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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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최근연재일 :
2024.09.18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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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2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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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64화 세계수 내부에서의 술래잡기.

DUMMY

세계수의 코르크층의 내부. 세계수의 육체의 무게를 견디기 위함인지.

그곳의 내부는 아파트가 들어가도 될 정도의 두께였다.

그렇게 만들어진 코르크층의 내부의 일부는 세계수가 자라면서 갈라졌고.

그 결과. 그곳에는 극지의 크레파스처럼 파인 부분이 많았고,

네메시스가 현재 달려가고 있는 부분이 바로 그렇게 만들어진 곳이었다.


‘...하지만 이상하군.’


파아아아앗!!!


네메시스는 자신의 머리 위를 스쳐지나가는 화살을 피하며 몸을 숙이더니, 아래를 살폈다.

코르층에서 단순히 파인 부분이라고 하기에는 이곳은 길처럼 다듬어져 있었고 지면은 계단처럼 각을 이루고 있었다.

마치 세계수가 일부로 자신의 내부에 이런 공간을 만든 것처럼 말이다.

네메시스는 플로에게 쫓기면서도 계속해서 세계수의 상태를 살피고 있었다.


‘어쩌면.... 이곳 내부에서 플로라의 활이 만들어졌는지도 모르겠어.

그 활은 세계수의 심부로 만들어진 활. 그렇다면 이 길의 끝에는...’


먼 과거에 지즈를 죽이기 위해서 세계수가 만든 플로라의 활이 탄생한 곳. 그 공간이 있겠지.

그리고 자신의 연인인 세레나도...

네메시스는 과거를 떠올리자. 마음이 착잡한 것을 느꼈다.


“거기서요! 네메시스!”


“서라고 멈추는 바보가 세상에 어디 있겠어? 플로?”


입으로 끊임없이 플로를 놀리며 다리는 멈추지 않고 계속 나아간다. 모퉁이를 돌면서 뒤를 살피니.

서서히 플로와의 거리가 좁혀지는 것이 보였다.

현재 신체능력의 차이는 네메시스 쪽이 명백히 약세. 플로에게 잡히는 순간. 네메시스가 사지분해 되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불리한 상태였다.

가뜩이나 현재 플로의 육체에서 나오는 조화 속성을 보면...

솔직히 말하면 플로가 현재 쏘는 화살에 닿기만 해도 목숨이 간당간당할 상황이었다.

물론 이 사실 때문에 미로 같은 길로 유인해서 최대한 시간을 끄는 거지만 말이다.


“내 연애를 방해하지 말고, 그냥 가주면 안 되겠어? 난 이미 골키퍼가 있는 골대라고?

네가 날 아무리 좋아해도 그러면 안 되지. 친구.”


“뭐라고요요요욧!?!?!”


간단한 도발에도 화를 내는 것을 보니, 도발경험이 많은 편은 아니었다.

그러한 사실들을 마음 속 메모장에 적어가며, 네메시스는 품속에 손을 집어넣었다.


‘5초 정도면 붙잡히겠군. 이제 거리를 벌릴 시간이야. 부디 이게 먹혀야할 텐데...’


“...짐승 같은 냄새가 나는 엘프 같으니.”


“다 들렸어요! 네메시스! 저에게 무슨 냄새가 난다고요?!!!! 아무런 냄새가 안 나는데!”


미세한 중얼거림도 잡아내는 플로의 감각에 네메시스는 미소 지으며 품속에서 손을 빼내었다.

아무래도 현재의 플로는 신체능력이 올라간 만큼. 다른 오감도 향상된 것 같았다.

그렇다면 두려울 거 없지. 이 사실에 네메시스는 빼낸 물건을 그대로 뒤로 던졌다.


“널 위한 선물이야. 꽤나 비싼 향수니 받아줘.”


그렇게 말하면서 던져진 것은 고급스러워 보이는 고급 유리병이었다.

한 눈에 보기에도 상당한 명품에 그녀는 냄새가 나는지 확인하고자.

자신의 팔에 코를 박던 중에 화들짝 놀라! 그가 던진 것을 얼떨결에 받았고 이에 네메시스는 급히 몸을 틀었다.


“....물론 견딜 수 있다면 말이지.”


타앙!


마법이 크게 약화된 세계수의 영역 환경상. 네메시스는 실비에게서 받은 화기로 무장한 상태였고 그 중에 권총이 없을 리가 없었다.

비록 그의 주된 무기가 화기가 아니라서 정확도가 낮은 편이라지만...

가만히 있는 표적을 네메시스가 못 맞출 리가 없었다.


콰직!


네메시스가 노린 것은 플로의 손에 있던 향수병으로 그것은 그녀의 손에서 박살이 나.

사방으로 튀었고 이에 손에서 핏줄기가 흘러내리는 플로였지만. 그녀에게 중요한 사실은 그것이 아니었다.


“꺄아아아아아앗!!!!?”


한 순간. 높은 농도의 향이 후각 전체를 메웠고 그 향기에 플로는 시야가 급격히 흐려지는 것을 느꼈다.

그 반응을 확인한 네메시스는 뒤로 안 돌아보고 달렸다.


‘신체능력이 높으면 갑작스러운 자극이 최고지. 가령... 엄청난 농도의 향수라든가...’


곰 퇴치 스프레이를 인간에게 뿌리면 악취 정도로 여겨질 뿐이었지만.

곰에게 뿌리면 곰이 엄청나게 괴로워하는 거랑 동일한 원리였다.

그녀의 감각이 너무나 세밀하고도 정교하기에... 작은 흔적도 바로 찾을 만큼 신체능력이 높아졌다. 하지만...

이 사실을 뒤집으면 네메시스에게 별 영향이 안 갈 정도의 향수라도,

현재 신체능력이 4세계 괴물만큼이나 올라간 플로에겐 효과적인 맹독이었다.

물론... 신체의 이상을 확인하자마자. 조화 속성이 나서서 해독하겠지만 말이다.

네메시스의 계산대로 그녀의 몸에서 녹색 아우라가 퍼져나갔고 그러자 멀쩡해진 그녀는 네메시스에게 외쳤다.


“냄새가 지독하잖아요!!”


“노노. 그거 향수 맞아. 네 현재 신체능력이 너무 높아서. 지독한 악취로 느껴졌을 뿐이라고?

그게 얼마나 비싼 향수인데....”


“인간에게 제대로 된 향수를 기대한 내가 잘못이지!”


“미안하지만... 난 인간이 아니야. 친구.”


마지막까지 약을 올리며 네메시스는 몸을 틀더니, 귀퉁이 벽에 금속성 물체를 붙이고는 달렸고.

그 뒤로 바짝 약이 오른 플로가 도착하니...


팅~!


경쾌한 금속음과 함께 동작감지 지뢰가 근처에 다가온 플로를 감지하고는 폭발하였다.

하지만 폭발 속에서도 플로는 아무런 상처 없는 모습으로 달려왔고 그 모습에 네메시스는 쓴웃음을 지었다.


‘내가 본래 육체능력으로 모든 공격을 무시하면서 돌진해오는 것도 아니고... 참...

일반적인 물리피해는 조화 속성이 모조리 방어해주는 건가? 일반적인 폭탄으로는 저지력을 기대하긴 어림없겠어.’


조화 속성이 신체에 해가 되는 것은 모조리 방어해주니, 통상적인 공격은 플로에게 전혀 먹히지 않는다.

하다못해 발을 묶는 것도 불가능하였고 통하려면 아까처럼 그녀가 생각하지 못한 의표를 찔러야만 했기 때문에,

네메시스는 머릿속에서 상황을 정리해나갔다.


“날 쫓아다니는 스토커는 이미 넘치는데. 그만 좀 날 쫓아오면 안 될까?”


“미안하지만 이곳에 들어온 이방인은 바로 당신입니다! 네메시스!”


“그럼 넌 이곳의 이방인이 아니라는 소리지?”


“제가 비록 푸른 달에서 산다지만. 저는 1년에 한 번씩 이곳에 옵니다!”


“아아! 너는 그렇게 생각하겠지... 그럼 질문을 바꿀까? 푸른 달에 대한... 너의 기억은 있어?”


움찔!


플로의 움직임이 경직된다. 그 소리를 들으며 네메시스는 말을 이어나갔다.


“너랑 같이 온 엘프들을 혹시 몰라서 조사해보니..

그들은 푸른 달로 되돌아가려고 짐을 싸고 있더라고 근데 넌 왜 이곳에 남아있을까?”


“전... 이곳을 수호하기...”


“글쎄? 내가 그들에게 걸린 현혹 마법을 지워보니. 그들은 너를 모르던데....?

애초에 푸른 달에서 이곳으로 보낸 엘프들에... 너는 없었어.”


네메시스는 ‘플로’라는 엘프에 대한 자신의 가설을 입증하기 위해. 다소 위험 부담을 안고서라도 이곳에 올라오기 전.

푸른 달에서 세계수의 영역으로 보낸 엘프들에게 접촉하였고

곧 그들에게 걸려있는 현혹 마법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결과. 한 가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플로’는 애초에 그들과 함께 세계수의 영역으로 들어온 것이 아니었다.


“넌 푸른 달의 엘프가 아니야. 그럼 너에게 다시 묻겠어. 너는 1년 중에 축제 기간을 제외하곤 어디에 있었지?

그리고 거기에 대한 기억은 있어?”


“아니야! 난......”


플로는 얼마 전에 있었던 일을 되새기려고 했지만 희뿌연 듯이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자. 그대로 발을 멈추었다.


“기억나지 않겠지. 애초에 넌 ‘텅 빈 껍데기’니까.”


“무슨 말이야..? 그건 무슨 말이냐고!!!!”


플로가 네메시스의 말에 경악해서 되물어봤지만 네메시스는 희미한 미소만을 지으며 모퉁이를 돌았고 이에 플로라는 외쳤다.


“거기서! 네메시스!!! 당장 서란 말이야!!!!”


“알고 싶어?”


“.........”


“계속 스스로 고민해봐. 네가 현재 하고 있는 일이...

과연 정말로 네가 원해서 하는 일인지. 그리고 네가 정말 엘프인지를....

네가 직접 기억해내야만 해. 내가 너에게 말해주면 지즈가 쳐둔 장난 때문에 도돌이표로 되돌아가버리거든.

다만 이것만은 말해주겠어. 넌 언제까지 장난감으로 있을 생각이지?”


“.......”


모르겠다. 푸른 달에서의 기억이 분명 있어야 하지만...

그녀가 느끼는 것은 텅 빈 공허감이었고 네메시스의 질문에 그녀의 머릿속이 더더욱 혼란스러워졌을 뿐이었다.


“다...닥쳐! 그딴 말로 날 현혹시킬 생각이야!?”


“우리 괴물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지. 하지만 내가 너에게 뭐라고 하든. 너의 입장에선 거짓말로 들릴 거야.

그러니 난 너에게 질문만을 던지겠어.

네가 스스로 정답을 찾을 수 있도록 말이야.

네가 현재 하고 있는 일이 정말로 정의라고 생각해?

네가 현재 지키려고 하는.... 대드루이드 로키가 정말로 정의로운 일을 한다고 생각해?

이 대답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옳다고 말한다면 너는 틀렸어.

절대적인 선이란 결코 존재할 수 없어. 그렇기 때문에 너나, 나나 끊임없이 자신이 속해 있는 조직에 대해 회의감을 가져야해.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누군가들을 멋대로 희생시키는 일이 아닌지...

속해있는 조직이 정의라고 소리치는 행위가 객관적으로 볼 때. 과연 옳은가를... 넌 계속 생각해봐야 해.

그러한 비판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수응만 한다면....

넌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는 꼭두각시일 뿐이야.

하지만 너는 꼭두각시가 아니잖아? 스스로 생각이 가능하잖아? 내 질문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봐. 플로...

아니... 세레나의 친구야.”


“닥쳐!!!!!!”


콰직!


플로는 네메시스의 목소리가 들린 곳을 향해 화살을 쐈지만.

그곳에는 소리를 내는 금속 기계만이 있을 뿐이었고 그것에 다가간 플로는 그것을 발로 밞았다.


“망할!!!”


모퉁이로 시야가 가려진 곳에서 네메시스의 목소리가 흘려 나오길래.

당연히 그곳에 그가 있는 줄 알았지만. 네메시스는 플로를 무시. 그대로 아래를 향해 내려가고 있었다.

분명 그녀의 기억이 맞다면... 이곳의 앞은 병든 탓인지. 말라버린 세계수의 체관부 일부와 연결된 길이었다.

즉... 이 앞은 직선에 가깝게 내려가는 미끄럼틀이나 다름없다는 것으로 이미 그녀와 네메시스와의 거리는 상당히 멀어졌겠지.

이에 플로가 화들짝 놀라며 네메시스가 갔을 길로 추정되는 곳에 갔지만....


피이이이잉!!!


“....어?”


어둠 속에서 검은색 철사처럼 보이는 와이어가 튀어나오더니 그녀의 오른쪽 발목을 묶었고 그것의 끝에는 네메시스의 손이 있었다.

본래라면 실비가 건물과 건물 사이를 뛰어넘을 때에 사용했을 와이어였지만,

네메시스는 그것을 올가미처럼 플로의 발목에 묶는 데에 사용한 것이었다.


“그럼 가볼까?”


‘뭐를....?’라고 물어볼 겨를도 없었다. 네메시스는 그대로 말라버린 세계수의 체관부에 뛰어내리더니 빠르게 아래를 향해 내려가기 시작하였고.

그러자 네메시스의 손과 플로의 다리에 묶여진 와이어가 팽팽하게 당겨지더니,

플로는 막대한 압력과 함께 지면에 넘어졌고 곧 와이어에 의해 네메시스에게 끌려 나가기 시작했다.


“꺄아아아아아앗!?!?!”


자신의 몸이 멋대로 넘어져서 어디론가로 끌려가는 감각은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경악할 수밖에 없을 정도의 감각이었고.

이에 플로는 절로 비명이 나오는 것을 느끼며 자신의 다리에 손을 뻗어보지만.

하도 빠르게 좌우로 흔들린 탓인지. 제대로 손이 닿지 않았다.


“추적자를 역공하는 것만큼 재미있는 일은 없거든. 안 그래?”


“네메시스!! 이 나쁜 자식아!!!!!”


그나마 위층은 불이 나지 않도록 만들어진 밀폐형 마법등불이라도 있었기 때문에 밝았지만.

버려진 체관부로 끌려가니. 시야 전체가 컴컴한 암흑이었다.

그곳은 오랫동안 체액이 흐르지 않았던 듯이 말라붙어 있었고 그러한 상황에서 네메시스는 플로에게 물었다.


“보여? 네가 그토록 지키려고 했던 세계수가! 얼마나 말라 비틀려져버렸는지 말이야!

본래 이곳은 세계수의 체액이 흘려야만 하는 곳이야!

하지만 그녀가 약해지면서 하나둘 이렇게 체액이 흐르지 않게 되었지. 이것이 네가 원했던 결과야? 플로?

지금 너와 지즈가 하는 행위는... 세계수를 죽이고 있는 행위야.

너희가 펼친 술식 덕에... 세계수는 오늘 밤에 목숨이 왔다 갔다 하겠지!

그러니 잘 들어! 네가 세레나로부터 강탈한 그 힘을... 다시 돌려주지 않으면. 세계수는 죽는다! 바로 오늘 말이야!”


“닥쳐! 어디서 거짓말을!!!”


플로는 듣지 않으려는 듯이 자신의 두 귀를 막았다. 그러자 네메시스는 자신의 위쪽을 살피더니,

그런 그녀의 모습에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네가 내 말을 믿지 않는 것은 좋아... 그 정도는 미리 예상했으니까. 그러니....”


네메시스는 반대 손을 아공간에 집어넣어, 그곳에서 실비가 개조에 개조를 거듭한 대형권총을 꺼내어.

체관부 바깥쪽을 향해 겨루더니 외쳤다.


“이 자리에서 헤어지자고! 친구!”


“?!”


타앙!


어둠 속에서 섬광이 반짝이고, 세계수의 말라버린 체관부에서 외부로 통하는 구멍이 뚫려나간다.

이에 세계수의 바깥에 있는 하늘에서 흘러나오는 밝은 달빛이 세계수의 체관 내부를 밝혔다.

그러한 달빛 속. 네메시스는 목표를 완수한 실비의 권총을 버리더니 위에 끌려오는 플로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잘 가.”


플로의 발목에 연결된 와이어가 달린 총을... 바깥으로 집어던진다.

그럼 지금 신나게 떨어지는 중인 플로는 어디로 가게 될 것인가?

거기에 대한 정답은 단순했다.

‘체관부에서 외부로 튕겨나가게 되어 떨어지게 된다.’라는 간단한 정답을 말이다.

네메시스가 아무리 약체화되었다고 하들. 50kg전 후의 엘프 정도를 집어던질 근력이 없을 리가 없었다.

그리하여 플로는 바깥을 향해 튕겨나가고 네메시스는 가벼운 한숨을 내쉬며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귀찮은 놈은 치웠고... 이제 이 높이에서 옆으로 빠져야....”


우지지직!


“?”


그 순간. 세계수의 체관부의 외부에서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네메시스의 머리 위로 세계수의 코르크층이 무너져 내린다. 그리고 그 틈으로 나온 것은...


“자...잠깐...!!!”


“닥쳐요! 네메시스!!!”


플로의 무릎이었다. 그녀는 세계수의 바깥으로 튕겨나간 직후.

기가 막히는 신체능력으로 바로 세계수의 코르크층을 순식간에 뚫고는 미끄러져 내려가고 있는 네메시스에게 도달해버린 것이었다.

그렇게 튀어나온 플로의 무릎은 네메시스의 얼굴에 직격하였고 이에 네메시스의 등 뒤에 있던 체관부의 벽이 뚫려 네메시스와 플로가 세계수의 피층으로 튕겨져 나갔고.

그곳 내부에서 둘은 구르더니, 플로는 오른손 주먹을 쥔 상태로 자신의 아래에 있는 네메시스를 두 다리로 고정한 상태로 네메시스를 노려보았다.

신체능력이 그녀가 압도적인 이상. 이제 네메시스는 요리조리 도망치지 못한다!


“드디어 잡았어요! 망할 자식!”


“아하하핫! 이거 곤란한 걸?”


“마지막 유언은 있나요?!”


플로는 자신의 오른손에 조화 속성을 피워 올리며 마지막 유언을 물었고,

그러한 흉악한 모습에도 네메시스는 태연하게 웃었을 뿐이었다.


“?”


“이 자세... 너무 적극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날 이곳에서 덮치려고 하다니... 변태도 이런 변태가 없는 걸?”


화끈!


“이.......!!!!”


네메시스의 농담에 플로는 얼굴을 붉히며 화를 내려고 했지만 그 순간에 그녀의 뒤통수에 충격이 생겼다.

그러자 플로는 앞으로 넘어졌고 그 틈을 타. 네메시스는 몸을 굴려. 자신의 몸을 빼내었다.

네메시스가 그녀가 방심한 사이. 그녀의 뒤통수를 향해 발차기로 역공을 취하는데 성공한 것이었다.

물론 제대로 된 자세가 아니다보니, 큰 피해는 못 주었지만...

그래도 몸을 빼낸 것만 하더라도 다행이었다.


“당신! 정말 치사하게 이럴 거야!?”


“너한테 죽는 것보단 낫지 않겠어?

일단 나도 살고 봐야지.”


네메시스는 그렇게 대꾸하며 품속에 있던 것을 플로에게 집어던졌고, 이에 플로는 본능적으로 손으로 쳐냈지만...


콰아아아아앗!!


“꺄아아아앗?!”


“언제나 말하지만. 너무 예민한 신체능력은 섬광탄에 취약하단 말이지...”


언제까지나 소음과 밝은 광에 불과하기에 조화 속성이 막지도 못한다.

네메시스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최대한 달리기 시작하였다.

방금은 운이 좋아서 방심시켜서 나올 수 있던 거지. 또 사로잡히기라도 하면 곤란했다.


“연약한 여자한테 이러다니! 나에게 잡히면 넌 죽었어!!!!!”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분노가 담긴 목소리에 네메시스는 어깨를 으쓱이더니 대답해줬다.


“미안하지만 난 양성평등주의인 4세계 출신이라서.

성별의 차이 없이 평등하게 대해줄 뿐이야.

게다가 온 몸에 조화 속성을 내뿜어내는 존재가 연약은 얼어 죽을...”


조화 속성을 온 몸으로 피어올린 상태에서 비비기만 해도.

웬만한 괴물은 그 자리에서 찢겨나가기 때문에 현재의 플로에게 연약이란 말은 백 만 광년 쯤 떨어져있었고

네메시스는 흉폭하기 짝이 없는 플로의 다리의 힘에 두 팔이 얼얼한 것을 느꼈다.

만약 플로가 생각을 바꿔서, 다리에 힘을 줬다면...

네메시스의 양팔이 그대로 프레스기에 짓눌린 것처럼 박살나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힘이었다.


“...생각보다 세계수의 상태가 심각한데?”


세계수의 입장에선 살점이라고 칭해야하는 피층이... 말라붙어서 그물 모양의 맥만이 거미줄처럼 퍼져있자.

네메시스의 표정이 굳어진다.

세계수의 상태가 좋지 않아도 너무 안 좋았다. 지금 그녀가 살아있는 것을 보면...

일부 신체기능은 정상으로 돌아가는 것 같았지만.

아무래도 대부분의 육체가 현재 네메시스가 보는 것처럼 병들어 말라붙어있는 것으로 보였다.


“체관이나 피층만 해도 이 정도로 안 좋다면... 다른 부분은 대체...”


네메시스는 현재 확인한 것으로 볼 때. 세계수를 거의 암환자 말기쯤으로 추측해야할 것 같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대로라면 지즈를 막아내도... 세계수는 반드시 죽는다.

이러한 구멍들이 내부에 얼마나 있을지 상상조차 안 되었기에 네메시스는 안타까워하면서도.

곧 등 뒤에서 느껴지는 서늘한 한기에 몸을 숙였다.


피이이이이잉!!!!


조화의 화살이 그물처럼 펼쳐진 피층의 일부를 찢어발기고 네메시스의 위를 스쳐지나간다.

이에 네메시스는 하나 터면 원형 탈모가 생길 뻔한 것을 느끼며 등 뒤를 바라보았다.


“자...잠깐! 네기 화난 것은 이해하겠는데... 이곳은 세계수 내부라고! 세계수를 정말 네 손으로 죽일 생각이야!?”


으드드드드득!!!!


“네...메....시..스!!!!!!!”


이 갈리는 소리만이 플로에게 들려오더니, 그녀는 다시 등 뒤에 화살을 매고는 바로 몸을 숙이며 다리를 구부렸다.

그 모습에 네메시스는 급히 품속을 뒤져 양 쪽 벽에 아라크네의 실을 설치하더니 등을 돌려 달아나갔고.

그 직후. 몸을 구부린 플로가 네메시스를 향해 도약했다.

흡사 번개와도 같은 속도. 그녀는 순식간에 네메시스의 등 뒤에 도달했지만...


위이이이이이잉!!!!


“......?”


플로는 곧 자신의 돌진을 막아내고도 끊어지지 않는 하나의 실을 볼 수 있었고,

플로의 몸이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않자. 네메시스는 몸을 돌려 플로와 얼굴을 마주했다.


“내 동료인 운명의 거미. 아라크네의 거미줄이야. 보통 그녀의 거미줄은 먹이 사냥용으로 매우 날카로운데...

또 다른 종류의 거미줄은 그녀 자신이 거미줄에서 이동할 목적으로 만드는 길 같은 거라서.

그 실은 쉽게 안 끊어지고 탄력성이 매우 우수한 편이야.

그래. 지금 네 가슴에 있는 거미줄처럼 말이지.”


네메시스는 얄밉게 설명하고는 시야를 아래로 내려.

플로의 가슴 쪽에서 팽팽하게 견디는 아라크네의 거미줄을 손가락으로 튕겨보았다.


“그러니... 이제 되돌아갈 시간이야. 친구.”


플로의 돌진을 막는 것도 모자라서. 거미줄이 서서히 자신의 본래 길이로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그 거미줄에 의해 앞으로 못 간 플로는 어떻게 될까? 그 대답은...


“네메시스!!! 이 개자식아!!!!”


‘돌진한 속도 그대로 뒤로 되돌아간다.’였다. 이에 플로는 뒤로 튕겨나가며 네메시스에게 욕설을 하였지만.

네메시스는 상관없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이고는 말라버린 발밑에 있는 피층에 발 구르기를 하여,

아래를 향해 떨어져 내렸을 뿐이었다.

세계수가 워낙 죽어가고 있다 보니, 말라버린 세계수의 피층은 약한 충격에도 종이처럼 찢어져.

네메시스가 아래로 내려갈 수 있었다.


‘이제 거의 다 왔어!’


세레나가 있는 장소까지 거의 다 내려왔다. 이에 네메시스는 앞에 보이는 체관부를 따라. 자신이 기억하는 길을 제대로 살폈다.


‘분명... 이 층 주위에 체관부가 막혀 있었지?

세레나가 잡혀있는 곳은 그 부위에서 좀 더 위이고... 내 현재 좌표를 살피면....’


쿵!


더 이상 찢어지지 않는 피층에 도달하자. 네메시스는 자신의 발밑을 살폈다. 이곳은 위층처럼 말라죽은 조직이 아닌.

멀쩡하게 살아있는 조직으로 지면이 최고급 목재나 다름없이 단단한 상태였다. 이 사실에 네메시스는 씨익! 웃었다.

이 이상 내려가지 못한 것을 보면. 이 층이 세레나가 있는 것이 분명하겠지.

그리고 여기 어딘가에서 지즈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요컨대 지즈의 입 속이란 이야기겠지. 하지만 네메시스는 걱정하지 않았다. 지즈의 현 생각이 자신의 예상대로라면...

지즈는 자신이 계획한 일이 틀어지지 않는 이상. 자신과 세레나의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이다.

그래... 그렇다면 그 어리석은 계획에 장단을 좀 맞춰주는 것이 좋겠지.


콰지지지직!!!


천장에 있는 피층 찢어지고 잔뜩 열 받은 플로가 한 쪽 무릎을 꿇은 듯한 모습으로 네메시스의 바로 앞에 착지하더니,

그 상태에서 몸을 돌려. 네메시스를 향해 돌려차기를 하였고 이에 네메시스의 몸의 균형이 크게 흔들렸지만.

그는 익숙하다는 듯이 지면을 두 손으로 쳐내어 뒤로 물러서더니 미소 지었다.


“정말 스토커처럼 쫓아오는 군. 난 임자가 있는 유부남이란 말이야!”


“닥치고......”


순식간에 네메시스에게 접근한 플로가 으르렁거리며 외쳤다.


“죽어요!!!!”


네메시스의 머리를 터트리려는 듯이 주먹 부위에 조화를 담아 내지른다.

하지만 네메시스는 조화가 담기지 않는 그녀의 손목부위를 두 손으로 잡으며 뒤로 굴렀고,

이에 플로는 몸의 균형이 흐트러지는 것을 느꼈다.


“이봐! 친구! 지금 공격이 너무 직설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네메시스는 지면에서 뒤로 회전하면서 플로를 자신의 위로 띄우더니 그렇게 한 바퀴 돌았다.

그러자 네메시스는 그녀의 등 뒤에 올라탄 상태가 되었고 이에 플로는 아차! 했다.

하도 네메시스가 자신을 놀려먹다보니 너무 뻔한 경로로 주먹을 휘두르고 말았다. 그리고...


으드드드득!!!


“꺄아아앗!?”


네메시스는 그대로 플로의 팔 관절부분을 꺾어 박살냈다. 이에 플로는 통증에 절로 비명이 나오는 것을 느꼈고.

네메시스는 힘을 더 주어. 그녀의 팔 근육에 막대한 손상을 가했다.


“세계수님!”


꿈틀!


“칫!”


그들이 있는 주변 피층이 꿈틀거리는가 싶더니, 곧 나무뿌리와도 같은 것이 플로의 등 뒤를 향해 휘둘려졌고 이에 네메시스는 미련 없이 뒤로 물러섰다.

현재의 자신이 저것에 당해버리면 치명적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플로는 몸을 튕기는 듯이 일어나.

네메시스를 향해 돌진하였고 부러졌던 팔을 움직였다.


“뭐? 분명 관절을 부숴....”


우직!


순식간에 다시 맞춰지는 뼈 소리와 관절. 이에 네메시스는 어이가 없음을 느끼며 두 팔로 플로의 공격을 막았지만...


콰지지지직!


네메시스의 두 팔이 그대로 으깨진다. 이에 네메시스는 흘깃! 잘려나간 두 팔을 보았다.


“정말... 귀찮게 하는군!”


잘려나간 단면에서 살점들이 꿈틀거리는가 싶더니, 허공에서 돌아와 네메시스의 상처단면에 달라붙어 급속 재생을 하였고 거리를 벌린 순간.

모든 상처가 재생되어있었다. 666의 괴물들 중 우울한 흡혈귀 미르나 할 수 있을 정도의 경악적인 재생속도였다.


“.....?”


“미안하지만 난 재생력이면 증오와 우울한 흡혈귀 미르랑 비교해야할 정도로 높은 편이거든.

평소에 상처가 날 일이 없어서 그다지 쓸모는 없지만 말이지.”


전신에 퍼져있는 검은 피가 서로를 향해 끌어당기고, 육체손상이 일어나도 순식간 재생이 가능한 것이 검은 피였다.

세상에 존재하는 유일한 만병통치약이자... 수틀리면 주위 물질들을 분해하여 재생할 수 있는 검은 피 이기에 할 수 있는 기교.

다행히 플로가 급한 대로 네메시스에게 반격한 거라 제대로 조화를 담지 않아서 재생이 가능한 거였지.

만약 주먹에 제대로 조화를 담았으면...

네메시스의 두 팔은 그대로 소멸했겠지. 이 사실에 네메시스는 혀를 찼다.


‘검은 피의 소모가 너무 많아. 최대한 빨리 플로를 때어내야 해.’


그렇다면 답은 속전속결. 네메시스는 아공간에 손을 집어넣었고,

이에 플로의 화살이 네메시스가 아공간에서 물건을 꺼내지 못하도록 날아왔다.

급격한 순간. 그 상황에서 네메시스는 입술을 깨물었다.


“망할!!”


급히 원하던 물건을 꺼내지만....

그 순간. 아공간에서 물건을 꺼내던 네메시스의 손목과 팔꿈치 사이가 조화에 불태워졌고,

본래 꺼내려던 물건이 네메시스의 손에 잡혀있는 모습으로 지면을 굴렸다.

투명한 유리병으로 보이는 물건. 그것을 확인하자. 네메시스가 또 다른 짓을 벌이기 전에 그 물건을 없애려는 플로였지만.

네메시스의 반응이 더 빨랐다. 그는 급히 그 물건을 발로 차. 플로를 향해 날렸다.


쨍그랑!!!


하지만 플로는 급히 뒤로 고개를 적혀 피해냈다.

그러자 네메시스가 차버린 유리병은 그녀의 머리 위에서 그대로 터졌을 뿐이었고.

잘려나간 네메시스의 손목은 유리병과 덤으로 공중에 떠있었다.


“?”


하지만 이전과 같은 강한 냄새나 소음이 들리지 않는다. 이에 플로는 이상해하면서 고개를 위로 돌렸지만..


파아아아아앗!!!


유리병 내부에 있던 은색 물질이 촉수처럼 사방으로 퍼진다. 그 아래에 있는 플로는 급히 그 생물체를 죽이려고 했지만...

그 순간. 같이 딸려나간 네메시스의 손목이 검은 바늘 모양이 되더니, 화살을 쏘려던 플로의 손에 그대로 쏘아가 박혔고.

이에 플로는 막대한 통증을 느꼈다.


“으으윽!!! 이건 뭐야!!!”


그녀의 존재 자체가 더럽혀질 것 같은 구역질나는 감각이었다.

플로는 어떻게 네메시스의 잘려나간 손목이 이런 형태가 되어 자신을 공격할 수 있었는지는 몰랐지만.

곧 자신의 몸속에 있던 조화가 일시적으로 크게 감소하자 경악했다.


“미안하지만 조화랑 검은 피는 서로가 최악의 상성이라서. 나라도 이렇게 못쓸 이유는 없지.

그러니... 좋은 시간을 보내. 친구.”


네메시스는 그 말과 함께 천장에 펼쳐진 슬라임과 같은 물체가 플로를 향해 뻗어가는 것을 보았다.

저것은 이전에 고아원을 청소했을 때 사용했던 집안 청소용 생물형 로봇청소기였고,

그때 이후로 네메시스가 단 한 번도 식사를 주지 않았다.

요컨대 분해할 무기물이 없는 상황에서 유리병 내부에서 쫄쫄 굶주린 상태였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을 담고 있는 유리병이 깨지자마자. 그 내부에 있던 청소용 생물형 로봇청소기는 사방을 탐색하였고.

곧 자신의 바로 아래에 먹음직스러운 무기물질들을 발견하자. 플로에게 달라붙기 시작한 거였다!


“뭐....뭐야! 달라붙지 마!!!”


일시적으로 네메시스의 검은 피로 인해 조화를 쓸 수 없는 플로가 급히 당황해하면서,

자신의 몸에 달라붙는 슬라임과 같은 것들을 떼어내려고 했지만...

그것은 액체마냥 손을 피해가면서 그녀에게 달라붙기 시작하였다.


“끈적끈적해! 기분 나빠!! 네메시스!!!! 나에게 무슨 짓을 한 거야?!!!!”


“3D 안경과 팝콘을 챙겨들고 그 상태를 구경하고 싶지만...

미안하지만 나에게 그럴 시간이 없네. 다음에 보자고 친구!”


그리고 곧... 무기물을 분해하기 시작하면서 플로의 옷에 여기저기 구멍이 뚫리기 시작하자. 네메시스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몸을 돌렸다.

이 이상 구경하는 것도 상당히 재미있을 것 같지만... 플로가 일시적으로 줄어든 조화를 회복하는 즉시.

저것은 나가떨어지게 되므로 시간벌이밖에 되지 않았다.


“꺄아아아앗?!!!! 이...이상한 곳으로 들어오지 마!!!!

꺼져!! 꺼지란 말이야!!!!”


경쾌한 플로의 비명소리가 울려 퍼지고, 그 틈에 네메시스는 달려 나가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이거야 말로 제우스가 청소용 생물형 로봇청소기를 나에게서 얻은 후. 꿈꾸는 일이겠지...

제우스가 현재 저 장면을 보면 코피를 흘릴 거야.”


네메시스가 달려 나간지 얼마나 되었을까. 그는 곧 인간의 발길이 남아있는 길을 지나.

동그란 문으로 이루어진 곳을 볼 수 있었고 이에 네메시스는 망설임 없이 그 문을 열어 재꼈다.


“네메....시스?”


“너를 구하러왔어. 내 사랑.”


“이... 바보가!!! 함정인 것을 뻔히 알면서!!!”


세레나는 진심으로 자신을 구하러온 네메시스를 보며 그렇게 외쳤고,

곧 그의 한 쪽 팔이 없는 것이 보이자.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그 팔은...?”


“괴물이라 재생되니까. 그렇게 걱정할 필요 없...”


“닥치고 왜 다쳤는지 말해요!!!!”


“....플로를 떼어내느라. 어쩔 수가 없었어.”


네메시스는 그 말과 함께 세레나의 곁에 다가오더니 곧 그녀의 등 뒤로 연결된 줄기를 살폈다.


“정말 수준이 낮은 방법이네. 가만히 있어줘. 금방 처리해줄 테니.”


네메시스는 잘려나간 팔에서 남은 부분인 팔뚝에서 검은 피를 꺼내어 식물줄기에 투입하였고.

그러자 검은 피는 세레나의 척추와 연결된 식물줄기를 안정적으로 제거. 그리고 상처부위를 재생시켰다.

이에 네메시스는 피곤한 것을 느꼈지만 먼저 세레나를 살폈다.


“이제 움직일 수 있겠어?”


“물론이야!”


세레나는 자신의 손목에 연결된 줄기를 조화로 불태우더니 자리에서 일어났고 곧 네메시스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네메시스의 안색이 상당히 나쁜 것이 세레나의 눈에 들어왔다.


“대체 얼마나 무리를 했기에....”


“...나는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져. 세레나는 어때?”


“세계들의 목소리가 저에게 들리고 있어요.”


“....최악이네.”


“당신이 그토록 피하고 싶었던 일이니까요?”


“.....응.”


네메시스는 그 말과 함께 씁쓸하게 웃었다. 이미 상황이 그렇게 진전됐으면 세레나는 반드시 세계들의 소유로 넘어가고 만다.

현재로선 그 시간이 늦나. 빠르냐의 차이일 뿐. 결과는 바꿀 수가 없었다.


“당신도 방법이 없는 건가요?”


“...그 전에 4세계 괴물이 되었다면 문제없었지만... 지금은 아무리 나라도 막을 수가 없어.”


그렇기에 네메시스는 최대한 ‘그들’의 존재를 세레나에게 숨기려고 한 것이었다.

그들의 존재를 세레나가 인식하는 순간. 재앙이 되어버리므로...

적어도 그녀가 4세계 괴물이 되기까지는 기다리려고 한 것이었다.


“....그렇군요.”


세레나도 현재 자신의 상태를 보고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애써 세계들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있지만...

이대로 가다간. 언제 세레나의 이성이 사라져. 네메시스를 덮칠지 몰랐다.

어느 쪽이든 최악의 상황. 지즈에게 죽거나, 혹은 세레나가 ‘세계’들의 꼭두각시가 되거나.

네메시스와 세레나에겐 뭘 하든 답이 안 나오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최대한 늦출 수는 있어.”


네메시스는 그 말과 함께 남은 팔로 세레나의 어깨를 잡더니 자신에게 끌어당겼다.


“!?”


달콤한 입맞춤. 그것은 늪과 같이 너무나 깊었으며 동시에 본인들에겐 너무나 길게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그렇게 길고도 짧은 시간이 끝난 후. 네메시스는 세레나에게서 물러섰다.


“......”


세레나는 놀란 듯이 자신의 입술에 손가락을 가져갔고 이에 네메시스는 미소 지었다.


“많이 나아졌지? 이걸로 시간 벌이는 될 거야. 더불어 조화 속성을 빼앗기는 것도 멈추어졌을 걸?”


“......세계들의 음성이 줄어들었어요. 어떻게?”


“난 세계들의 입장에선 최악의 오염물질이잖아? 그런 나의 타액을 세레나와 섞은 거야♥.

요컨대 세계들의 속삭임에 잡음을 넣는 거랄까?”


“엄청 기분 나빠지는 설명인데?! 그냥 딥키스라고 하면 되잖아! 이 낭만을 모르는 머저리야!!!!”


세레나는 네메시스의 직설적인 설명에 화를 냈지만 곧 허탈한 듯이 자신의 입술에 손가락을 대보았다.


“....왜?”


“그냥... 이제 마지막일지도 모르는데. 당신의 키스가... 상당히 달콤하다고 느껴져서요.”


상황이 네메시스와 세레나에겐 최악으로 향해가고 있었다. 그럼에도 네메시스는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내가 천 년 동안 얼마나 연습했는데!”


“........”


문뜩. 네메시스의 말에 무언가 하자가 있는 것을 느낀 세레나가 네메시스를 빤히 쳐다본다.


“?”


“....누구랑?”


“........”


말이 사라지다 못해 네메시스의 얼굴이 창백해진다.

그 모습을 보고 세레나는 이마에 절로 힘줄이 나오는 것을 느끼며 그의 멱살을 잡았다.


“다시 말해봐. 네메시스! 누.구.랑. 키스 연습을 해온 건데?!”


연습상대가 이성이든 동성이든 세레나의 입장에선 최악.

그 자체였고 이에 네메시스는 급히 남은 손을 들어 올리며 외쳤다.


“묵비권을 행사하겠어! 내 변호사를 불러줘!”


1세계는 변호사란 직업이 없다.

세레나는 더더욱 손에 힘을 주었다.

아무래도 네메시스는 곱게 그 사실을 토해낼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말 안 해!? 네메시스!? 음?”


“자...잠깐!? 세레나... 음?”


네메시스의 멱살을 잡은 손이 놓아지고 둘의 시선이 입구를 향했다. 그러자..


쾅!


동그란 나무문이 박살나며 옷에 구멍이 솔솔 뚫린 플로가 새빨간 얼굴로 씩씩거리며 나타났고,

그녀는 나타나자마자 네메시스를 향해 손가락질했다.


“당신 때문에 내가 어떤 짓을 당한지 알아!?”


생생한 촉수물을 경험하고 온 플로였기 때문에 그녀의 살기는 하늘을 찔렀고.

그 모습에 네메시스는 어깨를 으쓱였다.


“온 몸에 마사지를 받았겠지 뭐.”


“....대체 저 엘프랑 쫓고 쫓기면서 뭘 하다 온 거야?”


“음... 촉수물?”


“????”


네메시스의 대답에 세레나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더니 곧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 빌어먹을 년은 내가 막을게.”


“....조화 속성은 어때?”


“비율은 2:8. 저년이 8이야.”


방금 네메시스의 키스가 끝난 후. 조화 속성을 강탈당하는 것이 멈추어졌지만.

세레나의 조화는 이 이상 회복되지 않았다. 마치 조화의 총량이 줄어든 듯한 이질감이었다.


“좋지 않네.”


“난 지지 않아. 그러니 당신은 체력이나 회복하면서 지즈나 감시해줘. 그 녀석이 언제 나타나 방해할지 모르니.”


끄덕.


세레나는 플로의 앞까지 걸어 나갔고 곧 그녀에게서 느껴지는 조화로 인해 피부가 찌릿찌릿해지자 입술을 깨물었다.

총량은 절대적으로 저쪽이 우위. 플로라의 활이 그녀에게 있는 이상. 그 비율은 더욱 벌어지겠지...

하지만 세레나는 절망하지 않는 모습으로 등 뒤에 있는 네메시스를 생각했다.


‘사랑하는 이가 날 지켜보는 있는 한... 내가 질 리가 없잖아?’


그렇게 속으로 중얼거린 세레나는 입술에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플로를 향해 달려 나갔다!!


작가의말

촉수물을 당해버린 플로입니다.


화날만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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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9 제 368화 천 년 전 영웅들의 재림. +1 22.06.08 46 3 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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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6 제 365화 까마귀와 괴물. +1 22.06.07 36 3 30쪽
» 제 364화 세계수 내부에서의 술래잡기. +2 22.05.20 37 3 36쪽
364 제 363화 말리고스의 구출. 하지만... +1 22.05.20 39 3 22쪽
363 제 362화 괴물들의 왕의... 도주? +1 22.05.20 40 3 26쪽
362 제 361화 악마를 사냥하기 위해 날개를 펼치다. +1 22.05.20 32 3 27쪽
361 제 360화 괴물들의 왕에게 맞서다. +1 22.05.19 38 3 41쪽
360 제 359화 야누스의 경고. +2 22.05.04 45 3 24쪽
359 제 358화 대재앙을 막아내다. +1 22.05.04 39 3 35쪽
358 제 357화 행성붕괴권! +1 22.05.04 39 3 22쪽
357 제 356화 대단한 궁극의 오의! +1 22.05.04 37 3 21쪽
356 제 355화 괴물에게 사냥 당하는 종말. +1 22.05.04 41 3 31쪽
355 제 354화 각성. +1 22.05.04 44 2 31쪽
354 제 353화 플레이어와 사냥개. +1 22.04.21 36 3 29쪽
353 제 352화 전초전. +1 22.04.21 39 2 31쪽
352 제 351화 네메시스의 연구. +1 22.04.21 40 3 28쪽
351 제 350화 마리의 공개 수치플레이. +1 22.04.21 54 3 24쪽
350 제 349화 최악의 적의 등장. +1 22.04.21 40 2 22쪽
349 제 348화 분노한 4세계 괴물들의 왕. +1 22.04.08 42 3 41쪽
348 제 347화 기습의 묘미. +1 22.04.08 36 3 16쪽
347 제 346화 666의 괴물들이 걸어온 길. +1 22.04.08 34 2 21쪽
346 제 345화 악마는 선인의 탈을 뒤집어 쓴다. +1 22.04.08 34 2 24쪽
345 제 344화 퍼져나가는 역병. +1 22.04.08 32 3 29쪽
344 제 343화 666의 괴물을 만난 드래곤들. +2 22.03.31 57 2 27쪽
343 제 342화 그림자에 숨겨진 악몽. +1 22.03.31 43 2 30쪽
342 제 341화 낚시질에 걸린 물고기. +1 22.03.31 29 2 33쪽
341 제 340화 검은 피를 잇는 존재들. +1 22.03.31 34 3 34쪽
340 제 339화 야수사냥의 밤. +1 22.03.31 31 2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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