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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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재미
작품등록일 :
2020.03.20 20:08
최근연재일 :
2020.04.18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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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22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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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달라진 일상 (2)

DUMMY

일단 세하의 숙소는 임시적으로 지하 85층으로 정해졌다. 오늘 당장 잘 곳이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빠르게 정해져야 할 일이었는데, 그의 어머니는 아주 작은 고민도 없이 지하 85층에 자리하고있는 숙소로 세하를 배정했다. 여기까지 들었을 때 까지는 별 문제 없었다.


지하 85층으로 내려간 후에, 문제가 발생했다.


지하 85층에 있는 사람들은 온통 검은 옷을 입고있는, 이른바 '행동파'사람들 뿐이었다. 그들은 가벼운 복장을 하고 있었지만 색상은 변함없이 검은 색이다. 하얀 배경에 거뭇거뭇한, 더군다나 험악한 인상을 지닌 사람들이 가득한 곳이라면 세하 뿐만이 아니라 누구든지 일단 겁부터 먹고 볼 것이다.

세하가 처음 발을 들였을 때 들은 말은 어린 꼬마 남자아이에게서 나온 말이었다.


 "네가 프린스냐? 잘 만났다. 나랑 한판 붙자!"


그 말을 들은 세하는 '어쩌지, 진짜 붙어야하나.' 라는 생각에 잠시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그 남자아이의 뒤통수를 치는 한 여성의 매서운 손길에 상황은 다행히도 금방 종료되었다. 그 여성은 세하를 이 곳까지 안내해준 하운드였다.


 "매번 신입이 올 때 마다 저러는데, 마침 프린스가 온다는 소식에 더 신이 나서 저러는 것 같아요······."


그 아이의 닉네임은 '검성(劍聖)'이라고 한다. 어쩐지 그 아이의 등에 어울리지않는 칼 한자루가 짊어져 있다 싶었다. 그래도 검성이라는 말은 세하에게 다소 생소하고 어울리지 않을 뿐이었다.


 "꼬맹이인 건 확실하지만······. 막상 실력을 보면 어울린다고 생각할거에요."


소년을 귀엽게 바라보는 세하의 표정을 본 모양인지 하운드가 친절하게 설명했다.


 "혹시 저를 또 안내해주시려고······.?"


우연히 그녀를 만난 세하가 하운드에게 물었다.


 "···우연을 가장해서요. 민간인에게는 위험한 동네거든요."


 "동네라······. 동네라는 말을 쓰시니 확실히 무섭긴 하네요."


 "바보들이 많아요."


하운드의 설명에 주변 가까이 있던 사람들의 눈초리가 순간 매서워진다. 하지만 그녀의 얼굴을 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절레절레하며 지나갈 뿐이다. 그녀에게 알수 없는 힘이 있는 모양이다.


 "다들 하운드씨를 무서워하네요."


세하는 생각없이 말을 내뱉었다가 흠칫했다. 다른사람들이 이 여자를 무서워한다면 자신도 마땅히 무서워해야 할 어떠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미쳤기 때문이다.


 "아, 말실수를······."


 "어······. 실수까진 아닌데······."


 "그럼 사실이라는 건가요?"


하운드는 무표정하게 볼을 긁적였다.


 "여기있는 아이들보다는 제가 계급이 더 높거든요······."


말로만 들어왔던, 군인들 같은 느낌이다 싶었다. 계급사회라니, 그럼 세하는 분명 이등병이다.


 "그럼 저는 이등병이네요."


하운드가 얼굴에 물음표를 띄운다.


 "이등병이 뭔가요?"


세하도 맞불작전으로 물음표를 띄웠다.


 "이등병을 몰라요?"


 "아, 군대에서 그··· 가장 낮은 계급···이었나요?"


 "아시네요, 다행히도."


하운드는 살며시 미소지으며 대답했다.


 "그럴리가요. 프린스는 저보다 더 높은 계급인걸요."


세하는 얼굴에 많은 땀방울이 그려진 상태로 자신을 손으로 가리켰다. 어쩐지 얼굴이 많이 구겨져있다. 그러거나 말거나 하운드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럼 하운드씨는 계급이 뭔데요?"


 "···령관이요."

세하는 귀를 내밀었다.


 "네? 뭐라구요?"


 "부사령관이요······."


그녀의 낌새도 많이 언짢거나, 못미더운 눈치다.


 "거의 꼭대기이시네요?"


그녀는 헛기침으로 주변을 환기해보려했다. 하지만 얼굴만 더 홍당무처럼 변할 뿐이다.


 "하피가 장난친 것 같아요. 너무 많이 부려먹거든요."


세하도 그녀의 말에 공감을 표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왠지 그런 장난이라면, 그의 어머니와 상충되지않고 잘 이루어졌다. 하지만 생각은 거기서 또 삐끗했다.


 "잠깐만요, 제가 부사령관이신 하운드씨보다 더 높다는 건······."


 "총사령관에······. 아마 가까우실걸요?"


세하는 순간 이성을 잃고 '웃기지마세요!' 라고 소리칠 뻔 했다. 그의 얼굴을 보고있노라니 그녀도 웃음을 참는게 영 힘든 모양이다.


 "말이 계급이지, 여기선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요. 조금 야만적으로 들릴 수도 있을텐데, 저희는 힘을 숭배하거든요. 개개인이 가진 힘의 크기에 따라 서열을 나눠요. 정확하게는 랭킹이라는 말을 사용하죠."


세하가 이해하기엔 조금 복잡한 시스템이지만, 어쨌든 힘이 강하면 강할수록 높은 곳을 점유할 수 있다는건 알 수 있었다. 강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와······. 점점 더 무서워지네요. 어라, 그렇다는 말은 하운드씨의 랭킹도 설마······."


하운드는 이번에도 헛기침을 하며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것까진 알고 싶지 않네요. 아, 그런데······."


이번에는 세하가 헛기침을 하며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렇게까지 민감한 질문은 아니었지만, 조심해봤자 나쁠 것도 없는 질문이었다.


 "혹시 저만··· 얼로네스인가요?"


조심성 짙은 그의 질문에 하운드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고개를 도리질쳤다.


 "아니요, 저희는 다들 얼로네스에요. 서번트가 있는 인간은 이곳에 들어올 수 없어요."


세하는 괜히 혼자 마음을 졸였다는 생각에 무안한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의문점이 생겼다.


 "왜죠? 서번트가 이곳에 있으면 되게 안전할 것 같은데."


하운드도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저희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죠.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서번트는 하루종일 이곳에서 지내야만 안전해요. 그러려면 마스터도 이곳에서 지내야겠지요? 거기서부터 문제가 발생하는거에요. 서번트들이야 매번 마스터와 함께 있으면 상관없다고 하지만 마스터들은 그게 아니거든요. 서번트들과 무엇이든 해야만 직성이 풀려요. 아주 작은것부터 생각하면 외출이죠. 사실, 여긴 저희들도 가끔씩 견디기 힘들만큼 답답한 곳이기도 해요······."


하운드는 복도를 아주 천천히 걸어다니면서 세하에게 설명을 쏟아놓았다. 걸어다니는 도중 그녀에게 경례 비슷한 인사를 건네는 사람들에게 빠짐없이 손을 흔들어주거나 허리를 꾸벅꾸벅 숙여댔다. 세하는 그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서도 내심 하운드의 인지도에 감탄하고 있다.


 "그런 요소들도 사실 가장 작은 축에 속해요. 서번트가 있으면 가장 힘든게, 임무를 수행할 때 제일 귀찮아요. 걸리적거린다고 할 수 있지요. 스펜다마이뉴, 그러니까 저희 단체가 생겨난 초창기에는 서번트들을 거느린 마스터가 많았어요. 하지만 모두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죠. 떠나거나······."


하운드는 얘기가 조금 꺼림칙한 모양인지 인상을 쓰며 문장을 맺었다.


 "없애거나."


세하는 순간 균형을 잃어버리며 푸닥거렸다. 확실히 충격적인 이야기인 탓이다.


 "그럼······?"


세하의 짐작성이 가득한 눈초리에 하운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대부분 서번트를 없앤 나이트들이 많아요. 아, 나이트는 여기 검은 옷을 입고있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이에요. 물론, 저도 없앤 사람들 중 한명이구요."


아직까지 서번트에 대한 합당한 권리가 형성되지 않은 시점에서, 서번트를 살해, 또는 사라지도록 방조하는건 엄연하게 따졌을 때 불법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들도 자신들이 인간이라고 주장하는 세상인데 없앤다는 것은 너무 한 처사가 아닌가.

세하는 배정받은 숙소에 홀로 남겨져 침대에 걸터앉아 상념에 빠져있었다. 서번트를 없앤다는 것은 인간으로서 도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한편으로,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만든 집단이 그만큼의 가치가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기 시작했다. 아직은 확실히 판단하기 힘들었다.

세하가 알게된, 이 비밀로 둘러싸인 세상은 암흑의 거리였다.

그의 머릿속에는 여전히 하운드의 설명이 울렸다.


 '이곳에서 서번트를 없애는걸 강요하는건 아니에요. 모두 자신의 선택이죠. 자신이 살아온 삶에, 자신에게 나타난 서번트이니까요. 우리가 한 선택은 모두 우리의 몫이고, 우리 자신이 짊어질 책임이에요.'


어떻게 그리도 쉽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 서번트가 나타나지않은 세하였지만 쉽게 이해하기 힘든 일이었다. 세하는 자신의 곧은 심성을 탓해야하는지를 고민했다. 하지만 그의 주머니에서 에일론이 뜬금없이 울려대니 어쩔 수 없이 상념에서 빠져나올 수 밖에 없다.

천소연으로부터 온 전화였다.


 "왜, 또 뭘 자랑하려고."


세하의 무미건조한 음성 너머로 작은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뭐야, 울어? 소연아! 왜그래?"


 "에디가, 에디가 없어졌어. 떨어져있어도 어디 있는지 다 알아야되는데, 갑자기 연결이 끊겨버린 것처럼 어디있는지 모르겠어. 경찰에도 연락했는데 기다려보라는 말 뿐이야. 영준이도 모르겠다는 말만 하고······. 어떻게해야 할지 모르겠어······. 짐작 되는 곳은 다 찾아봤는데 없어······."


세하는 침대를 박차고 벌떡 일어났다. 하지만 당장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메뉴얼을 읽은 것도 아니었고, 이런 상황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세하는 일단 천소연을 진정시키기로 했다.


 "기다려봐, 내가 방법을 찾아볼게. 일단 어디 나가지말고 집에만 있어. 그리고 어디선가 무슨 연락이오면 신중하게 대응하고. 납치당한거라면 분명 연락이 올거야. 네 말대로 에디가 마음대로 어딘가를 떠날 서번트는 아니잖아? 울음그치고, 무슨 연락이 오거나 하면 바로 나한테 연락해. 알았지?"


천소연은 울음섞인 대답을 간신히 쥐어짜냈다.

세하는 숙소 문을 무섭도록 박차고 나왔다. 그런데 복도의 분위기가 굉장히 어수선하다. 누군가를 붙잡고 물어봐야 하는데, 그렇게 하려니 모두들 바빠보여서 말을 꺼내기가 쉽지않다. 각자의 병장기들도 동원하는 것을 보니 더더욱이나 말을 꺼내기가 어려웠다. 세하는 에일론을 이리저리 눌러 어머니에게 연락을 취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응! 아들, 지금 엄마가 조금 바쁜데?"


세하는 자초지종을 빠르게 설명하고 83층으로 올라갔다. 엘리베이터는 다행히 북적스럽지 않다. 오히려 한산하다고 할 수 있었다.


 "어머, 그러니? 그럼 하운드를 보낼테니까, 우리 아들은 소연이에게 얼른 가봐. 이야, 우리 아들, 들어오자마자 한 건 하겠는데?"


알 수 없는 말만 늘어놓는 하피였지만, 세하는 달리 취할 방법없이 로비에서 서성거릴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몇분을 있자니, 하운드가 무시무시한 바이크를 로비에서부터 몰아대며 세하에게 나타났다. 심지어 한 손에는 세하가 쓸 것으로 추정되는 헬멧이 들려있다. 한손으로 사람들이 가득한 로비를 운전하다니, 한편으로 계급이 계급인데, 라는 생각도 든다.


 "타세요! 친구분에게 연락하시구요. 어디 있는지만 알면 되니까. 그거 음성인식 되죠? 헬멧 우측부분에 보면 에일론이 들어갈 수 있는 틈이 있으니까, 거기다 장착하면 되요."


세하는 얼른 에일론을 틈새에 밀어넣고서 헬멧을 눌러쓰고 하운드의 뒤로 올라탔다.


 "조금 빠르게 움직일거니까, 안떨어뜨리게 조심하세요!"


하운드는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사이사이로 무시무시한 기세를 내뿜으며 바이크를 이끌었다. 세하는 생각지도 못한 속도에 얼른 하운드의 허리를 감싸안으며 바이크에서 안떨어지려고 안간힘을 부렸다. 목숨을 위협하는 라이딩 중에도 세하는 에일론에게 천소연이라 외치며 전화를 걸었다. 실제로 가능할까, 라는 생각이었지만 그의 에일론은 기대에 응답하는 성능을 지닌 상태다.


 "소연아, 지금 어디있어? 그쪽으로 갈테니까!"


 "나 석촌 광장에 있어. 여기서 잃어버렸어······."


 "그럼 분수대에서 기다리고 있어. 혹시 무슨 연락이라도 온 건 없어?"


 "응, 너한테 말고는······."


 "그래, 여기서 가까우니까 금방 갈거야, 어디 가지말고!"


 "알겠어, 고마워······."


힘없는 천소연의 목소리를 끝으로 하운드의 바이크는 세하가 처음 보는 길로 거친 질주를 시작했다. 그저 백색 배경에 검은 선만으로 이루어진 내부인터라 어딜 가든 처음 보는 듯 한 기분이 들겠지만, 이동하면 이동 할수록 주변의 인적이 적어지는 것을 보니 세하는 당연스럽게 궁금증이 일어났다.


 "어디로 가는거에요?"


세하의 물음에 하운드는 한 손으로 정면을 가리켰다.


 "저기로요."


그곳엔 푸른 빛깔로 무서운 문양이 그려진 엘리베이터가 자리하고 있었다.


 "출동은 저기로 하거든요. 지상까지 20초면 올라갈 수 있어요."


무시무시한 위용만큼 대단한 성능을 지닌 모양이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하운드는 앞바퀴를 살짝 들더니 땅으로 내려찍었다. 그 바람에 세하는 바이크의 앞으로 튕겨날아갈 뻔 했지만 하운드의 허리가 생각보다 굳건한 탓에 잘 붙들려 있을 수 있었다. 세하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하운드를 탓했다.


 "어헉!"


 "아, 미안해요. 이렇게해야 엘리베이터 문이 열려서······. 잠깐 깜빡했어요. 다른 사람을 태우고 여기까지 온 건 처음이라······."


이상하다. 방금까진 굉장히 일목요연하고 행동하는데에 망설임이 없는 멋진 이미지였는데, 다시 처음 하운드를 만났던 상태로 돌아간 듯 했다.

어쨌든, 중요한건 지금부터였다.

엘리베이터 문이 사라지듯 빠르게 벌컥거리며 열렸다. 그리고 내부에는 하운드가 타고있는 바이크가 서너대정도 들어갈만한 공간이 나타났고, 하운드는 바이크를 주저없이 회전시키며 드리프트를 강행했다. 세하는 또 한번 바이크에서 떨어질뻔하는 일생일대의 위기를 맞았다. 다행히 그녀가 바이크에 완벽하게 붙어있는 모양인지 세하는 두 다리만 허공에 떴다 내려오며 바이크에 안착할 수 있었다.


 "크허, 이, 이럴······."


말도 잘 나오지 않는 틈을 타 엘리베이터가 순식간에 위쪽으로 이동을 시작했다. 얼마나 빠르게 이동하는지, 몸이 짓눌리는 압력이 더해지며 숨이 완벽하게 막혔다. 그러기를 20초, 엘리베이터는 정확하게 지상 1층에서 멈춰섰다. 열려있는 입구를 보아하니, 일반 가정주택에서 볼 수 있는 개인주차장 안에서 등장한 듯 했다.


 "크하, 죽을 뻔 했······?!"


숨 돌릴 틈도 없이 하운드는 바이크의 손잡이를 잡아당겨 바이크를 출발시켰다. 상당한 굉음을 내뿜으며 달리니 주변에서 뭐라 할 것도 같은데, 생각보다 주변이 조용하다. 너무 빠른 속도에 주변을 확인할 시간이 없는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아주 잠깐 사이에 정신을 다시 차려보니 이미 송파대로 위였다. 헬멧에서 나직한 기계음이 들려온다.


 "목표지점까지 2분."


하운드는 고개를 끄덕이며 속도를 더더욱 높였다. 그녀에게 신호등이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으로 여겨질 정도로 쾌속질주를 이어가던 그때, 2분이란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가버렸다.

하운드가 바이크를 세우고 헬멧의 음성을 통해 세하에게 명령했다.


 "다 왔어요. 내려서 친구를 찾아보세요."


 '아직 내 정신도 다 못찾았는데······.'


세하는 헬멧을 벗어 하운드에게 건내며 바이크에서 내렸다. 여러번 놀란 탓인지 다리가 말을 잘 듣지 않는다.

광장 분수대에서는 혼자 훌쩍거리며 에일론 화면만 쳐다보고있는 천소연이 쪼그려앉아 있었다. 세하는 소연에게 달려가며 말했다.


 "어디서 연락 온 건 없어?"


세하의 등장에 소연은 깜짝놀란다.


 "우와, 진짜 빨리왔네?"


그러더니 잠시 중요한 것을 잊어먹었던 사람처럼 고개를 도리질친다.


 "맞아! 연락 왔어. 나보고 여기로 오라면서 GPS코드 보냈어."


세하는 본능적으로 이 GPS코드 때문에 소연에게 왔다는 것을 직감했다. 그리고 어머니의 음성이 한번 더 들려왔다.


 '우리 아들, 들어오자마자 한 건 하겠는데?'


세하는 그녀로부터 에일론을 낚아 채 자신의 에일론으로 GPS코드를 전송했다.


 "고마워! 아니, 어쨌든 잘 될테니까 걱정말고 집으로 가 있어. 이제 기다리기만 하면 되니까."


그의 말에 천소연이 말했다.


 "정말? 내가 도와줄 건 없어?"


세하는 고개를 저으며 소연에게 에일론을 다시 건네주었다.


 "걱정말고 가만히 집에 있는게 도와주는거야. 다시 가야하니까 꼭 집에 들어가!"


소연은 세하의 단호한 말투에 굳건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다시 하운드에게 냉큼 달려갔다.


 "GPS코드를 받아왔어요. 이곳으로 마스터를 오라고 했다고 해요."


하운드는 헬멧의 쉴드를 들어올려 세하가 내미는 화면을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바이크의 대시보드를 이리저리 두드리면서 GPS코드를 입력했다. 기계음이 어디서 나는가 했더니, 바이크의 인공지능이 직접 내는 소리였나보다.


 "하피에게도 GPS코드 전송해주세요. 이제부터 우린 하피의 지시를 들어야합니다."


 "아, 알겠습니다. 저희도 일단 여기로 가야하지않나요?"


 "그곳에 있을 집단들이 무장하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당장은 하피의 지시를 기다리는방법 밖에는 없어요."


 "아, 알겠습니다. 잠시만요."


세하는 GPS코드를 어머니에게 급히 보내고서 낮은 돌담에 걸터앉았다. 그렇게 앉아있기가 무섭게 바이크의 대시보드에서 지지직거리는 소리가 움트더니 낯익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아아, 음. 하나둘하나둘! 친위대, 잘 들리지?"


하운드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블랙 하운드(Black hound), 카피."


 "펜타 재규어(Penta Jaguar), 카피."


 "라비린 토스(Through the Labyrinth=미궁), 카피."


 "여기는 하피, 하운드는 프린스 데리고 새로운 GPS코드 보낼테니까 천천히 이동해주고 남은거리 잘 알려줘! 재규어하고 미궁이는 새로운 코드로 최대한 빨리와!"

하운드는 한번 더 카피를 말한 후 세하에게 헬멧을 내밀었다. 다시 타라는 의미 일 것이다. 세하는 고개를 절레절레거렸다.


 "또 타야 하다니······."


벌써부터 지치는게, 영 쉬운 일이 아닌 업종을 선택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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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3. 첫번째 구출 작전 (1) +1 20.03.23 44 2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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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 곧 만나게 될거에요! (1) +2 20.03.20 62 2 14쪽
1 Prolog - 신인류 출현 +3 20.03.20 94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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