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 과학자-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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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scient
작품등록일 :
2022.05.12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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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23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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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6년 3개월차 -2-

DUMMY

“과도한 빚은 당신에게 큰 불행을 안겨줄 수 있습니다.”


전쟁은 위험하다.


빚을 지는 행위는 더더욱 위험하다.


“왜 이렇게 막아야 할 것이 많은 것이지?”


청 황제는 하루하루 심장이 조여오는 기분이었다.


분명 지금까지 황제가 걸어온 길은 꽤 괜찮았고, 모든 것이 계획대로 이루어졌었다.


청나라의 혁명은 분명 성공적으로 이루어졌고, 그 성과도 뚜렷했었다. 비록 전염병과 대홍수, 그에 이은 기근으로 인해 나라가 타격을 입었던 것은 사실이었으나 또 복구 못할 수준은 아니었던 것이다.


“스스로 노동하여 먹을 것과 입을 것을 해결하라(自己动手丰衣足食). ”


비용을 줄이고 인력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나눠주었던 땅을 다시 거두어들이고, 대신 집단농장화하여 공동생활, 공동경작, 공동취사 등을 하게 했다.


“"천 가구가 사는 부락에서 한꺼번에 밥을 지어 먹으려면 솥과 부뚜막이 천 개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집단농장이라면 큰 솥 10개와 부뚜막 10개로 천 명이 먹을 밥을 한번에 지을 수 있으니 훨씬 유리할 것이다.”


그렇게 집단농장을 꾸림으로서 개개인이 의식주를 해결하느라 중복으로 소요되는 자원과 예산을 줄이고 생산력을 늘렸다. 적어도 보고는 그러했다.


“인민, 인민이야말로 역사의 발전을 촉진하는 결정적인 힘이다. (人民,只有人民才是推动历史发展的决定力量)”


그리고 그렇게 집단농장에서 생활하게 하면서 양질의 병력을 얻어내는 부수적인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되기도 했다. 농민 개개인을 징집해서 모으고, 공동생활에 적응시키고, 훈련까지 시키는 번거로운 단계를 생략하고 바로 군사훈련을 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저수지와 물길을 단기간에 정비하고 수운을 재개할 수 있었던 것도, 베이징 근처에 수십 겹으로 참호와 방어선을 설치하고 적을 끌어들여 타격을 입힐 수 있었던 것도 다 황제가 지시한 대약진 운동의 결과였다.


물론 다소간의 잡음이나 예상치 못한 문제가 종종 일어나기는 했으나, 그것은 의지로 충분히 극복 가능한 부분이었다.


문제는, 본격적으로 전쟁을 시작하고부터였다.


“총알값만 매일 금 천 냥 가까운 돈이 뿌려집니다.”

“...천 냥?”


지금 가치로 약 30~40억 원 정도가 순수히 탄약값으로만 날아가는 것이었다.


기존 탄약은 종이탄피에 화약과 납알을 싼 것었다면, 지금은 철제 케이스 뒤쪽에 작은 구멍을 뚫어 도화선을 끼운 후 짧게 자르고, 앞쪽으로 흑색화약과 납탄을 단단히 틀어 막은 것을 보급하고 있었다. 기관총에도 동일한 탄을 쓰고 있었고, 기관총용 탄알은 그러한 탄약 2~3발당 총열 내부를 닦아낼 수 있게 쇳가루와 천을 끼우 수세미처럼 된 것이 발사되도록 하는 세총용 특수탄을 추가로 넣어주어야 했다.


당연히 제조 단가가 기존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올랐는데, 그것을 심지어 보병당 24~36발씩, 기관총에는 2백여발씩 보급해줘야 했다. 기존에는 12발 정도가 기본 보급량이었던것에 비하면 탄약 소요량만 5~10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었다.


그나마도 제조에 필요한 공정이 많다 보니, 제조에 들어가는 인원 투입도 어마어마했다. 집단농장 이십여개 가까이를 순전히 탄약 제조용으로 돌리고, 광산이나 유황채취장으로 투입하는 인원도 상당수였다.


거기에다 총기 자체도 기존에 비해 제조 공장이 무척이나 복잡해졌으니, 거기 들어가는 비용도 어마어마했다. 애초에 스프링도 기존 황동판 스프링보다 강한 것이 필요했고, 그 스프링을 두들겨 일정한 강도와 탄성으로 만들어내는 것 부터가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다. 후장식 단발 소총은 전장식 소총과는 다른 패쇄 구조를 만들어줬어야 하는데다, 부싯돌이 총알 후방 꽁무니의 도화선에 불을 당겨주도록 하기 위해서 패쇄기 뒤쪽 가운데가 노출된 상태로 총알을 잡아줘야 하니 그것을 파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렇게 개인화기와 탄약, 기관총만 하더라도 이미 청국이 뽑아낼 수 있는 공업력과 생산력의 극한을 시험하는 수준이었는데 여기에 대전차지뢰와 화전진천뢰까지 더해지고, 참호를 파는데 필요한 야전삽과 참호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각종 자재, 그리고 피복류와 방한장비까지 더해지자 청국의 생산력은 이미 그 한계를 벗어난 상황이었다.


생산력뿐만 아니었다.


예산.


전쟁에는 항상 예산이 필요하기 마련이었고, 특히 기존처럼 단기간 소규모 접전이 아닌 장기간 섬멸전 양상으로 분위기가 흘러가자 전쟁은 돈과 생산력, 그리고 인명을 쭉쭉 빨아들이는 구멍이 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모두 농업 위주에 상공업 약간이 더해진 청국의 경제와 사회 모두를 잡아먹고 있었다.


“돈! 사람! 그 모든 것이 더 필요하다.”

“더 나올 구석이 없습니다요.”

“지면 어차피 다 죽는다. 이겨서 따서 갚으면 되는 법!”


그렇게 청국의 미래를 담당해야 할 젊은 목숨들이 전쟁터로 나갔고, 청국의 경제를 담당해야 할 인원들은 전쟁 물자를 생산하는데 동원되었으며, 청국의 과거이자 역사를 자랑하는 각종 유물들, 특히 대형 능들은 마구잡이로 발굴당해 내용물이 파내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생각보다 대부분의 능은 남은 것이 별로 없었다.


이미 도굴된 지 오래였거나 빈 곳이 많았던 것이다.


워낙 오래전에 만들어 진 것이라 그런 것도 있겠으나, 삼황오제의 능은 성한 것이 전혀 없었다.

농업, 의약, 약초의 신이자 불의 신으로도 유명한 신농씨, 염제의 능은 이미 누가 파먹었는지 남아 있는 것이 없었다.

흔히 중국의 태평성대를 논할 때 빠지지 않는 요순 시대로 유명한 순제의 능 또한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복희팔괘의 흔적만 남아있었을 뿐, 능 자체에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공자의 무덤도, 항우의 무덤도, 만력제의 능도 내용물이 전혀 없었다.


대부분의 능이 그러했고, 오직 진시황릉만 제대로 남아있었기에 황제는 그 안에 든 것을 알뜰살뜰하게 빼다가 군자금으로 바꿔 썼다. 귀금속으로 가공된 것은 대부분 수송의 편의를 위해 금괴나 은괴 형태로 녹여 수송했고, 도자기들은 비싸게 팔릴 만한 것을 제외하고는 그 자리에서 파괴되었다고 보고되었다. 물론 상당수는 뒤로 빼돌려져 암시장을 통해 서양과 조선으로 팔려나가거나 훗날을 기약하며 어딘가에 다시 묻히는 등의 수모를 당하기는 했지만...


그렇게 빼돌려진 귀금속과 유물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전쟁중임에도 암시장을 통해 서양 오랑캐들에게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었다.


대부분은 프랑스인들이 고객이었으나, 현재 청국과 전쟁중인 영국쪽에서도 사가는 물량이 꽤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쟁은 그 이상의 돈을 잡아먹었다.


사람도 그러했다.


“각 집단농장별로 남아있는 15세 이상 55세 이하 남성들에게 ‘자원입대’ 신청서를 받아라.”

“‘자원입대’말씀이십니까?”

“그럼. ‘자원입대’이지. 국가가 누란의 위기에 쳐했거늘, 이러한 위기를 보고도 ‘자원입대’를 하지 않을 자가 어디 있다는 말인가?”


“모국이 그대를 부른다!”

“처음에는 소, 그다음에는 솥, 이제는 자손을 잡아가려 하는게요?”


당연히 분위기는 뒤숭숭해졌으나, 이미 집단농장에 묶이고 정치장교에게 감시받는 사람들 대부분은 침묵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자원입대’를 통해 새로 모인 인원들은 하룻동안 총기와 화전진천뢰의 사용법을 익히고, 바로 전장에 투입되었다.


그렇게 투입된 인원들은 전선에 도착해서 평균 일주일정도를 생존했다.


돈도 사람도 모자란 황제는, 아직 남아있는 온전한 능을 파내기 위해 사활을 걸었다. 말 그대로 이제 사람과 돈으로 전선을 돌려막기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황제가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명나라 영락제의 능이면서 가장 규모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무덤, 장릉이었다.


“장릉, 장릉은 아직도 발굴이 부진한가?”

“입구까지 파고 들어가는데는 성공했으나, 처음 보는 재질로 된 문이 막혀 옆으로 파 보고 있사옵니다.”

“처음 보는 재질? 얼마나 귀한 것을 숨기고 있기에 그렇게 단단히 막혀 있다는 말이냐?”

“화전진천뢰로는 흠집도 나지 않사오며, 어지간한 폭약도 듣지 않는다 합니다.”


황제는 그 이야기를 듣고 몹시 흥분했다.


“얼마나 귀한 것을 숨겨두었기에 그리 단단히 막아두었을꼬? 반드시 뚫어야하느니라. 아니, 내가 직접 가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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