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비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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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막갤리
작품등록일 :
2020.03.06 22:07
최근연재일 :
2022.11.23 22:30
연재수 :
10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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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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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2.08.1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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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쪽

92화. 동래성 [東萊城] 전투 (1)

DUMMY

*이 소설의 모든 내용은 작가의

상상으로 만들어졌음으로 소설 속

등장인물 및 지명, 단체명은 실제 현실과는

무관하며 인물들의 이름 역시 동명이인일 뿐

실존 인물들과는 무관한 상상 속의 인물입니다.

만약 관련이 있을 시 그것은 단순한 우연입니다*









그렇게 시작된 혜민 제국과 왜(倭)의 대립,

박태수와 사카모토 료마의 싸움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한 치 앞도 예상하기 힘든

해천문(海天門)을 통해 시간을 거슬러 오른

두 시택자(時擇者), 두 지략가의 대립으로

긴장감이 극으로 치닫는 두 진영이였다.


동래성(東萊城)을 거점으로 진을 갖춘

사카모토 료마의 군세는 약 4 만 그리고

이에 맞서 동래성을 향해 진을 갖춘 혜민

제국과 도쿠가와 연합군의 수 역시 약 4 만.


마치 신(神)이 운명의 장난이라도 친 듯

비등한 숫자의 군(軍)을 지니고 맞붙는

혜도 연합군(혜민 제국과 도쿠가와 연합군)과

사카모토 료마였고 그들의 운명을 가를

열쇠는 규슈에서 올 와키자카와 수군의

상륙 여부임을 잘 알고 있는 두 진영이였다.


"와키자카의 수군, 전함 183 척 및 군사

3 만이 쓰시마의 진을 갖췄고 주군의

지시대로 병력을 나눠 지속적으로 상륙할

예정이라고 전서구가 도착했습니다.


또한 동래성의 아군 역시 지시하신 대로

[시카가리(鹿狩り / 사슴 사냥] 의 진을

갖춰 전투 준비를 완료했습니다, 주군!"


"수고했다, 유키무라.


동래성을 거점으로 양 익 끝에 기마와

그 뒤에 뎃포(鉄砲 / 조총) 그리고 중앙에

보병대.. 반 원형의 대열로 내가 그려준

[시카가리] 의 진 그대로 만들어냈구나.


[시키가리] 진의 특성은 모두 제대로

전파된 상태겠지, [시키가리] 의 진이

제대로 발동해준다면 와키자카의 수군이

상륙할 때 까지 박태수의 [결계] 의 진

따위는 감히 동래성을 넘볼 수 없을거야."


"하이(はい / 넵), 걱정마십시오!


와키자카의 수군과 이미 전투를 시작한

적의 수군은 아군 3 만에 비해 고작 2 천과

30 척의 전함 뿐이라는 보고가 있었으니

와키자카의 수군 역시 빠르게 상륙할 수

있을 겁니다, 천하의 흐름은 이미 우리

일본에게.. 주군에게로 향하고 있습니다!"


"암, 당연히 그래야지.


허나, 거듭 이야기하듯 조선의 수군력은

숫자와 상관 없이 우리로는 상대가 안되는

막강한 전력이다.. 13 척으로 300 척도

능히 막아낸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니

무조건 피해야한다, 이 점을 명심하거라!


이번 전투를 시작으로 반도 정복에 박차를

가해 일본의 강성대국과 대륙 진출을 위한

토대를 마련한다, 시작하자.. 사나다!!!"


"존명(尊命)!"


시간을 거슬러 오르기 전, 본래 역사에서

임진왜란의 상황을 빠삭하게 공부해둔

것인지 사나다가 지나치다고 느낄 정도로

혜민의 수군력을 두려워하는 료마였고

이내 [시카가리] 의 진으로 전투를 시작하는

료마에게 맞서는 [결계] 의 진 박태수였다.


"양 익의 기마와 조총(鳥銃), 중앙에

보병이라.. 몰이 사냥이라도 하려는 듯

사냥터를 제대로 갖춰 놓은 진법이군.


천마대장(天馬隊長), 돌파력이 으뜸이

되는 천마대(天馬隊)의 위력을 마음껏

뽐내되 절대 적의 중앙을 향해서는 돌진

해선 안 됩니다.. 기병에 취약한 보병을

노려 공략하는 것이 병법의 기본이지만

적군의 진법은 중앙의 보병대 앞이

사냥터가 되는 진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적의 기마대는 필히 아군을 유인해 중앙의

마련한 사냥터로 몰아 넣을 생각일 겁니다.


그리고 중앙에 아군이 발을 들인 순간

양 익에서 사선으로 방향을 돌린 적의

조총대가 발포할 것이고 양 쪽에서

사선으로 날아드는 탄환은 그야말로

황천으로 직결하는 배가 될 것 입니다."


"그렇군요.. 앞에서 날아드는 탄환은

등패(藤牌, 등나무 방패)나 지형을 이용해

피한다 해도 이렇게 양 익에서 사선으로

발포하게 되면 모든 탄환이 교차되어

피할 수 없는 즉살공간이 형성 되겠어요."


사카모토 료마가 박태수의 계획을 [결계] 의

진이라 칭하며 간파하고 있듯 료마의 진법을

파악해 꿰뚫어보는 혜민의 군사 박태수였고

그의 설명을 이해한 강윤의 부연 설명이

이어지자 이에 대한 대책이 강구되는

혜민 제국과 도쿠가와 연합군이였다.


"사카모토 료마의 군세는 전국을 통일한

도요토미의 병사들이 그대로 속해있고

그들을 전사로 키운 것은 사실상 오다 가(家).


나의 주군이셨던 오다 노부나가는 실로

천군(天軍)이라 불릴 정도로 군(軍)에 있어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무인(武人)이셨소.


그런 오다 가에서 키운 뎃포병들을 료마가

그대로 지녔으니 뎃포병과의 전투 경험이

적은 혜민군은 뎃포병에 주의해야만하오."


"타다시코토바데스(正しい言葉です /

옳으신 말씀이십니다), 도쿠가와 장군.


하여 선봉에 우리 천마대와 도쿠가와 군의

기마대가 함께해 전장의 지휘를 맡아

주시면 좋겠는데 가능하시겠습니까?"


료마의 군략을 꿰뚫어 본 박태수의 말에

군의에 참석한 도쿠가와가 뎃포병들에

대해 주의할 것을 강조하자 놀랍게도 선뜻

선봉대의 지휘권을 도쿠가와군에게 부탁

하는 박태수였고 동등한 조건에서 맺어진

동맹 관계에서 지휘권을 넘긴다는 것이

얼마나 큰 신뢰가 더해져야 가능한 일인지

잘 아는 군관들이 놀라서 말을 잇지 못하자

크게 호탕한 웃음을 선사하는 가토였다.


"하하하하!!!


조선이 혜민에게 저항 한 번 못하고

망한 이유를 내 이제야 바로 알겠소.


조선인 중에 이렇게 배포가 큰 인물이

있을 줄이야, 과연.. 일본에서도 유명한

백전노장 이순신 장군이 목숨을 걸고

믿고 따르기에 충분한 분이오, 군사."


"과찬이십니다, 가토 장군.


혜민과 일본, 양국이 평화의 시대를 이룩

하기 위해서라는 뜻으로 뭉쳐 동맹을 이룬

순간 부터 괜한 자존심을 건 신경전은

사카모토 료마에게 역전의 기회를 내줄 뿐.


같은 목적을 두고 같은 적을 둔 우리의

동맹에 누가 지휘권을 갖냐는 중요치

않습니다.. 그리고 저는 조선인이

아니고 혜민 제국인 입니다, 가토 장군."


"하하하하!!!


좋소, 혜민인 박태수.. 이 가토 기요마사를

감복 시키는 사내는 본토에도 많지 않거늘

당신은 과연 대단하고 비범한 사나이요.


주군, 신(臣)이 기마를 이끌고 나가 혜민의

천마대와 함께 적들을 멸하고 오겠습니다."


박태수의 쉬원 쉬원한 성격이 마음에 든

모양인지 칭찬에 인색하기로 유명한

기요마사가 그의 배포를 인정하며 주군

도쿠가와에게 청했고 이에 흔쾌히 가토의

청을 받아드려 수락하는 도쿠가와였다.


"기요마사, 자네가 혜민을 도와 선봉을

맡는다면 그야말로 천하무적의 선봉대지.


허나, 사카모토 료마는 항상 우리의 상식을

뛰어 넘는 행동으로 우위에 서 있는 놈이란

말이지.. 듣자하니 혜민군에 부싱키(武神氣)를

지니고 있는 무사가 있다던데 사실 입니까?"


"부싱키.. 천기(天氣), 말씀이시군요.


우리 혜민군에는 천기, 일본의 표현으론

부싱키를 사용하는 장군이 두 명 입니다.


이름만 들어도 익히 알고 계실 청귀(靑鬼)

백동수와 그의 수제자 폭뢰(爆雷) 강윤.


혜민군의 필두라고 볼 수 있는 두 장군

입니다만.. 물으신 연유가 있으신지요?"


"부싱키의 무사가 둘 씩이나.. 흠.


혜민군이 우리에게 넘겨준 정보대로라면

사카모토 료마 역시 부싱키의 무사라고

들었소만.. 여기 가토 장군과 나는 우리의

전 주군이셨던 제육천마왕 노부나가를

통해 부싱키의 위력과 무서움을 잘 알고 있소.


우리 연합군이 함께 치루는 역사적인

첫 전투이자 검붉은 부싱키를 지니고 있다는

사카모토 료마를 멸하기 위한 이번 전투에

나는 총력을 다해야한다고 생각하오, 군사.


하여 가토와 천마대가 서는 선봉대에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천기의 소유자, 폭뢰 장군이

함께 해줬으면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오?"


"군사께서만 허락하신다면 전 좋습니다."


과거 검선(劍仙) 김광택 휘하의 비신대

(飛神隊) 소속으로 외세에도 이름을 널리

날리던 청귀 백동수의 수제자, 은색 천기의

소유자 폭뢰 강윤을 선봉대에 편입 시키길

원하는 도쿠가와의 제안에 응하는 강윤이였고

이내 혜민의 군사 박태수의 답변이 이어졌다.


"좋습니다, 그럼 선봉대엔 천마대 8 천.


그리고 가토 기요마사를 필두로한

도쿠가와 군 8 천 그리고 폭뢰 장군과

혜민 의병대 500, 도합 16,500 의 군을

편성해 전투를 치루도록 하겠습니다."


"하하, 쉬원 쉬원한 군사의 호탕함을 보니

간신배들로 득실 거리던 조선이 맥 없이

혜민 제국에 무너진 이유를 잘 알겠습니다.


가토 장군, 혜민군과 함께 치밀하고 완벽한

군략을 준비해 적의 뎃포병들을 유린하시오."


"하이, 와카리마시타

(はい、わかりました / 넵, 알겠습니다)!"


혜도 연합군의 첫 전투이자 공공의 적,

사카모토 료마를 짓 밟고 양 국의 평화를

되찾을 전투를 준비하는 연합군의 사기는

하늘 위에 구름과 함께하고 있다고 할

정도로 기세등등했고 이내 연합군이

각자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할 때 자신의 막사로 강윤을

따로 불러 이야기를 나누는 박태수였다.


"이번 전투는 너와 나, 사카모토 료마.


우리 시택자들이 일으킨 전쟁이라고 봐도

무방한 전투다.. 1592 년, 임진왜란 발발

전에 한반도에 강성한 제국을 건국해 전쟁을

막겠다는 우리의 본래 계획은 무산됐지만

이 땅의 미래를 위한 우리의 뜻은 계속된다.


교활한 너구리, 도쿠가와 녀석.. 동맹이라는

단어를 쓰고는 있지만 도쿠가와 역시 이번

전투를 통해 우리 혜민군의 힘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널 선봉대로 요청한걸거야."


"네, 안 그래도 저도 눈치 채고 있었습니다."


"천기는 무리하게 사용하지 말되 너의

실력을 아낌 없이 보여주고 와라, 폭뢰.


백동수 대장이 이탈해있는 이 전황에서

단언컨대 혜민군의 필두는 너다, 강윤.


이번 전투를 통해 다시는 왜인들이 일본이

정한론 따위는 생각조차 할 수 없도록

왜인들의 뼛 속에 대대손손 물려줄 그들의

DNA에 한반도의 강인함을 새겨 주거라."


이번 왜의 참전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

한반도의 정세를 뒤바꾼 자신들이 일으킨

이변이라며 필승의 각오를 다지는 박태수였고

도쿠가와의 속 내를 꿰뚫고 있는 박태수의

말에 응하며 제안을 건네는 강윤이였다.


"네, 이번 전투는 전력을 다해 속전속결로

끝내 아군의 피해를 최소화 시킬 겁니다.


하여 이번에 진주성에서 김시민 장군이

가져온 장인 소대가 새롭게 개발한 화약

무기들을 사용해보려 하는데 괜찮을까요?"


"역시 윤이, 네 생각은 항상 나와 같구나.


네가 쓰기 싫다고 해도 무조건 사용하게 할

생각이였다, 선종대왕이 승하하신 이후

한명회 체제 아래 말라 비틀어진 국방력을

지녔던 조선에서 유일하게 그나마 건질 수

있었던게 바로 화약 무기야.. 그렇기에 나

역시 혜민 의병대 시절 부터 꾸준히 장인

소대를 꾸려 화약 무기를 개발했던거였지.


현재 우리 혜민 제국의 화약 무기는 명국과

견주어도 결코 밀리지 않을 정도로 아니,

오히려 명국 보다도 월등한 화약 무기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태다.


신기전(神機箭, 화살형 로켓포)을 비롯한

모든 화약 무기를 진주성과 의병대 산채에서

조달해왔으니 마음껏 사용하도록해라."


"단결(團結), 할 수 있습니다!"


관청 소속 노비 출신인 손 재주가 뛰어난

대장장이 출신 장인들로 구성된 의병대

장인 소대가 새롭게 개발한 화약 무기들의

사용을 허락한 박태수를 향해 오랜만에

혜민 의병대의 경례로 대답하는 강윤이였고

그렇게 시간은 흘러 사카모토 료마와 강윤

그리고 박태수, 시택자들의 전투가 막을

올리기 전 날 밤 드디어 강윤과 주정남의

오랜 숙적 구춘재와 한성순의 처우가

결정 되어지는 혜민 제국 진영이였다.


"놔라, 이 육시랄 놈들아!!!


기껏 조령관(鳥嶺關, 현 문경새재) 까지

찾아가 한 가(家) 놈을 받쳤거늘 날 천대하고

이 곳, 동래(東萊, 현 부산) 까지 끌고

왔단 말이냐.. 죽일거면 빨리 죽여라!!!"


"죽긴 내가 왜 죽어.. 너 혼자 죽어, 임마!!!


이 굴욕, 이 치욕.. 난 싹 다 잊고 용서할 수

있소, 지금이라도 날 풀어만 준다면 숙부

께서도 혜민 제국의 넓은 아량에 감복해

항복하실게요.. 내 꼭 그렇게 만들겠소!!!"


"닥쳐라, 당장이라도 찢어 갈기고 싶은

네 놈들을 여기 까지 데려온 연유가 있으니

입 다물고 조용히 찌그러져 있거라!!!"


지속된 포로 생활로 거지 꼴 보다 못한

모습을 하고도 서로 티격태격하는 구춘재와

한성순이였고 그들의 역겨운 목소리에

호통을 치는 천마대장 임금강의 외침이

이어지자 고요한 분위기 속에 예상치

못한 인물이 김시민과 함께 등장했다.


"너, 너는.. 뭐.. 어쩌라고 온게냐, 이 년아!"


김시민과 함께 등장한 여인의 모습에

당황한 듯 괜스레 큰 소리 치는 구춘재였고

그를 소리치게한 여인의 정체는 바로

전 천마대장 임꺽정의 딸이자 현 천마대장

임금강의 여동생 그에게 능욕 당한 임설화였다.


"역겨운 네 얼굴을 차마 다시 볼 용기가

나지 않아 참 많이 고민했어.. 근데 내가

내 아들과 함께 새로운 세상을 살기 위해선

너라는 놈을 뛰어 넘어야만 하기에 용기를

내서 널 보기 위해 이렇게 나왔어, 구춘재.


내 아들, 임장안은 비록 네 놈의 피가

흐르지만 너와는 정반대의 삶을 살거야.


남의 것을 빼앗는 삶이 아닌 남에게

베푸는 삶, 남을 짓 밟고 올라가는 삶이

아닌 자신의 노력을 통해 성공하는 삶

같은 참 된 인간다운 행복한 삶 말이야."


"지랄도 풍년이구나.. 네 년 아들 놈이

정녕 내 핏줄인지 다른 놈의 핏줄인지는

내 잘 모르겠지만 누가 뿌린 씨든 네 년

몸에서 나왔으니 그 놈은 천한 백정이다.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도 보지 말랬다고

엄한 꿈을 품었다 이 꼴난 내 모습을 봐라,

네 년 목소리 따윈 듣기 싫으니 썩 꺼져라!


야, 강윤!


어이, 주정남이!


어차피 죽일거면 빨리 죽여라.. 네 놈들이

날 살려줄리도 없고 이제 다 귀찮을 뿐이다!


임금강, 그냥 죽여.. 짜증나게 하지말고!"


자신을 능욕해 자살 시도 까지 행하게한

구춘재를 향해 조곤조곤 침착하고 당당하게

자신의 포부를 밝히는 임설화였고 이내

임설화를 무시하며 비난하던 구춘재가

모든걸 포기했는지 사방으로 시비를 걸며

명을 재촉하자 말을 이어 가는 임설화였다.


"아니, 적어도 넌 지금은 죽지 않아.


살아서 눈 크게 뜨고 똑똑히 지켜봐..

네가 알던 임설화는 천하고 나약했을지

몰라도 혜민의 세상에서 살아갈 임장안의

어머니, 임설화는 강하고 위대할거니깐."


"뭐?


어디서 감히 천한 짐승 같은 계집 년이

날 살리고 죽이고를 논하고 지랄이야!!!"


"정녕 아직도 모르겠어, 구춘재?


혜민의 세상이기에 가능한거야.. 혜민은

남녀노소 모두가 신분 따위에 갇혀 있지

않는 만민평등의 나라니까, 가능한거야."


모든 것을 포기하고 그냥 죽여달라고

펄펄 뛰는 구춘재를 향해 임설화가 넌

죽을 수 없다고하자 역정을 내는 구춘재였고

그의 역정에 백청야가 단호하게 대답하자

그녀의 말에 힘을 보태는 폭뢰 강윤이였다.


"넌 백 번, 천 번 죽어도 마땅한 놈이지.


하지만 나와 정남이가 너의 처분를 맡긴

설화 씨는 네 놈에게 가장 큰 벌은 네 놈이

부정하던 네 놈이 살아온 방식과는 전혀

다른 삶들이 펼쳐질 혜민 제국을 보여주는

거라고 결정했어.. 따라서 너와 한성순은

주정남의 인솔을 따라 한명회에게 보낸다.


너 같은 악귀에게 아량을 베푼 설화 씨에게

평생 감사하면서 살아, 다음 번에 만날 땐

죽음을 면할 요행 따윈 절대 없을 테니까.."


"거, 아직 안심하진마소.


강릉성 까진 갈 길이 머니 가다가

걸리적대면 황천으로 보내줄거니."


임설화의 결정을 존중해 그녀의 뜻대로

따르기로 한 광폭(狂爆) 형제의 말에 입이

굳어 말을 잇지 못하는 구춘재와 달리 신이

나서 떠드는 한성순이였고 이내 상황을

정리하는 혜민 제국의 군사 박태수였다.


"고맙소, 혜민 친우들.. 아니, 감사하오!!!"


"네 놈들이 이뻐서 그러는 것이 아니니

쓸데 없는 소리하지말고 가서 시황제

폐하를 알현하고 폐하의 말씀을 이 모든

일의 원흉, 한명회에게 똑똑히 전하거라.


한명회에게 붙어 발악을 하든 한성순,

네 놈 말대로 투항을 권유하든 그건 너희의

자유니 알아서 현명한 선택을 해보거라.


어떤 선택이든 결과는 이미 정해져있으니..

광우(狂牛), 포로들을 끌고 가서 내일 아침

강릉성으로 호송할 준비에 박차를 가해라."


"존명!"


박태수의 명령에 포로들을 끌고 나가는

주정남이였고 임금강 역시 동생 설화를

챙겨서 나가자 자리에 남은 강윤과 백청야,

허준희와 이야기를 나누는 박태수였다.


"정남이의 상태가 호전됐다고는 하지만

CPR(심폐소생술)로 인해 늑골도 상했을

거고 아직 왼팔의 환부도 온전히 나은게

아닐테니 정남이를 잘 부탁한다, 준희야."


"예, 제가 무리 안하고 폐하를 알현할 때도

문제 없도록 잘 보필하며 다녀오겠습니다."


"그래, 윤이와 정남이가 구춘재를 풀어

주는 것에 동의한 것도 의외였지만 그들을

통해 외부와 단절된 강릉성 내부에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혼란을 야기 시키고 이와

더불어 부상이 큰 정남이를 자연스럽게

이번 전투에서 이탈 시킨다는 강윤의

생각이 다방면으로 참 좋았던 것 같다.


마침 폐하께 보고를 올릴 참이기도 했고.."


"아뇨, 정남이도 다 알고 있을거예요.


자신을 이번 전투에서 이탈 시키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을 다 알면서도 모른척

호송 임무에 전념을 다하는 것일 뿐이죠.


정남이는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죽는 것 보다 싫어하는 녀석이니깐요."


"내가 함께 가니 너무 걱정마, 윤아."


"그래, 색시가 같이 간다는데 뭘 걱정해~"


"새, 색시라니 무슨.. 야, 백청야!!!"


임설화의 결정을 존중한 한성순과

구춘재의 석방에 역시 다른 계략들이

숨겨져 있던 혜민이였고 백청야와

허준희의 아웅다웅하는 훈훈한 모습으로

날이 저물어 가는 가운데 그 날 밤,

야심한 어둠을 틈 타 예기치 못한 이변이

발생하는 혜민 제국 진영이였다.


"너, 너는 이제 끝났어.. 끝이라고 임마!!!


내 숙부 님께 네 놈의 썩어 빠진 민낯을

고해 단칼에 죽여주마.. 감히 충주 한 가와

이 몸을 모욕하고 적에게 갖다 받쳐?


배은망덕한 놈, 금수 보다 못한 새끼!!!"


"나랑 같이 왜를 이용해 한명회의 목을

치겠다고 계획한게 네 놈인데 걱정해야

되는 쪽은 내가 아니라 네 놈 아니겠냐?


어차피 더 살고 싶은 생각 없으니 맘대로

해라, 한명회한테 나도 빠짐 없이 모두

고할 테니 제발 지금은 조용히 좀 하자."


"뭐, 뭐야?!


그래도 이 놈이 정신 못 차리고!!!"


강릉성으로 석방되어 한명회의 품으로

들어가면 정말 만사가 해결된다고 믿는

것인지 기세등등한 우둔함의 끝판왕

한성순을 향해 한심한 표정으로 일관하는

구춘재였고 당장 때려 죽어도 마땅할

자신을 석방 시키겠다는 광폭 형제와

임설화의 결정이 마음의 정곡을 찌른 것인지

어두운 표정으로 입을 닫는 구춘재였다.


그리고 잠시후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사내가 감옥으로 들어와 두 사람의 눈을

의심케하는 믿기지 않는 광경을 만들어냈다.


"목사 님~ 고귀하신 진주 목사님~


아이고~ 이게 누구야, 잘나신 구 집사!


모두들 그간 무탈하셨습니까?"


"너, 너는.. 보, 보좌관.. 네, 네가 어찌.."


"고, 고, 고 보좌관.. 정녕 혀, 형수냐..?"


달천평야 전투 당시 신립 장군의 노여움을

받아 선봉에 섰다 전사한 줄만 알았던

진주 목사 한성순의 보좌관 고형수의

등장은 혜민 제국은 물론 그들과 함께 했던

구춘재와 한성순 역시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였기에 큰 충격으로 다가왔고 이내 산적의

행색을 갖춘 고형수가 말을 이어 나갔다.


"그래, 고형수다.. 씨를 말려 버릴 개새끼들아.


네 놈들이 바다에 버려준 덕에 포로도

되보고 선봉에 서서 참전도 해보고 또

썩어 문드러진 시체들 사이에 죽은 척

누워 있는 기분이 어떤지, 니들이 아냐?


그래도 살아 보겠다고 산으로 기어 들어가

산적이 됐더니 이게 웬 횡재더냐, 네 놈들이

이렇게 내 눈 앞에 나타나주고.. 크크크크.


네 놈들이 갇힌 감옥의 불침번 순서만을

손 꼽아 기다렸다.. 각오해라, 개자식들아."


"나, 난 아니야.. 저, 저 놈.. 저 육시랄 것이

계획한거였지, 난 아닐세.. 이보시게, 형수.


우리가 함께한 세월이 얼만데.. 섭섭하게

왜 그러는가, 어서 날 이 곳에서 풀어주게.


날 데려 간다면 숙부께서 큰 상을 주실거네."


[쓱!]


"크아아아아아!!!!!"


작가의말

바다에 빠져도 피 튀기는 혈전 속에서도

살아 남는 조선판 좀비 고형수의 등장,

과연 한성순과 구춘재는 살 수 있을까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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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에필로그 & 후기 +2 22.11.23 200 5 5쪽
101 100화. 끝나지 않은 이야기 (최종화) 22.11.22 239 5 24쪽
100 99화. 화무십일홍 [花無十日紅] (2) 22.11.05 186 5 22쪽
99 98화. 화무십일홍 [花無十日紅] (1) 22.10.12 176 6 21쪽
98 97화. 두 번 다시 지지 않는다 22.09.26 179 6 21쪽
97 96화. 한산도 [閑山島] (2) 22.09.18 184 7 20쪽
96 95화. 한산도 [閑山島] (1) 22.09.11 181 7 21쪽
95 94화. 동래성 [東萊城] 전투 (3) 22.09.05 191 7 21쪽
94 93화. 동래성 [東萊城] 전투 (2) 22.08.26 183 7 21쪽
» 92화. 동래성 [東萊城] 전투 (1) 22.08.14 183 7 20쪽
92 91화. 하나의 적(敵) (2) 22.07.29 181 7 22쪽
91 90화. 하나의 적(敵) (1) 22.07.24 194 7 21쪽
90 89화. 백현 [白峴] 에서 지는 흑련 [黑蓮] 22.07.11 217 7 21쪽
89 88화. 사카모토 료마 [坂本龍馬] (6) 22.06.20 197 7 22쪽
88 87화. 사카모토 료마 [坂本龍馬] (5) 22.06.09 188 7 21쪽
87 86화. 사카모토 료마 [坂本龍馬] (4) 22.05.28 185 7 22쪽
86 85화. 사카모토 료마 [坂本龍馬] (3) 22.05.18 187 7 20쪽
85 84화. 사카모토 료마 [坂本龍馬] (2) 22.05.08 201 7 21쪽
84 83화. 사카모토 료마 [坂本龍馬] (1) 22.04.22 242 7 24쪽
83 82화. 세지 [世智] 한명회 (2) 22.03.30 231 7 23쪽
82 81화. 세지 [世智] 한명회 (1) 22.03.18 229 7 21쪽
81 80화. 악연 [惡聯] 의 끝 (2) 22.02.26 225 8 19쪽
80 79화. 악연 [惡聯] 의 끝 (1) 22.02.02 227 9 21쪽
79 78화. 평양성 [平壤城] 전투 (4) 22.01.11 213 7 21쪽
78 77화. 평양성 [平壤城] 전투 (3) 21.12.26 207 7 21쪽
77 76화. 평양성 [平壤城] 전투 (2) 21.12.08 215 8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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