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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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최근연재일 :
2024.09.18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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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2.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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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31화 고통받는 4세계 괴물들의 왕.

DUMMY

“어디보자... 이건 이제 설치가 끝났고...”


네메시스는 고급 여관의 옥상에서 그의 동료인 실비가 준 설계도대로 설치되어 있는 소형 미사일 발사대를 확인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탄두는 두 발... 실비의 능력으로 만들어진 물건이다 보니. 재충전은 힘들겠네.

이걸로 충분하면 좋겠지만..”


실비의 능력인 ‘무한의 탄환’은 언제까지나 그녀로부터 너무 멀리 벗어나지 않거나 혹은 그녀의 손에 쥐어질 때만 발동되기 때문에, 그녀의 무기를 빌리는 존재들은 실비랑은 달리 따로 보급을 준비해두지 않으며 안 되었다.

그 결과. 아무리 네메시스가 실비에게 화기를 받았다고 하들, 보급에는 한계가 있었고,

탄약이 떨어지는 즉시. 실비가 넘겨준 화기들은 둔기로 밖에 쓸 때가 없겠지...


“그래도 전망이 좋은 건물을 빌릴 수 있어서 다행이야.”


플로의 축제가 벌여질 시내와 근접한 곳에 이것을 설치할 수 있는 것이 다행이었다.

물론 여관주인에겐 축제는 성수기이므로 네메시스에게 쉽게 건물을 빌려주지 않으려고 했지만....

네메시스의 아공간에는 귀금속이라면 차고 넘쳤고, 특히 ‘금’은 4세계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광물이었다.

그걸 이용해서 네메시스가 현찰박치기를 시도하는데, 건물을 못 빌릴 리가 없었다.

이 사실에 네메시스는 쓰윽! 아공간을 열어, 그곳에 남은 금의 양을 체크하였다.


“아공간의 금 보유양은 천만 톤 정도인가? ‘태양의 라’에게 나중에 더 받아둬야겠네.”


네메시스와 같은 666의 괴물인 ‘태양의 라’는 2세계 거인 출신의 괴물로서,

그는 숨만 쉬어도 자신의 주위에 보석을 만들어냈고 그 결과. 그는 4세계의 금값을 나락으로 떨어트린 주범이었다.

뭐. 그를 제외하고도 죽기 전에 금에 둘러싸이고 싶다는 소원을 비는 존재들은 한둘이 아니므로(...) 4세계에서 금의 취급은 전선이나 공예, 혹은 외부 세계 여행용(...) 자금에 불과했다.

물론.. 한 번에 막대한 양의 금을 풀면, 아무리 외부세계라도 금의 가치가 지각을 뚫고, 바닥으로 갈게 뻔하므로 그런 짓을 하지 않는 4세계 괴물들이었고,

또한... 그랬다간 자산을 금으로 보관하고 있는 일부 주신들도 거세게 반발하게 뻔하므로 그럴 수도 없었다.


“벨라스트라즈.”


“......”


네메시스는 옥상에서의 모든 일이 끝나자, 자신의 곁에 있는 벨라를 불렀지만,

그녀는 대답하지 않은 채로 자신의 앞에 있는 기계부품들을 조립하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이제 포기할 때가 되지 않았어?”


“조금만 더....”


벨라는 그 말과 함께 이마에 흐르는 땀을 손목을 대충 닦고는 조립하였고 그 모습에 네메시스는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자신이 이곳에서 소형 미사일 발사대를 설치하는 동안, 벨라는 호기심 때문인지. 온갖 것들을 질문하였고 이에 네메시스는 그녀에게 가지고 놀라고 ‘중력장 수류탄’을 부품단위로 나누고는 설계도랑 함께 던져주었다.

수류탄이라고는 해도, 조립하기에는 어렵기 때문에 그녀에게 마음놓고 넘겨준 거지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는 모습으로 그것을 계속 조립하고 있었다.


‘정말이지.. 벨라는 근성이 용의 여왕이랑 닮았다니까...’


하나에 몰두하면, 곁에 무슨 일이 일어나든지. 결코 벗어나지 않고 집중한다. 무언가를 배우고자 하면 그것을 이룰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 집중력...

그것은 좋게 말하면 신념이고, 나쁘게 말하면 똥고집이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네메시스는 쓴웃음을 지었다.


‘저것을 조립할 수 있을 리가...’


“자! 완성했어! 네메시스!! 아하하핫!!!!”


“....정말로?”


주위 중력을 왜곡시켜, 한 곳에 중력을 집중하여 상대의 발을 묶는 용도로 만들어진 비살상 수류탄인 중력장 수류탄.

그 구조는 꽤나 복잡한데... 그걸 조립했다고? 이에 네메시스는 기겁하며 벨라의 손에 있는 것을 보았다.


“.......”


겉모습은 확실히 완성품. 남은 부품도 없는 것을 보면 확실한데...


‘드래곤은 천성적인 기계치일 텐데?’


드래곤은 태어날 때부터 마나의 주신인 용의 여왕의 영향을 받기 때문인지. 따로 배우지 않아도, 마나를 다루는 마법을 최상급으로 사용할 수 있었으며, 그들의 신체능력은 최상위 종족들 중에서도 마족을 제외하고는 따라올 존재들이 없을 정도였다.

이런 사실 때문인지. 드래곤은 천성적으로 게으른 종족이었고, 그들의 마법지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과학의 산물인 기계에는 상당히 적대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것은 4세계에서 살아가는 마룡들도 마찬가지로, 그들도 기계의 편리함은 인정하지만. 그것을 배우려는 존재는 없었다...

그들의 주신인 이세리아도 기계를 잘 다루지 못하는 것을 보면 거의 종족 특성이겠지. 그런데... 벨라는 의외의 두각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거 핀 뽑고, 한 번 던져봐. 딱히 위험한 것은 아니니까. 제대로 완성되었으면 정상작동될 거야.”


“응!”


그와 함께 벨라는 순수한 표정으로 핀을 뽑았고.... 그리고 네메시스를 향해 집어던졌다.


“자...잠깐만?!!!”


중력장 수류탄은 네메시스를 스쳐지나가... 곧 미사일 발사대 뒤쪽에서 폭발하여,

그곳에 중력장을 만들었고 이에 네메시스는 중력장에서 벗어나기 위해 움직였지만... 수류탄은 이미 터진 상황이었다.


“꿰에엣!!!!”


네메시스는 몸이 허공에서 뒤로 당겨져. 미사일 발사대에 부딪혔고, 이에 네메시스는 급히 벗어나려고 했지만.

몸이 약화될 대로 약화된 네메시스는 미사일 발사대에 달라붙은 상태로 발버둥만 칠 수 있을 뿐. 그곳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었다.


“벨라스트라즈!!!!!!!”


중력장의 발생지가 하필이면 발사대의 뒤편이므로.... 지면에 고정된 미사일 발사대는 끌려가지 않았고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벼운 네메시스는 미사일 발사대 뒤편에서 마구잡이로 흔들어졌다...

그렇게 30초 후. 중력장이 잦아들자. 네메시스는 겨우 자리에서 일어나며 외쳤다.


“아하핫! 미안헤령.....”


화내는 네메시스의 모습에 이 상황을 귀엽운 애교로 넘어가려는 벨라였지만,

네메시스는 이미 그녀의 볼을 잡고 좌우로 당기고 있었고 이에 벨라의 볼이 좌우로 쭈욱! 늘어났다.


“잘못해쪄용!!!!”


“.....후우! 다음부턴 수류탄을 사람에게 던지지 마.”


그런 그녀의 모습에 깊은 한숨을 내쉬며 볼을 놓아주는 네메시스였다.

이놈의 꼬마용은 장난기가 얼음 속에 있었던 동안 쌓여있기라도 했는지. 장난이 심한 편이었다.

뭐.. 큰 사고는 치지 않으니까 다행이긴 한데...


“난 사람에게 안 던지고, 4세계 괴물에게 던졌는데....”


이놈의 드래곤이 사춘기가 찾아왔나? 네메시스는 한숨을 늘어나는 것을 느끼며 손을 내저었다.


“그래.. 그래라...”


드래곤의 장난을 받아주기에는 현재 네메시스의 체력이 크게 약화된 관계로...

그는 옥상에서 내려가면서 그렇게 대꾸하였고 이에 벨라는 그의 어깨를 잡았다.


“?”


“네메시스는... 내가 꼬마로 보여?”


“응.”


1세계조차 없었던 까마득한 과거. 네메시스는 그때부터 살아온 ‘괴물’이었다. 비록 1세계가 생겨나기 이전에는 자의식이 없는 그였지만..

1세계가 생겨났을 때부터를 따져도 네메시스는 오랜 세월을 살아왔으며 그런 그에겐 전부 꼬마였을 뿐이었다. 너무나 쉽게 사라져가는... 그러한 꼬마들...

살아가면서 보게 되는 추악함과 더러움을 아직은 모르기에... 그의 눈에는 벨라는 그저 꼬마용일뿐이었다.


“그럼 네메시스... 당신에겐.... 꼬마인 내가... 싫어?”


네메시스의 다음 대답이 무서운 듯이 벨라의 눈꼬리가 살짝 떨려왔고 그녀의 목소리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

마치 주인에게 버림받는 일을 두려워하는 강아지와도 같은 눈빛이었다.

이런 벨라의 반응에 네메시스는 어리둥절하면서도 곧 이해한 듯이 미소를 짓고는 그녀의 머리에 손을 올렸다.


“?”


“내가 어른이라 하는 존재들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스스로 하는 일이 옳은 일이 아님을 아는데도,

현실을 외면하고, 현재에 안주하려고 존재들이야.

그들은 현재 자신이 살아가는 환경이 급격하게 변하는 것을 싫어하고.

또한 스스로가 거짓된 가면으로 남에게 속마음을 숨기는 존재들이야.”


네메시스는 눈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꼬마는 달라. 그들은 스스로 하는 일이 옳은 일이 아니라고 판단하면,

스스로가 그 상황을 바꾸기 위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그리고 꼬마들이 가지고 있는 호기심은 환경과 미래를 급격하게 변화시켜서, 종족의 발전에 기여해.

게다가 꼬마들은 4세계 괴물들처럼 자신의 속마음을 거짓 없이 털어내는 것을 좋아하지.

그러니.. 필멸자들의 가능성은 무한할 수 있는 거야.

새로운 세대인 꼬마들이 그들의 미래를 열어가니까 말이지.”


쓰담쓰담.


네메시스는 그 말과 함께 벨라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 그녀의 이마에 자신의 이마를 기대었다.


“그러니... 나는 그러한 꼬마들을 좋아해.

그런 내가 널 싫어할 리가 있겠어? 벨라스트라즈?”


“.....네메시스. 고마워.”


그런 네메시스의 모습에 벨라는 황급히 그에게서 떨어졌고, 왠지 모르게 벨라의 볼이 붉어져 있었다.

이에 네메시스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혹시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곳이 있어? 왠지 열이 있는 것 같은데?”


“.....아냐..! 아... 아무것도 아니야! 다만....”


“?”


벨라는 뒷짐을 한 상태로 몸을 꼬며, 헛기침을 몇 번 내뱉더니. 네메시스를 힐끔힐끔 보면서 물었다.


“언젠가... 나를 꼬마가 아니라...

여자로서 봐줄 수는 없는 거야? 네메시스?”


“.......”


네메시스의 침묵에 벨라는 불안한 듯이 네메시스를 보며 안타까운 눈빛을 하였고 이에 고민하던 네메시스는 곧 활짝 웃었다.


“벨라는....”


“?”


알 수 없는 웃음. 그런 네메시스의 미소에 벨라의 마음속에서 희망이 나타났지만...


“생물학적으로는 이미 여자잖아?”


“..........”


잠시 동안의 침묵. 이에 벨라는 네메시스를 보며 진심으로 기가 막힌다는 표정을 짓더니...

곧 얼굴이 새빨개졌고...


“아이고오오오!!!! 이이이이이!!!!! 멍~청한!!!! 괴물아!!!!!!!!!!!”


퍼억!!!!!!


네메시스의 배에 자신의 모든 힘을 담아. 주먹을 찔러 넣었다.


“커억!!!!”


드래곤의 괴력에 기역자로 꺾이는 네메시스의 육체. 이에 신체가 약화된 네메시스는 바람 빠지는 소리만을 내뱉고는 아무 말을 할 수가 없었고,

벨라는 그렇게 쓰러져가는 네메시스를 보고는 흥! 하는 소리와 함께 쿵쾅거리며 아래를 향해 내려갔다...


“...벨라스트라즈!”


하지만 벨라가 내려가기 전에 네메시스는 배를 부여잡은 채로 그녀를 불렀고 이에 벨라의 발걸음이 멈춘다.


“호...혹시...”


“.......”


“내가 너의 생물학적 성별을 잘못 알고 있었어....?”


“<익스플로젼>!!!!!!!”


연애초보 괴물인 네메시스는 영문을 모른 채로 그렇게 의식을 잃고 말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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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뒤. 네메시스는 4세계 괴물다운 회복력(?!)으로 금세 의식을 되찾고는 아래로 내려왔고.

곧 자연스럽게 1층의 부엌으로 들어가. 람히르의 곁에서 요리를 하고 있었다.


“옥상에서 폭음이 들리던데. 무슨 일이 있으셨나요? 네메시스님?”


“람히르. 그게 말이지...”


네메시스는 자초지종으로 벨라와의 대화를 람히르에게 설명해주었고.

그 설명을 들은 람히르는 칼질을 멈추고는 곁에 있는 네메시스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


말없이 네메시스를 노려보는 람히르의 눈빛. 그것은 마치..


“람히르?! 어째서 제우스를 보는 눈빛으로 나를 보는 거야!?!!”


제우스가 이상한 사고를 칠 때마다 일행들이 그를 바라보는 눈빛이었다.

이에 네메시스는 람히르의 반응에 기겁하면서 뒤로 물러났다.


“후우...”


“게다가 나를 엄청나게 한심하다고 생각하는 한숨이라고?!!!!”


자신을 보며 고개를 가로젓는 람히르의 모습에 네메시스는 경악했고,

그런 그를 실눈으로 바라보는 람히르는 잠시 식칼을 내려놓고는 허리춤에 손을 올렸다.


“....네메시스님이 새삼 저희랑 다른 존재라는 것이 실감이 돼서 말이죠.”


“????”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는 네메시스의 모습에 람히르는 그렇게 힐난하고는 속으로 깊은 한숨을 쉬었다.

네메시스가 세레나를 대할 때마다 얼빵한 모습을 보이긴 하지만.

그는 4세계를 지금까지 큰 사고 없이 운영해올 정도로 현명한 존재였다.

그런데도 이번 일은.... 아무래도 사고회로의 차이로 벨라와 네메시스가 엇나간 탓이겠지. 이에 람히르는 속으로 갈등했다.


‘벨라스트라즈...’


벨라의 네메시스를 향한 마음은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람히르였기에 심적인 충격은 없었다.

다만... 짐작이 현실이 되자. 그녀의 마음이 심란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저는 당신에게 포기를 권해야 하는 건가요...?’


바보 같았다. 벨라스트라즈도, 람히르 본인도....

그녀들의 눈앞에 있는 이에게 결코 다가갈 수 없음을 알고 있는데도, 가고자하는 무모함이...

아무리 시간이 흐른다고 하들... 네메시스의 세레나를 향한 마음은 결코 변치 않겠지.

그는 다시 만날 플로라를 위해, 천 년 전부터 스스로의 기술을 갈고 닦을 정도의 괴물이었다.

한없이 올곧은 길.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그 길을 걸어온 네메시스를 생각하면, 벨라도.. 람히르도.. 덧없는 희망일 뿐.

이룰 수 없는 길이었다.

설사 그녀들의 희망을 이룬다고 하들...


‘저희는 세레나에게 죄인이 되겠지요...’


그랬다간 세레나를 앞으로 볼 명목이 없겠지... 이에 람히르는 속으로 씁쓸하게 웃으며, 애써 네메시스에게 미소 지었다.


‘당신은 저에게 오늘 빚졌어요... 벨라스트라즈.’


“벨라가 네메시스님으로선 알 수가 없는 이유 때문에 기분이 많이 상한 것 같네요.

그러니 네메시스님. 오늘 아침식사가 끝나고 나서, 벨라를 달래주면 어떨까요? 물론 시간이 되신다면 말이죠.”


“음... 그럴 수밖에 없을 것 같네. 그러도록 할게. 람히르.”


람히르의 조언에 네메시스는 자신의 턱에 손을 가져가 잠시 고민하더니,

곧 현 상황에선 그것 밖에 방법이 없음을 깨닫고는 고개를 끄덕였고 이에 람히르는 속이 타들어가는 것을 느꼈다.


‘제 앞가림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데. 벨라를 돕다니.. 저도 참 한심한 것 같네요..’


그런데도 람히르가 벨라를 돕는 이유라면... 그녀에게서 동병상련의 감정을 느꼈기 때문이겠지...

이 때문에 날이 갈수록 고뇌가 깊어져가는 람히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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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식사가 끝난 후. 다들 식탁에서 슬슬 벗어나려는 중에 네메시스는 벨라를 불러 세웠다.


“저기... 벨라스트라즈?”


“.....왜?”


옥상에서의 일이 아직도 앙금이 남은 듯이 꽤나 적대적인 벨라의 말투에 네메시스는 식은땀을 흘리며 말을 이었다.


“이곳의 시내로 나랑 같이 나가지 않겠어? 지금 당장 말이야.”


“...!!!!!!!!!!!!!!!”


그 말에 벨라의 볼은 붉게 변하였고 그와 반대로 일행들은 차갑게 얼어붙고 말았다.

오직 람히르만이 이 사태를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고 세레나는 식사 후.

가슴 붕대를 교체하기 위해 몸을 돌리던 도중에 그 말을 듣고는 깜짝 놀라! 몸을 돌려 네메시스를 보며 외쳤다.


“당신...! 그게 무슨 소리야!!!!?”


“응? 왜 그래? 세레나?”


“그걸 몰라서 물어요?!!!!”


네메시스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되묻자. 세레나는 화를 내며 외쳤고 이에 네메시스는 고개를 갸우뚱하였다.


“정찰하러 가는 건데? 혹시 모를 도주로는 미리 확보해둬야지. 벨라를 데려가는 것은 그녀에게 길을 인지시키기 위해서고...”


“나를 데려가면 되잖아!!”


“세레나는... 현재 몸 상태가 좋지 않잖아?”


네메시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세레나의 상의를 눈으로 훑었고 이에 세레나는 현재 자신의 상태를 보더니 볼을 붉히며 가슴의 붕대를 압박했다.

그녀의 붕대는 어제 저녁의 상처 때문인지. 새빨간 피로 물들여 있었다.


“이곳의 특수한 환경 때문인지. 세레나의 상처가 빠르게 아물고 있지만... 잊지 말아줘.

4세계 서열 2위였던 플로라도 재생능력은 썩 좋지 않았어. 현재 세레나에겐 안정이 필요해.”


“....칫!”


그러한 설명에 세레나는 자신이 오해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부끄러움 때문인지. 고개를 돌렸고.

이에 네메시스는 귀여운 듯이 킥킥거렸다.


“그리고 만약 내가 없을 때. 흑막의 습격이 일어난다면...”


“일어난다면...?”


네메시스는 제우스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저 녀석을 미끼로 던지고, 도망가면 돼.”


“그건 너무하잖아! 망할 자식아!!!”


네메시스의 말에 제우스는 반발하며 외쳤고 이에 네메시스는 어깨를 으쓱였다.


“죽지도 않는 불멸자니, 알뜰살뜰 정신으로 최대한 써먹어야지.”


“이 나쁜 자식아! 날 적당히 부려먹어! 내가 네 말을 따를 것 같아?”


그런 제우스의 반응에 네메시스는 예상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품속에서 전화기를 꺼내었고 이에 제우스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1세계에서 저걸 꺼내봤자. 통화가 될 리가 없을 텐데...?

하지만 네메시스는 제우스의 시선을 무시한 채로 번호를 입력하였다.


뚜우우우우욱!


신호가 가는 울림. 이에 제우스는 눈을 크게 떴고 곧 통화 목소리가 나오자 경악하고 말았다.

분명 그도 알고 있는 목소리였기 때문이었다.


[4세계의 주인이신 네메시스님? 무슨 볼 일로 전화하셨나요?]


“헤...헤라잖아! 야! 이....”


이에 네메시스는 손가락을 입으로 가져가. 조용히 하라는 시늉을 하였지만..


[음? 혹시... 네메시스님. 곁에 그.이.가 있나요? 네?]


건너편에선 들어버렸는지. 제우스를 찾았고 그러자 그의 표정이 한순간에 새파래졌다.

이에 제우스는 손짓으로 네메시스에게 말을 걸었다.


‘없다고 해! 나 없다고!!! 나 여기 있다는 사실 걸리면 헤라에게 죽어!’


꽤나 처절한 몸짓. 이에 네메시스는 씨익! 웃으며 말을 이었다.


“2세계의 주신인 제우스가 내 곁에 있을 리가 없잖아? 헤라.

다만... 내가 현재 1세계에 온 상태라.

혹시 2세계와의 물류거래가 이상이 없는가 싶어서. 한 번 전화해봤어.”


[아... 그리고 보니. 플로라님 때문이군요. 알겠습니다. 네메시스님. 바로 확인해드리죠.

......확인 결과. 현재 물류거래 상태는 예정대로 흘려가고 있으며, 아무런 이상이 없습니다.]


“응. 확인해줘서 고마워. 헤라.”


[네. 앞으로도 좋은 거래를 부탁드립니다. 다만....]


“다만?”


[만약 제우스님을 보면... 제가 기다리고 있다고 전해주세요....

돌아오는 즉시... 각.오.하.라.고.]


“아하하하핫! 농담도 잘하네. 알겠어. 만약 본다면 그렇게 해줄게.

하지만 난 1세계라고?”


[왠지 그이의 목소리를 들은 것 같아서 말이죠. 네메시스님. 그럼 안녕히....]


뚝!


통화종료. 네메시스는 전화기를 품속에 집어넣었고 이에 제우스는 바로 네메시스에게 달려들어 멱살을 잡았다.


“야! 임마! 그거 뭐야!? 나 심장이 멎을 뻔했잖아!!!!”


“이거? 긴급회선. 2세계와 물류거래를 하려면 당연히 만들어둬야지.

세계를 넘어서 통신하기 위해 말리고스랑 술식을 만드느라. 고생 좀 한 물건이야.”


“그게 왜 헤라랑 연결 되냐고!!!! 2세계의 주신인 나랑 연결되는 걸로 만들어야 할 거 아니야!!!”


“그거야... 네가 뺀질나게 놀러다닌 덕에 2세게 주신으로서의 일을 헤라가 대신 하니까 그렇지.

너 말이야... 네 성지인 올림푸스사의 업무를 네가 한 번만이라도 담당해본 적이 있어?”


“........”


“없잖아? 그러니 내가 직함은 사장이지만, 2세계의 주신이나 다름없는 일을 하는 헤라랑 긴급회선을 만들어두지...

직함만 회장인 너랑 왜 만들어두겠어? 일도 안 하는 잉여주신인데?

참고로 시간의 주신인 크로노스에게는 이미 건네줬어.”


“......................”


이에 제우스는 할 말을 잃고 말았고 곧 방의 구석으로 가더니 땅을 긁기 시작하였다.


“그래.... 난 시간의 주신 크로노스랑은 달리. 주신도 아니라는 거지...?

난 주신 실격이라는 거지.....? 으흐흐흑! 서러워라!! 아이고!!!”


꽤나 불쌍한 제우스의 모습. 하지만 네메시스는 단호했다.


“그러니 세레나를 지켜줄 수 있겠어? 제우스? 아니면..”


그러면서 네메시스는 헤라랑 긴급회선이 되는 전화기를 흔들었고.

그 모습에 제우스는 선택지가 없음을 깨닫고는 고개를 끄덕여 승낙하였고 이에 네메시스는 방긋 웃으며 세레나를 바라보았다.


“언제나 협조해줘서 고마워. 제우스. 그런 이유로 안심하고 다녀올게. 세레나~.”


“......”


“왜?”


“새삼스럽게 당신이 꽤나 무서운 괴물이란 것을 느껴서요.”


“?????”


세레나는 그 말과 함께 자신의 미간에 손을 짚으며 한숨을 쉬었고 다른 일행들도 마찬가지인 표정이었다.

다만 네메시스만은 그들의 반응이 이해가 안 된다는 듯이 어리둥절할 뿐이었다.


“이유는 알겠어. 단...”


“단?”


“난 당신이 벨라에게 수상한 짓을 할 것 같아서. 불안해....”


“그...그게 무슨 소리야?! 세레나!!!”


의심어린 그녀의 시선에 네메시스는 기겁하면서 외쳤고 이에 세레나는 눈을 좁혀, 실눈으로 네메시스를 바라보았다.


“네메시스는 소애성애가 있잖아?”


“.........!!!!!!”


네메시스는 하늘이 무너지는 착각을 받았다. 지금 세레나가 자신에게 뭐라고 말한 거지?

소아성애라고!? 자신이!?!?!?! 그것도 자신이 사랑하는 연인에게!?!?!?

이에 네메시스는 머리가 핑핑 도는 감각을 느끼며 이마를 짚었다.


“플로라가 아기였을 때. 키워서 잡아먹으려는 것을 생각하면... 내가 걱정이 안 될 리가 없잖아?”


“아...아니야!! 세레나!!! 그건....!! 처음부터 계획한 것이 아니라... 어쩌다보니...”


“이미 벌인 일이잖아....?”


“.........”


솔직히 이 사실은 할 말이 없는 네메시스였다. 어쩌다 키우게 된 플로라를 사랑하게 된 것은 바로 자신이었고...

자세한 사정을 모르는 이가 그와 플로라의 관계를 듣는다면 100이면 100.

네메시스가 처음부터 플로라를 키워서 잡아먹으려했다고 생각하겠지.

세레나의 이차 공격에 네메시스는 속이 뒤틀려진 충격을 받았다.


“내가 꼬마용에게 그런 일을 할 리가....”


“아까 나랑 옥상에 있을 때. 꼬마가 좋다며?”


벨라의 지원사격으로 나타난 삼차 공격. 벨라는 네메시스의 모습에 비꼬는 듯이 네메시스의 변명에 바로 받아쳤고.

이에 네메시스는 세레나에게서 받는 시선에 서늘한 날이 서린 것을 느꼈다.


“내가 살아온 세월을 생각해봐! 세레나! 그런데 내가 어린 꼬마를 뭐하러....”


“저희가 고아원에 있을 때. 제우스도 그 말을 했던 것으로 기억해요. 네메시스님.”


“.........”


그 말에 네메시스가 기억을 되돌아보니. 확실히 제우스도 그곳의 아이들을 보면서 그런 말을 했었다!

람히르의 사차 공격까지 오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을 정도였다.

이에 네메시스는 식은땀이 비처럼 흐르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의외의 구원투수가 나타났다.


“그.러.니. 저도 함께 가서. 수상한 짓을 하지 못하도록 네메시스님을 감시하도록 할게요. 그럼 문제가 없겠죠? 세레나님?”


람히르는 그 말과 함께, 네메시스의 팔에 매달리면서 세레나에게 눈웃음을 지었다.


“..........”


왠지 모르게 세레나에게서 나오는 불길한 오오라가 진해지는 듯한 감각을 받은 네메시스였고 이 때문에 세레나의 다음 말을 두려워하는 그였다.

세레나와 람히르는 말없이 서로의 눈을 마주보았고 이에 묘한 침묵이 흐르는 방 안이었다. 그리고..


“이 제안에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세레나님?”


“.....아무것도.”


세레나는 조용히 고개를 돌리며, 뒤돌아 붕대를 다시 감았고 이에 네메시스는 그녀에게 다가갔다.


“저기... 화났어?”


“화 안 났어요. 네메시스.”


가시가 서려있었다. 이에 네메시스는 속으로는 떨면서 세레나에게 다가갔고 그의 발걸음 소리가 가까워지자.

세레나는 손을 들어. 그를 멈추었다.


“됐고... 빨리 다녀오기나 해요. 네메시스.”


“....정말 괜찮은 거야? 어디 아픈 곳이라도.”


피이이잇!!


“.....”


네메시스는 자신의 볼을 스쳐지나간 화살이 등 뒤의 벽에 박힌 상태로 화살의 꼬리가 좌우로 흔들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벽을 뚫지 않은 것을 보면 조화 속성을 사용하지 않은 단순 위협이었다. 이에 네메시스는 세레나가 화가 난 이유를 알 수가 없었지만. 빠른 판단력으로 조용히 뒷걸음쳐서 그 방에서 빠져나왔다.

아무래도 세레나의 화가 식혀질 때까지는 기다려야만 했기 때문이었다.

지금 세레나에게 말을 걸어봤자. 대답 대신 화살세례만 날아오겠지...


“....갔네.”


마침내 네메시스와 그를 따라간 벨라와 람히르의 기척이 사라지자.

세레나는 뒤돌아서 네메시스가 떠난 곳을 보더니 입을 열었다.


“분위기를 모르는 것은... 옛날이나 현재나 똑같다니까.. 저 멍청이는...”


세레나는 거기까지 중얼거리고는 자신의 동료인 람히르와 벨라를 생각하고는 미소 지었다.


“오늘은 내가 양보할 테니까.. 알아서들 잘해봐. 흥!”


그 말과 함께 네메시스가 내상 치료용으로 남겨둔 포션을 마시는 세레나였고.

제우스는 그런 그들의 모습이 뭐가 즐거운지.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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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8 제 337화 마나의 의미. +1 22.03.23 27 3 21쪽
337 제 336화 수면 위로 올라오는 악. +1 22.03.10 35 3 24쪽
336 제 335화 악마들을 따르는 자들. +1 22.03.10 29 3 28쪽
335 제 334화 서리하는 엘프 +1 22.03.10 32 3 37쪽
334 제 333화 네메시스의 자식들. +1 22.03.10 33 2 29쪽
333 제 332화 용의 위로. +2 22.02.25 43 3 20쪽
» 제 331화 고통받는 4세계 괴물들의 왕. +1 22.02.25 46 3 26쪽
331 제 330화 네메시스의 준비. +1 22.02.25 41 2 32쪽
330 제 329화 세계수의 영역에 드리워진 그림자. +1 22.02.25 36 2 13쪽
329 제 328화 말리고스의 증오. +1 22.02.24 38 3 31쪽
328 제 327화 마리. 4세계에서 책을 사러가다8 +1 22.02.15 43 2 34쪽
327 제 326화 마리. 4세계에서 책을 사러가다7 +1 22.02.15 34 3 27쪽
326 제 325화 마리. 4세계에서 책을 사러가다6 +1 22.02.15 36 2 32쪽
325 제 324화 마리. 4세계에서 책을 사러가다5 +2 22.02.10 34 3 14쪽
324 제 323화 마리. 4세계에서 책을 사러가다4 +1 22.02.10 32 3 17쪽
323 제 322화 마리. 4세계에서 책을 사러가다3 +1 22.02.10 40 3 36쪽
322 제 321화 마리. 4세계에서 책을 사러가다2 +1 22.02.10 38 3 22쪽
321 제 320화 마리. 4세계에서 책을 사러가다1 +1 22.02.03 57 3 34쪽
320 제 319화 모든 세계를 비추는 녹색의 광채. +1 22.02.03 43 2 40쪽
319 제 318화 괴물은 어둠 속에서 기다린다. +1 22.02.03 35 2 20쪽
318 제 317화 살인귀와 천사의 문답. +2 22.01.27 50 3 28쪽
317 제 316화 허당의 괴물. +1 22.01.27 40 3 22쪽
316 제 315화 플로라의 그림자3 +1 22.01.26 44 3 20쪽
315 제 314화 플로라의 그림자2 +2 22.01.19 48 4 18쪽
314 제 313화 플로라의 그림자1 +2 22.01.14 44 2 24쪽
313 제 312화 네메시스가 걱정하는 것 +1 22.01.14 44 3 23쪽
312 제 311화 구조. +1 22.01.14 42 2 17쪽
311 제 310화 생존자 수색 +1 22.01.14 42 3 23쪽
310 제 309화 프라이팬으로 싸우는법3 +2 22.01.11 41 3 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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