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제가 아이돌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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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름
작품등록일 :
2021.05.22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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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31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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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06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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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이벌에서 선배 이겨먹는 후배 (16)

DUMMY

“네? 선배님도 혹시 술 드셨어요?”

“선배님도? 뭐야, 누가 술 마셨대?”

“아뇨··· 이상한 소리 하시는 분이 자꾸 늘어서요.”


그 말에 또 다른 시선이 느껴져 주변을 둘러보다가 눈을 마주치자마자 부리나케 눈을 피하는 폭풍전야 리더 경수가 보였다.


“저 사람은 또 뭐야?”

“예?”


이걸 모르는 애가 있나 싶어서 희귀한 동물을 보는 눈빛으로 쳐다보는 도진이었다.


아까 술 마신 사람이 경수라는 것을 하얀이 말하지 않는다면 누가 알까.


“아니··· 그냥 모기가 있나 싶어서.”


자신의 시선을 피한 경수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 사람이 저런 사람이 아닌데.


우리랑 사이가 그다지 좋지도 않을뿐더러 저렇게 초조한 모습을 보이지도 않았었다.


“··· 오, 재밌는데?”


새하얀이 뿌린 씨가 상상하지도 못했던 곳까지 퍼져나가는 모습이 신기해서 그의 머리에 손을 올리자 고개가 숙여진다.


“갑자기 왜?”

“친하게 지내자, 후배!”

“··· 선배님까지 진짜 왜 그러세요!”

“아니, 나 지금 왜 리더가 너 아끼는 건지 이해한 것 같아.”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도진으로 인해 엄청나게 찍힌 사진들로 팬들 사이에서는 V.I.V 선배들한테 사랑받는 후배 새하얀으로 도배가 되기 시작한다.


양팔이 결박되고 뒤에는 빈이 타는 사진도 이현이 하얀을 졸졸 따라다니는 사진까지 찍혀 올라간다.


“아악! 제발! 좀 떨어지시라고요!”


경악하면서 하얀이 도망치는 장면과 함께 V.I.V 선배가 따라다니는 장면은 오랫동안 남을 사진으로 뽑혔음을··· 하얀만 몰랐다.


“가서 말이라도 걸어봐.”

“··· 저 상황에? 무엇보다 내가 동생 따라다니는 저 녀석이랑 나랑 같은 이미지로 보여?”


개회가 끝나고 잠깐 쉬는 타이밍에 마시는 레모네이드를 보며 경수의 친구는 고개를 저었다.


“너 지금 그러면서 발은 움직이는데···?”

“이익···! 아니라고!”


그러면서 자꾸 움찔거리면서 하얀을 향해 가려는 발을 주먹으로 내리치면서 스스로 말렸다.


“너 생각보다 감정이 많다는 걸 알게 되네.”

“야!! 입 다물어! 좀!”


다급하게 막는 경수가 새삼 신기한 생명체로 보였다.


한 번도 저렇게 생동감 넘치는 삶을 살지 않은 놈이 갑자기 바뀌는 것도 신기하고 레몬은 입에도 안 대던 놈이 마시는 것이 신기했다.


“너 막방 그래서 조작 진짜 빼는 거로 모자라 그래도 되겠어?”

“··· 너도 동의했잖아, 멤버들도 다 동의한 거로 아는데.”

“우리도 그냥 알겠다고 했지만 너 진짜 잘리는 건 알고 그러는 거지?”

“오래 했잖아, 사실 애초에 이랬어야 했어. X신같이 그냥 입 다물어서 그렇지.”


새삼 달라진 경수가 대책이 없어 보이면서도 그게 또 경수다워서 할 말을 잃었다.


“대책 없다, 너도 진짜.”

“난 뒤통수 칠 생각에 신나는데?”

“제작진들 얼굴 생각하면 재밌을 것 같긴 한데, 우리 멤버들도 무슨 용기가 난 건지···.”


갑자기 급발진한 리더의 말에 그러자고 말하는 무심한 멤버들이나 그럼 실행하자고 행동으로 보여주는 경수나 다 제정신은 아니었다.


“애초에 그랬어야 하는 거라니까.”

“쯧, 그래. 네 멋대로 해라.”


경수는 레모네이드를 다 마신 건지 입맛을 다시면서 에르피아를 쳐다보고 있을 아스테로이드 첸시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비슷한 것 같은데, 묘하게 다르단 말이지.”


이현과 비슷하다고 느꼈지만, 전혀 비슷하지 않은 둘이 이상했다.


이현은 뭐 인연이 있으니 그렇다고 쳐도 첸시는 뭐냐는 거지.


“저렇게까지 집착하는 눈으로 보니까 이상하잖아. 사람이 음침한 것도 그렇고.”


첸시는 자리를 뜨면서 자기를 쳐다보는 경수를 보며 웃었다.


무슨 실눈캐도 아니고 검은 오오라처럼 저렇게 사람이 생긴 것과 다르게 우중충할 수가 있을까?


“쟤 때문인가? 아니지, 쟤는 애초에 상대가 안 되는 놈이지.”


혼자 중얼거리는 자신의 친구를 보며 최근에 좀 심해진 탓에 자신의 멤버 유현 뒤에 숨은 하얀을 쳐다본다.


저렇게 어린 남자애가 뭘 한다고 경수는 이러는 건지 모르겠다.


“1년차가 급하게 떠야 하는 이유라···.”

“1년차는 뜨고 싶은 신인들이잖아? 다들 인기 많은 아이돌 하고 싶으니까.”


당연한 말이었다.


이왕 고달픈 연습생 생활을 거쳐서 아이돌이 되었는데, 뜨고 싶지 않은 사람이 대체 어디 있을까.


다 뜨고 싶지.


근데도 경수는 뭔가 해소가 되지 않는 이 찝찝함을 알고 싶었다.


“아니, 급하게 안 떠도 에르피아 정도면 뜨는 건 당연한 거 아는데. 왜 급하게 떠야 할까?”

“··· 대기업이나 상대할 수 없는 동기나 후배 그룹이 나오면 묻히니까?”

“그런 건··· 가?! 어! 맞는 것 같은데?”


가볍게 생각나는 말에도 펄쩍 뛰는 모습이 진짜 그 정도 생각도 안 되는 멍청이었나 싶을 지경이었다.


이때까지 뭘 믿고 얘한테 맡긴 걸까.


“이야, 너 천재다. 진짜.”


불손한 표정을 지우지 못하고 자신을 보는 모습에 경수는 뭐냐며 눈을 가늘게 뜨고 쳐다본다.


“그 표정은 뭐야?”

“··· 원래 이렇게 멍청했나 싶어서.”

“뭐래.”


혼자 생각에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것처럼 자기 입술을 손가락으로 토톡친다.


“근데 걔네한테 경쟁이 되는 상대가 있나? 대기업 쪽에서는 아이돌 낸다는 소리 없던데.”

“그 엔넷에 국민 아이돌 시즌 2인가? 무슨 프로그램 한다더니 그거 아냐?”


친구의 말에 무언가 생각이라도 난 건지 눈을 반짝이며 친구의 허벅지를 그대로 손으로 팍 소리가 날 정도로 강하게 친다.


“와! 나 방금 완전 좋은 생각이 났어.”

“씹, 욕 나올 뻔··· 미쳤냐?! 진짜 손도 매운 새X가 때려놓고 혼자 신나하지 말라고!”

“아니! 나 진짜 개 좋은 생각이 났다니까? 이대로만 해도 이제 도와준다고 안 따라다녀도 된다고!”

“어련하시겠어요···.”


홀로 끝났다며 거들먹거리고 잔디에 풀썩 누워버리는 모습을 그리고 친구가 혀를 차는 장면이 사진에 남겨진다.


그걸 또 귀엽다고 꺅꺅거리는 경기장의 분위기는 개판이었다.


“개판이다. 진짜···.”


조용히 고개를 숙이는 남자는 경수를 보며 한숨을 푹 내쉬고 경수의 주변을 맴돌았다.


자신은 경수 옆에서 떨어지면 안 되니까.



* * *



도망치고 남자 100m 육상을 남겨둔 시점에 갑자기 웃으면서 자신의 옆 라인에 서는 첸시가 보인다.


체육을 못 하게 생겼는데, 꽤 잘하나 보다.


“안녕?”

“네네, 안녕하세요.”

“주변에 요즘 사람이 많이 붙어있더라고요.”

“··· 그렇게 됐네요.”

“사실 제가 그쪽이 말한 대로 생각을 좀 해봤거든요.”


첸시는 주변에서 지켜보고 있을 진을 보며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그 웃음의 어떤 의미든 간에 기분이 나쁜 진은 표정이 굳으려는 걸 하나가 중간에 막아서서 얼굴을 가린다.


‘어이구, 가려지지도 않네. 역시 진이 너무 크다.’


멤버 중에서 제일 작은 하나와 키가 큰 진의 조합은 역시 초딩과 고딩의 조합이라고 할 만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처음엔 이용을 당해줄 생각이었다는 거 정말 아쉬워요. 이득을 얻는 관계로 남을 수 있었다는 게 너무 아쉽더라고요.”


이 미친 X끼는 또 왜 이러는 걸까.


푸른 눈동자에 오롯이 자신이 담기는 순간 오싹함이 느껴졌다.


점점 가면 갈수록 사람이 서늘해지는 것이 뭐라도 잘못 먹는 것이 아닐까.


“있잖아요, 하얀. 함께 하고 싶었던 개가 날 싫어해요. 근데 전 곁에 두고 싶어요.”

“···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건지 정말 이해가 안 가서.”


불길함에 끊으려는 하얀의 말을 허용하지 않는 것처럼 고개를 갸웃거리며 웃는다.


그 섬뜩함이 입을 다물자 웃고 있는 입가와 휘어진 눈매에서 푸른 눈동자가 자신을 향하고 있음에 뒷걸음질을 쳤다.


“전 그렇게 배웠거든요. 함께 못 하면 죽여서라도 곁에 두는 방법이요.”


그의 싸늘한 얼굴이 나에게 협박을 하고 있었다.


곁에 남겨두라고.


대체 뭐길래, 자신의 곁이 뭐길래. 이렇게까지 하는 건가.


“··· 그러니까 전 함께하고 싶어요. 하얀.”

“진짜··· 미치셨네요.”

“당신이 제 상황이 되지 않아서 그래요. 난 절박하니까.”


이를 꽉 깨무는 그의 입에서 아득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정말로 이 X끼는 미친 X끼였다.


제대로 미쳐서 드디어 사람을 죽이겠다는 협박까지 하는.


“그러니 날 곁에 두고 친구인 척이라도 하라고.”

“··· 싫다면?”

“사람이 오네요, 나중에 이야기해요. 그땐 좋은 답변을 기다릴게요.”


고개를 휙 돌리는 찰나 같은 시간에 첸시의 표정이 원래 웃는 얼굴처럼 돌아가 있었다.


‘킹덤 전쟁’으로 인기가 많아진 탓일까.


아스테로이드의 팬이 늘어나 자연스럽게 손을 흔들며 웃는 첸시가 보인다.


“··· 하?”


어이가 없음에 표정이 굳어갈 때쯤 다가오는 인기척에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경련이 날 정도로 웃음기가 가득한 얼굴로 돌아본다.


“우리의 대세 에르피아 막내가 1등 할 거라는 형들의 말이 있던데! 1등 가나요?!”

“형, 제가 금 가져갈게요!!”


열정 넘치는 척하는 장면이 방송을 타고 넘어가겠지만, 자신이 연예인이 되긴 했나 보다.


이걸 웃어진다는 게 점점 가면만 잘 쓰는 것이 아닐까.


“하하핳! 제가 좀 합니다. 예예! 제가 딱 어? 달리는 건 전부 다 금으로 도배할 겁니다. 아시죠? 저 달리기 하나는 진짜 최고거든요.”


V.I.V 도진은 신나서 옆에서 웃고 마냥 밝은 하랑이 다음 차례를 기다리며 손을 흔들고 난리가 났다.


누구 마음은 이렇게 심란한데.


“···하아.”


레일에 서서 탕 소리와 함께 달리는데, 상태창의 조절한다는 알림을 끝으로 신기록을 세웠다며 난리 치는 사람들의 놀란 표정과 말을 들어야만 했다.


“이야!!! 신기록입니다!!!”

“이거 그냥 확정이겠는데요?! 결승 보나 마나 아닙니까?!”

“아이돌이 아니라 국대인 것 같네요! 국대!! 우리나라의 인재가 여기에 있었습니다!!”

“하··· 시간만 돌릴 수 있다면 그를 데리고 육상 선수로 키웠을 텐데요.”


시간을 돌리는 건 원작의 새하얀만 가능하다는 걸 그들은 모르겠지만 말이다.


애초에 길은 아이돌밖에 없는 애를 무슨 육상 선수로 키우냐는 거다.


“결승에서도 이렇게만 하자. 우리 계주도 막내가 끝 선수!”


당연한 남자 100m 달리기의 1등과 계주에서 하나가 너무 잘 달렸음에도 진에게 바통을 넘기다가 넘어지는 탓에 3등이라는 등수로 마무리를 지어야 했다.


“··· 저 두 사람은 아이돌이야? 국대야? 태릉에 갈 사람이 여긴 왜 있어?”


너무 진지한 표정으로 달린 정한과 하얀을 보며 기겁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메달을 땄으면 된 것이 아닐까.


“근데 또 그러기엔 얼굴이 아깝긴 하다.”

“그러게, 저 얼굴로 국대 했으면 연예인 이야기 나왔을 듯.”


새삼 얼굴의 중요성을 느낀다.


첸시만 없었다면 오늘 하루 잘 보냈을 텐데.


그 새X를 어떻게 해야 좋을까···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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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서바이벌에서 선배 이겨먹는 후배 (3) +1 21.06.23 501 16 13쪽
53 서바이벌에서 선배 이겨먹는 후배 (2) +1 21.06.22 531 17 14쪽
52 서바이벌에서 선배 이겨먹는 후배 (1) +1 21.06.21 570 17 15쪽
51 19살 새하얀 +1 21.06.20 621 16 15쪽
50 이해할 수 없는 가족 21.06.20 628 17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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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이현의 재발견(3) +4 21.06.18 613 2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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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견승주와 새하얀 (6) +4 21.06.14 750 27 16쪽
42 견승주와 새하얀 (5) +1 21.06.13 711 24 14쪽
41 견승주와 새하얀 (4) +2 21.06.12 705 24 15쪽
40 견승주와 새하얀 (3) +3 21.06.11 700 25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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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견승주와 새하얀 (1) +2 21.06.10 710 29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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