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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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최근연재일 :
2024.09.18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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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3.3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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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쪽

제 341화 낚시질에 걸린 물고기.

DUMMY

콰아앙!!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벽으로 이루어진 통로 안. 그곳의 벽이 갑자기 부풀어 오는가 싶더니,

곧 수 십 개의 파편과 함께 두 명의 인영이 지면을 굴렸다.


[네 이놈!!! 어딜 급히 도망가느냐!!!!!]


7명의 네메시스의 자식들 중 유일한 생존자인 지즈가 자신의 등 뒤를 찢고나온 까마귀 날개로 지면에서 몸을 일으켜 세우자.

날개에서 나온 까마귀깃털들이 지면에 흩날렸고 그와 함께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지즈를 발로 걷어차. 거리를 벌린 소녀는 현재 지친 기색이 가득했다.


“이거... 곤란하게 됐는걸요...?”


그녀의 입장에선. 실패작에 불과한 지즈의 힘과 속도는 별거 아니었다.

다만 문제는... 놈의 경이적인 재생력. 분명 몇 번이나 자신의 손톱으로 찢어발겼는데도 찰흙마냥 다시 달라붙는 지즈였고.

이에 헤카테는 숨이 차는 것을 느꼈다.


[역시 지쳤나 보지? 나의 동생아? 아하하하!!!]


“흥! 전 당신 같은 실패작 따위는 몇 번이라도 찢어발길 수 있다고요?

저도 ‘네메시스의 자식’. 재생력이 있기는 매한가지에요.”


그 말을 증명하는 듯이 헤카테의 몸에 난 상처들이 서서히 아물었지만.. 그걸 본 지즈는 비웃을 뿐이었다.


[오! 그거야. 이 영역 바깥이라면 그렇겠지! 하지만... 이 세계수의 영역이라면 말이 달라지지.

그래... 이제 슬슬 재생하는 것이 힘들지 않아? 숨을 쉴 때마다.

대기 중의 조화가 폐를 타고 온 몸으로 퍼져나가는 것이? 흐하하하!!!!]


“.......”


그 말에 헤카테는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하였다. 확실히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몸이 둔해지기 시작한 것은 물론이고,

신체능력이 감소되는 것을 느끼는 그녀였다.


“....당신도 영향을 안 받는 것은 아닐 텐데요?”


[너와 아버지는 그렇지. 하지만.. 난 이곳에서 오랜 시간동안 적응해왔다!

나의 육체에서 조화 속성에 약한 부분은 도태되고, 그나마 강한 부분은 죽은 부분을 삼켜 분열해왔다.

그러한 과정을 끝없이 걸쳐온 내가... 너처럼 약화될 것 같아? 응?]


“.......”


네메시스의 방어기작과 동일한 방법이었다. 다만 네메시스는 그 과정이 한 순간이면 완료되는 괴물 중 괴물이기에 본래의 컨디션이면 조화 속성과 파괴 속성을 제외하곤 씨알도 안 먹히는 존재가 될 수 있었던 거지만. 눈앞의 존재는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그저 천천히. 검은 피를 이은 존재에겐 독이나 다름없는 이곳의 환경에 적응해갈 뿐...

어쩌면 네메시스가 본래 몸 상태라면 눈앞의 존재처럼 이런 환경에도 적응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헤카테!!! 숙여!!!”


지즈가 스스로를 자랑하는 동안 통로에 울려 퍼지는 외침.

그 외침을 들은 것은 헤카테만이 아니었기에 지즈도 네메시스의 외침대로 몸을 숙였지만...


팅~!


경쾌한 쇳소리와 함께 헤카테는 뒤도 안 돌아보고 달려갔고 이에 지즈는 자신의 앞에 굴려온 둥근 물체에 고개를 갸우뚱하였다.


콰아아아앙!!!!


[크아아아앗!! 내 눈!!!!!!]


거대한 소음과 함께 섬광이 반짝였고 이에 지즈는 자신이 네메시스에 속았다는 것을 느끼며,

앞은 안 보였지만 섬광탄이 날아온 곳을 향해 무작정 뛰어나갔다.


[네에에에메메메에에에시시시시시스스스!!!!!!!!]


오랜 증오와 애정이 뒤섞여있는 처절한 외침.

그것은 마치 인정받길 원하는 아이의 투정과도 같았지만, 네메시스는 눈살을 찌푸리며 방아쇠를 당길 뿐이었다.


“마하4의 속도로 생일선물을 직배송으로 주마! 이거나 먹고 떨어져!”


타앙!!!!!


사격소리와 함께 지즈의 머리가 날아가더니 그의 육체가 뒤로 밀려나간다.

하지만 곧 상처 단면으로 피와 살점이 달라붙어, 빠른 속도로 재생하기 시작하였고 머리가 없는 지즈의 육체는 머리가 없기 때문인지,

본능적으로 피해가 입은 곳을 향해 한 걸음씩 발을 옮겼다.


“현 탄환을 <HP탄>으로 전부 바꿔! 그리고 자동 사격으로 전환!”


네메시스는 바닥에 배를 맞닿은 상태에서 방아쇠를 당겼고, 그러자 실비가 사용하는 대물저격총 형태의 ‘자유’가 불을 내뿜었다.

그에 따라 지즈의 몸이 뒤로 젖혀지거나, 상반신이 한 번에 날아가는 등. 일반적인 생물체라면...

아니. 웬만한 4세계괴물조차 결코 소생할 수 없는 타격을 입었지만 그럼에도...


“..쓰러지질 않네요.”


바닥으로 흩어진 파편들이 찰흙마냥 모여들어. 다시 재구성하는 모습은 기가 막히기 짝이 없었다.

질렸다는 헤카테의 반응에 네메시스는 익숙한 듯이 ‘자유’를 다시 재조립하고는 등에 메더니,

재생하며 자신을 쫓아오는 지즈에게 백린수류탄을 하나 던져주고는 발전기 전력이 끊긴 때문인지.

비상용 붉은색 등만 떠오른 통로를 달려 나갔다.


“‘네메시스의 자식’. 그 놈들은 본래 저런 놈들이야.

재생력으로만 따져도 우울한 흡혈귀. 미르보다 살짝 못할 정도야.”


네메시스는 그 말과 함께 바닥에 도약용 지뢰를 대충 던져놓았고 지뢰 기능으로 달려 있는 자력 때문인지.

알아서 탁! 하고 설치되었다. 그리고 설치되자마자 광학장치로 주위와 동화되어 모습을 감추는 지뢰였고.

헤카테는 힐끔! 그것을 바라보며 네메시스의 곁을 따랐다.


“전부요?”


“응. 특히 저 녀석은 ‘생명’ 속성이다 보니까. 더더욱 그런 편이야.

저 녀석은 손 하나만 남겨도 멀쩡하게 재생이 가능할 걸?”


실제로 666의 괴물들 중 하나이자. 재생력으로 악명 높은 미르는 혹시나를 대비해 자신의 머리카락을 여러 곳에 숨겨두는 편이었고,

쓰고 있는 육체가 완전히 작살나면 그 머리카락으로 온전히 육체 재생을 끝마치는 괴물이었다.

그녀 정도는 아니겠지만. 지즈란 존재도 그와 비슷하게는 할 수 있겠지...


“그럼 화기로 한두 번 총질하는 것으로는 어리 없겠네요....”


헤카테는 그 말과 함께 가학적인 미소를 짓더니, 등 뒤에서 들려오는 폭발을 들으며 네메시스를 바라보았다.


“재생조차 하지 못하도록 한 번에 지워버려야겠어요. 후훗.”


“바로 그거야. 잘 아네. 헤카테.”


“아무렴요. 제가 누구에게 배웠는데요. 근데...”


헤카테는 자신의 등 뒤에 있는 빛과 어둠의 날개를 바라보았다. 현재 네메시스의 몸 상태를 나타내는 듯이 찬란했던 날개의 빛들은 희미했고,

당장이라도 꺼질 것 같이 깜박이고 있었다. 그걸 불안한 살펴본 헤카테는 다시 네메시스를 보았다.


“....지금 저희로는 화력이 부족할 것 같은데요? 네메시스님도 현재 개인 화기밖에 없잖아요?

저것을 완전히 소멸시키려면 실비님에게 우주전함용 함포는 가져와야 할 것 같은데요...

아니면 세레나 언니라도 부르든가요.”


현재 사용할 수 있는 속성도, 보유하고 있는 화기도 한 번에 저 괴물을 처리하기에는 부족했다.

발을 묶는 정도는 가능했지만... 죽이기는 무리라고 헤카테는 객관적인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네메시스는 그녀의 말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세레나를 부를 필요는 없어. 아니. 웬만하면 이번 일은 그녀 모르게 조용히 처리하고 싶어.”


“아빠! 하지만...”


이곳의 환경이라면 조화 속성인 세레나는 무적이나 다름없었다. 그녀가 여기에 있다면 지즈란 괴물 따윈 순식간에 제압하고는 조화로 한 번에 불태워버리면 되겠지. 하지만 네메시스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내가 과거에 벌여둔 일은... 내가 해결하지 않으면 안 돼.

세레나는 과거의 일들이 더 이상 나와 연관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어. 그러니... 난...”


“후우.. 바보네요. 저의 아빠는....”


객관적으로 볼 때. 현재 네메시스의 대응은 비효율적이었다.

하지만... 헤카테 본인도 한때 네메시스 본인이자. 그의 일부였기 때문에 이해가 되었다.

더 이상 세레나에게 상처 입히지 않고자 하는 집착에 가까운 죄책감. 동시에 이번 일의 원흉으로서의 책임이겠지...


“그래서... 어떻게 하시게요?”


“저것을 처리할 ‘지원’을 불렀어. 3분 뒤면 이곳에 도착한 거야.”


지원? 분명... 혼자서 해결한다고 하지 않았나? 이에 헤카테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자신은 네메시스에게서 정신적으로 독립한지는 오래였기에. 그녀가 보고 들은 것이 아니라면.

아무리 그녀라도 네메시스의 생각을 이해하긴 힘들었다.


투툭!


““음?””


그들의 앞 쪽에 있는 환기구에서 먼지가 떨어지더니,

곧 흔들렸고 이에 네메시스와 헤카테는 일시적으로 의아했지만 곧 무엇인지 깨닫고는 뒤로 물러섰다. 하지만...


촤아아아악!


환기구에서 붉은 액체의 고깃덩어리들이 수십 갈래의 촉수가 되어 네메시스와 헤카테를 향해 덮쳐왔고 이에 네메시스는 망설임 없이 등에 있는 ‘자유’를 휘두르며 외쳤다.


“<착검>!!!!”


정면으로부터 몰려온 것부터 빠르게 베어낸다. 이에 한 번에 뭉텅이로 잘려나가 튕겨나가는 살점들이었지만.

곧 공중에서 멈추더니, 다시 뭉쳐지기 시작하였고 이에 헤카테는 빛과 어둠의 날개에 각 속성을 집중했다.


“장르를 잘못 찾아오셨어요! 오빠!

이건 고어나 호러물이 아니라고요? 그러니 좀 죽어요!”


가벼운 말과 함께 이전에 월검향에게 사용했던 기술을 사용한다.

이에 빛과 어둠의 속성이 담긴 광선은 눈앞에 쏟아져 오는 고깃덩어리 촉수들을 향해 공기를 가르며 쏟아졌지만...


“망할!!!”


약화된 네메시스의 영향 때문인지. 이전에 철제 빌딩들을 찢어발겼던 위력이 나오지 못하여,

인간 주먹만한 두께의 구멍만을 뚫을 뿐이었고 이에 고깃덩어리들의 촉수는 자신의 상처에도 아랗고 하지 않고 그녀에게 덮쳐들었다.

그녀가 손톱으로 고깃덩어리들의 일부를 찢어발겼지만. 마치 물처럼 다시 뭉쳐져 오는 고깃덩어리들은 헤카테의 육체를 포위하는 듯이 구속하기 시작하였고 이에 네메시스는 그녀를 향해 아라크네의 실패를 던졌다.


“헤카테!”


“..알겠어요!!!”


긴급한 상황. 그럼에도 헤카테는 손을 뻗어. 네메시스가 던져준 실패를 받아내더니, 실을 뽑아. 실패를 바깥으로 던졌다.

그러자 실패는 실이 풀려 저 멀리 지면에 떨어졌고 그걸 확인한 헤카테는 망설임 없이 자신이 손가락으로 잡아 피로 물든 실을 손에서 놓았다. 그러자...


촤아아아악!!!


단순히 지면을 향해 떨어지는 실일 뿐인데도. 아라크네의 실은 명검마냥 괴랄하기 짝이 없는 소리를 내며 그녀의 육체를 구속하는 살점들을 베었고 그 틈으로 헤카테는 몸을 던져 빠져나오더니 자기에게 달라붙어 있는 살점들을 손으로 낚아채 던져버렸다.


“네메시스님!”


“<드래곤 브레스>!!”


용의 숨결이라고 알려져 있는 단어. 본래는 3세계의 최상위 종족인 드래곤 족의 기술을 의미했겠지만,

이번에 네메시스가 말한 것은 총기류의 탄환으로 정확히는 ‘산탄’에 가까웠다.

탄환에 소이제 가루가 들어있기 때문에 그것은 총기로 발사하는 화염방사기나 다름없었고,

그 사거리는 15m 정도에 불과했지만. 반동이 약하다는 장점이 있었기 때문에,

현재의 네메시스라도 자동으로 쏴 갈길 수가 있었다.

그렇기에 실비가 같은 ‘666의 괴물들’을 상대로 근접전을 할 때. 애용하는 병기이기도 했다.


촤악! 촤악! 촤악!!!!!!


드래곤 브레스라 이름 붙여진 탄환이 고깃덩어리의 파도에 부딪힐 때마다. 사방으로 소이탄의 불꽃이 퍼져나간다.

그것은 마치 정면에서 불꽃놀이를 하는 듯한 눈부신 불빛. 하지만 생살을 태우는 감각은 지즈에게도 견디기 어려웠는지.

움직임이 멈추었고 이에 네메시스는 헤카테를 자신의 등 오게 한 후.

뒤로 서서히 물러가며 방아쇠에서 손가락을 빼내지 않았다.


칙!


“?”


자동사격이 갑자기 멈춘다. 이에 네메시스가 ‘자유’의 위편에 나와 있는 상태창을 읽자....


[내부 그을음 청소를 위한 일시정지. 냉각 및 청소시작]


“.....미친.”


애초에 내부에서부터 소이제가 연소되는 물건이었다. 그렇기에 내부에 그을음이 낄 수밖에 없었고,

고열로 인해 총열이 왜곡될 수도 있었기 때문에 과도하게 사용하면 자동으로 냉각 및 청소를 시작하는 것이었다.


‘실비가 사용할 때는 이런 경우가 없었을 텐데...?

아...! 4세계 괴물로서의 능력...’


‘무한의 탄환.’ 화기와 관련된 모든 보급을 원하는 만큼 보충해주고, 총기를 다루는 데에 있어서 보정을 해주는 심플한 능력이었다. 그 능력의 기능에 사격의 장애요인을 알아서 처리해주는 것이 없을 리가 없었다. 그러니 실비가 걱정 없이 마음껏 화기를 갈기는 거겠지.

그렇기에 그녀의 손에 있는 모든 총기는 그녀의 괴물로서의 능력 영향으로 절대 고장을 일으키지 않았다.

물론 혹시를 대비한 자동수리기능은 당연히 넣어뒀겠지만...

지금 그것이 시작되자. 네메시스는 인상을 찌푸렸다. 아직 눈앞에 놈이 있는데.. 이 상태로 라면...


[왜....왜.... 우리에게 이러는 거야?]


고깃덩어리들이 뭉쳐가며 본래의 모습으로 재생한다. 지즈는 네메시스만을 노려보고 있었다.


“네메시스... 네 놈이 우리들에게 이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


“나도 한때 필멸자였다! 평범하게 드림랜드를 살아가던 필멸자! 그리고 나의 형제자매들도... 그들도 필멸자였어! 그런데... 네가 이런 우리들을 멋대로 ‘네메시스의 자식’들로 만들어버리고는 뭐?

너의 손에 우리들은 하나 둘 살해당했다. 그것도 만든 본인에게 말이지!!!

그래 말해 보거라! 네메시스! 넌... 네가 우리에게 이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


“우리는 ‘괴물’이다. 네가 만든 본능대로 행동하는 그러한 존재들!

우리를 만든 것은 다름 아닌 바로 너다!!! 그런데.... 그런데!!!

이제 ‘네메시스의 자식’들은 오직 나만이 남게 되었다. 다른 형제자매들은!!!!!”


지즈의 눈이 네메시스의 복부를 향했다.


“플로라에게 당해서 약해진 후. 네가 모두를 먹어치웠지.

그래.... 그런데도 만족하지 못하겠나? 나까지 먹어치워야만 속이 차겠나? 네메시스!!!!!”


아무리 네메시스라도 할 말이 없었다. 자신은... 플로라에게 당해서 숨만 쉬고 있는 네메시스 자식들 모두를....

완전히 마무리 짓고자. ‘직접 먹어치웠다.’

그것도 플로라에게 들키지 않도록 말이다.. 자신이 그렇게 처리하지 못한 것은 오직 눈앞의 ‘지즈’뿐.

그 외... 모든 네메시스의 자식들은 그렇게 처리되었다.

그리고 필멸자들에 불과한 그들을 ‘괴물’로 만든 것 또한 자신이 뿌린 조각들 때문이었다.

멋도 모르던 필멸자들은 호기심에 그 조각들에 다가갔고... 그 결과. 오염 되서 탄생한 것이 ‘네메시스의 자식들’.

모든 것이 네메시스의 원인이자... 그의 실책이었다.

그리고 현재. 마지막 남은 네메시스의 자식조차 제거하기 위해. 그는 그 앞에 서있었다.

지즈의 말은.... 모두 진실이었다. 이에 네메시스는... 아무런 변명조차 하지 못하였다.


“그래서? 바라는 것이 뭐지? 내가 이곳에서 널 못 보고 지나가주길 바라나?”


하지만.. 네메시스는 그들을 감염시킨 ‘검은 피’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것의 광기에 굴복한 ‘네메시스의 자식들’이란 존재들이... 결코 피를 보지 않고는 살수 없음을 잘 알고 있었다.

죽이고 또 죽이고... 마침내 모두 죽어버리고. 자기마저 죽일 때까지.. 그것들은 결코 만족하지 못한다.

그것이 검은 피였고 그러한 악성에 예외인 존재는 현재 람히르가 유일했다. 하물며 네메시스가 자신을 대신하고자 공들여 만들어낸 존재인 헤카테조차 간당간당했다. 이러한 사실에 네메시스는 눈앞의 존재를 제거할 수밖에 없음을 잘 알고 있었다.


피식!


“?”


하지만 네메시스의 질문에 지즈는 대답하지 않는다. 그저 피식 웃었을 뿐. 그리고...


“네메시스님! 뒤!!!!”


콰직!!!!


헤카테의 비명에 가까운 말과 함께 지면이 꿈틀거리더니, 곧 척추 모양의 꼬리가 솟아올라. 네메시스의 등 뒤에서 몸통을 관통했다.


“커억!!!”


배를 꿰뚫어 빠져나온 척추 모양의 꼬리에 네메시스는 양 손으로 급히 꼬리를 붙잡고는 눈앞의 지즈를 노려보았다.


‘젠장....!! 역시나!!!!’


일시적으로 죄책감을 가진 것이 문제였다. 눈앞의 지즈는 네메시스의 반응이 재미있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 거리고 있었다.


“혹시나 했는데.. 이런 뻔한 낚시에 당하다니... 성격이 많이 바뀌셨군요. 아버지. 쿠큭!”


“.....아까의 말은?”


“아. 그거요? 당연히....”


뺨의 살점이 찢어질 정도로 입이 벌어져 키득거린다.


“거짓말이죠. 우리가 필멸자에서 당신의 아이가 된 것을 후회할 리가 없잖아요?

이렇게나... 강력한 힘을 다룰 수가 있는데! 꺄르르륵!!!

그래도 형제자매를 죽인 것을 원망하는 것은 진짜라고요? 아.버.지.”


네메시스의 자식들이란 놈들은 항상 이런 식이었다.

애초에 이들은... 구제불능의 존재들. 구제할 가능성이 있다면. 애초에 드림랜드에서 그 짓거리들을 벌이지 않았겠지...

지즈는 네메시스를 꿰뚫은 꼬리를 자신에게 가져오면서 헤카테를 견제하더니 그와 시선을 마주했다.


“이상해....”


“....뭐가 말이지?”


“분명 예전의 당신은... 우리들의 원본답게 ‘괴물’다웠는데... 어째서 지금은...”


지즈의 눈이 수상하다는 듯이 좁혀진다.


[이렇게 물러터진 걸까?]


턱까지 벌어지면서 그곳에서 나온 길다란 혀로 네메시스를 핥으며 묻는 질문. 이에 네메시스는 배에 느껴지는 통증을 느끼면서도 대답했다.


“그럼 너도 이걸 먹어보든지.”


네메시스는 그 말과 함께 언제 입에 물고 있었는지. 알 수 없는 캡슐을 지즈의 입 속에 내뱉었고.

부딪힌 충격으로 캡슐이 터지더니. 내용물이 목구멍을 타고 뿌려졌다.


[꾸웨에에에에에에에에엑!!!!!!!!!!!!!!!!!!!!!!!!!!!!!!!!!!!!!!!!!!!!!!!!!!!!!!]


지즈가 지금까지 지르지 않았던 끔찍한 비명을 지르며 괴로워했다.

이에 네메시스는 그 틈을 타. 억지로 지즈의 꼬리에서 빠져나왔다.


콰지직!


뼈가 부러지는 소리. 이에 헤카테가 놀랐는지. 두 손으로 입을 가리며 외쳤다.


“아빠! 순대도 같이 빠져나왔어요!”


“....그런 말을 나에게 해야겠어? 헤카테?”


꼬리로 고정된 부분을 옆으로 억지로 빼냈기 때문인지. 살이 한 근(600g)에 가깝게 빠져나왔다.

이에 네메시스는 자신의 상처를 손으로 움켜쥐며 애써 재생하기 시작하였다.

다행히도 이전에 영혼석을 먹은 영향으로 출혈이 빠르게 멎기 시작하였고 자신의 상처를 살펴본 네메시스는 쓴웃음을 지었다.


‘상처재생에 시간이 좀 걸리겠군... 죽지는 않겠다만...’


내부 내장을 전부 빼버려도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이 네메시스란 이름의 괴물이었다. 애초에 그에게 중요한 부분은 ‘검은 피’지.

그 외 내장은 그가 인간을 모방하면서 만들어둔 것에 불과했다.

자신의 모든 신체대사를 검은 피가 하는데. 솔직히 말이 내장이지.

네메시스에겐 장식이었고 그것은 그의 검은 피를 잇고 있는 존재인 헤카테나 지즈에게도 공통된 점이었다.

물론... 람히르가 그랬다간 죽겠지만 말이다.


“근데... 그건 뭐죠?”


“벨라스트라즈의 비법소스... 캡슐...”


“.....그 언니는 마법 말고.

독극물을 전공해야 돼요. 정말로요.”


네메시스의 말에 말을 잇지 못하고 침묵한 헤카테는 어렵게 대답하였고 이에 네메시스도 동의한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세계수의 뿌리에 잘 써먹은 후. 혹시 몰라서 캡슐형태로 챙겨뒀는데... 정말 알뜰하게 벨라의 요리를 써먹고 있었다.


“나! 서열 1위 괴물. 탐식의 네메시스는! 이곳에서 패배를 인정한다!”


그 외침에 지즈가 괴로워하는 것을 멈추고 ‘이게 무슨 개소리?’라는 듯이 네메시스를 바라보았고.

그러자 주위 지형이 모조리 녹아내려, 다시 큐브모양으로 뭉쳐지는 ‘맵’을 볼 수 있었다.

이에 지즈는 현 상황이 무엇인지를 깨닫고는 외쳤다.


[도망칠 속셈이냐!!!!!]


“도망? 내가 그럴 리가?”


네메시스는 그 말과 함께 품속에서 손가락 마디만한 기계를 꺼내. 그에게 겨루었고.

이에 지즈는 괴로워하면서도 황급히 뒤로 물러섰다. 네메시스가 뭘 또 꺼내는지는 몰라도. 보나마나 위험했기 때문이었다.


[.......?]


그러나 네메시스가 겨룬 것에서 나온 것은 붉은색 빛뿐. 이에 지즈는 이상하다는 듯이 네메시스를 바라보았지만 그는 장난치는 듯이 바닥에 붉은 점이 보이는 기계를 흔들 뿐이었다.


“이거? 딱히 무서워할 필요 없어. 이건 2세계 문방구에서도 쉽게 구하는 레이저 포인트일 뿐이야.

빛이 나오는 것 말고는 아무런 기능이 없어. 다만 내가 왜 이걸 꺼냈냐면...


[?]


마침 하늘 위로 빛이 반짝이자. 네메시스는 레이저 포인트를 지즈에게 겨루고는 레이저의 빛을 꺼버렸다.


“인공지능에게 목표를 ‘인식’시켜야 했거든.... 그럼 안녕. <질주>! <초가속>!”


상황을 눈치 챈 헤카테가 네메시스의 그림자로 스며들자마자.

네메시스는 아티펙트를 사용해서 최대한 거리를 벌리더니, 손에 들고 있는 ‘자유’를 하늘로 가볍게 던졌다.


“<벙커모드>!!!”


자유의 모든 부품이 분해되어 그를 보호하는 은백색 방벽으로 변해간다.

그런 네메시스의 모습에 지즈는 무슨 말이라는 듯이 고민하더니 곧 하늘 위를 바라보았고...

곧 자신을 향해 날아오고 있는 물체를 볼 수 있었다.


[저건 또 뭐야!!!!!]


아무리 오랜 세월을 살아온 지즈라도 처음 보는 물건이었다. 그것은 2세계 군대에서나 볼 법한 병기였지만...

천 년 전 전쟁 당시에 제공권은 4세계의 차지였고, 당시 666의 괴물들은 포병이랑 함대 같은 고화력 병기들을 최우선으로 철저하게 짓밟았기 때문에 천 년 전 전쟁의 기억만으로는 결코 알 수가 없는 병기였다.

현재 그가 추측할 수 있는 건...

네메시스가 저렇게 도망간 것을 생각하면 무언가 위험하다는 정도. 그거면 충분했다.


‘저것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공중에서 격추하면...!!!’


팔의 일부를 변형시켜. 탄환처럼 사격한다. 저것의 물체는 피하기에는 너무나 빨라지만...

그렇다고 해도 괴물의 신체능력이면 공중에서 격추하고도 남았고.

실제로 666의 괴물들이라 이름 붙여진 존재들은 그러고도 남은 존재들이었다. 하지만....


“뭐.....?”


물체 주위에 있는 반투명한 막에 막힌다. 이에 지즈는 이해가 안 되었다.

물체가 저런 것을 한다고? 그것도 마법이 어려운 이곳에서!? 게다가 속도가 늦어지지 않는 것을 보면...


‘젠장! 대체 저게 뭐냐고!!!!!’


그러한 모습에 격추를 포기하고 충격을 버티려는 듯이 살의 일부를 각질화를 시작한 지즈였고 벙커 내부에서 네메시스는 현재 날아오는 것을 생각했다.


“실비가 부X 대통령이 보낸 ‘민주주의’ 미사일이라고 이름 붙은 물건이지. 크기는 끽 해야 1m 정도지만.....”


네메시스는 그 내부에서 충격을 대비한 상태로 헤카테보고 들으라는 듯이 설명했다.


“알잖아? 4세계가 ‘공간’과 ‘생명’의 세계인 거. 우리들의 공간압축 기술은 아무리 작아도 넣을 건. 다 넣을 수가 있거든...

요컨대. 우주전함에서 쓸 법한 에너지 보호막을 달아줄 수가 있어. 실비의 능력이라면 무료로 생산가능 하니.

달 수 있는 한. 당연히 전부 달아났지.”


무기란.... 기본적으로 아무리 성능이 좋아도, 소비품이기에 비싸면 쓰기 힘들었다.

하지만 실비는 그 부분을 괴물로서의 능력으로 얼마든지 채워버릴 수 있었기에 괴랄한 병기들을 츄럴에게 의뢰하였고 이에 츄럴은 실험품을 실비에게 보내주었다.

저 미사일도 그 중 하나. 미사일에 필요한 모든 부품들을 4세계가 자랑하는 공간압축 기술로 채워 넣는 것도 모자라서.

돈을 무시하는 정신 나간 기술들로 채워 넣었다. 그런 만큼 크기는 작아도 효과는 끝내줬다.


“근데. ‘민주주의’ 미사일이라... 총기의 이름이 ‘자유’란 것도 그렇고,

실비 이 녀석은....

자유 민주주의를 최소 마하4의 속도로 상대에게 선물하는 것을 좋아하는 걸까?”


[민주주의 한 발 나가신다! 그래! 너도 민주주의 한 발 맞고! 오! 너도 민주주의를 많이많이 받으렴!!!!

나의 ‘노아의 방주’엔 민주주의가 많이 있지!

부X 대통령의 선물을 받아라! 아하하하하!!!!]


...라고. 사방에 미사일을 내갈기며 외칠 실비가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네메시스였고 그와 함께....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그가 숨어있는 벙커가 심하게 찡그려지면서 막대한 충격이 고열과 함께 그곳을 지나갔다....


-------------------------------------------------------


“이것 참... 걸작이군.”


더 이상 쓸 수 없게 된 ‘자유’에서 빠져나온 네메시스는 아직도 남아있는 고온에 피부가 달아오르는 것을 느끼며 주위를 둘려보았다. 그래도 활동이 불가능할 정도는 아니었다.


“전략핵이라곤 해도... 꽤나 범위가 좁군.”


“특정범위만 확실히 조지는 물건이니까요....”


“실비의 무기들은 과도하게 화력이 강하니까 말이지.”


충돌 직전에 주위에 결계라도 펴지는 걸까? 회색의 재로 이루어진 거대한 원형이 그들의 발밑에 있었고.

그 원의 바깥의 수목들은 멀쩡했다. 다만 내부는..... 아무것도 없는 회색의 재뿐이었다.

주위를 둘려보자. 지즈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고, 이에 네메시스는 품속에서 ‘무언가’를 꺼내. 자신의 바로 앞에 대충 던지고는 입을 열었다.


“해치웠나?”


“네메시스님... 그 말은 죽었던 적을 부활시키는 최상위 주문이라고요?

이 꼴을 보면... 그럴 리가..”


네메시스의 중얼거림에 헤카테는 비꼬는 듯이 대답하였고 이에 네메시스는 피식! 웃었다.


“그렇지?”


[.....줄 알았느냐!!!!!!!]


회색의 땅이 치솟더니, 흉하게 일그러진 신체를 한 지즈가 네메시스에게 달려왔다.

아무리 그라도 이번 것은 피해가 컸는지. 재생하지 못한 모습. 이에 그는 경악할 네메시스의 얼굴을 보려고 했지만....


[....웃어?]


핑!!!


그 순간. 네메시스가 아까 던져뒀던 것이 지면에서 하늘로 치솟았다.


[....뭐?]


그것은 금으로 도금된 듯한 회중시계. 그것은 지즈의 바로 앞에 멈추더니,

내부가 열렸고 그러자 그것의 주위로 무언가가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난 네가 그것으로 죽을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어.

그러니... 이걸로 확실히 마무리 지어주마.”


달려 나간 지즈의 몸이 그대로 굳는다. 아니. 정확히는 지즈를 중심으로 무언가가 반원형으로 펼쳐져.

그를 멈추고 있었다. 마치... 시간이 멈춘 듯이.....


“<시간의 덫>. 시간의 주신인 크로노스가 좋아하는 기술이지. 내가 벙커 내부에서 그 술식 좀 짜느라. 고생 좀 했지.”


지즈와 그 주위의 시간은 이것으로 멈추었다. 하지만 오래 가지는 않겠지.

끽해야 5분. 그거면 충분했다. 네메시스는 아공간에 있는 실비의 모든 총기들을 꺼내며, 헤카테에게 눈짓했다.


“으흐흐흐! 무슨 말인지는 알겠어요! 아빠!”


헤카테는 실험삼아 그 중 하나를 꺼내 자동으로 돌리더니. 지즈의 앞에 탄창을 모두 쏟아 부었고.

그러자 발사한 탄환들이 시간 속성에 의해 그대로 멈추는 것을 보자. 그녀는 가학적인 미소를 지었다.

시간의 덫에 들어가면 아군적군 상관없이 시간이 멈춘다. 그렇기에 바깥에서 내부로 탄환을 집어넣으면...

시간 속성이 사라지는 즉시. 벌집이 되어버리고 말겠지...


“즐거운 해적룰렛이네요♥.”


헤카테는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소녀처럼 즐거운 콧노래를 부르며 내부에 총알을 털어 넣었고.

그 모습에 네메시스는 어깨를 으쓱이면서도 그녀와 동일한 행동을 하였다.


“세상에 어떤 해적룰렛이 살아있는 생물을 내부에 두고, 장난감 칼 대신 총알로 하겠어? 헤카테?”


시간이 흘려갈수록 지즈를 포위하는 모든 방향이 사격되는 탄환으로 채워진다.

그에 따라 지면에 버려지는 총기들도 많아져갔고 마침내 시간이 되자.....


[뭐야!? 이건?!!?!!?!!]


지즈는 속성에 대한 저항력 때문인지. 아직 몸은 움직일 수가 없어도.

의식을 되찾았고 곧 자신의 주위를 빽빽하게 채운 화망을 볼 수가 있었다.


“뭐긴 뭐야. 네가 속은 거지.”


그와 함께 ‘시간의 덫’의 효과가 끝나 가는지. 탄두들도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하였고.

이에 네메시스는 자신의 바로 앞에 지면에 고정되어 있는 마지막 총기를 보았다.


“일단 하나.....”


시간의 덫이 사라져. 수를 셀 수 없는 탄두들이 지즈의 몸을 꿰뚫어갔다.


“둘.....”


빛과 어둠의 듀얼 속성... 그것으로 이루어진 술식이 미리 기다리고 있던 헤카테에게 발현되어. 상극의 폭발이 지즈를 덮쳤다!


“이것이 마지막... 우주전함용 광자포.”


실비의 우주전함에 탐재된 것으로, 우주전함끼리의 전투에나 사용하는 병기까지 꺼내었다.

물론 우주전함에서 떼버린 물건인 만큼. 전력 문제로 한발 쏘고 끝이라지만..

그래도 이것의 위력이라면....


“약해진 너를 한 번에 보내버릴 수 있겠지... 그럼 잘 가라!!!!”


지면에 불꽃의 길이 생길 정도의 고열이 아직도 살아있는 지즈를 향해 발사되었다.

그것이 발사되는 것만으로도 네메시스의 육체는 뒤로 튕겨나갔고 이에 헤카테가 공중에서 그를 받아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거 반동이 너무한데요!?! 이대로는 부녀가 사이좋게 빈대떡이 되어버린다고요!”


“2km짜리 우주전함에나 다는 것을 개인화기로 사용했으니 당연하지! 하지만... 문제없어!!!!”


자신의 등 뒤로 음속에 가깝게 다가오는 고목들을 보며 네메시스는 미소를 지었다.


“아티펙트 <정조>!”


부딪히기 직전. 아티펙트로 충격을 0으로 만든다. ‘정조’는 거리를 벌리기 위한 아티펙트이다 보니.

그것을 사용하자. 반동에 의한 충격이 완전히 사라졌고 이에 네메시스는 가볍게 지면에 내려앉으며 지즈가 있던 자리를 보았다.


“....질긴 녀석.”


그것을 정면에서 맞고도 용케 재생하고 있었다. 하지만...


[커억.... 퀘엑...!]


재생하다가 형체가 무너지길 반복하고 있었다. 아마도 경악적인 재생력을 넘어설 정도로 너무나 심한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겠지. 이제 그대로 두어도 놈은 소멸할 것이다. 이에 헤카테와 네메시스는 서로를 마주보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그 앞으로 걸어갔다.


“곧 소멸할 텐데. 마지막 할 말은 있어?”


[..........흐!]


“?”


하지만... 지즈에게서 어떠한 두려움도 없었다. 그는 그저 뼈랑 눈알 하나만 남은 육체로 그를 바라봤을 뿐이었다.


[네가.... 이겼다고 생각하는가....?]


“....무슨 말이지?”


불안감이 증폭된다. 이에 네메시스는 추궁했고 지즈는 그런 그를 비웃었다.


[매미는... 땅 속에 숨어 있다가 올라와 탈피를 하지... 난... 탈피된 ‘껍질’에 불과해...]


“뭐....?”


[당신만이.. 발전하는 것이 아니다... ‘나’도....‘우리’도... 우흐흐흑!!!

그래... 그 표정이야... 내가 보고 싶었던 당신의 표정은....! 아하하핫.....!]


지즈의 육체가 파편화되어, 서서히 사라져간다. 하지만... 즐거운 듯이 웃고 있었다. 그것도 네메시스의 얼굴을 보면서......


“이런 썩을!!!!”


“네메....시스님?”


“내 그림자로 돌아와! 헤카테! 어서!!!”


평소답지 않는 네메시스의 모습에 헤카테는 어리둥절하더니, 곧 네메시스의 그림자로 숨어들었다.


“헤카테! 오늘 얼마나 더 활동이 가능하지?”


[남은 시간은 5분 정도요... 그런데 왜죠?]


“이 자식은.... 처음부터 시간을 끌기 위한 미끼였어! 아니.... 애초에....”


네메시스는 마지막 남은 지즈의 시체를 발로 밞아. 완전히 가루로 만들더니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이 놈의 목표는 내가 아니었어. 이놈이 가장 증오하는 존재는 바로.....”


네메시스는 몸을 돌려. 왔던 길로 급히 달려 나갔다.


“플로라였어!!!!! 제기랄!!! 내가 왜 이 생각을 못했지?!!!

네메시스의 자식들이 가장 증오하는 적이라면... 당연히 그녀뿐이잖아!!!”


검은 피를 잇는 ‘네메시스의 자식’들은 네메시스란 존재에게 본능적으로 깊은 호감을 가지게 된다.

현재 만난 지즈만 하더라도 네메시스에 대해 증오랑 애정이 섞여있는 것을 보면...

네메시스의 자식들이 가장 미워하는 적이라면 오직 한 명.

네메시스와 말리고스의 동료이자... 그들을 토벌한 존재인 플로라였다.

웬만한 존재들은 네메시스에게 원한이 있지. 세상을 구한 영웅인 플로라에게 원한이 있을 리가 없겠지...

하지만 네메시스의 자식들이라면... 그 조건이 반대였다!

그가 그 사실을 깨닫고 외치자마자. 그의 앞으로 검은 그림자들이 나타났다. 그것은 오염된 야수정령들. 아무래도 네메시스와 지즈가 맵에 들어가 있는 동안 바깥에 모여든 것들 같았다. 아니면....

네메시스가 내려오는 것을 최대한 늦추기 위함인지도...


“내 앞길을 가로막지 마라!!!! 모두 꺼져라!!!!!”


더 이상 네메시스에게 이전과 같은 상냥함은 없었다. 그저....


콰지지지직!!!!


앞길을 가로막는 생물의 머리를 산 채로 먹어치우고, 무리한 움직임에 자신의 근육과 뼈가 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울려 퍼지는데도, 정신없이 아래를 향해 달려 나갈 뿐이었다...


작가의말

해치웠나? 만큼 확실한 부활 주문은 없지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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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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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9 제 368화 천 년 전 영웅들의 재림. +1 22.06.08 46 3 38쪽
368 제 367화 악마에 맞서는 필멸자들. +1 22.06.08 33 3 31쪽
367 제 366화 선동과 날조로 승부하자(S.N.S.) +1 22.06.07 30 3 27쪽
366 제 365화 까마귀와 괴물. +1 22.06.07 35 3 30쪽
365 제 364화 세계수 내부에서의 술래잡기. +2 22.05.20 36 3 36쪽
364 제 363화 말리고스의 구출. 하지만... +1 22.05.20 38 3 22쪽
363 제 362화 괴물들의 왕의... 도주? +1 22.05.20 40 3 26쪽
362 제 361화 악마를 사냥하기 위해 날개를 펼치다. +1 22.05.20 31 3 27쪽
361 제 360화 괴물들의 왕에게 맞서다. +1 22.05.19 38 3 41쪽
360 제 359화 야누스의 경고. +2 22.05.04 45 3 24쪽
359 제 358화 대재앙을 막아내다. +1 22.05.04 39 3 35쪽
358 제 357화 행성붕괴권! +1 22.05.04 39 3 22쪽
357 제 356화 대단한 궁극의 오의! +1 22.05.04 36 3 21쪽
356 제 355화 괴물에게 사냥 당하는 종말. +1 22.05.04 40 3 31쪽
355 제 354화 각성. +1 22.05.04 43 2 31쪽
354 제 353화 플레이어와 사냥개. +1 22.04.21 36 3 29쪽
353 제 352화 전초전. +1 22.04.21 38 2 31쪽
352 제 351화 네메시스의 연구. +1 22.04.21 40 3 28쪽
351 제 350화 마리의 공개 수치플레이. +1 22.04.21 54 3 24쪽
350 제 349화 최악의 적의 등장. +1 22.04.21 39 2 22쪽
349 제 348화 분노한 4세계 괴물들의 왕. +1 22.04.08 42 3 41쪽
348 제 347화 기습의 묘미. +1 22.04.08 35 3 16쪽
347 제 346화 666의 괴물들이 걸어온 길. +1 22.04.08 34 2 21쪽
346 제 345화 악마는 선인의 탈을 뒤집어 쓴다. +1 22.04.08 33 2 24쪽
345 제 344화 퍼져나가는 역병. +1 22.04.08 31 3 29쪽
344 제 343화 666의 괴물을 만난 드래곤들. +2 22.03.31 55 2 27쪽
343 제 342화 그림자에 숨겨진 악몽. +1 22.03.31 42 2 30쪽
» 제 341화 낚시질에 걸린 물고기. +1 22.03.31 28 2 33쪽
341 제 340화 검은 피를 잇는 존재들. +1 22.03.31 33 3 34쪽
340 제 339화 야수사냥의 밤. +1 22.03.31 30 2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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