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펜 국제 마법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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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4.01.22 21:19
최근연재일 :
2014.06.07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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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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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1.22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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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시작

DUMMY

넓고 으리으리한 집무실.

황금으로 도배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 방에는 한 중년의 남자만이 의자에 앉아 있었다.

얼굴에는 잔주름이 자글자글 했으나 젊을 적에 무술이라도 했는지 몸은 20대라고 해도 괜찮을 정도였다.한 눈에 봐도 높은 사람처럼 보이는 이 남자는 무슨 고민이라도 있는지 한숨을 푹푹 쉬며 어떤 서류를 보고 있었다.그 서류에는 왕의 만행이 적혀 있었다.

이제 막 18살이 된 왕은 폭군이라 불릴 정도는 아니었으나 성군에는 멀어진지 오래다.왕은 젊은이답게 넘치는 혈기를 주체하지 못 하고 여기저기 사고를 치고 다니기 일쑤였으며,여자까지 건드렸다.그 때마다 이 섭정,데론은 머리를 쥐어뜯으며 고민하는 것이다.어떻게 해야 이 왕을 성군으로 만들 수 있을까,하고 말이다.

데론은 선왕의 충직한 신하였다.

지금으로부터 5년 전,선왕이 숨을 거두었을 때 옆에 있었던 유일한 사람이었다.선왕은 주위의 모든 사람을,심지어 왕자까지 물리치고 데론만을 곁에 불러 유언을 남기고 숨을 거두었다.그 유언이란 이런 것이었다.

"자네가,내 아들이,성인이 될 때까지,섭정으로서,그,아이를,보필,해주게나.그 아이가...꼭...성......"

선왕은 말을 끝내지 못 하고 숨을 거두었으나 데론은 선왕의 뜻을 알 수 있었다.분명,자신의 아들이 성군이되게 해달라고 부탁하고 싶으셨으리라.

선왕은 폭군은 아니었으나 성군 또한 아니었다.어떤 때는 실수를 해 백성들을 고통스럽게 하였으며,또 어떤 때는 훌륭한 결정을 내려 백성들을 행복하게 했다.그러나 그는 항상 성군을 꿈꾸었고,자신의 아들만큼은 그렇게 되기를 바랬다.그러나....

"아들이란 놈이 아버지의 뜻도 모르고 저 모양이니.."

데론은 원래 매우 차가운 사람이었다.어떤 감정도 얼굴에 드러내지 않아 '살아 움직이는 조각상'이라는 별명까지 붙었었다.하지만 섭정이 된 후로 천방지축이면서도 유쾌한 왕을 돌보면서 지금과 같이 많이 풀어진 성격이 된 것이다.물론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아직도 차가운 성격이지만 말이다.

데론은 왕을 무척 아꼈다.

비록 지금은 사고만 치고 있으나 데론은 왕의 심성은 착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왕궁에서만 지내며 주위 사람들이 왕의 철없는 행동을 다 받아주니 그런 성격이 되버린 것이다.

그나마 왕자 시절에는 선왕이 왕이 잘못하면 나무랐으나 선왕이 돌아가신 뒤로는 왕을 감히 혼낼 자가 없었다.자신 역시 처음에는 야단도 쳤으나,왕에게 정을 붙인 뒤로는 왕의 애교에 넘어가 제대로 혼내지 못 하고 있다.

"아아,어디 없을까?왕을 진정으로 아끼면서도 왕이 잘못하면 제대로 혼내줄 사람이.왕은 친구다운 친구도 없으니 이왕이면 왕 또래면 좋을텐데."

데론은 쿡 웃음을 터뜨렸다.

자신이 생각해도 너무 웃겼다.그런 사람이 있을리가 없지 않은가.그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집무실을 나갔다.

베네스 왕립 학원에서 연설을 하러 가야 하기 때문이다.



"으,으음.."

베네스 왕립 학원 등하굣길을 지나다니는 화려한 마차들 중에서도 유난히 눈에 띄는 마차에 타고 있던 소년은 갑자기 귀 아랫부분을 긁었다.그러자 소년의 맞은편에 앉아

있던 남자가 몸을 앞으로 내밀며 물었다.

"왜 그러는 게냐?"

그러자 소년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별 것 아닙니다,아버지.누가 제 욕이라도 했나 보죠."

하지만 소년의 아버지는 농담하고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아버지가 웃지 않자 소년은 머쓱해져서 창 밖을 내다 봤다.

소년의 아버지는 40세 정도 되어 보였다.벌써 노화라도 시작됐는지 머리가 희끗희끗하고,얼굴에는 잔주름이 있었다.하지만 눈은 갓난아기의 것처럼 맑았으며 마음을 꿰뚫어볼 것처럼 날카로웠다.소년의 아버지가 바라보고 있는 소년의 얼굴에 구멍이 뚫리지 않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소년의 아버지는 한참동안 소년을 쳐다보았다.

그 행동이 아버지가 무언가 할 말이 있으나 망설일 때 하는 행동임을 잘 알고 있었다.그러나 먼저 무슨 일이시냐고 여쭤보면 아버지가 얼버무릴것이라는 사실 또한 소년은 잘 알고 있었기에 모르는 척 창 밖만 바라보았다.

한참 후 소년의 아버지가 입을열었다.

"에렌."

에렌이라 불린 소년은 고개를 돌려 아버지를 바라봤다. 에렌의 아버지의 날카로운 눈에는 망설임이 자리잡고 있었다.

"예,아버지."

"너도 이제 16살이구나."

"네,시간이 참 빠른 것 같습니다."

"그래,그렇구나.그나저나 에렌,네펜 국제 마법학원에 대해서 알지?"

에렌은 이마를 찌푸렸다.

물론 에렌은 네펜 국제 마법 학원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아니,에렌뿐만 아니라 귀족이라면 모두 네펜 국제 마법학원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

네펜 국제 마법학원은 대륙의 다섯 국가의 한가운데에 위치해 있다.

17년 전,대륙의 다섯 국가는 대륙을 통일하기 위해서 크나큰 전쟁을 벌였다.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땅은 황폐해져 갔고,다섯 국가 모두 더 이상 전쟁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결국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다섯 국가는 모두 평화 협정을 맺고 전쟁을 끝냈다.하지만 오랜 전쟁을 하는 동안 다섯 국가는 서로를 믿을 수 없게 됐다.언제 다른 국가가 다시 전쟁을 일으킬지 전전긍긍하게 됐고,이대로면 또 전쟁이 일어나게 될 터였다.

그래서 생각해낸 방법이 바로 네펜 국제 마법학원이었다.

각 나라에서 3년에 한 번씩 제비 뽑기로 3명의 귀족 자제들을 학원에 보내어 공부하게 하는 것이다.그렇게 하면 만일 어떤 국가가 전쟁을 일으킬 시 그 학원에 있는 10명의 학생들은 꼼짝없이 죽게 된다.그러니 자식을 볼모로 잡힌 귀족들은 왕이 전쟁을 일으킨다고하면 죽을 힘을 다해 막는 것이다.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그런데 아버지께서 그 애기를 왜 꺼내시는 거지?에렌은 도저히 감이 잡히질 않았다.그 때,어떤 불길한 예감이 에렌의 뇌리를 스쳐갔다.

하지만 겉으로는 평온을 가장한 채 아버지의 말씀에 귀 기울였다.

"분명 알고 있을 게다.에렌,갑작스럽겠지만 네가 네펜 국제 마법학원에 가게 됐다."

쿠웅.에렌은 누가 뒷통수를 때린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내가 어딜 간다고?그 곳에?까딱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곳에 내가 간다고? 온 몸의 힘이 쭈욱 빠져 나갔다.에렌은 거의 정신을 잃을 뻔했다.

하지만 걱정스러운 눈길로 자신을 보는 아버지를 보고 간신히 정신을 붙잡았다.그는 아버지를 향해 어색하기 짝이 없는 미소를 지었다.

"미안하다,에렌.노력 해봤지만 안 되더구나. "

"아니..아닙니다,아버지.저에게 미안해하실 것 없습니다.저는 괜찮습니다.오히려 세상 경험도 하고 좋습니다."

자신도 놀라고 두려운데도 아버지를 먼저 안심시키려는 에렌을 보고 아버지는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하지만 곧 표정을 다잡고 말을 이었다.

"오늘 베네스 왕립 학원에 섭정 각하께서 오신다고 하더구나.나와 각하는 오래 전에 친분이 있었으니 한 번 부탁드려볼 생각이다. "

"아버지,전 정말 괜찮습니다.무리하지 마십시오."

"에렌,넌 네 아들이다.가끔씩은 나한테 기대도 괜찮다.그리고 아버지가 아들을 구하기 위해서 하는 일에 무리라는 것이 있겠느냐?"

에렌은 고개를 숙였다.

물론 자신 역시 볼모로 잡히는 게 무섭다.하지만 아버지는 대공이시다.이 나라에서 왕과 섭정 다음으로 높으신 분이시다.그런 아버지의 아들

인 내가 볼모로 잡혀 있는데 어떻게 전쟁을 일으키겠는가.

게다가 그 곳에 가면 많은 귀족 자제들을 만날 수 있다.어쩌면 자신의 '일'에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그러나 에렌은 그런 생각들을 아버지께 말씀드리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었다.

얼마 뒤 마차가 멈췄다.에렌은 아버지와 함께 마차에서 내렸다.

"그럼 나는 교장실로 가서 각하를 만나겠다.학원 생활 열심히 해라,에렌"

"예,아버지."

에렌은 아버지를 배웅하고 마차가 떠날 때까지 그 자리

에 가만히 서 있었다.그리고 잠시 뒤 에렌 역시 자신의 교실을 향해 걸어갔다.

교실에는 대부분의 학생이 이미 도착해 있었다.어떤 학생들은 친구와 떠들고 있었고,어떤 학생들은 조용히 책을 읽고 있었다.

평소라면 에렌 역시 책을 읽거나 친구와 떠들었겠지만 지금 그에게는 할 일이 있었다.

에렌은 책상에서 깃펜과 잉크병과 종이 한 장을 꺼냈다.모두 비싼 물건임이 틀림 없었다.

에렌은 깃펜을 잉크병에 담갔다가 꺼내 종이에 글을 썼다.그 글의 내용이란 이런 것이었다.

'의논이 필요함.-드래곤의 5613번째 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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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5

  • 작성자
    Lv.88 덩구
    작성일
    14.02.05 11:19
    No. 1

    누군가 자기얘길 할때 재채기는 일본... 우리나라는 귀가 가렵다고 하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6 믹기
    작성일
    14.02.05 17:08
    No. 2

    그런가요?처음 알았네요.그냥 책 읽을 때 보면 재채기가 주로 나오길래 생각없이 인용했을 뿐인데 그럴 줄은 몰랐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8 덩구
    작성일
    14.02.05 18:57
    No. 3

    그게 안타까움...ㅠㅠ 저도 처음엔 그런줄 알다가 나중에 알았죠.. 일상생활에 이렇게 일본이 스며들어서 사소한거 부터 어느순간 우리나라 것을 잃어버릴까봐 안타까울뿐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1 현우K
    작성일
    14.02.23 09:59
    No. 4

    에렌, 넌 네아들이다... 역시 아들에 대한 애정이 없는 아버진 가요? ㅎㅎ... 일단 정주행 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6 믹기
    작성일
    14.02.23 11:47
    No. 5

    설마요. 대공이 아들을 얼마나 사랑하는데요. 완전 아들바보죠. 문제는 에렌이 대공을 어려워한다는 거예요. 그리고 그 이유는.. 직접 알아보시길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4 어스름달
    작성일
    14.02.23 11:49
    No. 6

    저도 재채기하는 대목에서 똑같은 걸 생각했습니다.
    작가님이 애니 팬이시군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6 믹기
    작성일
    14.02.23 11:57
    No. 7

    요즘엔 그만 뒀습니다. 여자라 그런지 하렘물이나 그런 게 안 맞더라구요.
    그래도 옛날에 봤던 것 때문에 저런 흔적이 남아있는 듯 합니다. 에잇! 이런 왜색 짙은 작가!에잇, 뗏지! ...
    죄송합니다. 어쨌든 앞으로 저런 장면은 없을 것입니다. 저 부분도 조만간 수정할거구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6 믹기
    작성일
    14.02.23 12:05
    No. 8

    수정했습니다. 저 부분이 불쾌하셨다면 죄송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4 어스름달
    작성일
    14.02.23 18:21
    No. 9

    불쾌한 건 아닙니다.
    문화와 문화가 만나면 서로 섞이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니까요.
    하지만 발빠른 대처는 저도 본받아야겠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6 믹기
    작성일
    14.02.23 18:35
    No. 10

    칭찬 감사합니다. 하지만 저도 종종 왜색 있는 작품을 볼 때면 조금 기분이 상하기도 하거든요. 그랬던 제가 저런 장면을 넣어버렸던 게 부끄러웠을 뿐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 사마령
    작성일
    14.02.24 20:44
    No. 11

    마침표를 쓰시고 띄어쓰기를 하시는게 보기 좋을 듯 싶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6 믹기
    작성일
    14.02.24 22:21
    No. 12

    최신 회차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렇게 바꿨답니다ㅎㅎ
    그동안 귀찮아서 수정하지 못 했는데 빨리 해야겠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0 외기인
    작성일
    14.02.26 17:23
    No. 13

    오~괜찮다.
    건필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6 믹기
    작성일
    14.02.26 17:48
    No. 14

    칭찬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4 렘렘
    작성일
    14.05.31 13:59
    No. 15

    재미납니다^^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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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의혹 +3 14.06.07 651 10 8쪽
32 나름의 노력 +2 14.05.31 532 6 9쪽
31 껍질 +14 14.03.23 798 20 9쪽
30 움직임 +8 14.03.22 524 10 11쪽
29 거리 +6 14.03.09 683 14 9쪽
28 누군가의 마음 +10 14.03.08 551 8 16쪽
27 학원장과의 대화 +10 14.02.26 467 17 11쪽
26 학기 초(8) +8 14.02.24 463 8 10쪽
25 학기 초(7) +6 14.02.21 521 10 9쪽
24 학기 초(6) +2 14.02.19 337 8 11쪽
23 학기 초(5) +4 14.02.17 545 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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