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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전(書錢)
작품등록일 :
2023.01.13 00:50
최근연재일 :
2023.01.13 00:59
연재수 :
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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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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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수 :
1,374

작성
23.01.13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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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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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3쪽

1장

DUMMY

"드르륵"..... "탁".... "나 방학 동안 아르바이트했는데"


"이번에 빅뱅 앨범", “포미닛 대박”


시끄러웠다. 그래서 귀에 이어폰을 꽂았다. 정수에겐 새 수업이라는 느낌이 없었다. 늘 같은 모습의 교실, 새 학기가 시작되면 방학 동안 카톡에서 봤으면서 얼마 만에 봤냐는 듯, 유난 떠는 사람들, 그런 그들의 행동이 정수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귀에 들리는 노랫소리가 그나마 소음을 안 들리게 해줬다. 반갑다는 행동들과 소음 그리고 의미 없는 감정의 나열들이 정수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저 조용히 상황이 지나가길 기다렸다. 어차피 조금만 지나면 교수가 들어올 것이고, 상황은 금세 정리될 테니까. 그때 정수 옆에 그의 가방을 치우고 누군가 앉았다.



"여기 앉아도 되죠?"


당황한 정수에게 더 이상 노랫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뭐야. 보고만 있어, 가방 치우는 것 좀 도와줘요. 왜 이렇게 무겁데..."


그녀는 책상 위에 있는 가방을 정수의 책상으로 밀었다. 정수는 가방을 받아 자신의 책상 옆으로 내렸다. 그의 주변은 조용하고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지만 뭔가 부족해서 초조해 보였었다. 그런 정수의 분위기가 그녀로 인해 완벽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오랜만이네요.... 반가워요"


정수는 반가운 기색을 숨기는 듯, 차분한 말투였다.


"오랜만이긴..... 저번 학기에도 봤으면서, 저번 학기 내내 학교에서 봤잖아요."


그녀는 생긋 웃었다. 뭐 사실이긴 했다. 학교상담센터에서 받는 상담은 어느새 1년이 지나고 있었다. 처음에는 별생각 없이 갔지만, 이제는 정수의 일상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거기서 갑작스레 등장한 이 이상한 여자도 포함해서 말이다.


"여기서도 고고한 척하고 있는 거예요?"


여자는 밝게 웃으며 말했다. 정수의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악의가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으니까. 세상에 관심이 많은 것인 양, 어디든지 먼저 말을 걸어보는 게 이 여자의 특기였다. 상담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이 여자는 고양이처럼 세상에 궁금한 게 넘치는 듯. 이것저것 건드리고 있었다.


"고고한 척 아닌데, 시끄러워서 조용히 하고 있는 건데?"


정수의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정수는 그녀를 쳐다봤다. 세상이 시끄러워서, 벗어나고 싶어서, 한 마리의 나비가 되고 싶어서, 조용히 이어폰을 낀 정수였지만 그녀의 등장으로 고양이가 나비를 쫓는 것처럼 그 또한 세상의 술래잡기에 한 부분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으으..... 또 멋있는 척, 세상 모든 고민은 자기 혼자 안고 있는 척!"


정수는 그 말을 듣고 자신도 모르게 웃었다


"웃어? 진심인데. 진짜로 하나도 안 멋있거든요?"


그녀는 턱을 괴고 정수를 보며 말했다. 서로 반갑다고 오두방정 떠는 게 시끄럽다고 치부했던 교실에서 그도 어느새 반가운 사람이 하나 생겼다.


둘은 서로를 보며 배시시 웃었다.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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