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 과학자-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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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scient
작품등록일 :
2022.05.12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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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20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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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28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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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6년 3개월차 -4-

DUMMY

“돈이 더 필요하다.”

“이제 더 뽑아낼 곳이 없습니다.”


진시황릉을 발굴해서 팔아먹을 때만 하더라도 다시 청국 내에 돈이 돌던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나마도 돈이 말라가고 있었다. 정확하게는 황릉을 파서 팔아 들어오는 돈은 꽤 되었으나, 영국과 전선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장릉을 발굴하고자 하니 돈이 쭉쭉 빠지는 것이었다.


“대청에 돈이 없다니 이게 말이 되는가? 황하가 쓸고 가버린 농경지도 이제 복구가 거의 끝나가고 있지 않은가? 영국으로부터 아편을 수입하는 것도 아니고, 지금 치수 사업을 계속 벌여 돈이 나가는 것도 아니고, 그저 전쟁에 쓰는 비용하고 장릉의 발굴비용만 내면 되는 일 아닌가?”


“그 농경지를 복구하고 치수사업을 벌이고 하느라 국고에 쌓아 두었던 세금은 다 써버린 상태이옵니다. 이제 그 복구한 농경지를 경작하고 치수사업을 벌여 정비한 물길에서 운수상이 다시 물자를 돌려야 돈이 돌 터인데 그것을 다 하지도 못 한 상태에서 전쟁이 터지지 않았습니까.”


“그게 그 정도나 심각하게 돈이 들었는가? 적폐들과 구태들을 숙청하면서 몰수한 재산과 물자만 하더라도 청국을 10년은 굴리고도 남을 돈이 있다고들 하지 않았는가?”


‘그건 네가 다 빼돌렸잖아.’

‘대숙청때 거상들이 다 죽고 그 아래 있던 공인들도 갈려나갔으니...’

‘부농들이나 지주들, 마름들도 그 때 싹 죽여서 크게 농사지을 줄 아는 사람도 전멸했지 않은가.’


그러나 그 말을 입 밖으로 꺼낼 수 있는 자들은 이미 다 숙청당해 백골이 된 지 오래였으니, 청국 조정에는 침묵만이 감돌 뿐이었다.


“경들도 답이 없군. 돈이 없으면 만들면 되는 것 아닌가?”

“....?”

“?!”


“은화를 더 발행하자는 말씀이시옵니까?”

“아니다. 은이 없다면서?”

“그럼 세금을 더 거두시려 하십니까?”

“집단농장에서 상납 비율을 올린다? 그것은 고려해 볼만 하겠군.”

“허나 그리 되면...”

“무엇인가?”

“...통촉하여주시옵소서.”

“그대들에게는 기대할 만한 것이 없겠구나.”


그렇게 황제는 잠시 누군가 아이디어를 내길 기다려보았으나, 아무도 고개를 드는 자들이 없었다.


“그대들도 저 장릉에 대해 들은 바 있을 것이다. 그 안에 든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는 알 수 없으나, 한가지 확실한 것은 있다. 바로 그것의 기술 수준이 어마어마하게 높다는 것이다.


문짝 하나만 보더라도 그것을 알 수 있다. 그 문짝 하나를 열기 위해, 쇠도 녹이는 고로를 그 앞에 바짝 짓고 달구고 식히기를 수십 번 반복해서 문 하나를 깠다고 한다.


조선이 어떻게 지금 잘 먹고 잘 살게 되었는가?


바로 사영이라는 이양인 하나의 기술, 그것 하나로 채 10년도 되지 않는 시간동안 저 영국을 그들의 개로 부릴 만큼 강성한 곳이 되었다.


지금 비록 지금 우리 사정이 좋지는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저것만 어떻게 열 수 있다면 저 더럽고 추악한 양이놈들에게 복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 복수! 우리는 반드시 복수를 하고, 나아가 전 세계의 패권을 두고 영국과 자웅을 겨루어 마침내 우뚝 설 수 잇을 것이다.


그러니 저것의 벽을 따고 내용물을 끄집어 낼 수 있을 때까지만 버틸 수 있을 만큼의 새로운 화폐를 찍어내고자 한다.”


“화폐를...”

“찍는다?”


“모든 토지는 짐의 소유이다. 맞는가?”

“토지는 인민의 것이라 하지 않으셨습니까?”

“저새끼 숙청.”

“...살려주시옵소서!”


워낙 충격적인 이야기라 그동안 조정 내 암묵의 룰이었던 ‘황제의 말에 토를 달지 않는다’를 어겨버린 신하 하나가 끌려나갔다. 이제 더 이상 토달거나 질문하는 자는 없으리라.


그러나 자기 자랑하기를 즐기는 황제답게, 황제는 이 아둔한 신료들에게 가르침을 내리기로 마음 먹은 모양이었다.


“은이 없어서 은화나 마제은을 쓰지 못하니 지금 문제가 생긴 것 아닌가? 그래서 짐은 토지를 담보로 하는 지폐를 발행하고자 한다.

지금도 전장에서 돈을 빌리거나 갚을 때 차용증을 쓰지 않는가? 은이 부족해 유통이 어렵다면, 그것을 대체하기 위해 짐의 토지로 가치를 담보하는 지폐를 만들고자 한다. 가치는 기존 마제은과 은화를 기준으로 하여 현재 짐의 토지 가치와 함께 계산하여 발행량을 정하도록 하고, 위조를 막기 위한 방책도 아울러 강구해보라.”


달러나 파운드화 같은 유명 화폐도 그 시작은 금과 교환해준다는 증서로부터 시작된 금태환지폐였으니, 굳이 따지자면 토지태환지폐 정도 될 것이었다. 현재 청국이 보유한 은의 양이 적은 것은 아니었으나, 청국이 벌인 각종 거대 토목 사업과 재건사업, 그리고 전쟁비용에 발굴비용까지 모두 커버할 정도로 넉넉한 것 또한 아니었다.


더군다나 영국과 본격 전쟁을 벌이게 되면서 외부로부터 은이 유입되는 길은 사실상 유물의 밀매 정도밖에 없었으니, 청국도 실물에 비해 돈이 모자라 경제가 박살나려 하는 상황이 온 것이었다.


그래서 황제는 땅을 담보로 하는 지폐를 만들어 이 상황을 타개하려 했다. 은의 부족으로 인한 경제 파탄을 막고, 화폐를 찍어내면서 기대할 수 있는 시뇨리지, 즉 발행 차액으로 인한 이득도 어느정도 노린 것이었다. 은 1냥의 값어치를 갖는 지폐의 발행비용은 은 1냥보다는 훨씬 적을테니 말이다.


“僞造者斬 賞銀伍定 仍給犯人家産

위조하는 자는 참하고, 위조자를 신고하는 자는 상으로 은 5정, 더불어 범인의 가산을 지급한다,”


물론 지폐는 은화나 마제은보다 위조도 훨씬 쉽기에 이미 원나라때 위조화폐에 대한 처벌 규정이 있을 정도였고, 청 황제도 이를 모르는 바는 아니었기에 어떻게든 위조를 막아보려 심혈을 기울였다.


문제는, 이 소식이 청국 여기저기에 뿌려져있는 닌자들을 포함한 첩보망을 통해 거의 1주일 내로 조선으로 그대로 전해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화폐의 가치를 저하시키는 것은 사회의 기존 질서를 파괴하는 가장 사악하고 확실한 수단이다. -케인스”


“이 또한 써먹을 수 있겠군요.”


지폐는 금을 담보로 하는 것이건, 아니면 땅을 담보로 하는 것이건 결국 발행하는 주체의 신용도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니, 그 신용도가 박살나면 휴짓조각이 되고 만다.


그리고 사영은 그것을 잘 알고 있었다.


사영과 영국군은 청국 황제의 이런 이야기들을 듣고 청국 황제에게 이벤트를 두 가지 해 주기로 마음먹었다.


하나는 위에 나왔던 청국 신형 지폐가 어떻게 발행되는가를 보고 그에 대응하는 위조지폐를 뿌려준다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저 비행선이 싣고 날 수 있는 무게가 1톤이라고 했었죠?”

“그렇죠?”

“그럼 청국 황제가 크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 그 곳에다 이런 걸 선물로 주면 어떨까요?”


세상에서 크고 흉악하고 이상한 것은 영국이 만든다고 했던가.


그들은 청 황제가 요즘 빠져있다는 장릉의 그 유물에 대한 소식을 듣더니, 신묘한 아이디어를 들고 사영에게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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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8

  • 작성자
    Lv.61 굼벵이
    작성일
    22.11.28 19:17
    No. 1

    그랜드 슬램이나 톨보이 같은거라도 끌고오나 ㅋㅋ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9 madscien..
    작성일
    22.11.29 12:18
    No. 2

    역시 영국제라면 지진폭탄 한발쯤은 괜찮지 않을까요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6 오타최고
    작성일
    22.11.28 19:59
    No. 3

    아....아 이것은 삐라(가짜돈) 이라는거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9 madscien..
    작성일
    22.11.29 12:25
    No. 4

    심리전 효과도 노리고 살포한다는 점에서 삐라와도 비슷한 효과가 있겠군요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0 al******..
    작성일
    22.11.28 20:49
    No. 5

    어떻게 한화한화 진행할수록 확실히 망해가는게 눈으 보이냐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9 madscien..
    작성일
    22.11.29 12:25
    No. 6

    지금 모가에게는 브레이크를 걸어줄 사람이 없으니까요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5 ko**
    작성일
    22.11.28 22:52
    No. 7

    그런데 위폐는 뿌리는 쪽의 신용도 같이 박살내는 전략이라서 함부로 쓰기엔 위험부담이 크죠
    스파이가 활동자금으로 쓰는 경우는 많아도 국가단위에서 실행하기엔 반발이 심할겁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9 madscien..
    작성일
    22.11.29 12:39
    No. 8

    사실 영국도 독립전쟁 당시 미국을 엿먹이려고 컨티넨탈 화폐의 위폐를 찍어본 경험이 있고 프랑스혁명때는 토지담보채권인 아시냐(Assignat)를 위조해서 뿌려 본 경험이 있으니...

    네 또 영국입니다ㅎ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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