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한지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전쟁·밀리터리

조정우
작품등록일 :
2018.11.28 11:00
최근연재일 :
2018.11.3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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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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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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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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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1.3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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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5화 항량의 목숨을 구한 무명 장수 포

DUMMY

왕리는 갑작스러운 초나라의 반격에도 당황하지 않고 명을 내렸다.


"초군이 도망치려고 한다! 한 놈도 놓치지 마라! 도망치는 초군 중 항량이 있을지 모른다! 누구든지 항량을 죽이는자는 큰 상을 내리겠다!"


항량의 얼굴을 모르는 왕리는 항량을 잡기 위해 항복한 초나라 병사들을 향해 외쳤다.


"아군에 항복한 너희들에게도 기회를 주겠다! 항량이 도망치는 초군 중에 있을 것이다! 항량을 찾으면 너희들에게 큰 상을 주겠다! 또한 반란의 죄를 묻지 않을 뿐 더러 자유를 주겠다! 항량을 찾는 자는 즉각 내게 보고하라!"


왕리의 외침을 듣자 항복한 초나라 병사들은 서로의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항복한 초나라 병사들은 항량을 찾으면 큰 상을 주고 반란의 죄를 묻지 않을 뿐 더러 자유를 주겠다는 왕리의 외침에 솔깃했지만, 막상 초나라 백성들이 한마음으로 존경하는 항량을 배신할 엄두가 나지 않아 계속 서로의 눈치를 보며 두리번거리기만 했다.


바로 이때 갑자기 어디선가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저기, 항량이 있사옵니다. 저기, 갑옷을 입고 말타고 있는 장수가 항량이옵니다."


항복한 초나라 병사 하나가 자유의 몸이 되고 큰 상을 받고 싶은 욕심에 퇴로를 뚫기 위해 죽기 살기로 싸우는 초나라 병사들을 지휘하고 있는 항량을 가리키며 왕리를 향해 외친 것이다.


왕리는 항복한 초나라 병사가 가리킨 초나라 장수를 가리키며 물었다.


"저 자가 항량이 맞느냐?"


"항량이 맞사옵니다."


항복한 초나라 병사가 가리키는 장수가 항량임을 확인한 왕리가 항량을 가리키며 명을 내렸다.


"저 자가 향량이다! 항량을 죽여라! 항량을 죽이는 자에게 큰 상을 주겠다!"


왕리는 초나라 병사들이 퇴로를 뚫기 위해 죽기 살기로 싸우는 모습을 보자 항량을 생포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항량을 죽여라 명을 내린 것이다.


왕리가 항량을 죽이라는 명을 내리자 수만에 이르는 진나라 병사들이 일제히 항량을 향해 달려들었다.


항량은 수만에 이르는 진나라 군사들이 자기 쪽으로 달려들자 부장에게 명했다.


"너는 병사들을 이끌고 탈출해라. 나는 왔던 길로 돌아가겠다."


항량은 자신을 희생시켜 초나라 병사들을 살릴 작정이었이다.


항량은 초나라 진지를 겹겹히 포위한 진나라의 포위망을 간신히 뚫고 이곳까지 왔는데, 왔던 길로 돌아가겠다는 것은 죽음을 자초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항량은 수백 명의 병사들을 이끌고 초나라 진지쪽으로 도망쳤다.


진나라 병사들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려 8천 명에 이르는 항량의 고향 출신의 초나라 병사들이 무사히 도망칠 기회를 주기 위해서였다.


항량은 목숨을 버릴 각오로 불과 수백 명의 병사들만 이끌고 초나라 진지쪽으로 되돌아갔다.


수 만에 이르는 진나라 병사들이 일제히 항량을 향해 달려드는 사이에 8천 명에 이르는 항량의 고향 출신의 초나라 병사들이 무사히 퇴로를 뚫고 빠져나갈 수 있었다.


왕리는 한때 십 수만에 이르렀던 초나라 대군이 와해된 지금의 상황에서 불과 8천 정도의 초나라 병력이 탈출하는 것은 별 것이 아니라고 보고 항량을 죽이는데 총력을 기울이기 위해 퇴로를 열어준 것이다.


하지만 항량 자신은 수 만에 이르는 진나라 병사들에게 겹겹이 포위되고 말았다.


왕리가 목청껏 외쳤다.


"오직 항량을 죽이는데 총력을 기울여라! 일만도 안되는 초군이 도망치는 것에 신경쓸 것 없다. 초나라 역적들의 수괴인 항량만 죽이면 초나라는 스스로 와해될 것이다!"


죽음을 목전에 둔 항량은 만약 누벽이 있었다면 이 지경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누벽을 쌓아 적의 기습에 대비하자는 범증의 계책을 듣지 않은 것이 크게 후회되어 중얼거렸다.


"누벽을 쌓아 적의 기습에 대비하자는 범선생의 계책에 따르지 않아 이 지경이 되었구나!"


수만에 이르는 진나라 병사들이 사방을 빈틈없이 포위하자 항량은 이판사판이라는 생각에 용감하게 검을 휘둘러 십여 명의 진나라 병사들을 베었다.


"윽!"


순식간에 십 여명을 베었지만, 항량 자신도 어깨에 검을 찔려 다친 것이다.


항량이 이끄는 수백 명의 병사들은 훈련이 잘된 항량의 충성스러운 부하들이었다.


이들은 어깨에 검을 찔려 다친 항량을 보호하며 진나라 병사들의 포위망을 뚫으려 했지만, 겹겹이 포위한 진나라 병사들의 포위망을 뚫을 수 없었다.


바로 이때 항량이 순간적으로 번뜩이는 생각으로 죽기 살기로 검을 휘둘러 자신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 진나라 병사들 십여 명을 벤 후 혼자서 말을 달려 달아나기 시작했다.


항량의 말 오추는 하루에 천리를 달리는 천하의 명마였기 때문에 진나라의 병사들을 따돌리고 도망칠 수 있었다.


"항량을 죽여라!"


왕리는 초나라를 일으킨 항량만 죽이면 초군이 괴멸될 것이라 생각해 전병력을 동원해 항량의 뒤를 추격했다.


항량의 말 오추는 천하의 명마였지만, 사력을 다해 도망치다 점점 힘이 떨어져 항량과 항량을 추격하는 진나라 기병들의 간격은 점차적으로 좁혀졌다.


항량과의 간격이 좁혀지자 진나라 병사들이 화살을 쏘아대기 시작했고, 화살 하나가 항량의 몸에 적중했다.


"윽!"


화살에 맞은 항량은 말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항량이 말에서 떨어지자 그 사이 진나라 병사들이 말에서 떨어진 항량을 향해 우르르 몰려갔다.


"나 항량이 여기 있다. 용기가 있다면 덤벼라."


항량은 자신이 살기 틀렸다는 생각에 끝까지 싸우다 죽을 생각이었다.


항량이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할 때, 어디선가 수백의 초나라 병사들이 나타나 진나라 병사들과 엉켜 싸우기 시작했다.


"항량 장군을 구하라!"


계급도 높지 않은 초군의 부장 하나가 항량이 이끌던 수백의 초나라 병사들을 지휘하여 이곳까지 온 것이다.


항량이 이름도 모르는 초군의 부장은 자신의 목숨을 돌보지 않고 실로 놀라운 용맹을 떨치며 진나라 병사들을 마구 베었다.


이때 진나라 병사 하나가 쏜 화살이 항량의 가슴을 맞췄다.


"으악!"


화살은 항량의 갑옷을 뚫었고, 항량은 처절한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주군!"


초군의 부장은 항량이 화살에 맞아 비명을 지르며 쓰러지자 자신을 포위한 수십 명의 진나라 병사들을 베고 항량에게 달려갔다.


"주군! 저희들이 왔나이다. 저희들이 주군을 지키겠사옵니다."


초군의 부장은 사방에서 달려드는 수십 명의 진나라 병사들을 베어버린 후 항량을 항량의 말 오추에 태웠다.


수백 명의 초나라 병사들이 진나라의 병사들과 죽기 살기로 싸우는 동안에 항량을 오추에 태운 초군의 부장은 함께 오추를 타고 달아났지만, 이미 지칠대로 지친 오추는 항량과 초군의 부장 두 사람의 몸무게를 감당하기 버거운 듯 달리는 속도가 점점 떨어졌다.


항량의 말이 달리는 속도가 떨어지자 초군의 부장은 말을 숲속으로 몰았다.


항량의 말이 지칠대로 지친 것을 보자 초군의 부장은 숲속에 말을 세운 후 항량을 말에서 내리고 나서 말에게 말했다.


"너라도 살아야 하니 되도록 멀리 도망가거라."


초군의 부장은 천하의 명마인 오추가 진나라 병사들의 손에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말이라도 도망시키려고 이렇게 말한 것이다.


항량의 말 오추가 초군의 부장의 말을 알아 들은 듯 어디론가 달려가 사라져버리자, 그가 항량에게 말했다.


"주군, 이제 우리의 운명을 하늘에 맡기고 이 숲속에 숨어야 되겠사옵니다. 부상은 어떻사옵니까?"


항량은 가슴에 화살을 맞아 얼마 살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자신의 목숨을 연장시켜준 초군의 부장의 이름을 알고 싶어 대뜸 물었다.


"그대의 이름은 무엇인가?"


서른 살 쯤 되어 보이는 초군의 부장이 고개를 숙이며 공손히 대답했다.


"소인의 이름은 포입니다."


포라는 이름은 항량이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항량은 포처럼 뛰어난 장수를 중용하지 않은 것이 가슴아파 탄식하며 말했다.


"포라? 못 들어본 이름인데, 아, 그대와 같은 인재를 내가 몰라보다니......"


포가 위로하듯 말했다.


"주군께서 저를 몰라봤다면 제가 어찌 부장이 될 수 있었겠사옵니까? 자책하지 마소서."


항량은 스스로를 자책하듯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아니야, 자네는 대장감인데, 일개 부장에 임명했으니, 내가 사람을 알아볼 줄 모르는 탓이야......"


항량은 가슴을 꿰뚫은 화살로 인한 극심한 통증으로 잠시 말을 멈춘 후 다시 말을 이었다.


"내, 자네에게 마지막으로 부탁할 것이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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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6화 항량의 죽음으로 멸망의 위기에서 벗어난 초나라 18.11.30 109 1 8쪽
» 5화 항량의 목숨을 구한 무명 장수 포 18.11.30 109 1 9쪽
4 4화 필사의 탈출 18.11.29 101 1 9쪽
3 3화 장한의 역습 18.11.29 120 1 8쪽
2 2화 한신의 진언 18.11.28 158 0 8쪽
1 1화 옹구 전투 18.11.28 344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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