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나레스의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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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Gavin
작품등록일 :
2009.04.08 21:55
최근연재일 :
2009.04.08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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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2.24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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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나레스의 총사(55)

DUMMY

* * *


벨린 데 란테는 아스티아노로 돌아오자마자 쉴 틈이 없었다. 황녀의 호출을 받은 그는 진녹색 총사대 제복 차림에 검을 차고 아스틴궁의 본궁에 도달했다. 벨린이 차려입은 이 예식용 복장은 이번에 그가 처음 입는 것이었다. 몸에는 그리 편하지 않았다. 상류층을 뜻하는 레이스 형태의 여러 장식들과 금술 달린 견장이 화려하게 반짝거리고 있었지만 거추장스럽고 불편했다.

황녀의 처소로 향하는 아스틴 궁의 긴 복도를 걸어가며, 벨린 데 란테는 조용히 상념에 잠겼다. 란츠베르크에서 부상을 당한 이후 오랫만에 얼굴을 보는 이사벨 황녀를 생각하며, 그는 은연중에 장래에 대한 치밀한 계획을 짜 두고 있었다.

별안간 복도 맞은편에서 프록코트를 차려입은 사나이가 나타났다. 잘 생긴 얼굴에 훌륭한 정장을 차려입은 신사였다.

문득 두 사내가 서로를 알아보았다. 먼저 말을 꺼낸 쪽은 사나이였다. 그가 걸음을 멈추고 말을 걸었다.

"세뇨르, 우리 구면 아닙니까?"

"글쎄, 나는 잘 모르겠군요."

벨린이 무뚝뚝하게 대꾸했다. 사나이가 웃으며 대꾸했다.

"혹시 성 베나레스 축일 무도회때 있지 않았던가요?"

"아, 그렇군."

벨린은 기억을 떠올렸다. 황녀와 그의 사이를 끼어들어 감히 춤추기를 청했던 그 얼간이가 나타난 것이었다.

그 자가 유쾌하게 말했다.

"황궁에서 황녀 마마를 알현하러 가는 것을 보니, 당신도 보통내기는 아니었군요, 총사양반."

"그건 당신도 마찬가지인 것 같군."

벨린 데 란테가 귀찮다는 투로 대답했다. 사나이가 꾸민듯한 미소를 지었다.

"전 이 나라의 재무장관입니다. 세뇨르 벨린 데 란테."

젊은 신사가 이름을 불렀음에도 벨린은 놀라지 않았다. 란츠베르크 전투 이후 그의 이름은 꽤 유명해졌다. 더구나 황궁을 출입하는 고위층 인사라면 누군가의 신상을 아는 것쯤이야 매우 간단했다. 그것이 아니라면, 무도회장에서의 그 기억이 저 사내에게 강렬하게 남아있었던 것이 틀림없다.

"나는 주스티앙 데 모리체라고 합니다. 많이들 돈 주스티앙이라고 하죠. 귀족이니까요."

상대는 귀족이라는 말에 벨린이 경의라도 표할 줄 안 모양이다만, 벨린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는 막 이 자가 그 유명한 히스파니아 동방회사의 젊은 총수라는 것을 기억한 참이었다. 물론 그리 좋은 인상은 아니었다.

돈 주스피앙이 말했다.

"사람들이 당신을 란츠베르크의 영웅이라고 하더군요. 총사대를 이끌고 란츠베르크의 난공불락 요새를 점령하여 히스파니아의 명예를 드높였다고 말이죠."

"그 명예는 황실과 이사벨 마마를 드높이기 위한 것이었지. 돈 주스티앙."

벨린이 냉정하게 한 마디 했다. 그러자 반질반질한 말투를 구사하던 돈 주스티앙도 본색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나와 하는 일이 비슷하군, 세뇨르 데 란테, 비록 나와 자네가 위하는 방향이 달라보이지만 말이야."

그때 황실 시종이 복도 건너편에서 나타나서는 벨린 데 란테에게 이사벨 황녀가 '살롱'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돈 주스티앙이 빈정거렸다.

"마마께서 손님을 살롱에서 맞이하는 일은 좀처럼 드물지. 그런 일은 마음에 드는 인사를 만날 때만 하시거든."

"마치 마마를 잘 아는 것처럼 말하는군, 돈 주스티앙."

벨린이 대꾸했다. 돈 주스티앙이 갈 길을 가면서 한 마디 했다.

"나도 자네처럼 그런 영광을 바라고 있거든, 데 란테. 그럼 이만 실례하지, 총사 양반."

히스파니아 동방회사의 총수가 웃으며 사라졌다. 벨린 데 란테도 피식 웃으며 가던 길을 계속 갔다. 그가 즐거움에 웃는 일이 드물다는 것을 상기시켜보았을 때, 그것은 본능적인 육감 때문에 자행된 실소였다.

* * *

아스틴궁의 본관 응접실. 이사벨은 급사에세 차를 대령하라고 지시했다. 일명 '살롱'이라고 불리는 황궁 응접실은 황족이나 그에 상응하는 인사를 제외하고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 방은 히스파니아 예술의 모든 역량을 총 동원하여 지어졌다. 벽은 금빛 도장이 되어 있었고, 순금으로 치장된 무늬가 새겨진 금박으로 호화롭게 장식되어 있었다. 한쪽에는 은으로 틀을 짠 벽거울이 붙어 있었고 천장의 상들리에는 푸른색이 감도는 크리스탈로 제작되었다. 한 구석에 자리잡은 고대 제국의 대리석 조각상들은 혼수상태에 빠진 현 황제 페란테2세의 수집품이었다. 그 조각상은 고대 사상가들의 전신을 본뜬 것으로, 훌륭하기는 했지만 이사벨의 관심에는 멀리 떨어져 있었다.

벽 하나를 장식하는 대형 유화 앞에 마련된 자리에 앉아, 이사벨은 새로운 황실 수석 사냥꾼을 기다렸다. 문득 그를 너무 오랫동안 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란츠베르크에서 벨린이 부상을 입은 이후로 이사벨은 그 총사를 보지 못했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 그를 초대하고 싶었지만, 바쁘디 바쁜 국정 때문에 그럴 수가 없었다. 다니치 연맹의 멍청한 대공과 영주들, 다른 나라의 칙사들 앞에서 평화조약을 체결할 때까지 그녀는 위엄을 잃지 않으려고 애를 쓰면서 그 모든 조건을 검토하고 관철한 끝에 조약서에 서명을 해야만 했던 것이다. 파탄난 신민들의 생활을 호전시킬 팔천만 굴덴에 해당하는 은화를, 히스파니아군이 쟁취한 영토의 대가로 지불받기로 한 그 서명을.

그녀는 선제 때부터 이어졌던 이 전쟁을 끝내는 기간 동안 건강이 좋지 않았다. 몸은 더욱 가냘파졌고, 평화조약을 맺을 때까지는 극심한 피로와 신경쇠약에 시달렸다.

요즘 들어서는 다시금 건강이 회복되고 있었다. 식욕도 돌아왔고, 피로도 느끼지 않았다. 요즘 들어서는 황실 주치의의 손에 회복된 벨린 데 란테와 재회하는 것이 유일한 소망이 되었다.

그러나 이사벨이 전쟁이 끝난지 한참 후에야 고국의 아스틴궁으로 돌아왔을 때 벨린은 고향인 란테 지방으로 청원휴가를 떠나고 없었다. 그리하여 오늘에야 극적인 재회가 이루어지는 것이었다.


이사벨은 평화조약의 채결을 위하여 다니체 제국의 어느 고성에 있었을 때, 그를 위하여 사브레검을 보낸 적이 있었다. 그 검은 원래 그 성의 영주를 위해 선물할 물건이었지만, 이사벨은 마음을 바꿨다. 간단히 각인을 해서 벨린에게 수여한 것이었다. 데 란테가 그 검을 차고 등장한다면 어떨까? 이사벨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긴장을 풀었다. 슬그머니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고 마음이 흥분되었다. 그 어떤 인사보다도 벨린 데 란테가 그녀의 애간장을 태운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었다.

그 장본인이 도착했다.


"마마, 총사대 대위 벨린 데 란테가 도착했습니다."

"들라 해라."

이사벨이 애써 태연한 듯 대답했다. 살롱의 문이 열렸다. 멋진 총사대 예복을 차려입은 벨린 데 란테가 나타났다. 왼쪽 뺨에 전상의 흔적이 남아 있는 그는, 란츠베르크에서의 부상을 용케 이겨낸 듯 건강해보였다.

젊은 총사가 황녀에게 절을 했다. 이사벨은 흥미와 기대감에 잠식당해 찻잔을 내려놓았다. 본차이나 도자기 찻잔이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크게 났다. 벨린은 절을 마치고 일어나, 황녀를 바라보며 눈을 깜빡였다.

그는 황녀가 하사한 검을 늠름하게 차고 있었고, 이사벨은 그 모습이 마음 속으로 무척 기뻤다. 그녀가 어렵게 쟁취한 사내가, 마침내 그녀에게 완전히 길들여졌다는 증거가 아니겠는가. 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전쟁터에서 목숨을 걸어가면서 그녀를 위해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지 않았는가. 이것만으로도 충분한 것이다.

"데 란테, 건강해보여 다행이다."

이사벨이 벌떡 일어서서 말했다. 살롱을 책임지는 시종들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체통을 지켜야하는 히스파니아 제국의 황녀가, 앉은 자리에서 일어선다는 것 자체가 파격적인 일이었다.

벨린이 희미하게 웃으며 작게 말했다.

"앉으십시오, 마마. 불필요한 이목을 받고 계십니다."

"네가 짐을 그 정도로 애태우게 하지 않았느냐."

이사벨이 뾰루퉁하게 대답했다. 그녀는 마음 같아서는 벨린 데 란테의 품에 안기고 싶은 소망을 꾹 참고 있었다. 그러나 이곳은 보는 눈들이 너무 많았다. 그녀만의 공간이나 다를 바 없는 곳에서 마음대로 할 수 없다니. 이사벨은 속이 상했다. 조금이라도 더 파격적인 행동을 한다면 즉각 주변에 있는 시종들의 눈에 띌 것이다.

이사벨은 감정을 꾹 참고 손님을 맞이하는 척 자리에 앉았다. 벨린이 눈치채었다. 그가 의례를 갖추며 이사벨과 마주보았다.

이사벨은 불편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벨린은 다시 한번 예의를 갖추는 척 시종이 주는 찻잔에 손을 댔다.

이사벨은 짐짓 차를 마시는 척 했다. 그리고는 아주 작게 벨린 데 란테만 들리도록 말했다.

"지금부터 짐이 하는 말에 대답하도록 해라, 데 란테."

"예, 마마."

이사벨이 진지하면서도 간절한 눈으로 벨린을 바라보았다. 벨린은 그녀가 자신을 호출하면서 큰 결심을 했다는 것을 직감했다.

이사벨이 의미심장한 어조로 말했다.

"짐은 앞으로 너에게 짐이 가진 모든 것을 맡길 것이다."

벨린이 이사벨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말을 이었다.

"맹세할 수 있겠느냐? 죽을 때까지 짐을 위해 봉사할 거라고."

--------


크리스마스 선물입니다.; 좀 춥네요. 음.. 이건 여담인데요. 이사벨이 저렇게 뭔가 치열한 맛이 있어야했는데, 확실히 초고적의 이사벨은 좀 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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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0

  • 작성자
    Lv.6 떠난조각
    작성일
    07.12.24 19:54
    No. 1

    벨린이 트라우마를 고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7 뱃살이랑
    작성일
    07.12.24 21:12
    No. 2

    맡긴다라...최고의 선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 ul*****
    작성일
    07.12.24 21:27
    No. 3

    오오.....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眞魂
    작성일
    07.12.24 22:30
    No. 4

    오옷!! 잘보고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7 기물푸
    작성일
    07.12.24 22:57
    No. 5

    잘 보고 갑니다. 군인의 최대의 적 혹한기 시즌이 ㄷㄷㄷ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2 라엘리
    작성일
    07.12.24 23:22
    No. 6

    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ju***
    작성일
    07.12.24 23:43
    No. 7

    오~나왔네요~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6 하얀별빛
    작성일
    07.12.24 23:51
    No. 8

    우웅...이가빈님도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셔서 염장을 하시는것인가요오 ㅠㅅ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7 몰과내
    작성일
    07.12.25 01:56
    No. 9

    과연 뭐라고 대답할 것인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4 인력거
    작성일
    07.12.25 09:14
    No. 10

    돈 주스가 벨린을 관광보내려하나 벨린이 역관광

    우와아아아아앙 하는 스토리가 전개될려나

    아님 새로운 임무가 하달될까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 monology..
    작성일
    07.12.25 22:42
    No. 11

    우와와 최고!! 라고 칭할 수 밖에 없는 이 몰입감.
    다음글에 갈증을 느끼게 만드는 이 전개란!
    최고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누에고찌
    작성일
    07.12.25 23:24
    No. 12

    즐겁게 감상했습니다. 좋은 연재 바라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백노사
    작성일
    07.12.26 19:49
    No. 13

    음.......관계가 발전되는 군요.....

    아이고 부러워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 봉다리
    작성일
    07.12.27 17:45
    No. 14

    이사벨 벨린에게 완전희 넘어갔군요 ㅡ,ㅡ 상처받을 이사벨 불쌍하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1 키리샤
    작성일
    07.12.29 14:47
    No. 15

    감사히 읽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Σ비호란™
    작성일
    07.12.30 21:21
    No. 16

    잘보고갑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51 [탈퇴계정]
    작성일
    09.05.18 19:46
    No. 17

    변변찮은 작위도 없는 총사가 황제의 정식남편(어감이..)이 된다..?

    쉬운 일은 아닐 것 같은데요.

    분명 본문에서 황권이 약하다고 했으니 황권 강화를 위해서라도 유세있는 가문과 정략혼을 통하는 것이 일반적인 결혼이었으니깐요.

    게다가 아무리 여황제라도..... 사실 결혼을 하고 난 후엔 남편이 통치를 하지 않을까요. 고루한 귀족들이 여자를 인정하긴 쉽지 않을텐데.

    물론 2명의 여제가 과거에 있었다고 하셨지만.... 여자가 군주가 되는것이 그리 보편적인 일이 아닌지라... 영국이야 실권이 없으니 제외. 인도쪽 마라타 연합에 여왕이 통치했다고 하던데 자세히는 모르니 패스..

    소설 속에서 여자에 대한 인식이나 위치가 정확하게 나타나지 않아서 작은 의문을 품어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1 [탈퇴계정]
    작성일
    09.05.18 19:47
    No. 18

    참.. 위에서 언급한 영국의 여왕과 인도 마라타 연합의 여왕은 17c 기준에서 말한 거에요.

    고대부터 근대까지 여왕 다 따지자면 꽤 많겠지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클래스맨
    작성일
    10.08.22 12:32
    No. 19

    잘보고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transistor
    작성일
    10.12.02 12:50
    No. 20

    돈 주스티앙이 괜히 불쌍해집니다 ㅋㅋ

    찬성: 0 | 반대: 0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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