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의말
다음은 후일담입니다
후일담까지가 1권이라고 생각하고 짜 놓은 플롯입니다.
전체에서는, 프롤로그에 해당합니다.
굳이 이런 이상한 짓을 하면서, 권 단위 구성을 할 만큼의 가치가 있었을까요?
음...
그랬으면 좋겠네요 ㅎㅎ
눈치 빠른 분들이나 설정에 민감하신 분들은 눈치채셨겠지만
세 명 다 이름을 틀렸는데 대체 왜 쟤는 얘한테 갑자기 찾아온 거지?
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계셨으면,
그 해답이 되는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그 카드 바꿔치기가 단순히 재생력 문제가 아니라는 것도...
8호가 마지막 제단에서 바쳐질 제물 목록에 포함되어 있지 않으면,
림은 아예 그 석실에서 나오질 않았겠죠.
이게 권 단위면, 1권을 사는 이상 보통 끝까지 다 읽어 주시니까,
이렇게 허점을 드러냈다가 메꾸면서 터뜨리는 방식이 성립하는데,
웹소설에서는 이게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이 좀 마음에 걸렸습니다.
그래도 저는, 웹소설 형식으로는 아무리 열심히 해도 자꾸 뇌절을 치고...
쓸데없이 어려운 얘기 하다 현학적이라고 욕먹고...
이상한 전위적인 시도하고 싶은 충동 못 억누르고
그냥 개 노잼으로 쓰다가 망하니까...
이렇게라도 해야겠죠 ㅎㅎ...
이 글을 포함, 작년 6월부터 1년간 150만자 가량을 썼는데,
전부 처참히 망했습니다.
투베도 한 번도 못 갔고... 스스로 불쌍하다면서 그런 거 어필하고 다니다... 1년이나 했는데 안되면 안 되는거지, 글도 더럽게 못쓰고 재능도 없으면서 부모 등골 그만 빼먹고 상하차나 해라, 머 이런 욕먹고, 밤새서 펑펑 울다가 마음이 꺾여서, 필명 바꾸고 지금까지 쓴 9개 작품들은 전부 잠궈버렸어요...
그럼 안 되는 거였는데...
그렇게 말했더니 응원해주신 분도 있었고,
좋아해주신 분이 가끔은 있었는데... 힝...
자기연민에 취했던 것 같습니다. 반성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어차피 또 망할건데
그냥 망할 만한 형식, 망할 만한 내용, 망할 만한 주제라도
내가 하고 싶은 방식으로 내가 하고 싶은 글 한 번 써보자
백만 자를 써서 한 명만 읽더라도
그 한 명한테는 뭔가 메시지를 줄 수 있는 글을 써보려고 해 보자
그런 생각으로 썼습니다
그래서 망해도, 여기까지 쓰는 게 일단 제 자신이 설정한 목표였기 때문에
후회는 없고 뿌듯하네요 ㅎㅎ
메시지라는게 전달이 되었을지는... 잘 모르겠어요
사실 저저번 화에 란페이가 했던 말은, 제 자신의 심정이었습니다
저는 열 살 부터 순문학을 하다가, 추리소설로 탈선했다가, 부모님한테 승부 걸어서 글로 대학가면 작가할 거고 아니면 재수한다고 해 놓고... 글로 대학 못 가서... 그냥 재수해서, 정시로 성균관대학교의 글과 관련 없는 학과에 입학한 대학생입니다.
지금은 병역 마치고 복학하기 직전 몰래 매일 밤새면서 이런 걸 쓰고 있었어요
그래도 중딩, 고딩때는 이런저런 중고딩용 순문학 백일장이나 공모전 같은 데서 몇 개 상을 타서, 그런 상 입선자용 캠프를 간 적이 몇 번 있었는데
그 때, 한 시인분이 제 글을 읽고 이런 평을 들려주신 적이 있습니다.
“넌 아마 한국에선 글 못 쓸 것 같은데? 아니, 못 썼다는게 아니라, 네 글은 아예 안 먹히는 스타일이야.”
“정서적이면 정서 위주여야 하고, 지식 위주면 지식 위주여야 하는데, 둘 다 섞여 있잖아. 지식이 있는 사람들은 보통 감성이 메말라 있고, 감성이 있는 사람들은 지식을 거북해하는데, 두 개가 섞여 있는 사람은 성공하기 힘들어. 감성적인 독자, 지적인 독자, 둘 중 어떤 사람이 네 글을 보겠니? 아마 둘 다 만족 못할 것 같은데.”
“그런 글을 쓰고 싶으면,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 간 다음 평론을 하는 게 어떻겠니? ”
뭐 이런 말이었는데,
그냥 재능 없다는 말을 엄청나게 시인답게 부드럽게 해주신 것 같기도 하고...
정확한 평이었습니다.
그 말대로, 계속 그렇게 자꾸 중간에 잡학 쳐넣고 현학 쳐넣고 이상한 주접 쳐넣다 망했습니다....
저는 삶의 메시지를 주는 글을 쓰고 싶었는데,
그러려면 이런 이런 지식은 소개를 하고 길게 길게 설명을 해야 하는데,
아무도 메시지를 듣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았어요...
애초에 나는, 그렇게 뭔가를 줄 만큼 뭔가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니었던 건가보다.
이런 심정이 들어서 자포자기 하고 싶을 때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럴 때 제일 많이 힘이 되는 말이
됐어, 그래도 무조건 될 거야, 힘 내
이런 근거 없는 응원들이었어요
그래서, 메시지는 못 주는 나라도, 그냥 응원이라도 해 보자
이런 생각으로,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이번 글을 썼습니다.
작품 전체의 주제는 다르지만,
그래서 유년 시절을 다루는 1권의 주제는 어떻게든 이렇게 하고 싶었습니다.
학대받고, 버림받고, 불행한 아이도
불행했던 만큼 앞으로는 잔뜩 행복해집니다.
근거 같은 건 없어요
그래도 반드시, 무조건, 어떻게든 행복해집니다
세상에 혼자만 남은 것 같더라도,
누군가는 당신을 지켜 보고, 사랑하고, 격려하고 있을 거에요.
단지, 깨닫지 못했을 뿐.
그런 어리광을 담은 졸문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시면서, 장르문학적인 재미는 찾기 힘드셨을 거고... 대충 레고르 등장 전까지는, 아예 장르문학이 아니죠?
어휘도 막 드럽게 복잡한거 쓰고... 일부러 자꾸 문법 깨고... 자꾸 사변 늘어놓고... 그래서, 정말 참을성이 많고 착하고 어휘력과 독해력이 풍부한 독자분 아니면 읽기 힘드셨을 텐데.
이 망할만해서 망한 글을 여기까지 읽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이 후기 쓸 때 조회수 8 선작 9여서
최대 8명만 볼 줄 알고...
그냥 새벽에 감성폭발해서 의식의 흐름대로 써갈겼는데
지금 너무 쪽팔리네요...
그래도 이것도 일부 같아서 일단 남기겠습니다..
쪽팔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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