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베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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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bbit123
작품등록일 :
2017.12.08 20:53
최근연재일 :
2017.12.08 22:11
연재수 :
7 회
조회수 :
798
추천수 :
0
글자수 :
10,561

작성
17.12.08 20:56
조회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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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3쪽

도베르만

DUMMY

2)

거친 도베르만의 목줄은 황금이었다. 황금을 두른 도베르만의 모습은 탄자니아 가장 더운 땡볕에서 3만 년을 묵어야 완성될 수 있을, 그런 요란하게도 아름다운 검정과. 흑요석이 달빛아래 빛날 때 그 달의 눈을 멀게 할 고요하고, 은은하고, 추상적인 빛을 담고 있었다.

그 털의 검은 빛을 자세히 본다면 자정에 다이아몬드를 갈아 섞은 것 같고, 원유를 뽑아 최후에 남은 슬러지에 더 최후에 태어난 타르가 가장 쓰임이 많을 때를 기다려 뽑아내는 그런 최후의 검은 빛인 것도 같고, 밝은 해가 뜨면 햇빛이 공격해서 털이 타고 살이 삶아지는 것 같은 그런 검은 색의 도베르만이 황제의 지붕을 덮은 황금, 달려 나가는 람보르기니를 도금한 순금, 일생에 한 번 맺는 약속을 장식하는 가장 고귀한 금반지의 색을 한 미치도록 빛나 욕망을 부르는 목걸이를 걸고 있었던 것이다.

싸움에 헐떡이는 도베르만은 주인이 있다고 모두가 알고 있었지만 사실은 주인에게 충성도 하지 않는 들판에 미친 들개나 다름이 없는데 그렇게나 고귀한 황금을 목에 걸고 가장 사치스럽고 가장 잔인하면서 가장 멍청한 주인을 골라 목에는 치렁한 황금을 걸고 그의 곁을 지켰다.

나도 그처럼 개였다. 실제의 나는 어쨌든 그냥 개라서 실제로 만났을 때도 개로 보일 것이었다. 그래서 일단 개라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는 것이었고 문제가 되는 것은 내가 주인 품에 안기는 부드러운 털의 개일지, 쪼그만 덩치로 골목을 배회하는 발바리일지, 주인도 없고 잘 곳도 없는 도망 나온 들개인지에 관한 것이었다. 나는 어떤 개일까. 나는 정말 보잘 것도 없는 개인데 일단 부드러운 털이 어릴 때는 있었지만 커 가며 모두 빠지곤 짚단처럼 뻣뻣해져 있었고 아이들을 쫄랑쫄랑 따라가는 귀여운 모습조차 모두 길을 걷다 잃어버린 건지 남아 있는 것이 없었고. 그래서 주인을 애타게 불러보는데, 동트는 일출의 순간에 노래를 외쳐 보는데, 해넘이에 내게 잘 곳을 빌려 달라고 사정을 하는데. 그런데도 나는 주인이 없는 들개에 불과했다.

나의 집에는 거미줄이 가득했다. 도망쳐서 더 이상 도망갈 곳이 없었기 때문에 내 집에는 언제나 거미줄이 가득했다.

엄마가 멀리 있는 것 같았지만 엄마의 부름이 나를 부르지는 않아서 나는 거미줄 아래 집을 칠 수 밖에 없었다.

나는 그래서 엄마가 되고 싶었다. 뭐가 되고 싶은지 물었을 때 바보처럼 엄마가 되겠다고 말했다. 들개가 낳은 들개는 들개일까 엄마가 있는 부드러운 강아지일까 아니면 배회하는 발바리일까. 몇 마리의 새끼를 낳아 사랑받는 부드러운 한 마리를 기를 수 있을까. 나는 집이 없으니까 사랑받는 부드럽게도 집이 있는 새끼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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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링 위에서 17.12.08 114 0 4쪽
6 들개의 출소 17.12.08 110 0 4쪽
5 도베르만의 출소 17.12.08 99 0 2쪽
4 도베르만과의 대결 17.12.08 105 0 6쪽
3 도베르만과의 만남 17.12.08 110 0 3쪽
» 도베르만 17.12.08 87 0 3쪽
1 들개 17.12.08 174 0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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