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와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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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Niark
작품등록일 :
2020.10.09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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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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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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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쪽

마법사의 돌 - 제4장 사냥터지기 해그리드

DUMMY



다시 노크 소리가 났다. 갑자기 두들리가 눈을 떴다.


“어디선가 대포 소리가 났는데?”


잠에서 덜 깬 채로 그가 물었다.


그리고는 그들 뒤에서 쾅 하는 소리가 나자 버논 이모부가 헐레벌떡 방에서 나왔다. 그는 손에 라이플 총을 들고 있었다. 아까 사온 길다랗고, 얇은 꾸러미 속에 들어있던 것은 역시 총이었다.


“누구야?”


그가 큰 소리로 물었다.


“경고하는데, 우린 총을 갖고 있다!”


잠깐,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그리고는-


쾅!


문을 어찌나 센 힘으로 쳤던지 경첩이 툭 빠지면서 귀청이 터질 듯한 소리를 내며 문짝이 마룻바닥으로 넘어져 버렸다.


문간에는 거인이 하나 서 있었다. 해그리드의 얼굴은 텁수룩하고 긴 갈기 같은 머리털과 제멋대로 헝클어진 수염으로 거의 다려져 있었고, 머리털 밑에서 딱정벌레 같다고 표현한 까맣고 따스해 보이는 눈이 안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해그리드는 천장에 닿을락 말락한 머리를 숙이고 오두막 안으로 비집고 들어왔다. 그는 허리를 굽혀 문짝을 집어 들더니 손쉽게 문틀에 다시 끼웠다. 바깥의 폭풍소리가 다소 잦아들었다. 그리고 해그리드가 고개를 돌려 모두를 바라보았다.


“우리 차 한 잔 끓여 마시는 게 어떻겠수? 수월한 여행이 아니었거든...”


해그리드가 걸걸한 목소리로 말하고는 두들리가 겁에 질려 꼼짝 않고 앉아있는 소파로 성큼성큼 다가갔다.


“저리 가라, 뚱보야.”


해그리드가 말했다.


두들리는 앙앙 울며 달아나더니 버논 이모부 뒤에서 무서움에 떨며 웅크리고 있는 그의 엄마 뒤로 가 숨었다.


“해리가 여기 있군!”


해그리드가 말했다.


무시무시하고, 험상궂고, 따듯하게 생긴 그의 얼굴을 올려다본 해리는 그 눈가가 미소로 주름져지는걸 보았다.


“지난번에 보았을 땐, 갓난아이였는데.”


해그리드가 말했다.


“아빠를 많이 닮긴 했지만, 눈은 엄마와 똑같구나.”


버논 이모부가 귀에 거슬리는 우스꽝스런 소리를 냈다.


“당장 이곳에서 나가시오, 선생!”


그가 말했다.


“당신은 지금 무단 침입을 하고 있는 거요!”

“입 닥치시오, 더즐리. 몹쓸 사람 같으니라구.”


해그리드가 받아쳤다. 그리고는 소파 뒤로 가서 버논 이모부의 손에서 총을 홱 잡아 빼더니 마치 피에로들이 고무풍선을 만지듯 손쉽게 구부려서 매듭을 지은 다음 방구석으로 던져버렸다.


버논 이모부는 또 한 번 생쥐가 교미하는 것 같은 이상한 소리를 냈다.


“어쨌든, 해리.”


해그리드가 더즐리 가족에게서 등을 돌리면서 말했다.


“생일 축하한다. 여기 선물을 가져왔다. 좀 짜부라지기는 했지만, 맛은 괜찮을 거다.”


거인은 까만 코트 주머니에서 약간 짓눌린 상자 하나를 꺼냈다. 해리는 자연스럽게 그 상자를 열었다 예상대로 안에는 커다란 초콜릿 케이크가 들어있었다. 케이크에는 초록색으로 ‘해피 버스데이 해리’ 라고 쓰여져 있었다.


해리는 해그리드를 올려보았다.


“고마워요. 해...”


해리는 순간 아차 싶었다. 해그리드는 내가 자기를 안 다는걸 알면 안 돼!


“..리라는 걸 어떻게 아셨죠?”

“뭐, 어릴 때부터 알고 있었단다. 내가 너를 너희 이모네 집에 데려다 주었거든.”


해그리드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해리는 최대한 미묘한 표정을 지으려 노력하면서 해야 하는 질문을 꺼냈다.


“어... 죄송하지만, 누구세요?”


해그리드가 싱글싱글 웃었다.


“그래, 해리. 내 소개를 해야겠지. 난 루베우스 해그리드야. 호그와트의 사냥터지기지.”


그는 엄청나게 큰 손을 쑥 내밀고 해리와 악수를 했다.


“그럼 차를 마셔볼까?”


그가 양손을 비비며 말했다.


“뭐 좀 독한 술이라도 있으면 좋을 텐데.”


거인은 오그라든 과자 봉지들이 흩어져 있는 벽난로의 연료 받이 쇠살대 쪽을 쳐다보더니 콧김을 훅 내뿜었다. 그는 벽난로로 허리를 굽혔다.


해리는 그가 무엇을 하려는지 알고 있었지만 짐짓 모르는 척 하고 있었다. 잠시 후 그가 돌아오자 벽난로에서 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축축한 오두막은 금방 번쩍이는 불빛으로 가득했고, 해리는 마치 따듯한 욕조 안이나, 추운 겨울 전기장판 안의 이불 속으로 들어간 것처럼 따듯한 열기가 온몸으로 퍼져오는 것을 느꼈다.


해그리드는 그의 무게 때문에 푹 꺼진 소파로 다시 돌아가 앉더니 코트 주머니에서 구리 주전자며, 짜부라진 소시지며, 꼬치, 찻주전자, 이 빠진 머그잔 몇 개 그리고 차를 끓이기 전에 마실 호박색 액체까지 갖가지 것들을 꺼내기 시작했다.


오두막에는 곧 소시지의 지글지글대는 소리와 냄새로 진동했다. 그 거인이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는 동안 누구하나 말이 없었지만, 그가 꼬치에서 통통하고, 기름기가 좌르르 흐르는, 살짝 탄 첫 번째 소시지 여섯 개를 빼내자, 두들리가 입맛을 다시며 먹고 싶어 안달을 했다. 그러자 버논 이모부가 날카롭게 말했다.


“그 사람이 주는 것에 손대지 마라, 두들리.”


해그리드가 험악하게 킥킥거렸다.


“당신의 뚱보 아들에게는 더 이상 기름기가 필요하지 않을 테니 걱정 마시오, 더즐리.”


그 소시지들은 해리에게 건네졌고, 해리는 너무 배가 고파 몹시 먹고 싶었음에도 여전히 해그리드에게 눈을 뗄 수 없고, 궁금해 미칠 것 같은 표정을 지으려 애썼다. 그리고 해그리드는 해리가 무언가 먹기 전까지는 입을 열려는 기색이 없었으므로, 먼저 말을 꺼냈다.


“어.. 죄송한데요... 말씀하신 그...런 것들을 정말로 잘 모르겠어요.”


해그리드는 차를 한 모금 마시더니 손등으로 입을 훔쳤다.


“해그리드라고 부르렴.”


그가 말했다.


“모두들 그렇게 부르거든. 그리고 말했지만, 난 호그와트의 사냥터 지기란다. 너도 물론 호그와트에 대해 들어봤겠지만, 이제 모든 걸 알게 될 거야.”


해리는 웃음이 튀어 나오려 했지만 억지로 참으며 말했다.


“어... 아뇨..?”


다행스럽게도 해리가 웃음을 참으며 지은 표정이 해그리드에게는 최대한 그에게 결례를 범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처럼 보인 모양이었다. 충격을 받은 해그리드의 표정을 보고 재빠르게 한마디를 덧붙였다.


“어, 죄송해요.”

“죄송하다구?”


해그리드가 저만치 뒷걸음질을 친 더즐리 가족들 쪽으로 고개를 돌려 빤히 쳐다보며 큰소리로 말했다.


“죄송하게 여겨야 할 사람들은 바로 저들 이란다! 난 네가 편지들을 받지 못하리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호그와트에 대해서조차 몰랐으리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어! 네 부모님이 그 모든 걸 어디서 배우셨는지 전혀 궁금하지 않았었니?”


해리는 다시 웃음이 타지려는 걸 꾹 누르며 짐짓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무...얼요? 뭘 말씀..”

“무얼요? 뭘 말하는 거냐고?”


해그리드가 몹시 화가 난 목소리로 버럭 소리를 질렀다.


“자, 잠깐만 기다려라.”


해그리드가 벌떡 일어섰다. 그는 화가 날 대로 난 것 같았다. 더즐리네 가족은 잔뜩 겁에 질려서 벽 쪽으로 슬금슬금 가고 있었다.


“말해 보시오.”


그가 더즐리 가족에게 으르렁거렸다.


“이 아이가 전혀 아무 것도 모르고 있다는 거요?”


해리는 자신이 알고 있는 걸 모두 털어놓고 싶은 열망이 순간 솟구쳤다. 그러나 그 열망을 재빠르게 억눌렀다. 사실 해리는 이곳에서의 몇 개월을 지내는 동안-물론 진짜 해리 포터라면 일 평생 처음 이였겠지만-, 자신을 위해 말해주는 첫 번째 사람을 만난 것이었다.


“자기 부모님 세계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있냐고 물었소!”


해그리드가 폭발하려는 목소리를 꾹꾹 눌러 담으며 외쳤다.


“무슨 세계인데요?”


뒤에서 해리가 묻는 질문에 해그리드는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 같은 표정이었다.


“더즐리!”


그가 떠나갈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버논 이모부는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구시렁구시렁 거리며 작은 목소리로 뭐라고 중얼거렸다. 해그리드가 난폭하게 해리를 쳐다보았다.


“넌 네 엄마와 아빠에 대해 알아야만 해.”


그가 말했다.


“내 말은, 네 부모님이 유명하시다는 말이야. 너도 유명하고.”

“네? 저, 저희 부모님은 유명하지 않아요.”

“어떻게 이렇게 모를 수가... 어떻게...”


해그리드는 어리둥절한 눈빛으로 해리를 똑바로 쳐다보며, 손가락으로 머리를 긁적였따.


“네가 누군지 모른다 말이지?”


해그리드가 마침내 말했다. 그러나 버논 이모부가 끼어들었다.


“그만!”


그가 명령했다.


“이제 그만 하시오, 선생! 그 아이에게 더 이상 말하는 건 허락하지 않겠소!”


만약 버논 더즐리보가 더 용감한 사람이었더라도 지금 해그리드의 성난 눈길 앞에서는 아마 움찔했을 것이다. 해그리드는 말 할 때 음절 하나하나가 분노로 떨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 아이에게 말하지 않았단 말이오? 덤블도어가 아이와 함께 남긴 편지에 어떤 말이 있었는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단 말이오? 나도 거기에 있었소! 난 덤블도어가 그 편지를 놓는 걸 똑똑히 보았단 말이오, 더즐리! 그런데 당신이 이 오랜 세월 동안 그걸 저 아이에게 보여주지 않았단 말이오?”

“편지요? 제게 뭘 보여주지 않았다는 거죠?”


해리가 몹시 궁금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만! 말하지 마시오! 절대로 안 돼!”


버논 이모부가 당황해서 소리쳤다. 페투니아 이모는 겁이 나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


“당신들은 저리 꺼져.”


해그리드가 으르렁거리며 말했다.


“해리, 넌 마법사야.”


오두막안에 잠시 침묵이 흘렀다. 해리는 이 와중에 무언가를 말하고 싶은 열망을 참아야만 했다. 파도 소리와 씽씽 불어대는 바람소리만이 들리자 결국 해리가 입을 열었다.


“어.. 제가 뭐라구요?”

“마법사라니까.”


해그리드가 그의 무거운 체중 때문에 더 푹 주저앉은 소파에 다시 앉으며 말했다.


“그것도 굉장히 훌륭한 마법사란다. 내 말은 약간 훈련만 받는다면 말야. 한때는 너도 훈련받은 적이 있었어. 네 엄마와 아빠가 그러신데, 너야 어련하겠니? 그러고 보니까 네가 이 편지를 읽을 때가 된 것 같구나.”


해리는 마침내 손을 뻗어 에메랄드 빛 초록색으로 H.포터, 마루, 바위 위의 오두막, 바다 라고 주소가 적힌 누르스름한 봉투를 손에 잡을 수 있었다. 그는 편지를 빼내어 읽었다.



호그와트 마법학교

교장 : 알버스 덤블도어

(멀린 서열 1급, 위대한 마법사, 최고 거물 국제 마법사 연합회 회장)


친애하는 포터 씨에게.

귀하가 호그와트 마법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는 걸 알려드리게 되어서 기쁩니다. 필요한 책과 비품의 목록을 동봉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학기는 9월 1일에 시작합니다. 7월 31일까지 당신의 부엉이를 기다리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미네르바 맥고나걸

교감



해리의 머리 속에서 온간 환희와 기쁨이 용솟음치는 게 느껴졌다. 해리는 대한민국에 살 때, 특히 <해리포터 시리즈>를 처음 읽을 때 초등학교 5학년의 나이에 1년, 2년을 넘게 기다려온 그 편지였다. 물론 나이를 먹으며 그런 세계는 존재 하지 않고, 현실의 나에게 타협하게 되었지만 그의 학창시절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이 편지를 언제나 기다려 왔던 것이다. 드디어 마법세계로 걸음을 들일 수 있게 된 것이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이나 표정을 들키는 것은 좋지 않다는 것을 해리는 알고 있었다. 최대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려 노력하며, 해리가 입을 열었다.


“제 부엉이를 기다린다는 게 무슨 말이죠?”

“아이쿠, 내 정신 좀 봐. 이제야 생각나네.”


해그리드가 짐마차를 끄는 말도 때려눕힐 정도로 센 힘으로 이마를 탁 치더니 코트 속의 또 다른 주머니에서 조금 성난 것처럼 보이는 진짜 살아있는 부엉이 한 마리와 길다란 깃펜과 돌돌 말린 양피지 두루마리를 꺼냈다. 그리고 혀를 질근질근 깨물며 짧은 편지를 휘갈겨 썼다.


친애하는 덤블도어 교수님

해리에게 편지를 전해주었습니다.

내일 그를 데리고 가서 물품들을 사겠습니다.

날씨가 험악하군요.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해그리드


해그리드는 그 편지를 둥글게 말아 부엉이에게 주고는 문 쪽으로 걸어가 편지를 부리로 꼭 문 부엉이를 폭풍 속으로 날려 보냈다. 그리고 돌아와서는 마치 이런 일이 그저 전화에 대고 얘기하는 것처럼 보통이라는 듯이 다시 자리에 앉았다.


해리는 자신이 입을 헤 벌리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얼른 놀란 표정을 지었다.


“내가 어디까지 말했지?”


다행히 해그리드는 아무 눈치도 못 챈 것처럼 말을 꺼냈다. 그러나 불행히도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버논 이모부가 여전히 잿빛이 된 얼굴로 매우 화난 표정을 지으며 난로가로 걸어갔다.


“그 애는 가지 않을 거요.”


버논 이모부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해그리드가 툴툴 거렸다.


“나도 당신과 같은 대단한 머글이 저 아이를 막는 걸 좀 보았으면 좋겠소.”


해리는 자신이 ‘머글’이라는 단어를 모른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말하지 못했다. 그러나 다행히도 상당히 흥미로워 하는 해리의 표정을 본 해그리드가 살짝 웃으며 말을 꺼냈다.


“아하, 넌 모르겠구나. 머글은 우리가 저 사람들처럼 마법사가 아닌 사람들을 부를 때 쓰는 말이란다. 그리고 내가 본 머글들 중에서 가장 못된 가족 속에서 네가 자랐다는 게 너의 불행이었지.”

“그 애를 받아들였을 때 우린 저 터무니없는 짓을 중단시켜야겠다고 맹세했소.”


버논 이모부가 말했다.


“그 애에게서 그걸 없애 버리겠다고 맹세했단 말이오! 마법사라니, 기가 차서 원!”

“네? 그러면 알고 계셨단 말이에요?”


해리가 이번에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말을 꺼냈다.


“제가 마법사라는 걸 알고 계셨다고요?”

“알았지!”


페투니아 이모가 갑자기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알았고말고! 물론 알고 있었지! 내 빌어먹을 여동생이 마법사인데, 네가 아닐 턱이 있겠지? 맙소사, 네 엄마도 꼭 저런 편지를 받고 저 학굔가 뭔가 하는 곳으로 사라졌다가 주머니에 개구리 알을 잔뜩 넣고 방학 때마다 집에 와서는, 찻잔들을 쥐로 변하게 했었지. 그녀의 정체를 꿰뚫어 보았던 사람은 나밖에 없었어. 미치광이였지! 그러나 네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끔찍하게도 이것도 릴리, 저것도 릴리셨지. 그분들은 가족 중에 마법사가 있다는 걸 자랑스러워 하셨거든!”


그녀가 잠시 말을 멈추고 심호흡을 하는 동안 해리는 페투니아 이모에게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사실 해리의 어머니, 그러니까 릴리 포터가 아직 릴리 에반스 였던 시절 릴리가 호그와트 마법학교에 입학한 것을 알고 자신도 학교에 입학 할 수 있냐는 편지를 덤블도어에게 보냈던 것이다.


그러나 이런 눈치를 모르는지 심호흡이 끝난 페투니아 이모는 다시 고함을 쳐댔다. 그녀는 오랫동안 이 모든 걸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 뒤 네 엄마는 학교에서 포터를 만나 함께 떠났고 결혼을 해서 너를 낳았지. 물론 난 너도 똑같이 될 거라는 걸 알았어. 똑같이 이상하고, 똑같이 비-비정상적이고, 그 뒤 네겐 안 된 일이었지만, 네 엄마가 그런 식으로 끝장나 버리는 바람에 우리가 너를 떠맡게 된 거라구!”


해리가 자신의 동생에게도 끔찍한 독설을 내뱉는 페투니아 이모를 끔직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그런 식으로 끝장났다구요? 흉터에 대해 물었을 때에는 교통사고라고 하셨잖아요!”

“교통사고라고!”


해그리드가 너무 화가 나가서 펄쩍 뛰며 고함을 치자 더즐리 가족은 허둥지둥 한쪽 구석으로 달아났다.


“릴리와 제임스 포터 부부가 어떻게 교통사고로 죽을 수 있다는 거요? 그건 모욕이야! 수치라고! 우리 세계의 아이들이 누구나 해리 포터라는 이름을 알고 있는데, 정작 본인은 자신의 이야기를 전혀 모르고 있다니!”


해리는 이 분위기를 타서 물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누구나 알고 있다구요? 대체 무슨 일이 있었죠?”


해리가 묻자 해그리드의 얼굴에서 분노가 사라지더니 갑자기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다.


“정말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


그가 낮고 걱정스런 목소리로 말했다.


“덤블도어가 내게 널 이해시키는 데 문제가 좀 있을지도 모른다고 했을 때, 난 네가 얼마나 모르고 있는지를 전혀 못했단다. 오, 해리. 내가 네게 이런 설명을 해주어야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누군가는 말해줘야겠지. 아무것도 모르고서는 호그와트에 갈 수 없으니까 말야.”


그는 더즐리 가족을 사나운 눈초리로 쳐다보았다.


“하지만, 내가 네게 말할 수 있는 것만큼은 알고 있는 게 좋을 거야. 잘 들어, 난 네게 모든 걸 말해줄 수는 없어. 그건 굉장한 수수게끼거든. 대강 말하자면...”


해그리드가 잠시 고민하며 벽난로를 뚫어지게 바라보는 동안 해리는 해그리드가 말하려는 사실은 물론이고, 그보다 더 큰 사실들 그리고 심지어 지금의 덤블도어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나, 미래의 일까지 알고 있다는 사실을 표정으로 들키지 않기 위해 애써야 했다.


“그러니까 말야, 어떤 사람이 있었어. 우리 세계에 있는 사람은 누구나 알고 있는 그의 이름을 네가 모르고 있다는 게 좀 믿어지지 않지만 말야-”

“누군데요?”

“글쎄, 가능하면 그 이름을 말하고 싶지 않아. 모두가 그렇지.”

“왜요?”

“그냥 그러지 않는 게 좋다고 덮어놓고 믿는 거야, 해리. 사람들은 여전히 겁먹고 있어. 제기랄, 이거 되게 어렵군. 이봐, 아주 못되게 변해버린 마법사가 있었어. 굉장히 나쁜 마법사였지. 아주 아주. 그 이름은...”


해그리드는 침을 꿀꺽 삼켰지만 말이 나오지 않았다. 해리는 그 이름을 말하고 싶은 이상한 충동을 억눌러야 했다.


“어- 그럼 쓰시는 건 어때요?”

“아니, 글자로 써서도 안 돼. 좋아. 볼드모트야.”


해그리드는 진저리를 쳤다.


“다시는 그 이름을 말하게 하지 마. 어쨌든, 이, 이 마법사는 지금으로부터 약 20년쯤 전에, 추종자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했지. 그리고 찾기도 했어. 어떤 이들은 두려워했지만, 어떤 이들은 그의 힘의 일부를 원했기 때문이지. 그래, 그는 점점 더 강해지고 있었거든. 암울한 시대였어, 해리. 누구를 믿어야 할지도 알지 못했고, 이상한 마법사들과는 감히 친해지지도 못했어... 그리고 끔찍한 일들이 벌어졌어. 그가 권력을 잡아가고 있었어. 물론, 그에게 대항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그는 그들을 모두 죽였어. 끔찍하게 말야. 가장 안전한 곳 가운데 하나는 호그와트였어. 그 사람이 가장 두려워하는 덤블도어가 바로 그곳에 있기 때문이었지. 그래서 학교는 감히 점령하려고 하지 못했어. 어쨌든 그 당시에는 말야.”


잠시 작게 한숨을 쉰 해그리드가 말을 이었다.


“네 엄마와 아빠는 내가 아는 마법사들 중에서 가장 훌륭한 사람들이었어. 젊었을 때는 호그와트 최고의 소년 소녀였지! 알 수 없는 건 그 사람이 왜 그 전에 그들을 자기편으로 끌어 들이려고 하지 않았는가 하는 거야... 어쩌면 그들이 덤블도어와 너무 가까워서 어둠의 세계와는 어떤 관계도 갖고 싶어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았는지도 모르지.”


“어쩌면 그는 그들을 설득할 생각을 했을지도 몰라... 아니면 그냥 그들을 없애버리고 싶었는지도 모르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은 10년 전 할로윈 데이에 너희 가족이 살고 있던 마을에 그가 나타났다는 거야. 넌 한 살밖에 되지 않았었어. 그는 너희 집으로 와서는, 그리고는-”


해그리드는 갑자기 아주 더럽고 군데군데 얼룩이 있는 손수건을 꺼내 경적 소리만큼이나 큰 소리로 코를 횡 풀었다.


“미안해.”


그가 말했다.


“하지만 슬퍼서 말야. 네 엄마와 아빠처럼 좋은 분들은 없으셨어. 그건 그렇고... 그 사람이 네 엄마와 아빠를 죽였어. 그리고는, 이건 정말 수수께낀데 말야. 그는 너도 죽이려고 했거든. 일을 깨끗이 처리하고 싶었겠지. 아니면 그 당시엔 그저 사람을 죽이는 게 좋았던지. 그런데 그렇게 하지 못했어. 네가 어떻게 이마에 그런 흉터를 갖게 된 건지 전혀 궁금하지 않았지? 그건 평범한 흉터가 아냐. 그건 네게 강력하고, 사악한 저주가 미쳤을 때 생겨난 흉터야. 네 엄마와 아빠뿐만 아니라 집까지도 날려버렸던 그 저주 말야. 하지만 그게 네게는 듣지 않았어. 네가 유명해진 건 바로 그 때문이야, 해리. 그가 죽이려고 마음먹었던 사람이 살아남은 적은 한 번도 없었거든. 너 말고는 하나도. 그는 맥키노 가족이나, 본 가족, 프레웨트 가족 등 당대의 최고 마법사들도 몇 명 죽였었어. 그런데 갓난아이에 불과했던 네가 살아남은 거야.”


이 이야기를 듣는 해리의 마음은 괴로웠다.


해그리드의 이야기가 끝났을 때, 해리는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사실들과 해그리드의 말들이 톱니가 맞물리듯 맞물리며 알고 있는 사실들이 맞춰지기 시작했다. 볼드모트를 죽이려면 모든 호크룩스를 제거 한 뒤 죽여야 하고, 마지막 호크룩스는 해리 자신이었다.


정신을 차리니 해그리드가 해리를 애처롭게 쳐다보고 있었다.


“덤블도어의 명령에 따라, 내가 그 폐허가 된 집에서 널 데려왔지. 그리고 널 이 사람에게 데려온...”

“허튼 소리 작작해.”


버논 이모부가 말했다. 해리는 움찔했다. 그는 더즐리 가족이 거기에 있다는 걸 까맣게 잊고 있었다. 버논 이모부는 확실히 용기를 되찾은 것 같았다. 그는 해그리드를 노려보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자, 잘 들어라.”


그가 무서운 어투로 해리에게 말했다.


“네게 좀 이상한 점이 있다는 건 인정한다, 해리. 좀 두들겨 패주면 고쳐지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네 부모에 관해서는, 글쎄, 그들은 이상한 사람들이었지, 그걸 부인할 수는 없어. 하지만 내가 볼 때 네 부모와 같은 이상한 사람들이 없다면 세상은 한결 더 살기 좋을 거다. 그들은 이런 이상한 사람들과 몰려다녔기 때문에 그 모든 화를 자초한 거야. 난 그들이 그렇게 비명횡사 하리란 걸 다 알고 있었어-”


해리가 버논 이모부의 말이 선을 넘었다는 생각을 하는 찰나, 해그리드가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코트 속에서 낡을 대로 낡은 핑크빛 우산을 꺼냈다. 그는 이것을 마치 칼인 양 버논 이모부에게 들이대면서 말했다.


“경고하는데, 더즐리. 한 마디만 더 했다간...‘


수염 난 거인에게 우산 끝으로 찔릴 위험에 처하자, 버논 이모부의 용기는 다시 꺾이고 말았다. 그는 벽 쪽으로 바짝 붙어 입을 꾹 다물었다.


“좀 낫군.”


해그리드는 이렇게 말하고는 씩씩거리며 이번에는 거의 마룻바닥까지 푹 꺼져버린 소파에 다시 앉았다. 한편 해리는 아직도 물어야 하는 게 몇 가지 남아 있었다.


“그럼.. 그 사람은 어떻게 되었나요?”

“질문 잘했어, 해리. 사라져 버렸지. 없어진 거야. 너를 죽이려고 했던 바로 그날 밤에 말야. 그건 널 더 유명해지게 했지. 그게 가장 큰 수수께끼야. 그는 점점 더 강력해지고 있었는데 왜 사라진 걸까?”


해그리드가 해리를 쳐다보며 말했다.


“어떤 사람들은 그가 죽었다고 하지. 하지만 내 생각에 그건 말도 안 돼. 그가 보통 사람처럼 죽기나 할 수 있는지 모르겠어. 어떤 사람들은 그가 여전히 저 밖에 살아있다고 하지. 때를 기다리면서 말야. 하지만 난 그 말을 믿지 않아. 그의 편이었던 사람들이 우리에게로 돌아왔거든. 일부는 혼수상태에서 깨어났어. 그가 다시 돌아올 거라면 그들이 그렇게 되지 않았겠지. 우리들 대부분은 그가 저 밖 어딘가에 아직도 살아있기는 하지만 힘을 잃었다고 생각해. 계속 버텨 나가기엔 너무 약해졌다는 거지. 너의 무언가가 그를 끝장냈기 때문이야, 해리. 그날 밤 그가 전혀 예기치 못했던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었던 거야. 난 그게 뭔지 몰라. 아무도 모르지. 하지만 너의 어떤 능력이 그를 곤란에 빠뜨린 게 분명해, 맞아.”


해그리드는 온정과 존경의 눈길로 해리를 바라보았다. 사실 해그리드의 추측은 반쯤은 맞았다고 할 수 있었다. 볼드모트는 영혼의 파편 같은 상태가 되어 살아있지도, 죽지도 못한 존재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틀린 반절은 주문이 되 튕겨 나간 이유는 해리의 능력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것은 릴리 포터의 사랑이 들어간 고대 주문이었다.


“두고 보렴, 해리. 넌 곧 호그와트에서 유명해 질 테니까.”


그러나 버논 이모부는 절대 싸워보지도 않고 그만둘 사람이 아니었다.


“그 애를 거기에 보내지 않겠어.”


그가 아주 못마땅하다는 듯 말했다.


“그 애는 스톤월 중학교에 갈 거고 그걸 고맙게 여겨야 해. 저 편지들을 보니 그 애에게 철자 책이며 요술 지팡이 같은 온갖 잡동사니들이 필요 하더군-”

“해리가 가겠다면, 당신과 같은 대단한 머글도 막을 수가 없을 거요.”


해그리드가 으르렁 거렸다.


“릴리와 제임스 포터 부부의 아들이 호그와트에 가는 걸 막겠다구! 미친 자식. 해리의 이름은 태어난 이후 죽 알려져 왔었소. 그는 세상에서 가장 좋은 마법 학교에 가는 거요. 그곳에서 7년을 보내고 나면 저 애는 자신도 몰라볼 정도로 달라질 거요. 해리는 그 변화를 위해 자신과 같은 부류의 아이들과 함께 지내며, 그 어느 때보다도 훌륭하신 호그와트의 교장 선생님이신 알버스 덤블도어 밑에서 지도를 받게 될 거요-”

“난 그 애에게 마술이나 가르치기 위해 그 이상한 늙은이에게 돈을 지불하지는 않겠소!”


버논 이모부가 큰 소리로 말했다. 그러나 그는 그만 선을 넘어버린 게 분명했다. 해그리드가 우산을 잡더니 그것을 머리 위로 빙빙 돌렸다.


“절대로-”


그가 고함을 질렀다.


“-내- 앞에서- 알버스- 덤블도어를- 모욕하지 마!”


그는 공중에서 휘두르던 우산을 두들리에게 들이댔다. 보라색 불빛이 번쩍 하고, 폭죽 소리가 나며, 끽 하고 날카로운 소리가 나더니, 그 다음 순간 두들리가 양손으로 살찐 엉덩이를 감싸 쥐고 고통스럽게 울부짖으며 춤을 추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그들에게로 등을 돌렸을 때, 해리는 또르르 말린 돼지 꼬리가 그의 바지에 난 구멍 밖으로 삐죽이 나와 있는 걸 보았다.


너무나 무섭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한 버논 이모부는 페투니아 이모와 두들리를 방으로 잡아 끈 뒤, 해그리드를 겁에 질린 표정으로 한 번 더 바라보고는 문을 쾅 닫았다.


해그리드는 우산을 내려다보며 수염을 쓰다듬었다.


“화를 내지 말았어야 했어.”


그가 후회하며 말했다.


“하지만 어쨌든 마법이 잘 듣지 않았어. 그 녀석을 돼지로 만들어버리려고 했는데, 그 녀석이 너무나 돼지 같아서 더 이상 손댈 게 없었던 것 같아.”


그가 짙은 눈썹 밑으로 해리를 슬쩍 보았다.


“호그와트에 있는 사람들에겐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고맙겠다.”


그가 말했다.


“난, 어, 마법을 부리지 못하게 되어 있거든. 엄격히 말해서 말야. 난 너를 찾아내 네게 편지들을 전하고 뭐 그런 일들을 하기로 되어 있지. 그런 일을 하기에는 내가 딱 알맞기 때문이라는 게 그 한 가지 이유지-”


해리는 원래대로면 해그리드가 마법을 쓰지 못하는 이유와 왜 쫓겨났는지를 물어야 했지만 이미 알고 있었다. 해그리드는 비밀의 방을 열었다는 누명을 쓰고 3학년 때 호그와트에서 쫓겨나 사냥터지기로 머물게 된 것이었다.


해리는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굳이 해그리드에게 그런 쓰린 사실을 다시 상기시킬 필요가 없다고 생각이 들었다.


“뭐, 내일은 시내로 가서 네 책들과 뭐 그런 것들을 사야 해.”


그는 두꺼운 까만 코트를 벗어 해리에게 주었다.


“이걸 덮고 자도록 해.”


그가 말했다.


“코트가 조금 꿈틀거려도 신경 쓰지 마. 어느 주머니엔가 아직도 겨울잠 쥐 두어 마리가 있는 것 같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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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마법사의 돌 - 제12장 거울 속 두 명의 해리 +3 20.10.15 872 14 42쪽
12 마법사의 돌 - 제11장 렁스키 페인트 +2 20.10.14 625 17 27쪽
11 마법사의 돌 - 제10장 할로윈 +2 20.10.13 665 15 31쪽
10 마법사의 돌 - 제9장 빗자루와 알로호모라 +1 20.10.13 725 16 50쪽
9 마법사의 돌 - 제8장 마법의 약 선생님과 나머지 공부 +2 20.10.12 750 15 31쪽
8 마법사의 돌 - 제7장 이상한 마법의 분류 모자 +2 20.10.12 863 13 32쪽
7 마법사의 돌 - 제6장 위즐리와 그레인저와 롱바텀 +4 20.10.11 889 17 46쪽
6 마법사의 돌 - 제5장 두 개의 지팡이 +3 20.10.10 987 13 52쪽
» 마법사의 돌 - 제4장 사냥터지기 해그리드 +8 20.10.10 980 15 28쪽
4 마법사의 돌 - 제3장 관심없는 이상한 편지들 +4 20.10.09 1,070 19 30쪽
3 마법사의 돌 - 제2장 사라지지 않는 유리창 +4 20.10.09 1,413 21 27쪽
2 마법사의 돌 - 제1장 살아남은 아이 +6 20.10.09 1,494 17 1쪽
1 시작 - 제0장 나 +6 20.10.09 2,085 27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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