳐 지나간 기운은 얼마 못 가 사라졌고 웅비는 아쉬운 듯 입맛을 다셨다.


"쳇, 조금 더 연습했으면 맞췄을 텐데."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밌게 읽으셨으면 추천과 선호작 부틱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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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3화-발돋움 +1 17.06.28 1,203 11 9쪽
13 12화-추격전(追擊戰) +1 17.06.27 1,275 14 10쪽
12 11화-강해진다는 건 +1 17.06.26 1,325 16 11쪽
» 10화-기습(奇襲) +1 17.06.24 1,551 15 10쪽
10 9화-기(氣)를 수련하다 +1 17.06.23 1,577 18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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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3화-대를위한 소의 희생 +1 17.06.18 1,773 16 6쪽
3 2화-적갈파 +2 17.06.18 1,864 18 6쪽
2 1화-발아(發芽) +1 17.06.18 2,064 18 6쪽
1 <수정>서- 무패(無敗) 17.06.18 2,627 16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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