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터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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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풍객
작품등록일 :
2013.07.22 13:57
최근연재일 :
2013.08.22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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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8.18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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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리터너-습격(6)

DUMMY

“역시 피 냄새에 환장하는군.”

크르르르.

입가에 침을 흘리고 다가오는 도르아트들이 위협적인 울음을 토했다. 하지만 그들을 바라보는 아이반의 시선은 냉담하기만 했다.

“메트! 기사들과 함께 부상자를 지켜라.”

“도르아트의 수가 너무 많습니다.”

“부상자가 늘어날수록 상대하기 힘들어져. 지금 한 명뿐이니 그나마 나은 거다.”

아이반의 외침에 메트가 결국 기사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 한 명의 부상자 주위에 모인 이들이 사방을 경계하는 사이 도르아트이 그들을 포위한 채 부상 입은 기사를 향해 거리를 좁혀오고 있었다.

기사들이 지금까지 그들을 상대한 것에 대해서 자각하고 있었는지 거리를 둔 채 눈치를 보고 있었지만 그들의 눈은 이미 광기와 탐욕에 물들어 있었다.

먹이를 앞에 둔 맹수와 같았던 그들이 이성의 끈을 놓고 달려드는 찰나 아이반이 발을 굴렀다.

쿠웅!

바닥에 파문처럼 기운이 뻗어나갔다. 그것은 바닥을 출렁이게 만들 정도로 강력한 충격파를 일으켰고 그 충격을 받은 도르아트들이 일순 시선이 모두 아이반에게 몰렸다. 아이반은 그런 도르아트들을 향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어디를 보는 거냐?”

도르아트들이 아이반을 향해 뿔소라를 들고 달려오는 순간 아이반이 옆으로 몸을 날렸다. 그런 아이반을 향해 도르아트들이 대부분 따라왔지만 두 마리는 그대로 피 냄새에 끌려 움직였다.

메트가 저돌적으로 달려드는 도르아트들을 바라보면서 인상을 굳혔다. 도르아트들에게서 시선을 잡아끌고 옆으로 이끄는 것은 가능할지 몰라도 돌진해오는 도르아트를 막을 방법은 없다.

메트가 긴장하고 있는 사이 다가온 도르아트가 그대로 뿔소라를 높이 들었다. 저것을 흘려낼 수 있을까 고민하며 발톱을 드는 순간 다가오던 도르아트가 반으로 쫙 갈라졌다.

메트는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깨닫기도 전에 옆에서 들이닥치던 도르아트의 허리가 반으로 잘려나갔다.

메트는 허리가 잘려 미끄러지는 도르아트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그 뒤에 나타난 그림자를 바라보았다. 쓰러진 도르아트에 비견되는 거구의 사내가 언월도를 비켜든 채 서 있었다.

“괜찮습니까?”

얼큰하게 취한 건지 얼굴이 붉게 물든 타이쿤이 메트를 향해 진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여기서 잠시 쉬고 있으십시오.”

말을 마친 타이쿤이 아이반이 있는 곳을 향해 몸을 날렸다. 메트는 자신의 앞에 쓰러져 있는 도르아트의 시체들을 바라보다가 입을 다물지 못했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짐작도 가지 않았다. 도르아트가 이렇게 종잇장처럼 베어져도 되는 걸까?

시선을 돌린 메트는 더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보게 되었다.


아이반은 열네 마리의 도르아트를 기사들에게서 떼어내 해안가를 달리다가 돌아섰다. 이미 적당한 거리를 벌인 상황이니 두 마리 정도는 기사단에 맡기고 도르아트들을 상대하면 되리라.

다가오는 도르아트의 뿔소라를 라운드 쉴드로 흘려내고 그대로 검을 휘둘렀다. 아이반의 검은 단숨에 도르아트의 팔을 잘라냈고 그대로 몸을 회전하며 옆에서 치고 들어오는 뿔소라를 라운드 쉴드로 쳐내서 팔이 잘린 도르아트의 얼굴을 가격하게 만들었다.

꾸악!

뿔소라의 단단함은 도르아트의 외피보다 뛰어나다. 팔이 잘렸던 도르아트의 머리가 터져 나가 죽자 아이반은 도르아트들이 더욱 격렬하게 몰아치는 공격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도르아트들의 사이에 파묻힌 것 같은 아이반이었지만 그의 라운드 쉴드가 움직여질 때마다 도르아트들이 하나씩 자신들의 뿔소라에 머리가 날아갔다. 그리고 아이반의 검이 한 번씩 번뜩일 때마다 팔이나 머리가 잘려나갔다.

아이반은 자신을 향해 공격을 가하던 도르아트의 몸이 반으로 잘리는 것을 보고는 미소를 지었다.

“늦었네.”

“오늘은 쉬라면서.”

얼굴이 붉게 물든 타이쿤이 가볍게 휘두른 언월도가 뿔소라와 함께 도르아트를 절반으로 갈랐다. 타이쿤은 트림을 한 번 하고는 말했다.

“젠장. 오랜만에 술이 들어가니 자꾸 흔들리네.”

깔끔하게 반으로 갈랐다고 생각하지만 언월도가 도중에 흔들렸다. 그 미세한 차이는 타이쿤만 알 수 있었다.

아이반은 픽 웃음을 흘리고는 말했다.

“네가 정리할 수 있겠어?”

“물론이지.”

타이쿤이 힘차게 답하고는 그대로 몸을 돌렸다. 타이쿤이 언월도를 바닥에 내리찍고는 소리쳤다.

“너희 정도로는 해장도 안 된다.”

말을 마친 타이쿤이 거칠게 나섰다. 타이쿤이 그려내는 언월도의 궤적은 그것이 설령 뿔소라라고 해도 견디지 못했다. 그러니 도르아트는 타이쿤의 상대가 안 됐다.

아이반은 피식 웃음을 흘리고는 라운드 쉴드를 들어 자신의 얼굴로 튀는 핏물들을 튕겨냈다. 타이쿤이 도르아트를 쓰러트리는데 걸린 시간은 채 삼 분이 걸리지 않았다.

아이반은 쓰러진 도르아트들을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일단 정리하자. 부산물을 챙기는 것은 나중 문제니까.”

타이쿤은 바닥에 대자로 쓰러지며 말했다.

“끄윽. 난 취해서 안 되겠어.”

아이반은 그런 타이쿤을 발로 걷어차 뒤집고는 도르아트들의 시체들을 집어서 아공간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아이반은 가볍게 혀를 차며 중얼거렸다.

“어떻게 한 마리를 못 잡냐?”

아이반은 기사단을 향해 돌아왔다. 그리고는 한 마디를 남겼다.

“고작 이 정도도 막아내지 못하는 것을 보니 훈련의 강도를 높여야겠다.”

기사단은 오늘의 강도 높은 훈련에 기겁했었지만 직접 만나 본 뮤턴트 무리는 그들의 상상 이상이었다. 그들의 지금 실력으로는 채 한 마리도 잡을 수 없는 상대들.

한 마리씩 달려든다면 문제가 없지만 여러 마리가 동시에 해안가에 나타났을 때 기사단은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았다.

반면 아이반과 타이쿤이 보여준 모습은 경악 그 자체였다. 엑스퍼트의 극에 이른 메트도 손을 쓰지 못하는 상대들을 도륙하는 그들의 모습에서는 오러 유저 이상의 강함이 느껴졌다.

아이반이 쓰러진 기사의 곁으로 다가가서 그의 상처를 살필 때 황급히 달려오는 이가 있었다. 치료사 노엘과 함께 달려온 실비아가 기사들을 헤치고 나가며 말했다.

“잠시만 비켜주세요.”

실비아가 다가오자 아이반은 기사를 내보였다. 실비아는 기사의 옆구리가 보라색으로 변하는 것을 보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뿔소라에 당한 거예요?”

“도르아트와 싸우다 입은 상처야.”

실비아가 양손을 상처에 얹자 곧 푸른빛이 감돌더니 상처를 빠르게 회복시키기 시작했다. 회복과 해독을 동시에 걸 수 있는 것은 대신관에 오른 이들이나 가능한 일이었지만 실비아는 얼마 걸리지 않고 그를 치료할 수 있었다.

기사는 자신의 몸이 가뿐해진 것을 느끼고는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실비아를 향해 고개를 숙여 보였다.

“감사합니다. 신관님.”

실비아는 미소를 지은 채 양손을 모았다가 펼쳐 보였다. 실비아는 시선을 돌려 아이반을 바라보았다.

“다친 곳은 없나요?”

“벨키리아 세 마리에 도르아트 열일곱 마리야. 도중에 타이쿤도 왔다고.”

“그럼 걱정할 것 없겠네요.”

“맞아.”

담담히 말한 아이반은 메트를 돌아보았다.

“저 친구 일단 병영으로 옮겨서 물 좀 끼얹어줘.”

메트는 쓰러진 타이쿤을 바라보다가 말했다.

“피에는 독이 없는 겁니까?”

아이반은 한숨을 푹 내쉬고는 말했다.

“실비아.”

“알겠어요.”

실비아가 수면을 향해 손을 내밀자 거대한 물줄기가 솟구쳤다. 바다의 여신 포비아를 섬기는 신관들은 바다에서는 몇 가지 신성 마법을 부릴 수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물줄기를 트는 것이다.

솟구친 물줄기가 그대로 타이쿤의 전신을 뒤덮었다.

촤악!

“앗! 차가워!”

술이 화들짝 깬 타이쿤이 몸을 일으키자 아이반이 그의 앞에서 팔짱을 낀 채 말했다.

“술 깼으면 알아서 돌아가.”

타이쿤은 물에 빠진 생쥐처럼 젖은 머리를 가볍게 털어내고는 투덜거렸다.

“실비아. 조절 가능하잖아.”

“그래서 그만큼만 뿌려드린 거예요. 더 해 드려요?”

“아니야.”

실비아의 권능이 어느 정도나 되는지 잘 아는 타이쿤은 고개를 휘 내저었다. 그 모습에 실비아가 진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작가의말

신관이 신성력만 다룬다는 편견은 가랏!

바다의 여신을 모시면 물을,

대지의 여신을 모시면 땅을,

바람의 여신을 모시면 바람을,

마법사보다 더 잘 다룰 수 있다는 것! 물론 신관의 등급에 따라서 다루는 힘의 크기가 달라지니 마법사보다 낫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냥 그렇다는 겁니당...

 

오늘도 즐거운 일요일 되시기 바라며^^

저는 이만 물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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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리터너-흑마도사의 습격(1)=출간공지는 후기에 적었습니다^^ +12 13.08.22 8,121 182 10쪽
» 리터너-습격(6) +18 13.08.18 12,169 376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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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리터너-습격(3) +24 13.08.15 11,161 32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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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리터너-돌아온 이들(1) +11 13.07.22 16,582 355 11쪽
1 리터너-프롤로그 +8 13.07.22 17,162 295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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