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사기능력자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운명님
작품등록일 :
2020.05.11 10:40
최근연재일 :
2020.06.10 00:36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1,724
추천수 :
79
글자수 :
52,970

작성
20.06.07 00:10
조회
88
추천
2
글자
12쪽

7

DUMMY

<인물 스탯>

이름 : 김기동

나이 : 27세

레벨 : 20

체력 : C

정신력 : B

근력 : C

민첩 : B


기동은 상태창을 들여다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레벨이 꽤 올랐는데 어찌 된 일인지 스탯은 거의 오르지 않았다.


판테온에 대한 정보는 철저하게 통제되는 듯, 인터넷에는 아무런 정보도 없었다.

누군가에게 물어보고 싶었지만, 판테온 관계자는 죄다 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옳을 듯했다.

언제 어디서 배틀이 붙을지 모르는 것이니.


“플레이어라면 최소한 튜토리얼을 플레이한다거나···. 뭐 좀 정보를 줘야 하는 거 아니야?”


구시렁거려보지만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언제나 그렇듯 신은 침묵했다.

기동은 작게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양옆으로 까딱거렸다.


짐작이 가는 내용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야, 신사.”

“왜 부르냥.”


아무것도 없던 허공에 뿅, 하고 작은 쥐가 나타났다.

그 불가해한 광경에도 기동은 동요하지 않았다.

이미 익숙한 듯 자신의 용건을 입에 올렸다.


“레벨 몇이 만렙이야?”

“그건 말해줄 수 없다냥.”


신사는 잘래잘래 손사래를 쳤다.

아무래도 또 ‘말하면 안 되는’ 영역에 닿은 모양이었다.


“만렙이야 다 같은 거 아니야?”

“대답할 수 없다냥.”


대답할 수 없다는 말이 곧 대답이었다.

아무래도 사람마다 만렙은 제각각인 모양이었다.

어쩌면 나중에 알아낼 기회가 생길지도 모른다.

기동은 다른 질문으로 옮겨가기로 했다.


“그럼 나는 왜 이렇게 스탯이 안 오르는 건데?”

“아직 레벨 20밖에 되지 않았다냥. 너무 안달 내지 말아라냥.”


아무래도 기동의 만렙은 꽤 높은 수준인 모양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레벨의 상승세와 비교하면 스탯 수준이 너무 낮다.

기동은 잠시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


“혹시 말이야···.”

“뭐냥?”

“그, 평소의 행실 같은 게 영향을 미치거나 해?”


기동의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꽤 예전에 해봤던 게임이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캐릭터 성향이 선 혹은 악으로 나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선에 가까울수록 버프라던가 축복이 많이 부여되고 효과가 좋아지는 대신,

악행을 할 때마다 어마어마한 페널티가 부여된다.

악에 가까운 경우 아무리 악행을 행해도 페널티가 부여되지 않지만,

선 성향의 캐릭터보다 레벨 대비 성장이 더뎠다.


만약 그 게임 시스템을 따 온 것이라면···.

기동의 캐릭터 성향은 명백하게 악이었다.


“부정은 하지 않겠다냥. 하지만 니가 생각하는 거랑은 좀 다르다냥.”

“다르다면?”

“니가 해야 할 행동은 선악을 기준으로 해서는 안 된다냥. 왠지 모르겠는데 인간들은 선악에 너무 집착한다냥.”


선악이 기준이 아니다?

기동은 이해할 수 없는 말에 고개를 갸웃했다.

그 모습을 보던 신사가 어쩔 수 없다는 듯 양손을 허리에 대고 가슴을 쭉 내밀었다.


“에헴. 이 신사님께서 설명해 줄 테니 잘 들어라냥! 니가 해야 할 행동은 선한 행동, 혹은 악한 행동이 아니다냥. 널 선택한 신이 기뻐할 만한 행동이다냥.”


신이 기뻐할 만한 행동.

제사를 지내거나 찬양을 올리면 되는 건가?

뭐, 뭘 요구하건 들어주면 그만이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날 선택한 신이 누군데?”

“냐?”


신사가 고개를 갸웃했다.

서로를 잠시 알 수 없는 눈빛으로 바라보던 중, 먼저 입을 연 것은 기동이었다.


“어디서 볼 수 있는데?”

“상태창에 나온다냥.”


기동은 여전히 눈앞에 떠 있는 상태창을 보았다.

어디에도 신의 이름은 보이지 않았다.


“없는데?”

“냐?”

“상태창에 있는 건 이름, 나이, 레벨, 체력, 정신력, 근력, 민첩뿐인데.”


신사가 살짝 입을 벌린 채 기동을 바라보았다.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는 얼굴이었다.


“그럴 리가 없다냥! 너, 설마 배후신과 이야기도 나눠본 적도 없는 건 아니지냥?!”

“없는데.”


신사가 털을 쭈뼛 세우며 놀랐다.

작은 쥐 나름의 경악을 표현하는 방법인 듯했다.


“그래서 니가 그렇게 바보같았구냥!”

“뭐?!”

“일반적으로 알만한 것들도 자꾸 묻길래 이상하다 싶었다냥!”

“그럼 다른 사람들은 다 자기를 선택한 신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거야?”

“당연하다냥! 안 그러면 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게임을 진행할 수가 없다냥!”


역시.

플레이어주제에 대체 뭘 하는 것일까, 이놈의 신은.


“신과 대화할 방법은?”

“보통은 신들 쪽에서 먼저 컨택해온다냥. 니가 먼저 컨택하고 싶으면···. 환경설정 창을 불러 와라냥.”


어디까지 게임 같은 건지.

기동은 피식, 비웃음을 짓고 환경설정 창을 불러냈다.


『 옵션

게임 종료

시크릿룸

플레이어 호출 』


단출한 창 구성 가장 아래에 목표한 기능이 있었다.

다른 기능들도 살펴보고 싶었지만, 기동은 직면한 문제부터 해결하기로 했다.


“플레이어 호출.”


기능을 사용하자마자 머릿속에 띠- 하는 소리가 울렸다.

그러더니 오래 지나지 않아 번호를 누르는 거 같은 소리가 들렸다.

어릴 때, 할아버지가 종종 보내던 팩스 소리와 닮은 소리였다.


뚜루루루루-, 뚜루루루루-.


몇 번이나 신호음이 울렸지만, 상대는 반응하지 않았다.

기동은 이를 악물었다.


“상대가 거부하는 경우도 있어?”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냥. 신이라는 존재는 대개 할 짓 없고 한가하다냥. 그래서 참가자가 호출하면 바로 반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냥.”


그렇다면 이 신은 대체 왜 반응하지 않는 것일까.

그러는 사이 신호음은 뚜-뚜-뚜-뚜- 하는 소리로 바뀌어 있었다.


“하. 뭐, 좋아. 그럼 내 배후신은 누군데.”

“말해줄 수 없다냥.”

“왜? 다들 자기 배후신을 알고 시작한다며.”

“내가 말해줄 수 있는 게임 정보는 허가된 사항밖에 없다냥. 상태창에 배후신의 이름이 없다면 나 역시 아무것도 말할 수 없다냥.”


상태창에 적혀 있지 않은 내용은 말할 수 없다.

그렇다는 건, 어쩌면 사람마다 상태창의 내용은 제각각일지도 모른다.

잠시 생각하던 기동이 입을 열었다.


“참가자마다 상태창이나 스킬창 같은, 시스템 부분이 다 다른 거야?”

“대답할 수 없다냥.”


그렇다는 건···.

어쩌면 각자가 볼 수 있는 부분이 다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걸 결정하는 것은 배후신일 가능성이 컸다.


즉, 기동의 배후신은 자신의 정체를 알리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

자신이 선택한 기동에게조차.

앞으로 계속 숨기려는 걸까.


“아니면 아직 때가 아니라는 걸까?”

“뭐가 말이냥.”

“···아니, 됐어.”


어차피 지금 생각해봤자 결론은 나지 않는다.


“신에게 잘 보이면 스탯이 팍팍 올라가는 거야?”

“그렇다기보다 신이 해주는 게 많아진다냥.”

“해주는 거?”

“버프라던가 아이템 같은 거 말이다냥. 신의 은혜를 베풀어준다고 해야 하냥.”


소위 말하는 현질 같은 걸까.

그렇다는 건 지금 기동의 배후 신은 거의 직무유기 수준이었다.


기동을 선택한 이상, 분명 판테온 우승에 배팅은 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버려두는 이유가 뭘까.

기동의 사고로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한 가지 확실한 건, 뭔가 원하는 게 있다는 것.

그리고 그걸 위해 지금 기동을 버려두고 있다는 것뿐이었다.


“그렇군···. 뭐, 그건 이제 됐어.”


처음 던전에 들어간 날에 레벨 8을 달성하고 그다음 날 13을 달성했다.

그로부터 이틀 뒤인 오늘, 10번을 다 돌기도 전에 레벨 20을 달성했다.

그렇다면 이제 할 일은 하나였다.


“초심자 던전2로 가자.”

“지금 당장 말이냥? 좀 쉬지도 않고 갈 거냥?”

“응.”


조금 피곤하긴 했지만 쉴 정도는 아니었다.

그것보다 얼른 경험치 부스터를 사용해 보고 싶었다.


“···.”


앞장서는 신사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기동은 속으로 외쳤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눈앞에 상태창이 지워지고, 스킬창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스킬 목록>

이름 : 김기동

스킬 속성 : 사기

보유 스킬

1. 변장술(숙련도 2)

- 체형을 변형할 수 있다.

- 얼굴을 변형할 수 있다.

2. 입 털기(숙련도 2)

- 상대를 도발하여 상태 이상에 빠뜨릴 수 있다.

- 상대를 혼란시켜 상태 이상에 빠뜨릴 수 있다.

3. 짝퉁상(숙련도 3)

- 가짜로 만든 일상용품을 진짜로 인식하게 할 수 있다.

- 가짜로 만든 패션잡화 및 의류를 진짜로 인식하게 할 수 있다.

- 가짜로 만든 의약품 및 귀금속을 진짜로 인식하게 할 수 있다.

4. 감정안(숙련도 3)

- 물건의 진품 여부나 내력을 알 수 있다.

- 물건의 진품 여부나 내력을 조금 더 자세히 알 수 있다.

- 물건의 진품 여부를 상세하게 알 수 있다.

5. 인맥(숙련도 2)

- 현재 활동 중인 연예인의 그림자를 소환할 수 있다.

- 현재 활동 중인 운동선수의 그림자를 소환할 수 있다.

6. 계약사기(숙련도 2)

- 같은 단어로 만들어진 다른 문장을 알려주고 계약할 수 있다.

- 같은 단어가 70% 이상 사용된 다른 문장을 알려주고 계약할 수 있다.

7. 퓨전(숙련도 2)

- 숙련도 1 스킬을 2개 섞어서 사용할 수 있다,

- 숙련도 1 스킬을 3개, 숙련도 2 스킬을 2개 섞어서 사용할 수 있다.


모든 스킬이 레벨 숙련도 레벨 2를 달성했지만, 레벨 3으로 넘어가는 것은 의외로 어려웠다.

10번 정도만 사용하면 레벨업이었던 것과 달리 최소 30번 이상 사용해야 스킬 레벨이 올라갔기 때문이었다.

그나마 전투에서 자주 사용하던 짝퉁상과 감정안이 레벨 3을 달성한 것이 다행이었다.


어차피 지금 필요한 스킬은 그 두 개뿐이었기 때문이었다.


“인벤토리.”


인벤토리를 띄우자 잡다한 물품에 섞여 보라색 환약이 보였다.

기동은 작게 중얼거렸다.


“감정안 레벨3 사용.”


「 품목명 : 경험치 3배 환단

용도 : 판테온 참가자의 경험치 상승률을 일시적으로 향상시킨다

내구도 : 1회 사용 한정

효과 시간 : 24시간

특징 : 경험치, 스킬 숙련도 모두 통상의 3배 빠르게 향상시킬 수 있다

특정 신밖에 만들 수 없는 특주품

이 단품의 경우 김기동 개인을 위해 만들어진 특주품이다

약점 : 환단이기 때문에 압력, 물 등에 약하다.

재료 : 생명수, 저승의 흙, 뼈살이풀, 살살이풀, 숨살이풀

제작자 : 접근할 수 없는 정보입니다 」


신사가 누구한테 의뢰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의 정보를 숨길 수 있는 것으로 보아 아무래도 제작자는 신이거나 그와 동등한 위치의 인물인 듯했다.

어차피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멀쩡한 재료가 하나도 없네.”


어젯밤에도 확인했지만, 새삼스럽게 느꼈다.

저 중 하나라도 상점에 있을까 싶어 기동은 밤새 상점 목록을 뒤졌다.

그러나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신이 만든 것으로 여겨지는 물건을 아무런 매개체 없이 만들어내는 것은 불가능했다.

역시나 예상대로 일이 흘러가지 않았다.

하지만···.


“후···.”


기동은 심호흡을 하고 스킬창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어쩌면 실현될지도 모른다.

그가 생각한 최상의 상황이.


“역시 레벨 올려두길 잘했어.”


드물게도 기분 좋은 미소가 기동의 입가에 스몄다.


“기분 좋아보인다냥?”

“아아. 뭔가 내 생각대로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냐?”

“그것보다 왜 이렇게 멀어? 초보자 던전끼리는 붙여놔야 하는 거 아냐?”


괜스레 말을 돌리는 기동을 바라보던 신사가 의심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마치 눈으로 마음까지 꿰뚫을 듯한 날카로운 시선.

그러나 작은 쥐의 눈으로 그런 시설을 보내 봤자 별로 아프지도 가렵지도 않았다.


“이제 다 왔다냥.”


신사가 멈춰 서서 기동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며칠 지켜본 결과, 신사는 드디어 깨달았다.

기동은 절대 멍청한 쪽의 인간이 아니었다.


똑똑한 건 아니지만 잔머리는 나름대로 잘 굴렸다.

그러니 기동이 뭘 할지는 모르지만 분명 그 잔머리에서 나온 일일 것이리라.

까딱 잘못하면 징계를 먹을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에서 기동이 무슨 짓을 하는지 두 눈 똑똑히 뜨고 지켜볼 생각이었다.


“퓨전 레벨2···.”


그러나 신사는 몰랐다.

기동이 대체 무슨 짓을 하려는 것인지.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역대급 사기능력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기다려주시는 독자님들이 계실 것 같아 이렇게 인사드립니다. +1 20.06.10 110 0 -
공지 표지를 만들어 봤습니다만.... 20.06.08 59 0 -
공지 6월 1일, 프롤로그가 올라옵니다. +2 20.05.31 72 0 -
11 10 +2 20.06.10 46 2 11쪽
10 9화 +4 20.06.09 55 2 11쪽
9 8 20.06.08 56 5 12쪽
» 7 +2 20.06.07 89 2 12쪽
7 6 +2 20.06.06 69 2 12쪽
6 5 +6 20.06.05 81 4 12쪽
5 4 +2 20.06.04 111 4 11쪽
4 3 +4 20.06.03 123 8 11쪽
3 2 +4 20.06.02 170 6 12쪽
2 1 +6 20.06.01 363 13 12쪽
1 0. +12 20.06.01 542 31 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