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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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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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19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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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림 85

DUMMY


85. 고무림 (85)


천비룡을 타고 무림맹 상공을 선회하며 감시를 하던 무림은 천마신교의 고수들이 돌연 후퇴를 하자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유리한 상황에서 왜 후퇴를 하는 것이지? 맹호대가 오고 있다는 것도 알지 못할 텐데 후퇴를 하는 것은 분명 무슨 이유가 있을 것이다.’

무림은 천비룡의 등에서 뛰어내려 수풀 속으로 소리 없이 스며들었다.

- 어디가? -

무림이 자신의 등에서 뛰어내리자 등이 허전해진 천비룡이 뇌파로 물어왔다.

- 잠시 알아볼 것이 있어서 내려왔으니, 넌 놈들의 눈에 띄지 않게 하늘 높이 날아올라가 있어. -

- 알았다. -

천비룡을 멀리 날려 보낸 무림은 무력단이 아니라 정보를 취급하는 것으로 보이는 인물의 뒤를 은밀히 따라갔다. 그는 무림의 예상대로 정보를 취급하는 천마신교 비영대 소속이었다. 비영대는 군사인 마천뇌의 직속이었다.

“비영 3호!”

유령 같은 신법으로 앞으로 나아가든 인물 앞에 평범하게 보이는 노인이 나무 뒤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대주님!”

평범하게 보이는 노인이 바로 천마신교의 모든 정보를 관리하는 비영대 대주 마인걸이었다. 마인걸은 마천산의 먼 친척이었다.

“혈마와 사마의 움직임은 알아냈나?”

“놈들의 흔적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대주님의 짐작대로 십만대산으로 갔을 확률이 높습니다.”

“확실하지 않은 사실은 말하지 않는 것이 좋다.”

“명심하겠습니다. 그런데 무림맹을 치는 이런 중요한 때에 혈마와 사마의 무리가 배신을 하다니 정말 용서할 수 없는 일입니다.”

비영 3호의 말을 듣는 순간 무림은 천마신교의 고수들이 왜 후퇴를 했는지 알 수 있었다.

‘결국 자중지란인가? 자기들끼리 피터지게 싸운다면 그것보다 좋은 일이 없지.’

대충의 사정을 알아낸 무림은 그곳을 벗어나 천비룡의 등에 올라탔다. 무림이 하늘로 솟아오를 때는 자신의 모습을 빛에 반사시켜 감추는 은신술을 사용했기에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다.

무림은 천마신교의 고수들이 후퇴하여 진을 치고 있는 모습을 보고 그들을 몰살시킬 다양한 작전을 구상했다.

‘놈들이 자중지란에 빠진 지금이야말로 절호의 기회다. 희생이 조금 따르겠지만 작전을 잘 세우면 놈들을 몰살시킬 수가 있다.’

놈들을 몰살시키기 위해 이런저런 다양한 방법을 생각해보던 무림은 문득 마인적이 떠올랐다.

‘자신의 아들이 모두 죽어버리면 무척 슬퍼하겠지?’

무림은 문득 마인적이 자신을 반로환동의 고수라고 오해하고 형님이라 부르며 따른 것이 생각났다.

마인적은 반로환동을 하고나니 20대의 몸으로 돌아가서 어색했는데 자신보다 먼저 반로환동을 한 것으로 보이는 무림을 만나자 무척 반가웠다. 그래서 무림의 곁에 착 달라붙어서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마인적은 무림을 만남으로 해서 몸뿐만이 아니라 마음까지 젊어진 기분이었다. 물론 무림이 마인적을 속인 적은 없었다. 마인적 스스로 착각을 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무림은 마인적이 은근히 신경 쓰였다.

‘그래, 반로환동의 고수가 한번 날뛰면 더 골치가 아프니 천마신교 놈들을 그냥 보내주자.’

무림은 혈마와 사마가 뒤에 도사리고 있다는 것도 마음에 걸렸다.

‘이 상황에서 천마신교와 박 터지게 싸우면 정말 혈마와 사마세력들에게 어부지리를 주게 될지도 모르지. 왠지 그놈들이 신경 쓰인다.’

천마신교와 싸우지 않기로 마음을 정한 무림은 즉시 맹호대가 달려오고 있는 곳으로 갔다.

무림맹으로 이세민이 지원한 말을 타고 달려오고 있던 맹호대는 하늘에서 갑자기 무림이 날아서 내려오자 놀라서 급히 말을 세웠다.

“히히힝!”

말들이 일제히 서자 맹호대 대원들은 모두 말에서 뛰어내리며 한쪽 무릎을 꿇고 한 목소리로 군례를 올렸다.

“무림왕 전하를 뵙습니다.”

5백 명이 넘는 대원들이 군례를 올리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나 참! 몇 년간 반군들을 토벌하러 다니다 보니 무림인이 아니라 군사가 다 되었군. 이 마당에 군례라니…….’

무림은 그들을 보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말했다.

“모두 일어나라!”

조용하게 말한 무림의 목소리가 모든 대원들의 귀에 선명하게 들렸다.

“대주들은 앞으로 나오도록!”

무림의 명에 황보일검을 비롯한 맹호대 모든 대주들이 무림의 앞에 섰다. 여기서 빠진 대주는 무림과 결혼을 한 하설지와 이세민을 경호하고 있는 이서진과 진무였다.

무림은 맹호대를 이끌고 쏜살같이 달려가면 무림맹에 일각이면 도착할 수 있었지만 최대한 천천히 무림맹으로 향했다.

무림이 그렇게 한 이유는 천마신교가 알아서 물러가길 바랐기 때문이다. 혈마와 사마세력들 때문에 후퇴해 있는 천마신교가 맹호대까지 나타난다면 부담을 느껴 물러갈 것이 분명했다.

무림의 예상대로 마천산은 비영대 대주에게 보고를 받고 있었다.

“뭐? 맹호대가 나타났다고?”

“그렇습니다. 북소리와 나팔소리, 그리고 함성을 들어보면 적어도 1천명은 넘는 것 같습니다.”

“맹호대는 병사라 할 수 있나?”

“병사가 아니라 무림인입니다. 하지만 몇 년간 반군들을 토벌하며 무적으로 불리었습니다. 특히 집단전에 강합니다.”

비영대 대주 마인걸의 보고에 군사인 마천뇌가 급히 말했다.

“교주님! 즉시 후퇴해야 합니다. 놈들과 싸운다면 이기더라도 피해가 막심할 것입니다.”

마천뇌의 말에 마천산은 즉시 명령을 내렸다.

“지금 즉시 총단으로 퇴각한다.”

교주의 명령에 천마신교는 바로 퇴각을 해버렸다.

맹호대가 무림맹에 입성하자 맹주인 남궁천검은 뛸 듯이 기뻐하며 달려 나와 무림에게 깊이 허리를 숙였다.

“무림왕 전하! 맹호대가 무림맹을 살렸습니다. 놈들은 맹호대가 오는 것을 보고 도망쳤습니다.”

무림맹에 큰 위기가 닥치자 맹호대는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마침 반군들의 토벌도 대부분 끝났기에 맹호대는 토벌군을 떠나서 무림맹에 완전히 복귀했다.

맹호대를 유지할 비용 또한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맹호대가 반군들을 토벌하며 받은 막대한 포상금이 있었기에 그 돈의 이자만으로 맹호대의 유지가 가능했다.

무림 또한 극진한 대우를 받았다. 무림이 고천길 대장군의 손자라는 것이 알려지며 반로환동의 고수가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지만 감히 무림에게 그것을 따지는 장로들은 없었다.

무림이 비록 반로환동의 고수가 아니라고 해도 당나라 황제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무림왕이었다. 그리고 그는 하늘 아래 황제 다음 가는 권력인 천하대장군이었다. 그런 그를 누가 감히 뭐라고 할 것인가?

아무도 그에게 시비를 걸 사람은 없었다. 그런데 예외는 항상 있는 법이다.

- 어떻게 날 두고 결혼할 수가 있죠? 우린 피까지 나눈 사이에요. 그런데 그런 나를 헌신짝처럼 버리고 결혼을 하다니……. -

무림은 지금 자신의 인생 중에서 가장 곤란한 상황을 맞이하고 있었다. 무림맹주 남궁천검의 배려로 무림맹 깊숙한 곳에서 쉬고 있던 무림은 천지인과 천지혜의 방문을 받았다.

무림은 천지혜가 자신이 묵고 있는 숙소에 오기 전에 그녀의 존재를 알았다. 가슴속에 있는 봉황혈이 뜨겁게 반응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천지혜를 만나자 무림은 아무 말도 못했다. 지은 죄가 있기 때문이다.

무림과 눈길이 마주친 천지혜는 수줍게 웃었지만 조금 뒤 무림은 천비룡과 의사소통을 할 때처럼 뇌파를 울리는 그녀의 목소리를 들었다.

천지인은 지혜가 우려했던 거와는 달리 얌전히 가만히 있기에 다행이라 생각했는데 사실은 뇌파로 무림에게 불만을 토하고 있었던 것이다.

- 미안하다. 내가 잘못했다. -

무림 역시 천지혜에게 뇌파를 보내 잘못했다고 빌었다. 그녀 앞에는 무림왕이라는 것도 천하대장군이라는 직책도 다 필요가 없었다.

“무림왕 전하! 얼굴이 20대 얼굴 그대로입니다. 정말 놀라울 따름입니다.”

천지인의 말에 무림은 피식 웃었다.

“그동안 고리타분한 영감들이 격식을 차린다고 피곤했는데 너까지 그러냐? 제발 너만이라도 날 친구로 대해라. 무림왕 전하가 뭐냐? 친구에게. 그냥 무림이라고 편하게 불러라.”

무림의 말에 천지인은 빙긋 웃었다.

“그래, 나도 마음에도 없는 말을 했더니 비위가 다 상할 것 같다. 그런데 자네, 생각보다 능력이 뛰어난 것 같군. 짧은 시간에 거룡방을 그 정도로 키운 것 하며, 무림왕에 천하대장군이라니… 역사를 들추어봐도 자네 정도로 성공한 사람은 아마 없을 것 같네.”

천지인의 말에 무림은 쓰게 웃었다.

“더 이상 오를 곳이 없으니 이제 내려갈 일만 남았지. 누가 강제로 끌어내리기 전에 내가 먼저 내려가야지.”

“그럴 필요는 없는 것 같은데. 황제가 영토와 군사까지 하사했지만 모두 거절했다며? 또한 천하대장군이라는 높은 직책을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으니 스스로 조심을 하고 있다는 이야긴데… 그 정도 조심성이라면 자네에게 감히 칼을 들어댈 자는 없을 거야.”

사실 천지인의 말처럼 황제를 비롯한 고위관리들은 무림을 감시하고는 있었지만 숙청할 생각까지는 하지 못했다. 가만히 있는 사자를 건드려서 화를 자초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우문혜는 잘 있나?”

“잘 있네. 지금 의선문에서 모든 살림을 관리하고 있지.”

천지인과 무림이 대화를 나누는 사이에 천지혜는 다소곳한 모습으로 그림처럼 앉아있었다. 하지만 천지혜의 목소리는 여전히 뇌파로 전달되었다.

- 언니를 한번 만나고 싶어요. -

- 언니라니? -

- 내 짝을 잠시 뺐어간 언니 말이에요. -

- 만나서 뭐하려고? -

- 그냥 한번 만나고 싶어요. -

천지인은 천지혜가 무림을 만나면 불만을 막 토해낼 줄 알았는데 의외로 얌전히 앉아 있기만 하자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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