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아이돌이 능력을 숨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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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태수
작품등록일 :
2022.05.11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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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5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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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2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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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화- 포지션 전쟁, 배신-3

DUMMY

49화- 포지션 전쟁, 배신-3


“자! 이렇게 2차 평가를 위한 모든 팀이 정해졌습니다. 이미 아시겠지만! 2차 평가부터는 지금까지의 모든 투표 수가 리셋될 예정입니다!”

“우와아아아!”


촬영분이 방영될 4화의 자정부터의 이야기겠지만. 스탭의 지시에 따라 박수 치며 리액션을 보내는 연습생들의 얼굴에 불안함이 가득했다.


반면 개인 팬덤 화력에서 강세를 보이는 연습생들은 후련함을 숨기지 못했다.


1인 다픽제의 결함은 견제를 많이 받을수록, 실제 인기보다 몇단계 더 낮은 순위로 처박히게 된다는 거였다.


사방에서 그를 견제하는 타 연습생들의 팬덤이 그들의 발목을 잡고, 경쟁자들이 도약하지 못하게 연합해 표를 분산시키고 있었다.


1인 1픽으로의 변화는 상위권들에게 이러한 족쇄로부터의 해방을 의미했다.


4화 방영의 시작과 동시에, 그들의 순위가 오르며 거기에 밀려 두루두루 호감을 얻어온 '만인의 차애'들의 순위가 대폭 하락하게 될터였다.


예를 들면, 지금 사랑이 형의 어깨에 한 팔을 걸친 채 딱딱하게 얼굴을 굳힌 안동태와 같이.


연신 불안하게 눈치를 보는 것처럼 보이는 사랑이 형의 기색을 멀리서 살피고 있을 때, 어깨를 움켜쥐는 힘에 고개가 돌아갔다. 어느새 위수현이 눈을 가늘게 접고 웃으며 지척에 서 있었다.


“자, 우리도 이동할까요?”

“... .”

“이젠 <우리가 한팀>이니까.”


이미 스탭의 지시에 따라 구성팀들은 각자에게 배치된 연습실로 이동하고 있었다.


뒤에 서 있는 고민남과 진수월을 턱짓으로 부르며, 기분 나쁜 걸 티내지 않으려 고개를 살짝 숙인 채 위수현을 따라갔다.


최대 인원을 가진 28명의 댄스 지망팀에게 4개의 연습실이 배정돼야 했기에, 3개조의 보컬팀과 1개조 뿐인 래퍼팀은 댄스팀과 건물이 다른 통합 연습실로 가 때아닌 한집살이를 하게 됐다.


이동을 위해 대강당에서 헤어지기 전, 멋지게 하이파이브를 걸어온 안동태와 짝 소리나게 손바닥을 부딪친 후 주먹까지 가볍게 맞부딪치고 돌아섰을 때였다. 눈을 크게 뜬 위수현이 갑자기 내 어깨를 손바닥으로 때려대는 바람에 놀라 넘어질 뻔 했다.


“경우씨. 벌레! 벌레!”

“으아아아악!”


어디에도 알리지 않은 비밀이지만, 세상 무서울 게 없는 나에게도 절대 이길 수 없는 게 있었는데, 그게 벌레였다.

에이센트 숙소에서 살 때에, 채지훈이 괜히 여름마다 파리채를 들고 숙소를 헤집고 다녔던 게 아니었다. 내가 벌레만 보면 거의 공황에 가까운 경기를 일으켜댔기 때문이다.


“형, 벌레, 벌레 잡았어요?!”

“아, 목에 붙었네, 기다려봐요.”


뒷목을 양 손으로 더듬고 있는 내 귓가에, 낮은 목소리가 내리깔렸다.


“...헛똑똑이인 건 여전하네.”

“예에?! 앗.”


너무 놀라는 바람에 높게 튀어나온 긁는 소리와 함께, 사례를 들릴 뻔 했다. 켁켁대며 얼굴을 숙인 채로 목을 가다듬는 귓가로 위수현이 목소리를 낮춰 말을 이었다. 그런 와중에도 한 손으로는 내 등을 두드리고 있었다.


“아이고, 조심해야죠. 경우씨.”

“... .”


멀리서 본다면 누가 봐도 동생을 챙겨주는 걸로만 보일 다정한 모습. 위수현 특유의 눈을 가늘게 하고 짓는 기분 나쁜 미소.

딱 내게만 들릴 정도로 낮은 경고가 귓가에 음산하게 울렸다.


“...똑똑한 척 하다 또 통수 맞고 질질 짜지 말라고. 이 멍청한 꼬마야.”

“뭐, 임마?!”

“경우야, 괜찮아?!”


걱정하며 달려온 고민남의 뒤로 어느새 물러나 선 위수현은 다시 예의 보살같은 웃음을 짓고 있었다.


등줄기로 흘러내린 땀이 식으며. 몸의 피까지 같이 식는 기분.


“왜 그래, 아파? 너 얼굴 엄청 안 좋아, 지금. 선생님한테 말할까?!”


옆에 달라붙어 기색을 살피는 고민남의 뒤로, 위수현은 어느새 앞서 걸어나가며 멀어져 있었다.


**



나와 고민남, 위수현 외 <미라클>팀의 나머지 한명인 진수월은 1차 경연에서도 자기 팀의 메인보컬을 맡은 실력자였다.


이전 생에서 드림돌을 방청하던 당시, 내가 가장 주시해서 본 연습생들 중 한명이던 그는 이번에도 1차 경연에서 수위권의 노래 실력을 보여줬으나, 전생과 비슷하게 아무런 주목도 받지 못한 것이다.

방송분량이 거의 통편집된 탓에 공연이 끝난 후 넷상에서 그에 대한 언급 역시 거의 없었다.


‘순발식에선 40위권대였던가?’


인지도 없는 연습생들로 메워졌던 진수월의 팀은 1차 경연에서 첫 번째로 공연해 좋은 현장 반응을 이끌어냈으나, 막상 3화의 본방에서는 방송의 중간 즈음이라는 어중간한 순서로 밀려나며 그마저도 2절을 부르는 도중에 광고시간을 맞아 뒷부분이 잘려나갔다.

팀에 속한 연습생들이 모두 진수월과 비슷하게 인지도도 팬덤도 없었기 때문이다.

1차 경연 무대 영상의 너튜브 조회수는 10개의 팀들 중 밑에서 세는 순서가 더 빨랐다.


그런 진수월이니만큼 모두가 꺼리는 우리 조로 온 이유는 굳이 묻지 않아도 누구나 알 수 있었다.


어차피 전체 1위를 해 확실히 생존할 수 있는 10만표를 받을 자신이 있는 게 아닌 이상, 인기팀에 들어가 방송 분량이라도 받기 원해서겠지.

베네핏조차 포기하고 3개의 보컬팀 중 가장 화제성이 몰릴 미라클조에 과감히 지원할만큼, 이번 경연에서 진수월의 각오는 대단해 보였다.


- 리더는 꼭 경우씨가 했으면 좋겠어요. 1차 경연 때 보면서도 느꼈지만, 경우씨가 리더를 정말 잘 하더라구요. 거의 완벽한 리더감이랄까?


회의를 위해 연습실 구석에 4명이 둥글게 모여앉자마자 위수현이 손을 들고 이런 헛소리를 했다. 거기다 고민남이 그 말을 듣자마자 고개를 떨어져 나갈 듯 끄덕이며 강력히 동의하는 바람에, 얼떨결에 리더 포지션부터 맡은 채로 회의를 시작하게 됐다.


‘당연히 자기가 리더가 돼서 사사건건 훼방 놓으려고 할 줄 알았더니.’


볼수록 무슨 생각인지 알 수 없는 놈이었다.


당장이라도 위수현의 멱살을 잡고 아까 한 말이 무슨 뜻인지 묻고 싶었지만, 여우같은 놈이 연습실에 오자마자 내게서 멀찍이 떨어진 자리로 가 앉으며 지금껏 단 둘이 대화할 틈을 주지 않고 있었다. 혼자 속으로 똥줄을 태우며 노려보는 나와 눈이 마주치면 빙글대며 웃다 고개를 돌려 버리니까. 그냥 나를 약 올리는 데에 신나 있는 것 뿐인건지.


학교 다닐 때에 선생님들이 좋아하던 전형적인 반장 이미지의 위수현은 원래의 드림돌에서도 자그마치 1, 2, 3차 경연 모두에서 팀원들에게 거의 떠밀리다싶이 리더직을 맡아 수행했었다.


네티즌의 데뷔조 예상 포지션 선정에서도 항상 ‘어차피 리더는 수현이’란 말이 있었을정도니까.


‘데뷔하고 나서도 당연하게 드림 체이서 리더를 맡았었지.’


당시 엠제이넷이 우승자의 특전인 ‘센터’ 외에 유일하게 오피셜을 준 포지션이 위수현의 공식리더직일 정도였다.


생각에 골몰해 있다 나만 바라보고 있던 두 어린 양의 가련한 눈빛들과 마주쳤다. 언제 친해진 건지 모를 고민남과 진수월이 구석에 붙어앉아 내 입이 열리기만 기다리고 있었다.


“흠흠. 그럼 일단, 편곡 방향부터 정할까요?”


눈을 빛내며 반색하는 두 녀석의 모습이 마치 주인의 산책 가자는 말을 들은 강아지들같았다.


2차 평가에서의 지망 포지션은 단순히 경연에서 끝나지 않고, 데뷔 후 그룹에서 맡을 포지션과도 연계됐다.


실력적인 면에서 자신이 데뷔한다면 최소 1인분을 할 기량은 갖고 있음을 시청자에게 증명해야 하는만큼. 포지션 평가는 각 연습생 개인의 역량을 측정하기 위해 팀별로 최대한의 자율성을 줬다.


방송에서 안 도와주고 연습생들이 알아서 해야하는 게 그만큼 많아졌는데, 래퍼팀은 랩 메이킹, 댄스팀은 안무 창작. 그리고 보컬 지망자들은 각자 경연곡의 편곡을 직접 해야만 했다.


내가 오전의 팀 구성 시간에 뽑아왔던 우리 팀의 경연곡은 지금 시점에서 고작 1년 전 대히트했던 곡, Youth. 당대 최고 인기 그룹 중 하나인 제이에스의 보이그룹, 디에잇이 여름을 겨냥하고 낸 리드미컬하고 중독적인 노래였다.

보이그룹의 곡인데도 음원 사이트에서 장기간 1위를 차지하며 대중 인지도까지 가지고 있다.


- 와, 저기서 다해먹네. 다해먹어.

- 인기 상위권이 인기그룹 노래까지 가져가면, 나머지는 뭐 되는거야?

- 솔직히 저 정도는 양보해줘야 되는 거 아니냐


내가 빨간 종이를 떼어낸 자리에서, <디에잇, Youth>라는 글자가 나왔을 때, 대부분이 질투와 부러움으로 떠들어 댔었지만, 사실 이런 노래의 커버는 양날의 검이나 다름 없었다.


엔간하게 잘 해내지 못하면 디에잇의 팬들에게 죽도록 두들겨맞고 조롱당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전 생에서 드림돌 시즌 1의 경우, Youth를 고른 팀은 무대 직후, 선배 노래를 완전히 망쳐놨다며 절대 디에잇의 팬이 아님을 주장하는 디에잇 팬덤에게 넷상에서 조리돌림을 당했었다.



제이에스 연습생으로, 전성기에 있는 선배 그룹의 커버를 한다는 게 어떤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는 고민남은 Youth라는 제목을 처음 본 순간 눈을 질끈 감아 버렸었을 정도니.


“아, 나는 원곡에서 크게 달라질 필욘 없을 것 같애. 원곡이 워낙 좋기도 하고.”


원곡에 대한 칭찬을 한마디라도 멘트에 섞는 센스를 발휘하며 고민남이 운을 떼왔다. 어떻게든 디에잇 팬들에게 조금이라도 잘 보여서 살아남고 싶은 의지가 눈에 가득했다.


“아니, 아니. 그렇다고 편곡을 아예 하지 말자거나 불안해서 그런 건 진짜 절대 아니고!”


혹시 자기 멘트가 이 중 작사 작곡이 가능한 위수현과 나를 견제하는 걸로 보일까봐 걱정된 놈이 양손을 열심히 저으며 부연설명을 늘어놨다. 착해 빠져서는.


‘그렇다고 그거 쓸데없는 걱정이라고 지금 말해줄 수도 없으니까.’


이 노래를 어떤 방식으로 편곡할지는 이미 마음 속에 정해놓고 이 곳에 와 있었다. 문제는.


‘저기 있는 저 음침한 놈이 방해 놓는거지.’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한 손으로 턱을 괸 채 손가락으로 턱을 쓰다듬으며 악보에 집중하고 있는 불여우, 아니 위수현을 노려보며 생각했다.


“어허, 형이 말하고 있잖니.”

“하하, 편곡하는 사람이 저니까요, 형.


이미 한번 데뷔했던 그룹이 해체한 뒤 드림돌에 출전한 20대 후반 남자와, 미성년자가 기싸움을 벌이는 진풍경을, 바로 옆에 앉은 우리 팀의 순둥이 두명이 필사적으로 안 들리는 척하느라 표정 관리에 힘쓰고 있었다.


위수현이 나와 한 팀을 하겠다 왔을 때 경계한 가장 큰 이유도 이것 때문이었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작사, 작곡이 가능한 멤버가 둘 이상 있을 필요가 없었다. 그것이 안무 창작이든, 편곡이든. 방향에 있어 각자 고집을 부리다보니 의견 조율이 안돼 진행 속도가 느려지기 십상이었다.

원래의 드림돌에서도 창작 가능 멤버가 많은 팀들 중 다수가 준비 기간 내내 마찰하다 악편용 도구로 사용되고 버려졌었다.


제이에스에서는 신인 그룹이 연차가 차기 전까지, 연말 시상식마다 선배 그룹의 노래를 커버해야 시켰는데.

덕분에 에이센트는 디에잇의 인기멤버들 대부분이 군대에 가기 전까지 그들의 노래를 커버한 일로 연말마다 디에잇 팬덤에게 두들겨 맞아야 했었다.

천영훈이 디에잇의 군백기 전, 우리가 선배 그룹의 팬덤을 흡수하기 바래 디에잇의 커버만 계속 시켜댔기 때문이다.


멤버들이 매년 이 커버를 할 때가 되면 괴로워하다 보니, 하다하다 머리를 짜내서 한번은 원곡을 완전히 바꿔 버렸었다. 청량한 댄스곡을 화끈한 락버전으로 편곡했던 거다.


노래의 분위기가 상당히 달라진 탓에, 디에잇의 무대와 비교할 필요가 없어지니 거짓말같이 디에잇 팬들의 악플이 멎었었다. 내가 만든 노래지만 나쁘지 않았는지, 커버영상은 유튜브 인기 동영상에도 꽤 장기간 올라 있었다.


‘선빵을 치는 게 좋겠지.’


위수현은 남의 말에 반대 놓는 걸 꽤 꺼리는 편이니까. 그렇게 생각하며 서둘러 입을 열려 했을 때였다.


“안 그래도 저 편곡 방향에 의견 있어요.”


동굴같이 낮은 저음의 목소리에 선수를 뺏겼다. 위수현이 나보다 먼저 한 손을 들고, 패닉에 빠져있는 나를 보며 웃고 있었다. 얇은 입술 한쪽 끝이 잠시 조롱하듯 위로 올라갔다, 금새 제자리로 돌아갔다.


잠시간의 정적 뒤 나온 그의 말에, 나는 할 말을 완전히 잃게 됐다.


“좀 강렬하게, 락적인 느낌을 섞으면 어떨까요?”


다정하게 웃으며 나를 바라보는 위수현과, 그를 노려보는 내 시선이 허공에서 맞부딪쳤다.



**



“형 없어도 괜찮아?”


한창 방을 옮길 준비를 하던 걸 멈추고 사랑이 형이 핸드폰에 골몰해 있던 날 걱정스레 내려보고 있었다.


경연 준비의 삼일째 밤. 곧 드림돌 4화가 방영되며, 인터넷에서 폭풍이 불어 닥치기 전. 드림돌 홈페이지에서는 며칠 뒤 있을 2차 경연을 위한 현장투표단 모집이 한창이었다.


현장 투표단에 신청하려면 필수로 구매 인증을 해야 하는 엠제이넷의 신제품 만두 브랜드명이 트이트를 점령한 걸 보다, 스마트폰을 침대 위에 내려놨다.


각 맞춰 접은 이불을 들고 웃고있는 최사랑의 얼굴에 숨겨지지 않은 불안이 보였기 때문이다.


경연 후 있을 2차 순발식에서 생존할 수 있는 인원은 30명 뿐. 그러나 이미 10위 안쪽에 있는 우리 둘에게 생존에 대한 걱정은 거의 상관없는 남 일이다시피 했으니, 아마도 그 놈의 안동태 때문이겠지.


최사랑이 1차 순발식에서 받았던 표 수만 거의 100만에 육박했다. 11만표 굳이 없어도 되니 제발 혹시라도 욕심 내거나 무리하지 말고, 되도록 회의할 땐 아예 아무 말도 하지 말고 앉아있기만 하다 오라고 진작 그에게 신신당부해 놨었다.


무엇보다 2차 경연의 현장 투표 결과가 지금 불안해하는 대다수 연습생들의 예상을 한참 비켜갈 거란 걸 전생에서 이미 보고 와 알고 있기에, 내겐 이번 경연에 대한 부담은 거의 제로나 다름 없었다.


“형이야말로, 거기 가서 왕따 당하지 말고. 동태 옆에 잘 붙어있어.”

“괜찮아, 괜찮아! 우리 조 애들 다 착하고 재미있어. 나한테 잘해주고.”

“우린 실수만 안 하면 되니까, 제발 무리하지만 마. 아예 통편집돼도 돼.”


이미 몇 번씩 들은 내 잔소리에 최사랑이 가소롭단 듯 피식 웃었다.


“그만 좀 해! 누가 보면 내가 네 동생인 줄 알겠다.”

“형이 항상 보는 사람을 불안하게 하니까 그러지. 아, 애초에 형까지 왜 거기 가 있어야 되는데?”


타박을 놓으면서도 내심 동생이 걱정해 주는 게 기분 좋은지, 최사랑의 눈썹이 팔자로 내려가며 표정이 풀어졌다.


“한 팀이잖아. 다들 베네핏이 중요하니까. 나만 안하면 민폐라고.”

“꼴랑 11만표는 걔네가 필요한 거지, 뭔.”


벌써 거의 절반에 가까운 인원이 퇴소한 합숙소는 방마다 빈 침대가 듬성 듬성했다.


2차 경연까지 연습생들에게 주어진 시간이 일주일도 남지 않은 시기.


어떻게든 이 11만표라는 역대급 베네핏을 받아 생존해야 할 중상위권 연습생들은 당연히 경연 결과에 목숨을 걸다시피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사랑이 형이 안동태를 따라 간 댄스 4조에는 중상위권이 대부분이라선지, 그 정도가 특히 심해 보였다.


B등급 방들 중 아예 전원이 퇴소해 비어있는 한 방 안에 4조가 모여 그 며칠밖에 안되는 기간 동안 자기들만의 합숙을 하기로 했단 거다.

이 구역의 인싸인 안동태는 이미 4조 놈들과 친해져 어젯밤부터 그 방에 가 생활하고 있었다. 잠시라도 더 모여서 안무를 맞추겠다나.


부족한 시간을 조금이라도 벌충하자고 다수결로 강요해대니, 결국 그럴 필요가 없는 사랑이 형까지 잠시 이사를 가 있게 돼버렸다.


진작 우리 방 한 가운데에 담요를 깔아놓고 생활하던 반재덕은 형의 침대가 비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형, 빠트린 거 없지?”



하필 용화영이 형과 같은 조인 게 영 마음에 걸리지만, 그렇다고 혼자 빠질 수도 없는 입장이라니까. 사랑이 형의 짐을 나눠들고 복도를 걷다, 댄스 4조의 방문 앞에 도착하기 전 목소리를 낮춰 속삭였다.


“...형, 내가 전에 말한 거, 절대 잊으면 안돼.”

“아, 그만 좀 해, 제발! 내가 네 형이야 임마!”


너털 웃음을 터트리는 최사랑의 얼굴이 방문을 여는 순간에도 왜인지 평소보다 불안해 보였지만.



“아, 형 왜 이제야 와요. 진짜!”


방문 안쪽에서, 핑크머리를 한 양아치상의 옆에 앉아있던 안동태가 달려나와 밉지 않은 타박을 놓으며 형의 짐을 받아 드는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괜찮겠지, 안동태도 있으니까.’


그때의 나는 그 정도로 바보였다.


작가의말

너무 늦게 왔습니다. 죄송합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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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45화- 악개보다 더 악개 +24 22.07.12 7,437 197 18쪽
44 44화- 순위 발표식, 배척 멤버의 역습 +17 22.07.10 7,949 22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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