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펜 국제 마법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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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기
작품등록일 :
2014.01.22 21:19
최근연재일 :
2014.06.07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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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1.22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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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DUMMY

교장의 얼굴에서 순식간에 핏기가 없어졌다.

"뭐,뭐뭐뭐라고?"

"사서 선생님이 살해당했다고요!지금 당장 도서관에 가 봐야 합니다."

교장은 손으로 벽을 짚었다.

사람이 죽었다고?내 학원에서?

교장은 에렌이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했다.그렇게 생각하고 싶었다.하지만 에렌의 표정은 그의 말이 진실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게...정말이냐?"

"정말입니다.그러니까 빨리 좀 도서관에 가요."

하지만 교장은 여전히 혼이라도 빠져 나간 듯 멍하게 있었다.

보다 못한 에렌이 교장의 팔을 잡아 끌었다.교장은 아이가 엄마를 따라가듯이 에렌이 끄는 대로 따라갔다.그대로 도서관에 가려던 에렌은 데론과 대공을 기억해냈다.두 사람 모두 얼굴이 하얗게 질려 교장 못지 않게 충격 받은 듯 했다.에렌은 두 사람을 이대로 여기 놨뒀다간 하루종일 여기 가만히 서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정신 좀 차리세요.언제까지 그러고 계실 거예요?거기 계시는 아저씨도 정신 차리시고요."

에렌의 말을 듣고 데론은 번뜩 정신을 차렸다.

데론은 에렌에게 부끄러웠다.이 아이는 분명 시체도 직접 봤을 것이다.그런데도 이렇게 침착하게 알리러 왔다.반면에 자신은 사람이 죽었다는 말만 듣고 놀라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도 못 했다. 데론은 에렌이 보이는 것보다 강인한 아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이 아이라면 개망나니 왕의 성질을 고처줄지도 모른다.내심 에렌에게 그런 기대를 품고 마는 데론이었다.

"아,아저씨 정신 차리셨군요.그럼 우리 아버지 좀 봐주시지않겠습니까?한동안 정신 못 차리실 것 같아요."

"아저씨?지금 나보고 아저씨라고 한 게냐?"

"네.여기 아저씨말고 제가 아저씨라고 부를 사람이 또 누가 있겠습니까?"

아저씨...재미있는 아이다.어느 누가 감히 섭정에게 아저씨라 부른단 말인가?물론 에렌은 자신이 섭정인 걸 모르고 불렀던 것 같지만 그렇더라도 장래가 기대되는 아이다.

데론은 에렌을 왕 옆에 두기로 결심했다.

"그래,그렇구나.그나저나 아버지는 그냥 혼자 둬도 괜찮을 것 같구나.얼마 있다가 정신 차리실 테고 설마 누가 대공을 건들기야 하겠느냐?그래,교장 선생님도 같이 여기 계시게 하는 게 좋겠다.지금도 충분히 무서워하고 계신데 시체라도 봤다간 기절하실지도 모르니.대신 내가 같이 가주마."

같이 가주겠다고?에렌은 자기도 모르게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서 데론을 살펴봤다.

겉으로 보기에 데론은 선량한 사람 같았다.하지만 원래 사람은 겉과 속이 다른 동물이다.쉽게 믿어서는 안 된다.

에렌은 한참을 고민하다 겨우 결정을 내렸다.

"좋습니다.그럼 같이 가죠."

데론은 방긋 웃었다.






"...그러니까 너희 둘이 왔을 때는 이미 사서가 죽어 있었단 말이냐?"

"네."

데론은 에렌과 함께 도서관에 도착해 여기저기 둘러보는 중이었다.

도서관은 그리 크지는 않지만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었다.이런 곳에 사람들이 오지 않는다니 참 슬픈 일이었다.게다가 앞으로는 아예 폐관할 가능성이 높다.사람이 죽었는데 어떻게 계속 열 수 있겠는가?

데론은 속으로 아쉬워하며 사서에게 다가갔다.

사서의 몸은 이미 싸늘하게 식어 있었다.그리고 그 옆에는 게론이 몸을 웅크리고 쌔근쌔근 자고 있었다.

"이 친구에게 수면 마법을 걸었다고 했지."

"네.혹시 뭐가 잘못됐습니까?"

"아니다.얼마나 강하게 걸었느냐?"

"아마 3일 정도 잠들어 있을 것입니다."

"3일 동안?"

"네."

"마력은 충분한게냐?"

"물론입니다."

수면 마법은 지속적으로 마력을 공급해야하는 지속 마법이다.3일 동안 마력을 공급해도 충분하다니,이 아이의 마력은 도대체 얼마나 많은 것인가?게다가 수면마법은 상급 마법 중에서도 상위권에 속해 있다.

대마법사 레센 셀레이넨 역시 18살에야 수면 마법을 겨우 쓸 수 있었다고 한다.어쩌면 이 아이는 천재일지도 모른다.

대마법사 레센을 뛰어넘는,대천재.

"어떻게 하실 겁니까?"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데론은 에렌의 물음에 퍼뜩 깨어났다.

"무엇을 말이냐."

"이 사건 말입니다."

"군대에 알려야지,별 수 있겠느냐?물론 그렇게 했다간 학원의 명예가 실추되겠지만 어쩔 수 없지."

에렌은 음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맞는 말이었다.

학생으로서 학원의 명예가 실추되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일이지만 역시 어쩔 수 없다.

"그런데 너무 침착하신 것 아닙니까?"

"침착해서는 안 되는 이유라도 있는 것이냐?"

"사람이 죽었습니다."

"그래,사람이 죽었지.하지만 이 사람과 내가 무슨 관계라도 있느냐?난 오늘 이 사람을 처음 봤다.더군다나 말 한 번 나눠보지 않았지.나에게 처음 본 사람을 위해 울어줄 의무는 없다."

"그렇..군요.이해했습니다."

"내 말에 불만이라도 있느냐?그러는 너는 어째서 침착한 게냐?"

"저는 침착하지 않습니다.그저....."

"그저?"

"익숙..할 뿐입니다."

그러나 에렌의 이 말은 혼잣말과 다름없을 정도로 작았으므로 데론은 듣지 못 했다.

"뭐라고 했느냐?"

"아무것도 아닙니다.그보다 빨리 신고하시지요."

"알겠다."

데론은 대답하면서 오른쪽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작은 타원형의 납작한 돌이었다.돌의 중앙에는 비상하는 드래곤의 모습이 새겨져 있었다.통신석이었다.

"발동."

데론이 중얼거리자 회색빛의 돌이 선명한 보라색으로 변했다.

"통신.대상은 베네스 왕국군의 제 1군대 신고 담당."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고 돌에서 당황하는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각,각각각각하하하,어어어어쩐 일로 저희 군대대대에.."

"너무 긴장하지 말게나.다름이 아니라 지금 베네스 왕립 학원에서 한 사람이 살해당했네."

"네네엣!지금,지금 당장 그 곳으로 사람을 보내겠습니다!!"

그리고는 뚝 끊겨 버렸다.

"....."

"....."

"..그 사람 제대로 들은 게 맞을까요?"

"아마 그렇겠지.설마 그것도 모르고 보낸다고 했겠느냐.난 이만 가겠다.상황은 네가 잘 설명해주거라."

"가,가신다고요?"

"그래.내가 여기서 무엇 하겠느냐.친구는 내가 치료실로 데려다주마."

"아,알겠습니다."

에렌은 가론을 들쳐업고 도서관을 나가는 데론을 바라봤다.

데론이 나간 후,도서관에 사서와 단 둘뿐이 된 에렌은 사서에게 다가갔다.그는 아직도 뜨고 있는 사서의 눈을감겨 주었다.

"좋은 데 가시기를 바랍니다."

에렌은 사서 옆에 철푸덕 주저 앉았다.

"나에게 처음 본 사람을 위해 울어 줄 의무는 없다,라.그래,분명 그 때도 당신들은 그렇게 생각했겠지.그래서 우리에게 그런 짓을 한 거였나?난 당신들을,당신들을 절대로.."

"한참 분위기 잡는 중에 미안하네만 내 말 좀 들어주겠나?"

에렌은 고개를 번쩍 쳐들었다.

그 위에는 곤란해하는 데론의 얼굴이 있었다.

"아저씨?왜 여기 계신거죠?"

"아,그게,그니까.."

"그니까 뭐요?"

"...."

"혹시 길을 모르시는 건 아니죠?"

"......"

"정말 몰라요?"

"나는 이 학원이 처음이란 말이네.그러니 치료실 가는 길이랑 교장실 좀 알려주게.빨리 좀 알려주게나.이 친구,생각보다 무거워서 이제 한계인 것 같아."

결국 데론은 에렌으로부터 치료실과 교장실 가는 길을 상세히 설명받은 뒤에야 도서관을 떠날 수 있었다.




데론이 가고 20분 후,제 1군대가 도착했다.에렌은 그들에게 사건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해 주고 도서관을 나와 교장실로 갔다.

대공은 회복된 모습이었으나 교장은 아직도 충격에서 헤어나오질 못 하고 있었다.

"이해해드려라.자신의 평생을 바친 학원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으니 충격 받으실 만도 하지.이제 자리에 앉거라,에렌.너에게 할 말이 있다."

에렌은 대공의 말을 따라 대공 옆자리에 앉았다.데론은 대공 맞은편에 앉아 있었다.

"우선 네게 말할 것이 있다.이 분은 데론 섭정.."

"각하시죠?"

데론은 한 쪽 눈썹을 치켜 올렸다.

"어떻게 안 것이냐."

"아버지께서 오늘 아침에 제게 말씀하셨습니다.각하를 만나서 저에 대해 부탁드려보신다고.각하께서는 아버지와 함께 계셨고,비싼 옷을 입고 있었으니 뻔했죠.게다가 아까 신고 담당이 각하라고 부르기도 했으니까요."

데론은 피식 웃었다.

"그래,언제부터 알고 있었느냐?"

"처음부터입니다."

"근데 왜 나를 아저씨라고 불렀지?"

대공이 데론의 말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모르고 했다면 모를까,알고 했다면 그것은 각하를 능멸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각하께서는 제게 정체를 숨기고 싶어 하셨습니다.그러니 전 각하의 의도에 따라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

대공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훌륭한 대답이었다.이 정도라면 각하께서도 죄를 묻지는 않을 것이다.

"정말로?"

"아니요."

"에렌!"

대공이 옆에서 다급하게 속삭였으나 에렌은 못 들은 척 하고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럼 왜지?"

"글쎄요,그냥?"

대공은 경악했다.이보다 더 무성의한 대답은 있을 수 없었다.대공은 얼른 데론에게 빌려고 했지만 데론은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배짱이 두둑하구만.그래,그 정도는 되야 폐하의 친구가 될 수 있지."

에렌은 고개를 갸웃했다.폐하의 친구?그게 무슨 소리지?

"에렌,네 아버지와 나는 거래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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