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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그리드
작품등록일 :
2019.12.19 03:48
최근연재일 :
2019.12.26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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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2.22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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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GE1. 게임 혹은 현실

DUMMY

'하얀색은 일반 아이템, 파란색 이상은 매직. 노란색은 레어 아이템.‘


그는 하얀색 아이템은 깔끔하게 무시했다. 아무리 초반이라지만 포션만도 못한 아이템들을 들고 다니며 인벤토리를 채울 생각은 없었다.


"이야, 여기서 노란색이 나오네.“


사현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아이템을 클릭했다.

자신에게 딱 맞는 옵션이 달린 활이었다.


섬뜩하고 치명적인 숙련자의 활.


공격력 +150

내구도 350


[시전자의 감각에 비례해 치명타 확률이 올라갑니다.]

[치명타 발생 시 목표물의 속도가 10% 감소합니다.]


'미쳤다.‘


전시안을 가지고 있는 자신에겐 이것보다 좋은 아이템이 없다.


무엇보다 목표물과의 거리를 벌릴 수 있는데 좋은 속도 감소와 치명타 확률까지 걸려있으니.

앞으로 전시안의 스킬 포인트는 가장 우선으로 찍을 테니 그에 따라 자연적으로 치명타 확률은 올라갈 것이다.


'결국 시작과 끝이 전시안이네.‘


앞으로 어떤 클래스로 전직을 할지, 또 특성이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겠지만 전시안의 효용성이 떨어질 일은 없어 보였다.

그러니 일단은 전시안에 투자를 하는 게 우선이다.


사현은 일단 남은 스킬을 전시안에 투자를 한 후 아이템을 챙겼다. 생각보다 얻은게 많은 사냥이었다.


"자, 그럼 첫 보상을 받으러 가볼까?“


사현은 가볍게 헌터의 둥지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니까 네가 이걸 잡았다고?“

"네, 물건 보시면 아실 텐데요.“


사현의 말에 라이언은 찝찝한 표정을 지었다.

대체 이게 말이냐 되냐는 얼굴로 한참 동안 에니아의 얼굴과 자이언트 울프의 꼬리뼈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이걸 고작 16살 꼬마가 잡았다고?‘


아직 견습 헌터 꼬리표도 떼지 못한 어린아이다.


그런 아이가 상급 헌터들도 까다로워하는 자이언트 울프를 잡아냈다. 그것도 단신으로 말이다.

솔직히 자신이 나가서 잡으라고 해도 장담할 수 없는 몬스터였다.


무엇보다 자이언트 울프는 잘못 때리다 눈이 돌아 버리면 뒷수습이 어려운 몬스터니까. 괜히 잘 못 건드렸다가 피 본 헌터들이 한 무더기는 된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이 꼬마의 앞길은 상당히 밝으리라. 저 나이에 자이언트 울프를 잡을 실력이라면 몇 년후의 모습은 안봐도 뻔했다.


잡아야 한다.


그는 에니아의 모습을 보며 확신했다.


헌터는 자신의 입장에서도 가장 좋은 거래처다. 몬스터의 부산물이나 아이템들을 통해 이윤을 창출하는 상인으로선 공급처가 중요하니까.


그런 상황에서 앞날이 창창해 보이는 이런 유망주가 들어왔는데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


이 기회에 자신과 안면을 트고 자주 거래를 할 수 있게 해두어야 한다. 물론 그러기 위해선 첫 거래를 잘 해 주는 게 중요하고.


'일단 처음은 조금 손해 보더라도 상관없지.‘


확실한 신뢰만 얻게 된다면 현재의 손해는 얼마든지 메꿀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한 라이언은 에니아를 보며 말을 계속했다.


"대단하네. 자이언트 울프라면 이 둥지에서도 잡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 없을 텐데.“

"운이 좋았죠.“

"운이 좋아서 잡을 수 있는 몬스터는 아니지. 실력이라면 또 모를까.“

"뭐, 실력도 있었어요.“


에니아는 멋쩍은듯 코를 긁으며 대답했다.

라이언은 에니아의 그런 행동이 마음이 드는지 웃었다.


"그래, 어쨌든 약속은 약속이니까 이 부산물들은 전부 사주고 헌터장에게 정식 헌터로 임명해 주라고 추천서도 써줄게.“

"감사합니다.“

"대신 앞으로도 나한테 자주 오는 거다. 가끔 서비스로 약간 찔러 주기도 할 테니까.“


[300 골드를 받았습니다.]

[최연소 사냥꾼의 칭호를 받았습니다. 추가 스텟 30이 배분됩니다.]


시스템 메시지가 도착하자 에니아는 만족한 웃음을 지었다. 그와 동시에 확인한 자신의 칭호는 견습 헌터에서 헌터로 바뀌어 있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고유 스킬을 익힐 수 있게 된다.‘


일단 데미지를 높이는 게 우선이다.


에니아는 자신의 스텟과 공격력의 한계를 확실히 알았다.

전시안을 통한 연계는 훌륭하지만, 아직 레벨 한계 40이상의 퀘스트를 도전할 정도는 아니었다. 무엇보다 일정 이상의 물리 저항과 방어력을 가진 몬스터에게는 통하지 않으니까.


'그것 뿐만 아니라 PK도 마찬가지지.‘


물론 당장 플레이어를 만나는 것은 아니지만.

클라우드 게임의 특성.


몇 몇의 NPC들은 플레이어 판정을 받는다. 아이템을 차고 다니고, 마음에 안들면 PK를 걸 수도 있다는 뜻.

재수 없으면 사냥을 하다 시비가 걸려 싸울 수도 있으니 적이 될 수 있음을 항상 상정해 두고 싸워야 한다.


물론 반대로 말하면 얼마든지 NPC와 파티를 맺을 수도 있다는 말이니 그걸 잘 활용해야겠지만.


"그럼 헌터장한테 이 추천서를 전해주고 와. 뭐 더 필요한 것 있으면 말하고.“

"그럴게요.“


일단은 전직 퀘스트를 받는게 우선이다.


이제 막 견습 딱지를 뗀 헌터가 받을 수 있는 퀘스트는 한정적이니까. 더 빠른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칭호와 명성을 쌓아놔야 한다.


'그래야 보상의 양도 커지고.‘


최대한 빨리 보스를 잡아야 하는 에니아의 입장에선 그게 제일 중요했다.

게임에서의 보상이 아니라 현실에서의 보상.


그게 동시에 따라서 올 테니까. 결국, 이 가이아 안에서 성공을 해야 보상을 받을 수 있으니.

에니아는 이런 생각을 하며 헌터장의 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오, 자네가 말로만 듣던 유망주로군.“


헌터장은 에니아를 보며 반색했다.


안 그래도 요즘들어 실적이 없어 우울해하던 참이었다. 무엇보다 신참들의 활약이 저조한 탓이었다.

배우는 쪽도 가르치는 쪽도 의욕이 없으니 그건 당연한 일이지도 모르겠지만.


가뜩이나 남아 있는 헌터들도 적당히 퀘스트만 완료하고 다른 길드로 이적하는게 일반적인 코스로 이적할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시점에서 끝난거다.


그런 상황에서 에니아같은 신참의 등장은 반가울 수 밖에 없었다. 잘만 키우면 이 둥지의 대표 헌터로 성장할 수 있는 재목으로도 보였고.


"열여섯 살에 자이언트 헌터 사냥이라······. 내 젊을 적이 생각나는군.“

"아이고, 과찬이십니다.“


에니아의 적당한 아부에 헌터장의 어깨는 한참 올라갔다. 실력만 있는 친구인 줄 알았더니 사회생활도 할 줄 아는가 보다.

헌터장은 알 리가 없었지만 수많은 압박 면접을 통과하며 길러진 자연적인 스킬이다.


그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을 계속했다.


"이제 정식 헌터딱지도 달았겠다, 본격적으로 임무를 시작할 생각인가?“

"예, 저도 그러고 싶긴 한데.“


말끝을 흐리는 에니아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헌터장은 눈썹을 추어올리며 물었다.


"왜, 뭔가 걸리는 거라도 있나?“

"아무래도 제가 너무 어린데다가 경험도 없다 보니 절 끼워 줄 파티가 없을 것 같아서요. 그렇다고 혼자서 자이언트 울프만도 못한 몬스터들을 사냥하긴 아깝고요.“

"하긴 그것도 그렇겠군.“


괜히 짬밥이 있는 게 아니다.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손발을 맞춰보고 눈으로 확인해야 믿을 수 있는게 파티원이니까.

비록 에니아가 이 둥지에서 손에 꼽히는 유망주라도 함부로 자신의 뒤를 맡길 사냥꾼은 없을 것이다.


'자이언트 헌터의 사냥을 본 사람도 없고.‘


가장 걸리는 부분은 사실 그것이었다.


에니아가 자이언트 울프를 사냥한건 확실하지만 어떻게 사냥했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막말로 적당히 함정을 파서 재수 좋게 걸렸을지 누가 아는가?


사실 그 정도만 스스로 해냈으면 대단한 인재라고 할 만하지만 그게 에니아의 활 질 실력을 보장해 주는 건 아니라는 말이다.

괜히 뒤에서 사수를 맡겼는데 어버버 거리다가 동료들이 피해입는 일이라도 생기면 난처해지니까. 그런 일이라도 생기면 실수라고 넘어갈 수 없다.


아무렴 자신들의 목숨이 걸린 일인데 야박한 처사라고 몰아붙일 수도 없는 일이다. 사실 자신이 사냥꾼들 입장이라도 그랬을 테니까.


"무슨 말인진 대충 알겠네.“

"어떻게 안 될까요?“

"사실 내 입장에선 당장이라도 파티원에 끼워 넣어주고 싶지만, 마구잡이로 명령을 내릴 수도 없어. 설사 내린다고 해도 내 말을 듣지도 않을 거고.“

"... 역시 사냥꾼의 둥지에선 무리일까요.“


에니아의 실망한 표정에 헌터장은 황급히 손을 내저었다. 아니, 다 잡은 물고기가 빠져나가는 일이라도 생기면 곤란하다.


"아니 이 친구야. 내가 언제 안 된다고 그랬나. 허허허.“

"방법이 있는 건가요?“

"약간의 편법이긴 하지만 이건 어떤가? 자네가 몇 번 희생만 해주면 되는 문제인데.“


헌터장은 설명했다.


에니아를 믿지 못하는 건 무엇보다 에니아의 실력을 직접 눈으로 본 사람이 없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에니아는 이미 정식 헌터로 인정받았고, 그런 상황에서 에니아를 파티원으로 인정한다면 배분에 문제가 생긴다고.

물론 에니아가 배분 이상의 문제를 한다면 문제가 없으나 그럴 확신은 아무에게도 없다는 거다. 게다가 따라오는 위험 문제는 덤이다.


'밥줄과 목숨줄이 동시에 달린 문제니.‘


그러니까 이 일을 해결하기 위해선 적어도 하나는 포기할 필요가 있다.

이 경우엔 에니아쪽에서 자신의 배분을 숙이고 들어가는게 제일 효율적이다.


"물론 정식 헌터를 달고 부사수로 들어가긴 자존심이 좀 상하긴 하겠지만 어떤가? 만약 뒤에서 서포트만 잘 해서 자네 실력만 보여준다면 다음 자리는 중요한 퀘스트에 꼭 넣어줌세.“


단지 이번 배분만은 부사수급으로 양보하세.

헌터장의 말에 에니아는 한숨을 내쉬었다.


세상에 열정 페이를 강요하는 건 한국 뿐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마치 신입을 뽑으면서 경력까지 요구하는 대한민국의 대기업과 다를바 없는 자세가 아닌가?

한마디로 자격증까지 따 놓은 인재에게 인턴으로 들어와서 싸게 몇 번 부려먹겠다는 말이다.


'이거 여기서도 취준생 노릇을 할 줄이야.‘


조금 쓸모 있어졌다고 생각했더니 여기서도 다를 게 없는 현실이 더럽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에니아는 한숨을 내쉬며 생각했다. 어차피 다른 둥지를 찾아가봤자 같은 과정을 넘어가야 한다.

그럴바에야 여기서 확실히 눈도장을 받은 김에 일 처리를 해두는 게 낫다. 어차피 경력만 쌓이고 칭호도 몇 개 받고 나면 자신을 무시할 사람은 없을 테니까.


거기다 자신은 실력에 자부심도 있었다.


에니아는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네, 그럼 헌터장님만 믿고 가기로 하겠습니다.“

"좋아, 잘 선택했네. 에니아 자네는 우리쪽에서도 주목받는 유망주라고. 내가 확실히 잘 봐주라고 파티쪽에도 이야기해놓겠네.“


유쾌하게 웃는 헌터장의 얼굴을 보며 에니아는 생각했다.

적어도 여기서는 취업을 벽을 뚫은 것 같다고. 근데 이걸 만족해야 하는 상황이 맞는 건가?


'일단 어디 가서 자랑할 거리는 못되네.‘


일단 여기서도 벽을 뚫었으니 현실에서도 확실히 취업의 벽을 뚫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희미하게 웃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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