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2020년 1월.
신들이 전 세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하나의 유희를 제안했다.
----------판테온.
“큭!”
“이 새끼가!”
달리던 기동의 몸은 더이상 앞으로 가지 못했다.
날아오는 주먹 뒤로 하늘에 떠 있는 경기장이 보였다.
“도망을 가? 너 뒈지고 싶냐, 새꺄.”
“형님, 잡았습니다.”
타격음 사이로 전화하는 소리가 들렸다.
상대는 뻔했다.
그 개새끼.
기동은 이를 으득 갈았다.
“으아아!”
아파서 울부짖는 것이 아니었다.
분해서였다.
우승하면 신들에게 직접 하나의 소원을 빌 수 있는 무대.
불과 몇 개월 전의 자신은 그런 기회,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의 기동은 얼마든지 장난감이 되어줄 생각이 있었다.
기동의 눈에 독기가 차올랐다.
그는 우아하고 고고한 모습으로 떠 있는 경기장을 바라보며 이를 갈았다.
저 높은 곳에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신들에게는 이조차도 하나의 여흥에 불과하겠지.
“···아주 좋아.”
그런 기동을 바라보는 한 쌍의 눈동자가 있었다.
남자들은 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기절한 기동을 질질 끌고 갔다.
그림자가 중얼거렸다.
“기대되는군.”
그는 턱을 만지작거리며 엷게 웃었다.
어딘지 등골이 스산해지는 미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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